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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외면한 EU의 데이터 전략

Mark Jamison / 2025-09-26 / 조회: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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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럽연합(EU)은 디지털 주권을 꿈꾸며 데이터 통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나의 시장을 만들겠다는 구상 아래, 정부와 기업, 개인 데이터를 하나의 생태계로 엮는 '유럽 데이터 전략’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혁신적이고 자주적인 디지털 질서를 구축해 미국과 중국에 맞서려는 야심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전략은 핵심 전제부터 잘못됐다. EU는 기술 발전이 지체된 원인을 데이터 부족에서 찾는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과도한 규제다. 새롭게 시행되거나 예정된 데이터 관련 법안들은 연결기기 데이터를 타인이나 경쟁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EU 감독 아래 데이터의 공유와 유통을 강제한다. 이처럼 데이터를 움직이는 것 자체가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제는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다.


기존의 대표적 규제, GDPR만 보더라도 그 부작용은 명확하다. 개인정보 보호를 명분으로 도입된 이 법은 앱 개발을 급감시키고, 스타트업 투자와 기업 수익을 줄였다. 통합적 규제를 도입하면 혁신이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는 시장에서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셈이다.


데이터를 '존재하는 자원’으로 보는 관점도 잘못되었다. 데이터는 자연에 존재하는 자원이 아니다. 가장 가치 있는 데이터는 기업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수집, 저장, 분석해 만든 결과다. 유럽의 전략은 이처럼 생성된 데이터를 공공재처럼 간주하고 이를 재분배 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오히려 기업의 데이터 생산 동기를 약화시키고, 장기적으로 데이터의 질과 유용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경쟁자와의 강제적 데이터 공유는 시장 역동성을 저해한다. 기업이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나눠야 한다면, 향후 데이터를 만들 동기 자체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표준화된 시스템 대신 폐쇄적인 구조를 선택할 가능성도 커지며, 그 결과 공유 가능한 데이터의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이 모든 정책은 한 가지 신념에서 비롯된다: 대기업은 데이터 네트워크 효과로 경쟁을 독점한다는 믿음이다. 즉, 많은 사용자 → 많은 데이터 → 더 나은 제품 → 더 많은 사용자라는 순환고리가 작동하며 기존 플랫폼이 압도적 우위를 갖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은 이 주장에 의문을 던진다. 데이터의 가치는 양보다 질, 특수성, 활용 방식에 달려 있고, 무차별적인 공유는 오히려 그 가치를 상쇄시킨다.


복잡한 규제 구조는 혁신을 유도하기보다 억제한다. 데이터법, 디지털시장법, GDPR 등 층층이 쌓인 규제는 혁신 기업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한한다. 유럽의 기업들이 부진한 이유는 도움을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움직일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유럽은 기반 인프라 측면에서도 불리한 환경에 처해 있다. 벤처 투자 생태계는 미약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 비용은 AI와 데이터 산업에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미국과 비교하면, GDP 10억 달러당 데이터센터 수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자본 부족, 고비용 에너지, 경직된 노동 규제는 기술 혁신의 토대를 약화시키는 삼중고다.


결국 유럽의 데이터 전략은 잘못된 진단에 기초한 잘못된 처방이다. 문제는 데이터의 부족이 아니라 자유의 부족이다. 경쟁력 있는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면, 데이터를 재분배하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옥죄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


*본 내용은 아래 기사 및 칼럼 내용을 요약 번역한 내용임*

Mark Jamison

Europe’s Data Strategy Is Built on Wishful Thinking

22 July, 2025


번역: 김시진

출처:https://www.aei.org/technology-and-innovation/europes-data-strategy-is-built-on-wishful-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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