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를 위한 길을 생각하면, 많은 사람들이 우선 떠올리는 것은 복지정책이다. 특히 정부의 사회복지 시스템을 가장 많이 얘기할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지원해주는 것, 그로 인한 부의 평등화가 이 사회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해왔다. 정부의 정책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행위를 방해하는 기업이 부를 챙기는 것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기업이 약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해왔다. 그래서 나도 기업의 행위가 약자를 돕기보다는, 정부의 개입이 약자를 돕는다고 생각해왔다. 자유로운 시장으로 인해 생산은 증가했으나, 부자들만 성장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되었다고 배웠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이해’라는 대학교양과목은 시장경제에 대한 새로운 물음을 주었다. 과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사회의 약자들을 위한 길인가? 과연 시장경제는 나쁜 것인가?
자본주의에서의 자유로운 시장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스타킹을 더 많이 신게 해준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여성들에게 스타킹을 신게 해준다는 조지프 슘페터의 말이 있다. 이것이 물음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우리는 자유로운 시장으로 인해 모두가 경제 성장을 맛보았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양의 성장 말이다. 자유로운 시장 속, 생산자들의 경쟁에 의해 소비자들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고, 생산이 증가하면서 모든 사람의 소득도 함께 증가했다. 이는 결국 모두를 위한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부자들만의 경제성장이 아닌 모든 이들을 위한 경제성장. 경제성장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빵을 가져다주었다. 이로 인해 현재 우리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경쟁이 나에게 놀라운 스마트폰을 가져다 준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것이 아닌 자유로운 시장에 의한 경제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경제를 위한 불가피한 일로 바라보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효과를 내보여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정부의 개입이 우리에게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만 한다. 자유로운 시장의 질서를 방해함으로써 오히려 약자의 기회를 빼앗는 상황을 고려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도 사람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바랄까? 우리는 정부를 과대평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존재의 불안함으로 인해 영웅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과거 힘든 현실 속 조선시대 사람들이 홍길동을 찾았던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정부를 영웅으로 내세웠다. 그래서 정부의 시장 개입이 많은 사람들에게 용납된다. 정부를 영웅이라 여겨, 시장의 불완전함이 정부의 정책으로 해결되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정부는 우리의 영웅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 또한 결국은 불완전한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영웅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자유로운 시장원리를 따라야 한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이 굴러가면, 그제야 완전한 분배가 이루어진다. 인간의 노력에 대한 공정한 분배가 이루어진다. 정부의 잘못된 개입이 오히려 약자의 기회를 박탈하고, 완전히 굴러가던 시장을 망가뜨린다.
정부가 오직 개입해야 할 것은 재산권과 경쟁의 보호이다. 재산권에 대한 보호 없던 계획경제가 경제발전에 실패했듯이, 재산권의 보호는 매우 중요한 정부의 임무이다. 경쟁을 보호하는 것 또한 정부의 큰 임무이다.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보호하는 것이다. 경쟁을 보호하는 것이야 말로 올바른 기회를 제공하며 모두를 위한 공생을 시작하는 것이다. 과거 경쟁자인 마차를 보호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실행했던 붉은 깃발법이 없었더라면, 자동차 산업의 양상은 지금과 매우 달랐을 것이다. 만약 정부가, 과거 한국전자공업협회의 삼성전자의 진출을 막는 것을 찬성했더라면, 우리는 지금과 매우 다른 대한민국 속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재산권과 경쟁의 보호에만 충실해야 한다.
약자를 위한 길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아닌 자유로운 시장경제에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만 한다. 약자를 보호하려고 개입하는 손길이 오히려 약자를 더 다치게 하는 손길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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