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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마주친 시장경제원리

최순유 / 2025-05-20 / 조회: 21

게임을 하면서 경제 공부를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최근 제가 빠져 있는 온라인 RPG 게임에서는 유저들끼리 아이템을 사고파는 거래소 시스템이 있습니다. 처음엔 그저 장비를 좀 싸게 사려는 마음으로 거래소를 들여다봤는데, 시간이 갈수록 이 안에서 시장경제의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생각해보면 이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작은 시장경제 실험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게임 속 아이템은 아무 데서나 무작위로 나오는 게 아닙니다. 어떤 건 희귀한 몬스터를 잡아야 하고, 어떤 건 긴 퀘스트를 깨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얻기 어려운 아이템일수록 자연스럽게 수요가 높아지고, 거래소에 올라온 가격도 높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흔한 재료들은 쉽게 구할 수 있으니 가격도 낮아집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는 구조, 바로 시장경제의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더 흥미로운 던 점은, 같은 아이템이라도 강화 수치나 옵션, 심지어 외형에 따라서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지 전투력을 올려주는 장비일 뿐이지만, 어떤 유저에겐 캐릭터의 정체성과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템’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개인의 선호가 그대로 가격에 반영되는 걸 보며, 현실에서도 왜 명품 브랜드가 품질에 비해 왜 비싸게 팔리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이템을 시세보다 싸게 올리면 금방 팔리고, 비싸게 올리면 며칠 동안 팔리지 않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부 유저는 가격이 오를 아이템을 미리 대량으로 사서 나중에 되팔기도 합니다. 일종의 ‘게임 속 투자자’인 셈이죠. 저는 이걸 보며 현실에서의 주식시장이나 부동산 시장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기대와 판단, 그리고 이익을 향한 움직임이 시장을 만든다는 사실을 게임을 통해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거래소에는 판매자 평점, 사기 신고 기능도 있습니다. 실제로 믿을 수 없는 유저와의 거래는 피하게 되고, 평가가 좋은 유저의 아이템은 더 빠르게 팔립니다. 이것이야말로 신뢰가 시장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줄어들수록, 거래는 더 활발하고 안전하게 이루어집니다.


또 한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은, 이 같은 가상 경제 시스템이 유저들의 행동을 교육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로 시작했더라도, 거래소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점점 가격 감각이나 소비 우선순위에 대한 인식이 생겨납니다. 이처럼 게임은 미래의 경제적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길러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저는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시장경제의 원칙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현실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시간 때우기였던 게임이, 적당량을 조절해 게임한다면, 지금은 경제 원리를 배우는 한가지 방법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 속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자발적인 거래와 선택, 그 안의 가격 변동과 심리, 그리고 신뢰의 작동까지 이 모든 것이 바로 우리가 배우는 시장경제의 축소판이 아닐까? 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게임을 단순히 재미로만 바라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상 세계에서도 사람들은 철저히 경제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그 안의 시장은 현실만큼이나 혹은 더 명확하게 반응합니다. 게임을 통해 배우는 경제, 의외로 꽤 진지하고 흥미진진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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