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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자유기업원 최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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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자유기업원 최신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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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nguage>ko-KR</language>
	<copyright>
	<![CDATA[ 저작권자(c) 자유기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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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8 Jun 2026 07:39:20 KST</pubDate>
<item>
	<title>
	<![CDATA[자유기업원, "선관위는 책임 규명과 제도개혁으로 답해야"]]>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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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5 Jun 2026 17:25:09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자유기업원이 이번 6·3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 용지 부족과 지연 사태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 있는 규명과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자유기업원은 4일 논평을 내고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과 지연 사태, 선관위는 책임 규명과 제도개혁으로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등을 비롯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3일 오후 6시 20분 기준 투표용지 부족이 확인된 곳은 서울 14개 투표소였다.
이와 관련해 자유기업원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현장 착오가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 행사와 선거 절차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선거관리 실패”라며 “선거는 자유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국민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롭게 투표하고, 그 투표가 공정하게 관리될 때 민주주의의 정당성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모든 유권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관리해야 할 헌법기관”이라며 “그런데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가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 마감 이후까지 혼란을 겪었다면 이는 선관위가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자유기업원은 “더 큰 문제는 사후 대응”이라면서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국민에게 먼저 보여야 할 태도는 `재선거 사유가 아니다’라는 방어적 해명이 아니라 참정권 행사에 차질을 빚게 한 데 대한 책임 의식과 구체적 수습 방안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태는 자유기업원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법치주의 관점에서도 심각하다”며 “하이에크가 말한 법치주의의 핵심은 권력 행사의 자의성을 막고, 국민이 예측 가능한 일반 규칙 아래에서 자유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했다.
자유기업원은 “투표용지 부족, 현장별 혼선, 투표시간 연장 논란은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제도적 안정성을 훼손했다”면서 “부정선거론 확산의 원인과 책임도 선관위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자유기업원은 책임자 문책만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자유기업원은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14개 투표소별 부족 규모, 발생 시각, 대기 인원, 추가 이송 시각, 투표 지연 시간, 실제 투표 포기 사례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예비 투표용지 기준 상향, 실시간 재고관리 시스템 도입, 긴급 이송 매뉴얼 정비, 투표소별 위험 기준 설정, 선거 전 모의훈련 의무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기업원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자유민주주의의 최소 조건”이라며 “자유민주주의는 선거 결과만으로 유지되지 않고 국민이 선거 절차를 신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유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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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1강 블록체인의 이해 ｜블록체인과 금융｜임병화 교수]]>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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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5 Jun 2026 14:54:42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오늘날 금융시장은 블록체인 기술의 확산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블록체인을 비트코인이나 가상자산 투자와 같은 좁은 의미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 블록체인은 지급결제, 자산 토큰화, 탈중앙화 금융, 온체인 금융 등 전통 금융시스템의 구조를 바꾸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분산원장기술, 합의 알고리즘, 스마트계약과 같은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디지털자산 시장뿐 아니라 앞으로의 금융 변화를 읽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해당 강의는 총 10강으로 구성되며,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마트계약, 디앱과 NFT, 스테이블코인, 탈중앙화금융(DeFi), 온체인 금융, RWA와 STO, 그리고 블록체인과 AI가 결합하는 미래 금융의 방향까지 차례로 살펴봅니다. 임병화 성균관대학교 핀테크융합전공 교수와 함께 블록체인이 전통 금융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금융시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쉽게 이해하기 위해 떠나볼까요?

▶ 강연자: 임병화 성균관대학교 핀테크융합전공 교수
▶ 제작: 시장경제 싱크탱크 자유기업원
▶ 후원하기: http://cfe.org/info/sponsor.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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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반도체 공공재` 논란, 정당한 이윤 존중이 혁신 이끈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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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4 Jun 2026 17:07:48 KST</pubDate>
	<dc:creator>왕호준</dc:creator>
	<description>
		<![CDATA[
		`반도체 공공재’? 헌법상 재산권 흔드는 일 / 초과이윤 나누자는 논리는 책임 없는 분배 / "이윤 죄악시" 멈추고 투자·혁신 이어가야
공공재라는 말이 너무 쉽게 쓰이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을 계기로 반도체가 사실상 공공재가 되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반도체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이라는 사실과 반도체 기업의 이윤을 공공의 몫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 제119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또한 헌법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업이 정당한 투자와 경쟁을 통해 얻은 이윤은 기업과 주주에게 귀속되는 재산적 성과다. 이를 공공재론이나 초과이윤론의 이름으로 사회적 배분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시장경제 질서와 사유재산권 보장의 원칙을 동시에 흔드는 일이다.
공공재는 경제학적으로 엄밀한 개념이다. 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도 소비를 막기 어렵고, 한 사람이 소비해도 다른 사람의 소비가 줄어들지 않는 재화가 공공재다. 그러나 반도체는 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생산하고, 시장에서 가격을 받고 판매하는 사적 재화다. 국가 경제에 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반도체를 공공재라고 부른다면 자동차, 철강, 배터리, 바이오, 통신까지 모두 공공재가 될 수 있다.
초과이윤이라는 말도 매우 위험하다. 어디까지가 정상 이윤이고 어디서부터가 초과이윤인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순이익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이 심하고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에, 호황기에 남긴 이익도 다음 불황과 미래 경쟁을 버티기 위한 안전판이다.
이윤은 기업이 위험을 감수한 결과다. 기업은 투자 실패, 기술 실패, 시장 변화, 경쟁 심화, 환율 변동, 수요 침체의 위험을 떠안는다. 만약 이윤이 많이 나면 초과이윤이라며 나누고, 손실이 나면 기업 책임이라고 방치한다면 그것은 공정한 질서가 아니다. 위험은 기업이 지고 과실는 사회가 나누자는 논리는 시장경제가 아니라 책임 없는 분배정치다.
더구나 기업 이윤은 추상적 공공재가 아니라 구체적인 재산권의 대상이다. 기업의 이익은 임직원 보상, 연구개발, 설비투자, 협력업체 거래, 주주 배당, 미래 위기 대응 재원으로 쓰인다. 이를 공공의 이름으로 사후적으로 재단하기 시작하면 기업의 재산권은 불안정해지고, 투자와 혁신의 예측 가능성도 약화된다.
성과를 문제 삼는 사회는 성장할 수 없다. 기업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더 효율적인 공정을 개발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 큰 이익을 냈다면 그것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의 대상이다. 그런데 정부가 기업의 이익을 사회적 분배의 원천으로 보기 시작하면 기업은 성공할수록 불리해진다고 느끼게 된다.
이 같은 논란은 횡재세 논란과도 닮아 있다. 특정 산업이 예기치 못한 호황으로 이익을 얻었으니 추가로 세금을 걷거나 사회적으로 나누자는 주장은 듣기에는 그럴듯하다. 그러나 시장에서 발생한 이익을 `횡재’로 부르는 순간 기업의 노력과 위험 부담은 사라지고, 결과만 정치적 배분의 대상이 된다.
정부는 기업의 이익을 나눌 방법을 찾기보다 기업이 이익을 낼 자유와 그 성과에 대한 재산권을 지켜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정부 구호가 아니라 기업의 투자, 기술자의 노력, 주주의 위험 부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성장했다.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을 의심하고 이윤을 분배의 대상으로 삼는 순간 경제의 활력은 사라진다.
반도체가 국가적으로 중요하다는 말은 맞다. 그러나 중요하다고 해서 공공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전략산업이라는 이유로 기업의 이윤을 공공의 몫처럼 바라보는 순간, 헌법 제119조 제1항이 전제한 시장경제 질서와 헌법 제23조가 보장한 사유재산권은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윤을 죄악시하는 사회가 아니라, 이윤을 통해 투자와 혁신이 이어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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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논평] 초유의 투표 용지 부족과 지연 사태, 선관위는 책임 규명과 제도개혁으로 답해야 한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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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4 Jun 2026 10:52:40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에 서울 송파구 잠실7동 등을 비롯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6월 3일 오후 6시 20분 기준 투표용지 부족이 확인된 곳은 서울 14개 투표소였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현장 착오가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 행사와 선거 절차의 신뢰를 훼손한 중대한 선거관리 실패다.선거는 자유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국민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자유롭게 투표하고, 그 투표가 공정하게 관리될 때 민주주의의 정당성은 유지된다. 선관위는 모든 유권자가 동일한 조건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관리해야 할 헌법기관이다. 그런데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가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 마감 이후까지 혼란을 겪었다면, 이는 선관위가 가장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다.더 큰 문제는 사후 대응이다. 중앙선관위는 4일 새벽, “투표용지 부족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개표 중단은 불가하다”는 입장문을 내었다. 물론 법적 판단은 법률과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국민에게 먼저 보여야 할 태도는 `재선거 사유가 아니다’라는 방어적 해명이 아니라, 참정권 행사에 차질을 빚게 한 데 대한 책임 의식과 구체적 수습 방안이었다.선관위는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았다”는 식의 설명으로 책임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 투표율 변동은 선거관리기관이 당연히 대비해야 할 기본 변수다. 투표용지 확보, 예비 물량 기준, 실시간 재고 파악, 긴급 이송 체계, 현장 보고 매뉴얼은 선거관리의 기초 영역이다. 특히 다수 투표소에서 동시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는 단일 현장의 실수가 아니라 수요 예측, 물량 배분, 위기 대응 시스템 전반의 결함으로 보아야 한다.이번 사태는 자유기업원이 일관되게 강조해 온 법치주의 관점에서도 심각하다. 하이에크가 말한 법치주의의 핵심은 권력 행사의 자의성을 막고, 국민이 예측 가능한 일반 규칙 아래에서 자유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유권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투표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전제로 투표소에 간다. 그러나 투표용지 부족, 현장별 혼선, 투표시간 연장 논란은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제도적 안정성을 훼손했다.부정선거론 확산의 원인과 책임도 선관위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근거 없는 음모론은 경계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이 의심하지 않도록 선거를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1차 책임은 선관위에 있다. 투표용지가 부족하고, 현장 대응이 혼선을 빚고, 이후 해명마저 안이하게 비친다면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부정선거론을 차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국민에게 의심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심할 여지가 없도록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다.따라서 이번 사태는 책임자 문책만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선관위는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14개 투표소별 부족 규모, 발생 시각, 대기 인원, 추가 이송 시각, 투표 지연 시간, 실제 투표 포기 사례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둘째, 송파구 12곳에 문제가 집중된 원인이 유권자 수 산정 오류인지, 투표율 예측 실패인지, 인쇄·배분 기준의 문제인지, 현장 보고 체계의 지연인지 규명해야 한다. 셋째, 예비 투표용지 기준 상향, 실시간 재고관리 시스템 도입, 긴급 이송 매뉴얼 정비, 투표소별 위험 기준 설정, 선거 전 모의훈련 의무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선관위의 독립성은 책임 회피의 방패가 아니다. 독립성은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제도적 보장일 뿐이며, 그만큼 높은 수준의 전문성, 투명성, 책임성이 요구된다. 선관위는 이번 사태를 일회성 해프닝으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책임 규명, 근본 원인 규명,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으로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는 자유민주주의의 최소 조건이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그 최소 조건을 흔든 중대한 사건이다. 자유민주주의는 선거 결과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국민이 선거 절차를 신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유지된다.2026. 6. 4.자 유 기 업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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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근로자 추정제 도입 땐 고용 위축?"…배달노동자·프리랜서 직격탄 우...]]>
	</title>
	<link>/20260604_29104</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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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4 Jun 2026 10:05:00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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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취약노동자 보호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근로자 추정제)`이 오히려 고용 위축과 노동시장 경직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래노동개혁포럼과 자유기업원은 지난 2일 서울 푸른홀에서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및 근로자 추정제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제40차 미래노동개혁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 프리랜서 등 새로운 노동 형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관련 입법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인사말에서 "도급제와 플랫폼 일자리의 핵심 가치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는 유연성"이라며 "전통적인 근로자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계약의 자율성이 훼손되고 다양한 일자리 형태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 겸 미래노동개혁포럼 대표는 AI와 플랫폼 경제 확산, 인구구조 변화, 산업구조 재편 등으로 기존 노동법 체계가 포괄하지 못하는 새로운 노동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노동시장 사각지대 해소는 필요하지만 관련 입법은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에 대해 "정의 규정이 추상적이고 모호할 경우 위임·도급·용역 계약 당사자의 예측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며 "해석과 적용 과정에서 혼란을 초래해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근로자 추정제와 관련해서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책임을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는 기존 입증책임 원칙은 물론 대법원 판단 기준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장의 경우 임금, 퇴직금, 4대 보험 등 추가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며 "인력 운용 축소와 외주·프리랜서 활용 기피,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창배 열린사회포럼 사무총장은 "인적용역 사업소득자 862만 명 전체를 동일한 보호 대상으로 보는 것은 통계적 착시"라며 "근로자 추정제는 규제 비용과 사법 리스크를 키워 신규 계약 축소와 취약계층의 진입 기회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호 대책은 노동법 일괄 편입보다 소득 기반 사회보장, 거래법 중심 규율, 입증 지원 체계, 업종별 단계적 접근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종수 노무법인 화평 공인노무사는 "형식상 위·수탁계약이나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질적으로 사용자에게 종속돼 노무를 제공하는 사례가 존재한다"며 "근로자 추정제의 입법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노무제공자 범위를 불필요하게 확대해 보호 필요성이 낮은 실질적 자영업자까지 포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기우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안은 일하는 사람을 권리 보호의 주체로 보고 보호 범위를 넓히려는 접근인 반면, 노동약자 지원법안은 국가 지원과 복지 중심의 성격이 강하다"며 "제도 도입 과정에서는 기존 노동법 체계와의 정합성, 보호 대상 범위, 사용자 책임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근로자 추정제는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추정하고, 노무수령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도입될 경우 근로자와 노무제공자, 자영업자의 경계 및 법적 효과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취약노동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모든 노무제공자를 일괄적으로 노동법 체계에 편입하는 방식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일본은 거래법 중심 접근, EU는 플랫폼 노동에 한정한 접근, 스페인은 경제적 종속성 기준을 활용하는 등 주요국 역시 보호 대상을 정밀하게 설정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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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삼성전자 합의, 경제학자들이 바라본 `제도적 역설`…회사 볼모 잡은 막...]]>
	</title>
	<link>/20260603_29103</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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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03 Jun 2026 15:58:24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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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5월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극적인 합의에 도달하고, 27일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 결과에서 가결되면서 파업은 피하게 되었다.
이번 합의는 총파업이라는 파국을 피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사측이 상당히 양보한 합의로 평가할 수 있다. 별도의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신설하고 해당 성과급에 지급률 상한을 두지 않기로 한 점은 노조의 핵심 요구를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측이 막판에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핵심 이유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할 잠재적 손실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첨단 제조업 기업에서 조업 중단은 단순히 하루치 생산 차질로 끝나지 않는다.
반도체 산업은 연속 공정·납기 준수·고객 신뢰·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이 결합되어 있다. 단기간의 파업도 생산 일정·고객사 대응·재고 운용·수주 신뢰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측이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고 보더라도, 파업으로 인한 잠재 손실을 피하기 위해 상당한 양보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역설`이 발생한다. 파업이 회사에 더 큰 손실을 줄수록, 노조의 협상력은 더 커진다는 역설이다.
특히 단 하루의 조업 중단만으로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대기업일수록 파업 예고 자체가 강력한 협상 무기가 된다. 이는 노동자의 정당한 단체행동권과는 별개의 제도적 문제를 제기한다.
파업권은 보호되어야 하지만 파업이 기업의 조업 자유를 봉쇄하고, 그 결과 노조가 기업의 투자·성과 배분·경영 판단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는 노동권 보호의 범위를 넘어서는 문제다.
◇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협박이 낳은 결과…
파업의 피해도 삼성전자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하면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들이 직접 손실을 입을 수 있고,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가 아닌 다른 거래처를 찾을 가능성도 커진다. 삼성전자의 장기적 신뢰도와 수주 경쟁력이 약화되며 결국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에게도 연쇄적 타격을 준다.
더 나아가 삼성전자라는 대한민국 대표기업 조차 강성 노조의 파업 리스크에 의해 생산과 납기 투자 계획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미지가 고착화되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을 더 위험한 투자처로 인식할 수 있다. 이는 한국 경제 전체를 위협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이번 합의로 파업이 유보되었다고 해서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사태는 한국 노동시장에서 대기업 노조의 협상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조업 중단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현행 제도가 파업 중 대체근로 투입을 강하게 제한한다면, 파업권은 대기업 노조에게 압도적인 협상 무기가 된다. 시장에서 대체 가능한 인력과 대체 불가능한 핵심 인력이 연대 파업을 할 수 있는 구조에서는 노조 전체의 협상력이 실제 시장가치 이상으로 커진다. 이는 일부 대기업 노조 협상력의 비대칭을 강화하는 제도적 배경 중 하나로 작용한다.
자유기업원이 지난달 28일 펴낸 CFE 리포트 No.33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대체근로 규제의 법경제학적 고찰`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심승규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부 교수와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집필했다.
자유기업원 리포트는 구체적으로 파업 시 대체근로 투입을 제한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를 검토하고,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통해 파업권 보호와 조업 계속 자유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재설계할지 살펴보았다.
◇ 파업 예고만으로 `사측 수조원 양보` 이뤄지는 구조는 그대로
리포트는 "파업권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며 노동자의 정당한 단체행동권은 보호되어야 한다"며 "다만 그 보호가 기업의 조업 계속 자유, 투자자의 이해, 협력업체의 생존, 글로벌 공급망 신뢰, 한국 경제 전체의 안정성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제도적 균형을 찾자는 것"이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리포트에서 지적한 대기업 노조 협상력의 비대칭을 강화하는 문제의 핵심은 바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다. 이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 중 외부 인력 채용·대체 및 도급·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제43조의 제도적 취지는 파업권의 실효성 보장이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시장에서 대체 가능한 인력과 대체 불가능한 핵심 인력이 연대 파업으로 동일한 협상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그 결과 성과급 요구가 개별 사업부의 수익성이나 노동자의 시장가치와 분리되어 전체 조업 중단 능력을 바탕으로 결정될 위험이 있다는게 리포트의 설명이다.
이번 합의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노조 요구안의 70%를 DS부문 전체에 균등 배분하는 구조는, 메모리처럼 흑자를 내는 사업부뿐 아니라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적자 또는 저성과 사업부 직원에게도 동일한 재원이 배분되도록 설계된 것이다.
리포트는 성과급이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본래의 기능을 벗어나, 조업 중단 능력에 기반한 집단 배분 요구로 변질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리포트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비교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경제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을 구별해 전자에 대해서는 영구 대체근로까지 허용한다. 이는 파업 요구가 시장가치를 이탈할 경우 사측이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협상력이 실제 노동시장 조건과 괴리되는 현상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대체근로 금지 조항을 두지 않되, 직업안정법 제20조와 노동자파견법 제24조를 통해 공공직업안정소·파견사업자 등 외부 노동시장 중개기관이 쟁의 중인 사업장에 새로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만을 제한한다.
지인엽 교수는 리포트에서 법제도적 개선방향으로 ▲경제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 구별 및 대체근로 제한 차등 설계 ▲현행 노조법 제43조 제3·4항 필수공익사업 차등규율 원칙을 쟁의 목적·산업 특성으로 확장 ▲파업 의결 요건·사전 통지 의무·개시 시한 등 절차적 규율 강화로 일부 강경 지도부에 의한 파업 남용 견제 ▲원·하청 약자 노조 협상력 보강 `노란봉투법`과 대기업 노조 비대칭 협상력 조정 정합적 패키지로 설계 등을 제안했다.
심승규 교수는 "이번 삼성전자 합의는 파국을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이지만, 파업 예고만으로도 수조 원의 성과급 양보가 이뤄지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파업권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 보호가 기업의 조업 계속 자유와 투자자·협력업체의 이해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제도적 균형을 다시 설계할 때"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또한 "잠정합의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자동차 등 다른 기업에서도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삼성전자 사례가 반복적인 관행으로 굳어지기 전에 제도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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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세미나]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및 근로자 추정제 현황과 과제｜제 40회 미래노동개혁포럼]]>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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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2 Jun 2026 17:19:56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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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 사회- 이승길 미래노동개혁포럼 대표,한국ILO협회 회장▶ 발제-이승길 미래노동개혁포럼 대표,한국ILO협회 회장▶ 토론-  김창배 열린사회포럼 사무총장- 이종수 노무법인 화평 공인노무사-  김기우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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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근로자 추정제, 배달노동자·프리랜서 일자리 뺏는 법안"]]>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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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2 Jun 2026 16:59:11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 경영계 주최 포럼서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 밝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을 놓고 근로자 추정제가 배달노동자나 프리랜서 등의 일자리를 뺏는 법안이란 얘기가 나왔다.
2일 경영계에 따르면 미래노동개혁포럼과 자유기업원은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및 근로자 추정제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제40차 미래노동개혁포럼을 개최했다.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 프리랜서 등 새로운 노동형태 확산에 따른 노동법 사각지대 문제를 살펴보고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도입이 노동시장과 기업 현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키 위해 마련됐다.
관련해 정부여당은 현재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을 입법 추진 중에 있다. 고용 형태나 계약 방식 등에 관계 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에게 적용돼야 하는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키 위한 법이란 설명이다.
다만 경영계를 비롯한 쪽에서 과도한 근로자 추정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에 정부 측은 근로자성이 확대되거나 새로운 근로자성 기준이 수립되는 건 아니며 입법 취지에 따라 사회보험이나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란 입장을 냈다.
이번 세미나는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 겸 미래노동개혁포럼 대표가 발제를 맡았다.
김창배 열린사회포럼 사무총장, 이종수 노무법인 화평 공인노무사, 김기우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승길 대표는 AI와 플랫폼 경제 확산, 인구구조 변화, 산업구조 재편 등으로 기존 노동법 체계가 포괄하지 못하는 새로운 노동형태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노동시장 사각지대 해소는 필요하지만 관련 입법은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에 대해 “정의 규정이 추상적이고 모호할 경우 위임·도급·용역 당사자의 예측가능성을 매우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석과 적용상 혼란을 초래해 법적 안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며 “노무제공자에게 불명확한 기준으로 근로기준법과 유사한 규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핵심은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근로자 추정제의 핵심은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할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며 이는 입증책임 원칙에 반한다. 이는 대법원 판단 기준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 및 영세사업장의 경우 임금, 퇴직금, 4대 보험료 등 추가 법정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인력 운용 축소, 외주 및 프리랜서 활용 기피 현상, 고용위축이 예상된다”며 “외국 입법례도 거의 찾기가 곤란해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도급제와 플랫폼 일자리의 핵심 가치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는 유연성에 있다며 “그 유연성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전통적 임금 기준이나 근로자성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계약의 자율성이 흔들리고 다양한 일자리 형태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수 공인노무사는 “형식상 위·수탁계약이나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질적으로 사용자에게 종속돼 노무를 제공하는 사례가 존재한다”며 “근로자 추정제의 입법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노무제공자 범위를 불필요하게 확대해 보호 필요성이 낮은 실질적 자영업자까지 포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기우 연구조정실장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안은 일하는 사람을 권리 보호의 주체로 보고 보호 범위를 넓히려는 접근인 반면 노동약자 지원법안은 국가 지원과 복지 중심 성격이 강하다”며 “제도 도입 과정에서는 기존 노동법 체계와의 정합성, 보호 대상의 범위, 사용자 책임의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재욱 변호사는 “근로자 추정제는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근로자로 추정하고 노무수령자에게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도입될 경우 근로자, 노무제공자, 자영인의 경계와 법적 효과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취약노동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더라도 이를 모든 노무제공자의 노동법 편입이나 일률적 근로자 추정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특히 일본은 거래법 중심 접근, EU는 플랫폼 노동에 한정한 접근, 스페인은 경제적 종속성 기준을 활용하는 등 주요국 역시 보호 대상을 정밀하게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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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칼럼] 고용 불안과 단절 불러온 기간제법, 안정성과 유연성이 해법]]>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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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2 Jun 2026 16:58:17 KST</pubDate>
	<dc:creator>최다혜</dc:creator>
	<description>
		<![CDATA[
		2년 근무 시 무기계약직 전환 규정, 기업의 고용 방식에 영향미치며 목적 왜곡 / 고용 불안과 단절의 장치, 노동시장의 생산성과 안정성 동시 저하 /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해고 보호 규제,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야 / 고용 안정성과 노동시장 유연성 균형 있게 결합한 정교한 제도 필요

정부가 지난 4월 기간제법 개편에 착수한 이후, 노사 간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노동시장 전반에서 큰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2007년 도입된 기간제법은 비정규직 보호를 목적으로 시행했지만, 이후 실제 노동시장에서는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특히 현행 `2년 근무 시 무기계약직 전환’ 규정이 기업의 고용 방식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며 오히려 목적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점이 핵심 쟁점이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 일부 기업은 정규직 전환 의무를 피하기 위해 계약 기간을 2년 이전에 종료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이 과정에서 단기 계약이 반복되는 고용 형태가 나타났고, 이는 노동자의 고용 지속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있다.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도 숙련된 인력을 장기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면서 인력 운영의 비효율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보호 장치’가 오히려 `고용 불안과 단절의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2년이 되기 전 계약을 종료함으로써 정규직 전환 의무를 회피하고 있으며, 그 결과 `1년 11개월 계약’이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이로 인해 노동자는 숙련이 축적되기 전에 일자리를 잃고, 기업 역시 경험 있는 인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즉, 동일 직무에서 노동자가 반복적으로 교체되며 노동시장의 생산성과 안정성이 동시에 저하되는 구조적 문제가 나타난다.

또한 기간제법은 비정규직 규모 자체를 줄이는 데에도 실패했다. 실제로 기간제 노동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정규직 전환율 역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제도가 노동시장 현실과 괴리된 채 형식적 규제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순히 `기간 연장’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하다. 노동계가 지적하듯, 비정규직 남용은 제도의 기간 제한보다 `상시 업무를 임시직으로 대체하는 관행’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규제를 완화할 경우 오히려 비정규직이 장기화될 위험도 존재한다.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은 단독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기간을 늘리더라도 계약 갱신 횟수 제한, 동일 업무 반복 사용 금지 등 `쪼개기 계약’을 차단하는 장치를 함께 도입해야 한다. 정규직에 대한 과도한 해고 보호 규제 역시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이 해고가 지나치게 어려운 구조에서는 기업이 신규 채용 자체를 회피하게 되고, 이는 청년층과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기간제법은 단순한 노동 규제가 아니라 `일자리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제도다. 핵심은 규제의 강화나 완화 자체보다,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고용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다. 보호를 명분으로 한 규제도, 유연성을 강조한 일방적 완화도 모두 한계를 드러냈다.

결국 기간제법 개편의 핵심은 단순히 규제를 유지할 것인가 완화할 것인가의 이분법이 아니라, 노동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이제는 고용 안정성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균형 있게 결합한 정교한 제도가 필요하다.

최다혜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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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제40회 미래노동개혁포럼: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및 근로자 추정제 현황과 과제>]]>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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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02 Jun 2026 14:47:47 KST</pubDate>
	<dc:creator>미래노동개혁포럼</dc:creator>
	<description>
		<![CDATA[
		일하는 사람 권리 기본법 및 근로자 추정제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제40차 미래노동개혁포럼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포럼은 플랫폼 노동, 특수고용, 프리랜서 등 새로운 노동형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취약노동자 보호라는 정책 취지와 함께 노동시장 경직성, 현장 혼란, 고용 위축 가능성을 함께 점검하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근로자 추정제가 도입될 경우 사용자에게 과도한 입증책임이 부과되고, 소상공인·영세사업장의 법정비용 부담과 외주·프리랜서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논의되었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일시: 2026년 6월 2일 화요일 오후 2시장소: 푸른홀주최: 미래노동개혁포럼, 자유기업원좌장: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발제: 이승길 한국ILO협회 회장토론: 김창배 열린사회포럼 사무총장         이종수 노무법인 화평 공인노무사         김기우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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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 [세미나] K-컬처산업의 성장과 정책방향｜제 12회 아고라이코노미카]]>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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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1 Jun 2026 15:00:28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 사 회 - 박명호 세계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 발 제- 김승년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 토 론 - 신성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전문위원 - 정일정 前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 전홍택 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 차현진 호서대 디지털금융학과 교수-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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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제1회 자유기업원 AI콘텐츠 공모전 안내]]>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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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1 Jun 2026 14:22:27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콘텐츠 창작의 문턱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제 누구나 아이디어와 메시지만 있으면 웹툰, 애니메이션 등 시각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자유기업원은 이 흐름에 맞춰,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AI 창작물로 표현하는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참가 대상: AI콘텐츠 창작에 관심 있는 누구나 (팀 참가 가능, 최대 3인)□ 공모 주제 예시 - 참가자는 AI 툴로 웹툰 또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합니다. - 아래 주제 예시는 참고사항이며, 자유주의·시장경제의 가치를 주제로 한 창작물이라면 모두 응모 가능합니다. ① 자유 창작주 4일제 법제화의 경제적 문제점과 노동시장 왜곡 효과공기업 민영화의 경제적 이점과 실현 방안유연근로제 도입의 필요성과 노동시장 경직성 해소 방안재산권 침해 규제의 현황과 법적 보호 강화 방안국민연금 재정 고갈 문제와 구조 개혁 방안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규제 강화가 소비자 후생과 혁신에 미치는 영향원격의료 플랫폼 규제 강화의 문제점과 의료 소비자 피해정년 연장 의무화의 문제점과 연령 차별 없는 노동시장 방안② 자유주의 사상가하이에크 — 자생적 질서와 지식의 문제 프리드먼 — 『선택할 자유』와 통화주의 미제스 — 인간행동학과 사회주의 경제 계산 문제애덤 스미스 — 『국부론』과 자유시장의 원리뷰캐넌 — 공공선택론과 정부 실패③ 역사 속 자유의 순간베를린 장벽 붕괴로 본 계획경제의 실패와 자유시장의 우월성 동·서독 체제 비교를 통한 경제적 자유와 번영의 상관관계 홍콩 경제 발전 사례로 본 자유무역과 낮은 규제의 성과 소련 붕괴로 본 중앙집권 경제의 구조적 한계 한국 경제 발전 과정에서 자유무역과 시장 개방의 역할④ 자유기업원 도서자유기업원 발간 도서 중 하나를 선택하여 핵심 내용 또는 인상 깊은 장면을 웹툰·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참고 도서 목록은 자유기업원 홈페이지 참조□ 응모기간: 2026년 7월 1일 (수) 9:00 ~ 7월 31일 (금) 17:00 마감□ 접수 방법구글폼 응모 페이지 양식에 맞춰 등록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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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제11회 LEAD법률포럼: 2차 형법]]>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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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1 Jun 2026 13:12:35 KST</pubDate>
	<dc:creator>법률동아리 LEAD</dc:creator>
	<description>
		<![CDATA[
		제11회 연합법률학회 LEAD법률포럼의 형법 발제 심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을 모시고 민법을 담당한 LEAD 동아리원들의 소논문 발표가 있었습니다.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며 앞으로 진행될 법률포럼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일시: 2026년 5월 29일 (금) 오후 7시장소: 푸른홀주제: 형법심사: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주최: 연합법률학회 LEAD후원: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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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장관이 던진 `초과이익 재분배` ··· 신뢰를 흔들다]]>
	</title>
	<link>/20260529_29095</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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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29 May 2026 17:43:11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인 사유재산권과 기업 경영의 자율성이 정부발 재분배 담론에 흔들리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기업의 초과이윤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취지의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을 공식 제안했다. 이에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성공의 과실을 사실상 강제 환수하겠다는 반시장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7일 오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등 대형 사업장의 임금 협상 갈등을 언급하는 자리에서 예상치 못한 말을 꺼냈다. 대기업의 성공은 국가적 지원과 공공 인프라의 산물인 만큼 그 초과이윤을 원·하청 격차 해소를 위해 재분배하자는 의미의 발언을 하며, 이와 관련된 사회적 토론회를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논란이 일자 노동부는 "정부가 대기업 이익 배분을 강요한다는 건 정부가 제안한 사회적 대화의 목적·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며 토론회 일정을 연기했다.
지난 11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AI 기술로 발생하는 부를 국민에게 나눠야 한다는 논리의 `국민배당금` 논리를 꺼내들었었다. 두 발언이 겹치면서 재계와 학계에선 이를 정권 차원의 체계적인 재분배 드라이브로 읽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초과 세수를 활용하자는 취지"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불씨는 잡히지 않았다. 장관의 발언은 이미 `정부가 사기업의 영업 실적을 공공 환수 대상으로 삼으려 한다`는 해석의 씨앗을 뿌린 뒤였다. 청와대의 해명이 오히려 이 논의가 의도적임을 방증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국민배당금, 사회연대임금, 초과이윤 재분배. 단어만 다를 뿐, 방향은 하나다. 민간 기업이 번 돈을 국가가 개입해 다시 쪼개겠다는 것이다.
‘공공재’라는 프레임··· 흔들리는 사유재산권
공공재는 경제학에서 매우 엄밀하게 정의된 개념이다. 비배제성과 비경합성,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재화만이 공공재로 불린다. 비배제성이란 대가를 치르지 않은 사람도 소비를 막을 수 없다는 뜻이고, 비경합성이란 누군가의 소비가 타인의 소비를 줄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국방이 그렇고, 치안이 그렇다. 등대의 불빛이 그렇다.
반도체는 이 두 조건을 하나도 충족하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을 사려면 대금을 지불해야 하고, 엔비디아가 확보한 물량은 구글이 살 수 없다. 반도체는 전형적인 사유재다. 경제학 원론 첫 챕터에 나오는 분류다.
장관이 이 단어를 의도적으로 썼다면 그것은 정치적 언어다. 반도체가 공공재라는 명제가 사회적으로 수용되는 순간, 논리적으로 그 가격과 공급량과 이윤은 공공의 이해에 종속될 수 있다. 이 논리가 철강으로, 자동차로, 바이오로 확장되면 모든 산업은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다. 결국, 자본주의 체제를 지탱해온 자율과 창의에 대한 신뢰를 단숨에 무너뜨릴 수 있는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노동부 장관의 사회연대임금 발언과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배분 요구 등은 주식회사 원리에서 벗어난다”며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인데 이를 없애는 반자본주의적 주장은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와 사회 발전에 해를 끼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원청만 챙겨준 노동부··· 뒤늦게 하청 몫 내놓으라는 ‘기만적 연대’
이번 논란에는 결정적인 이율배반이 내재해 있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가 성명을 통해 정면으로 지적한 대목이다. 김 장관이 사회연대임금 논의를 꺼낸 27일은,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이 최종 가결된 바로 그 날이었다. 그 협상에서 삼성전자 원청 근로자들은 영업이익의 12%에 달하는 성과급을 확보했다. 그 협상 테이블에 직접 개입해 원청 근로자의 성과 배분을 이끌어낸 장본인이 다름 아닌 김 장관 본인(20일)이었다.
원청 근로자가 가져간 거대한 과실은 그대로 유지한 채, 일주일도 안 돼 하청기업과 지역사회를 위한 추가 갹출을 요구한 것이다. 주주운동본부는 "사회연대임금에 대한 찬반을 떠나 앞뒤가 다른 이 같은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사회연대임금 논의의 첫 공식 대화 상대는 이익 배분을 결정할 권한을 가진 회사 주주들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어 “정부가 기업과 주주의 동의 없이 이익 배분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 이전에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는지부터 의문”이라며 “노동부의 토론회가 끝내 열린다 해도, 노동계 한 방향의 목소리만으로 채워진다면 그것은 토론이 아니라 노동부의 발표회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위험은 기업 혼자, 과실은 국가가··· ‘교활한 수탈’
사회연대임금의 논리적 모순은 너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국가는 삼성전자가 수십 조원짜리 투자에 실패할 때 손실을 분담하지 않는다. 2008년 D램 가격 폭락으로 반도체 업계 전체가 적자의 늪에 빠졌을 때도,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로 소재·부품 공급망이 흔들렸을 때도, 피해를 온몸으로 감내한 것은 기업이었다. 리스크는 기업이 홀로 짊어지되, 성과는 사회 전체의 것이라는 논리는 자본주의의 근본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다.
AI·반도체 산업에서 초과이윤은 단순히 운 좋게 번 돈이 아니다. 삼성전자 평택 3공장 단일 투자액이 30조원을 넘는다. SK하이닉스는 HBM 기술 개발에 수년간 경쟁사보다 앞서 베팅했다. 그 결과로 지금의 위치를 얻었다.
초과이윤은 그 고위험 판단에 대한 시장의 보상이다. 동시에 그것은 다음 세대 기술에 재투자할 종자돈이기도 하다. 반도체 제조업은 호황기에 번 돈을 비축해야 불황을 버티고 차세대 공정에 다시 투자할 수 있는 산업 구조다. 이 순환이 끊기면 기술 주도권도 함께 무너진다.
인재 이탈 문제도 현실적 위협이다. 국내 반도체 엔지니어의 연봉 상단이 제도적으로 제한되는 순간, TSMC와 엔비디아의 채용 공고는 훨씬 강한 인력 흡인력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 이미 국내 이공계 최상위권 인재들의 해외 취업은 증가 추세다. 추가적인 제도 압박은 이 흐름을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가속시킬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공장 설비가 아니라 그 설비를 설계하는 사람에 달려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초과이익 재분배 발언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기업 실적이 좋아졌을 때를 오히려 걱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외 투자자들 입장에서 이익을 사회적으로 나눠야 한다는 이야기가 반복되면 한국 기업에 대한 평가를 보수적으로 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규모 장기 자금이 투입되는 반도체 산업일수록 이 같은 논란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초과이윤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어디서부터가 정상 이윤이고 어디서부터가 공유해야 할 초과이윤인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서 거둔 이익은 초과이윤인가, 아니면 수년간의 적자를 버텨온 것에 대한 뒤늦은 보상인가. 이 기준을 정치권이 쥐는 순간, 시장의 자율성은 실종되고 권력만 남게 된다.
스웨덴도 버린 ‘실패한 실험’··· 한국서 부활하나
정부가 참조 모델로 거론하는 스웨덴의 `렝-메이드너(Rehn-Meidner) 모델`은 이미 역사의 심판을 받은 실험이다. 1970~80년대 스웨덴 사회민주당과 노동조합이 설계한 이 제도는 연대임금제로 임금 격차를 압축하고, 기업의 초과이윤을 임노동자기금으로 강제 적립해 노동자가 자본을 통제하게 한다는 구상이었다. 이론적으로는 정교했다. 현실에서는 재앙에 가까웠다.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 거세지자 자본이 대거 해외로 이탈했다. 볼보, 에릭슨 같은 스웨덴의 대표 기업들이 사실상 본국을 등졌다. 만성적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이 뒤따랐다. 결국 1990년대 초반 스웨덴 정부 스스로 이 제도를 전면 폐지했다. 상생과 공유의 실험이 스스로의 손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그 실패의 경험이 지금도 유럽 사회민주주의 내부에서 교훈으로 회자된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맥락이 스웨덴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지적한다. 스웨덴은 상대적으로 동질적인 산업 구조와 수십 년에 걸쳐 쌓인 강력한 사회적 합의 문화를 갖추고 있었다. 한국은 다르다. 글로벌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전자 대기업과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 하청업체가 수직 계열화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사회연대임금이 실제로 강행될 경우 보상 체계 훼손의 직격탄은 기술 대기업이 맞고, 도산 위기에 몰리는 것은 체력이 약한 한계 중소기업이라는 역설적 파국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정책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아이러니다.
한국 기업들 이미 최고 수준의 사회공헌 지출
일부 정부 인사들이 기업의 이익이 과도하다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실제 기업은 역대 최고의 사회공헌 지출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대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은 매출액 대비 0.19%로 역사적 고점을 기록했다. 숫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상생 및 인재육성에 5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 이후 1조4000억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해왔다. 청년 IT 인재를 대상으로 무상 교육을 실시하며 협력사의 연구개발과 금융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조3708억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중소 부품 협력사의 생산시설 개선과 품질인증 비용을 함께 부담한다. SK하이닉스는 연간 800억~1000억원의 사회공헌 지출을 이어가며 IT 기반 소외계층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이익 공유는 `자발성`과 `시장 전략`에 근거
글로벌 기업들의 이익 공유는 기본적으로 `자발성`과 `시장 전략`이 맞물려있는 구조다. 코스트코와 파타고니아는 흔히 `착한 기업`의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낮은 마진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수익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를 순수한 이타심으로 보기는 어렵다.
코스트코가 마진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건 박애주의적 결단이 아니다. 낮은 가격이 회원을 묶어두고, 90%를 웃도는 갱신율이 안정적인 연회비 수익을 보장한다. 소비자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수익 모델이다.
파타고니아의 기부 구조도 마찬가지다. 창업자 가문은 회사를 비영리 재단에 귀속시키는 방식으로 세금 혜택을 누리면서도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지구를 위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자산이 된다. 희생처럼 보이는 선택이 장기적으로는 생존과 성장의 전략인 셈이다.
물론 이것이 이들 기업의 진정성을 전면 부정하는 근거는 아니다. 핵심은 다른 데 있다. 이들의 이익 공유는 어디까지나 자발적 선택이었다는 점이다. 국가가 강제한 것이 아니라, 시장 안에서 스스로 찾아낸 방정식이다. 자발적 선택과 국가적 강요 사이의 간극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간극만큼 크다.
“초과이익? 적자 걱정뿐”··· 탁상공론에 우는 기업들
정작 논란의 대상이 된 업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본지가 접촉한 유통·식품·주류 업계 관계자들의 답변은 놀랍도록 일치했다. 초과이익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형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초과이익 분이 없어서 뭐라고 말을 못 하겠다”며 “성과급도 현재 이익이 나야 하는데 업황이 부족하다 보니 그럴 여력도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유통 계열사에서는 “최근 저희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초과이익에 대한 부분은 불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미국의 관세 전쟁으로 부자재 가격도 올라서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에서는 “판매량이 연간 계속 줄고 있고 퇴사 신청도 받는 상태에서 초과이익을 이야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논의하는 초과이익은 소수 수출 대기업의 특수한 순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여파로 만들어지는 제도적 분위기는 적자를 걱정하는 중견·중소기업 전체를 짓누른다.
주주 권익 측면의 우려도 제기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정부의 초과이익 재분배 논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결과적으로는 주주 재산권 침해 소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기업의 이익은 주주의 것이며 이를 정치적 결정으로 타 집단에 이전하는 것은 재산권의 본질적 침해라는 논리다.
정부 내부서도 엇박자··· 노동부 “상생” vs 산업부 “재투자”
이번 논란의 또 다른 단면은 정부 내부의 엇박자다. 김 노동부 장관이 초과이윤 재분배 화두를 던지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곧바로 "지금은 투자가 최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산업·노동 정책을 총괄하는 두 장관이 민간 기업의 이익 처분을 두고 상충하는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한 것이다. 청와대는 강유정 수석대변인을 통해 "노동장관의 발언은 그 입장에서 성과 배분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고, 산업부 장관이라면 기업의 재투자 측면에서 말할 것"이라며 공론화 필요성을 인정하는 선에서 봉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균열이 단순한 부처 간 이견이 아니라, 현 정부의 경제 철학 안에 내재된 근본적 긴장의 표출로 읽는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국가가 민간 기업의 이윤 처분권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정부 내부에서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이 같은 이견에 대해 공론화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노동장관의 발언은 노동장관 입장에서 성과 배분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만약 산업부 장관이라면 그는 산업의 입장에서 기업의 초과 영업이익이나 이윤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역시 향후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공론화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사회연대임금 논란의 본질은 임금 정책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국가가 민간 기업의 이윤 처분권을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가라는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을 사회 앞에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이윤에 대한 사회적 통제 시도는 그동안 쌓아온 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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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삼성전자 성과급 합의는 "기울어진 법 구조가 낳은 결과"]]>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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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29 May 2026 14:10:22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삼성전자 노동조합 총파업 직전, 노조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해 극적인 합의에 도달한 내용을 둘러싼 법경제학적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이 파업 시 대체근로를 엄격히 금지함에 따라 대기업 노조가 시장가치를 상회하는 협상력을 비대칭적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기업원이 28일 발간한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대체근로 규제의 법경제학적 고찰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합의안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가 부담해야 할 잠재적 손실이 너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합의로 반도체 부문은 사업성과의 10.5퍼센트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 경영 성과급을 자사주 형태로 지급받게 됐다.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인 300조 원을 기준으로 추산할 경우 성과급 규모는 약 31조 5000억 원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법의 구조적 한계로 `조업중단 능력`이 결정권 갖게 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한국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의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입을 모은다. 해당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 중 외부 인력을 채용하거나 업무를 도급 주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는 파업권의 실효성을 보장한다는 취지가 있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시장에서 대체 가능한 인력이 대체 불가능한 핵심 인력과 연대하여 시장가치 이상의 협상력을 행사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성과급 요구가 개별 노동자의 생산성이나 사업부의 수익성과 분리되어 전체 조업 중단 능력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안 중에는 성과급 재원의 70퍼센트를 DS 부문 전체에 균등 배분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흑자를 기록한 메모리 사업부뿐만 아니라 적자 상태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 직원들에게도 동일한 재원이 배분되는 구조를 보였다. 이는 성과급이 본래의 보상 기능을 상실하고 조업 중단 위협에 기반한 집단적 배분 요구로 변질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美·日처럼 경제파업 대체근로 허용해야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우리와 다른 유연한 대체근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미국은 임금 인상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제파업과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저항하는 파업을 엄격히 구별한다. 특히 경제파업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사업 계속을 위해 영구적인 대체근로 인력을 채용하는 것까지 허용함으로써 노조의 협상력이 실제 노동시장 조건과 과도하게 괴리되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
일본 역시 한국과 같은 일반적인 대체근로 금지 조항을 두지 않고 있다. 일본은 파견사업자나 공공직업안정소 같은 외부 중개기관이 쟁의 중인 사업장에 신규 인력을 공급하는 것만을 제한할 뿐 사용자가 직접 신규 채용을 하거나 내부 인력을 재배치하여 조업을 계속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허용한다.
리포트의 공동 집필자인 지인엽 동국대학교 교수는 "현행 필수공익사업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대체근로 허용 원칙을 쟁의 목적과 산업 특성에 따라 보다 폭넓게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부당노동행위에 저항하는 파업은 강하게 보호하되 경제적 이익을 위한 파업에 대해서는 조업 계속의 자유와 산업 파급효과를 함께 고려하여 대체근로 제한을 정교하게 재설계해야 한다는 논리다.
"파업권 못지않게 투자자와 협력업체 이익도 보장돼야"
아울러 파업 의결 요건을 강화하고 사전 통지 의무와 개시 시한을 설정하는 등 절차적 규율을 보완하여 일부 강경 지도부에 의한 파업 남용을 견제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의 이번 합의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자동차 등 다른 대기업에서도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제도 개선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심승규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교수는 "파업권은 보호되어야 마땅하지만 그 보호가 기업의 조업 계속 자유와 투자자 및 협력업체의 이해관계를 과도하게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노조의 비대칭적 협상력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법제도적 균형점 마련이 한국 경제의 글로벌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을 위해 필수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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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약탈 계급의 부상]]>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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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05 Jun 2026 09:00:08 KST</pubDate>
	<dc:creator>랜들 G. 홀콤</dc:creator>
	<description>
		<![CDATA[
		워싱턴, D.C., 대도시 지역은 미국에서 최고 소득 대도시 지역으로서 새너제이의 실리콘 밸리를 근소한 차로 이겼다고, 이 기사(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1-10-19/beltway-earnings-make-u-s-capital-richer-than-silicon-valley)는 언급한다. 사람들의 소득들은 두 원천 중 하나에서 생길 수 있다. 사람들이 생산적인 활동과 자발적인 교환에 종사할 수 있든지, 그들이 강제적으로 소득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빼앗을 수 있다. 실리콘 밸리는 자기 소득을 첫 번째 방식으로 얻는다; 워싱턴, D.C.는 두 번째 방식으로 얻는다. 이 가장 최근 자료는, 평균적으로, 약탈이 이제 생산보다 더 이문이 있게 되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물론, 워싱턴 지역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약탈자는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약탈자들이 자기들의 돈을 쓰는, 식당들, 주유소들, 그리고 쇼핑몰들에서 일한다. 그 기사는 또한 워싱턴이 매 12명 주민에 대해 한 변호사를 가지고 있지만−어떤 주보다 더 높다−캘리포니아주는 매 243명 주민에 대해 한 변호사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한다.

부수 효과로서, 주택 시장이 전국적으로 허우적거리는 바로 그때, 워싱턴 주택 시장은 작년에 가격 상승을 경험했는데(https://www.inman.com/2011/03/11/10-real-estate-markets-watch-in-2011/), 거기서는 중위 판매 가격은 8.1% 상승했다. 윌리 서턴(Willie Sutton)은 자기가 은행을 터는데, 왜냐하면 “그것이 돈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대는 변했고, 이제 사람들은 워싱턴, D.C., 지역에 살기를 원하는데, 왜냐하면 그것이 돈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랜들 G. 홀콤(Randall G. Holcombe)은 독립 연구소 선임 연구위원, 플로리다 주립 대학교 드보 무어(DeVoe Moore) 경제학 교수, 그리고 독립 연구소 책 ≪위험에 처한 자유: 미국 역사에서 민주주의와 권력(Liberty in Peril: Democracy and Power in American History)≫의 저자이다.
원문은 https://www.independent.org/article/2011/10/21/the-rise-of-the-plundering-class/에서 읽을 수 있다.  번역: 황수연[미제스와이어(https://mises.kr)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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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스페이스X: 기회들에 관해 너무 적게 말한 주식 공개 때의 매출 안내서]]>
	</title>
	<link>/20260605_29092</link>
	<guid isPermaLink="true">/20260605_29092</guid>
	<pubDate>Fri, 05 Jun 2026 09:00:21 KST</pubDate>
	<dc:creator>라이너 지텔만</dc:creator>
	<description>
		<![CDATA[
		스페이스X는 이제 6월로 계획된 주식 공개에 대한 S1-매출 안내서를 발표했다: 빽빽하게 인쇄된 277페이지와 부록 100페이지. 주식 공개 때의 매출 안내서는 근본적으로 양면 가치의 목적에 이바지한다. 한편, 그것은 위험들을 철저히 자세하게 밝히고 잘못될 수 있을 모든 것에 관해 투자자들에게 경고함으로써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다. 다른 한편, 그것은 또한, 이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매력적인 기회를 대표한다고 투자자들을 설득하도록 의도된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면: 매출 안내서는 그것이 스페이스X의 독특한 시장 지위를 서술할 때 매우 좋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위험들에 관해서도 좋다. 그러나 누구든 바랐을 것은 장기 기회들에 관한 더 많은 세목이었는데, 거기서 매출 안내서는 너무 모호한 채로이다.

특히 발사 비용들을 줄이는 데서, 스페이스X의 시장 지위와 지금까지 그것의 업적들은 독특하다. 그 매출 안내서는 NASA 수치들을 언급하는데, 그것들에 따르면 팰컨 9호(Falcon 9)는 평균 발사 비용들을 킬로그램당 $18,500으로부터 $2,700으로 85퍼센트만큼 줄였다. 팰컨 헤비(Falcon Heavy)의 최초형은 비용들을 92퍼센트만큼 줄였고, 스타십(Starship)은 그것들을 역사적 평균과 비교하여 99퍼센트만큼 많이 줄이게 되어 있다.

스페이스X는 반복해서 이정표들을 달성했다: 궤도에 도달할 액체 연료 로켓을 개발하고 발사한 최초의 민간 회사(2008); 민간 우주선을 국제 우주 정거장(International Space Station)과 성공적으로 도킹시킨 최초의 민간 회사(2012); 우주 비행사들을 궤도에 운송하고 우주 비행사들을 국제 우주 정거장에 왕복으로 비행시키는 미국의 능력을 되돌려 놓은 최초의 민간 회사(2020).

2023년 이래로, 스페이스X는 팰컨 9호 로켓들을 사용하여 99퍼센트 이상 임무 성공률을 가지고, 매년 세계의 질량의 80퍼센트 이상을 궤도로 발사했다고, 매출 안내서는 강조한다. 스페이스X는 또한 이 비교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스페이스X가 나라라면, 2024년, 2025년에, 그리고 2026년 지금까지, 그것은 발사 숫자들의 면에서, 중국을 훨씬 앞서, 단연코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우주에 있는 대략 15,000개 능동 위성 중에서, 9,700개가 스타링크 위성들이다.

장기 가망에 관해, 매출 안내서는 진술한다: “우리는 우리의 현재 우주 노력들이 지구 산업들을 재형성하고 달, 화성, 그리고 그 저쪽에 새로운 조 달러 시장들의 출현에 이를 수 있을 변화 돌파구들을 촉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것은 많은 비판자가, 스페이스X가, 예를 들면, 스타링크로 번 돈을, 거의 혹은 전혀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하면서 막대한 금액의 비용이 드는, 화성 임무들에 순식간에 써버릴 수 있을 것을 걱정하면서, 끼어드는 곳이다. 여기서, 매출 안내서는 모호한 채로이다. 예를 들면, 그것은 진술한다: “특히, 우리는 달 주둔을 수립하려는 우리의 목표가 테라와트 규모의 연간 AI 계산 증가를 가능하게 하고, 더 깊은 우주 탐사와 산업화를 지원하며, 화성에 문명을 수립하는 데 디딤돌로 이바지할 것이라는 점을 믿습니다.”

머스크는 또한 자기가 항상 말했던 것, 즉 자기의 진정한 목표가 인류를 행성 간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반복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단일 행성 고향에의 의존은 단일의 실패 지점을 구성하고 존재론적 위험을 지닙니다. ... 우리는 인간들이 공룡들과 같은 운명을 지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회사의 사명은 다음과 같이 서술된다: “우리의 사명은 생활을 다행성이게 하고, 우주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며, 의식의 빛을 별들에 확대하는 데 필요한 체계들과 기술들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여러 이유 중에서 스타십에 투자된 $150억 때문에−스페이스X가 현재 손해를 보고 운영되고 있고 예견할 수 있는 미래에 배당금들을 지급할 의도가 없다는 진술문과 결합되어, 이것은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재무학 교수, 제이 리터(Jay Ritter) 같은 비판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읽힌다: “설사 스타링크가 [스페이스X를 위해] 이윤들로 해마다 수백억 달러를 발생시킨다고 할지라도, 주주들에게 그 돈을 보내기보다 화성에 사람들을 보내는 데 그 돈이 낭비될지 모른다.” ≪포브스≫ 기사
https://www.forbes.com/sites/tylerroush/2026/05/18/spacex-could-face-musk-effect-with-major-risks-after-ipo-analyst-warns/?utm_source=chatgpt.com

매출 안내서의 오직 더 뒤의 절들에서만 우주 관광 여행, 궤도 내 제조, 달과 화성으로의 승객 및 화물 운송, 그리고 달과 화성에서 에너지 생산 같은 기업 영역들이 언급된다. 비록 오직 한 문장에서만이지만, 소행성 채굴도 역시 미래 기업 분야로서 언급된다. 여기에서, 매출 안내서는 얇은 채로인데, 하기야 그것은 궤도 내 제조, 소행성 채굴, 그리고 우주 관광 여행의 잠재적 경제적 기회들을 훨씬 더 자세하게 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내 책 ≪새 우주 자본주의(New Space Capitalism)≫ 여러 장을 이 쟁점들에 바쳤다.
https://www.skyhorsepublishing.com/9781510788213/new-space-capitalism/

내 견해로, 빠져 있는 것은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기회들이다. 1967년 우주 조약(1967 Outer Space Treaty)은 국가들이 천체들이나 천체들 위의 땅을 소유하는 것이 허가되지 않는다고 명백히 진술한다. 이 금지가 또한 민간 회사들에도 적용되는지는 법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의된다. 어떤 법학자들은 주장한다: 국가 주권은 우주가 시작되는 곳에서 멈추는데, 이것은 달, 다른 행성들, 그리고 소행성들의 국가 전유가 금지된다−그러나 천체들의 사적 소유는 금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해석은 법 학설, 한 가지의 명시적 언급은 다른 것들의 배제를 함축한다(expressio unius est exclusio alterius)에 의거한다. 

인정컨대, 여기에 법적 불확실성들이 있다−그러나 또한 기회들도 있다. 만약 스페이스X가, 예를 들어 소행성들에 대해서나 달과 화성 위 땅에 대해서, 소유권들을 얻는 데 성공한다면, 스페이스X는−증권 거래소들에 우주 부동산 투자 신탁들을 상장할 가능성과 함께−역사상 가장 큰 부동산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들은 사실상 스페이스X 같은 회사에 대해 가장 큰 장기 사업 기회들을 나타낼지 모른다. 

그러나 주식 시장 매출 안내서들의 본질이 기회들을 강조하는 것보다 광범위한 위험 발표를 통해 책임을 최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요소들은 그 매출 안내서에서 빠져 있다. 나는 그 회사의 법률 고문들이 읽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공상과학 소설 같을지 모르는 어떤 것이든 억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기회들을 더 자세하게 서술하지 않음으로써, 반대 효과가 달성된다: 우주 관광 여행이나 소행성 채굴 같은 분야들에서 막대한 벌기 기회들이 자세하게 탐구되기보다 그저 언급되기만 하기 때문에−그리고 부동산 기회들이 전혀 검토되지 않기 때문에−그 주제에 익숙하지 않은 읽는 사람들이 스페이스X가 결국 이상주의적 공상과학 소설 비전들에 돈을 다 써버리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가지고 떠나갈지 모른다.

그것은 불합리한데, 왜냐하면 만약 한 가지가 확실하다면, 그것은 이것이기 때문이다: 돈을 벌 기회들이 있는 어느 곳에서든지, 머스크가 그것들을 이용할 것이다. 남아 있는 것은−그리고 이것은 매출 안내서에서 광범위하게 서술되는데−일론 머스크의 중요성과 관련된 핵심 인물 위험이다. 


라이너 지텔만(Rainer Zitelmann)은 책 ≪새 우주 자본주의(New Space Capitalism)≫의 저자인데, 이것은 스페이스X 주식 공개에 때를 맞춰 발매될 것이다.
https://www.skyhorsepublishing.com/9781510788213/new-space-capitalism/
번역: 황수연[미제스와이어(https://mises.kr)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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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자유기업원 “파업 예고만으로 수조 원 성과급…대체근로 규제 합리화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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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29 May 2026 11:18:37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사용자 측 불리한 협상력 비대칭 구조 미국은 쟁의 목적별로 차등 규율
삼성전자가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노조와 합의에 도달하면서 파국을 피했지만, 이번 합의로 드러난 구조적 문제는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카카오 등 산업계 전반으로 파업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29일 자유기업원에 따르면 최근 발간된 CFE Report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대체근로 규제의 법경제학적 고찰’에서 심승규 일본 아오야마가쿠인(青山学院)대 국제정치경제학부 교수와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대체근로 규제가 일부 대기업 노조의 협상력을 시장가치 이상으로 비대칭적으로 강화하는 제도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들이 지적한 핵심은 쟁의행위 기간 중 외부 인력 채용·대체 및 도급·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43조다. 이들은 “제도적 취지는 파업권의 실효성 보장이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시장에서 대체 가능한 인력과 대체 불가능한 핵심 인력이 연대 파업으로 동일한 협상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고 비판했다. 그 결과 성과급 요구가 개별 사업부의 수익성이나 노동자의 시장가치와 분리돼 전체 조업 중단 능력을 바탕으로 결정될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경제 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을 구별, 전자에 대해서는 영구 대체근로까지 허용한다. 파업 요구가 시장가치를 이탈할 경우 사측이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해 협상력이 실제 노동시장 조건과 괴리되는 현상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고 저자들은 설명했다. 일본은 일반적 대체근로 금지 조항을 두지 않지만, 공공직업안정소·파견사업자 등 외부 노동시장 중개기관이 쟁의 중인 사업장에 새로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만을 제한하고 있다.
심 교수는 “이번 삼성전자 합의는 파국을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이지만, 파업 예고만으로도 수조 원의 성과급 양보가 이뤄지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며 “파업권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 보호가 기업의 조업 계속 자유와 투자자·협력업체의 이해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제도적 균형을 다시 설계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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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파업 예고만으로 수조원 성과급"…기울어진 노사 협상력]]>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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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8 May 2026 16:53:39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자유기업원, 노조법 개정 주장
        "파업 시 대체근로 규정 손봐야"
    
    
        삼성전자 노사 합의를 계기로 파업 대체근로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파업 예고 단계에서 기업이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위해 노조 측에 성과급을 양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확인된 만큼 현행 노동조합법상 대체근로 금지 규정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유기업원은 28일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대체근로 규제의 법경제학적 고찰`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심승규 아오야마가쿠인대 국제정치경제학부 교수와 지인엽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가 공동 집필했다.
        자유기업원은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조와 극적으로 합의한 사례를 주목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반도체(DS) 부문은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 경영 성과급을 자사주 형태로 받는다. 자유기업원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성과급 규모가 약 3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자유기업원은 파국을 피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합의가 대체근로 규제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파업 예고만으로도 회사가 대규모 양보에 나선 배경에는 조업 중단을 위협할 수 있는 노조 측의 강력한 협상 수단이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보고서가 문제 삼은 조항은 노동조합법 제43조다. 이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 사용자가 외부 인력을 채용하거나 대체하는 행위, 도급·하도급을 통해 업무를 대체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파업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자유기업원은 이 규정이 사용자와 노조 간 협상력의 비대칭을 키운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 `대체 가능한 인력`과 `대체가 어려운 핵심 인력`이 연대 파업을 통해 같은 수준의 협상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성과급 요구가 개별 사업부의 수익성이나 노동자의 시장가치보다 전체 조업 중단 능력에 따라 결정될 위험이 있다.
        자유기업원은 이번 삼성전자 합의안의 배분 구조도 문제로 지적했다. 메모리처럼 흑자를 내는 사업부뿐 아니라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적자·저성과 사업부 직원에게도 동일한 재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을 꼬집었다. 보고서는 성과급이 성과 보상 기능을 벗어나 조업 중단 능력에 기반한 집단 배분 요구로 변질될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분석했다.
        자유기업원은 해외 사례도 제시했다. 미국은 경제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을 구별한다. 경제파업에는 영구 대체근로를 허용한다. 반면 부당노동행위에 따른 파업의 경우 영구 대체를 인정하지 않고 파업 종료 후 복직권을 보장한다. 파업 요구가 시장가치를 벗어날 때 사용자가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어 협상력이 노동시장 조건과 괴리되는 현상을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은 한국처럼 일반적인 대체근로 금지 조항을 두지 않는다. 대신 직업안정법·노동자파견법을 통해 공공직업안정소나 파견사업자 등 외부 노동시장 중개기관이 쟁의 중인 사업장에 새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만 제한한다.
        보고서는 한국도 쟁의 목적에 따라 대체근로 제한을 달리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경제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을 구별하고 현행 노조법상 필수공익사업에 적용되는 차등 규율 원칙을 쟁의 목적·산업 특성으로 넓히자는 주장이다. 파업 의결 요건, 사전 통지 의무, 개시 시한 등 절차적 규율을 강화해 일부 강경 지도부에 의한 파업 남용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심 교수는 "이번 삼성전자 합의는 파국을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이지만 파업 예고만으로도 수조원의 성과급 양보가 이뤄지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며 "파업권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 보호가 기업의 조업 계속 자유와 투자자·협력업체의 이해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제도적 균형을 다시 설계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잠정 합의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 등 다른 대기업에서도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삼성전자 사례가 반복적인 관행으로 굳어지기 전에 제도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description>
</item>
<item>
	<title>
	<![CDATA[파업 예고만으로 수조 원 성과급 양보, 대체근로 규제 합리화 논의 절실]]>
	</title>
	<link>/20260528_29089</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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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8 May 2026 15:56:40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 삼성전자 노사합의, 파업 예고만으로 사측 대규모 양보 및 조업 중단 위협 등 강력한 협상 무기 방증- 노조법 제43조 대체근로 금지에 따른 사용자 측의 불리한 협상력 비대칭 구조 문제 지적- 한․미·일 파업 시 대체근로 규제 비교, 쟁의 목적별 차등 규율(미국)·외부 중개 제한(일본) 등 해외 시사점 반영 절실- 경제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 구별 및 대체근로 제한 차등 설계 제도 도입 필요- 노조법 제43조 필수공익사업 차등규율 원칙의 확장 필요삼성전자가 2026년 5월 21일,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동조합과 극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합의안에 따라 반도체(DS) 부문은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 경영 성과급을 자사주 형태로 지급받게 되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 원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성과급 규모는 약 3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파국을 피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이 합의가 드러낸 구조적 문제는 간과할 수 없다.자유기업원(원장 최승노)은 CFE Report No.33 「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대체근로 규제의 법경제학적 고찰」을 발간하고, 파업 예고 단계에서만으로도 사측이 대규모 양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배경을 분석했다. 리포트는 심승규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부 교수와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공동 집필했으며, 한국의 대체근로 규제가 일부 대기업 노조의 협상력을 시장가치 이상으로 비대칭적으로 강화하는 제도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핵심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3조다. 이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 중 외부 인력 채용·대체 및 도급·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제도적 취지는 파업권의 실효성 보장이지만, 경제학적으로는 시장에서 대체 가능한 인력과 대체 불가능한 핵심 인력이 연대 파업으로 동일한 협상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그 결과 성과급 요구가 개별 사업부의 수익성이나 노동자의 시장가치와 분리되어 전체 조업 중단 능력을 바탕으로 결정될 위험이 있다.이번 합의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직접 드러났다. 노조 요구안의 70%를 DS 부문 전체에 균등 배분하는 구조는, 메모리처럼 흑자를 내는 사업부뿐 아니라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적자 또는 저성과 사업부 직원에게도 동일한 재원이 배분되도록 설계된 것이다. 성과급이 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본래 기능을 벗어나, 조업 중단 능력에 기반한 집단 배분 요구로 변질될 가능성을 보여준다.리포트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비교 분석한다. 미국은 경제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을 구별해 전자에 대해서는 영구 대체근로까지 허용한다(NLRB v. Mackay Radio &amp; Telegraph Co., 1938). 이는 파업 요구가 시장가치를 이탈할 경우 사측이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협상력이 실제 노동시장 조건과 괴리되는 현상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일본은 일반적 대체근로 금지 조항을 두지 않되, 직업안정법 제20조와 노동자파견법 제24조를 통해 공공직업안정소·파견사업자 등 외부 노동시장 중개기관이 쟁의 중인 사업장에 새로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만을 제한한다.지 교수는 법제도적 개선방향으로 ▲경제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 구별 및 대체근로 제한 차등 설계 ▲현행 노조법 제43조 제3·4항 필수공익사업 차등규율 원칙을 쟁의 목적·산업 특성으로 확장 ▲파업 의결 요건·사전 통지 의무·개시 시한 등 절차적 규율 강화로 일부 강경 지도부에 의한 파업 남용 견제 ▲원·하청 약자 노조 협상력 보강 `노란봉투법`과 대기업 노조 비대칭 협상력 조정 정합적 패키지로 설계 등을 제안했다.심 교수는 "이번 삼성전자 합의는 파국을 막았다는 점에서 다행이지만, 파업 예고만으로도 수조 원의 성과급 양보가 이뤄지는 구조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며 "파업권은 당연히 보호되어야 하지만, 그 보호가 기업의 조업 계속 자유와 투자자·협력업체의 이해를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제도적 균형을 다시 설계할 때"라고 밝혔다. 또한 "잠정합의 직후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 등 다른 대기업에서도 영업이익 대비 성과급 요구가 확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며 "이번 삼성전자 사례가 반복적인 관행으로 굳어지기 전에 제도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lt; 한·미·일 파업 시 대체근로 규제 비교&gt;

	구분
	한국
	미국
	일본

	근거 규정
	노조법 제43조(사용자의 체용제한)
	NLRA + Mackay Radio 판례(1938)
	직업안정법 제20조 노동자파견법 제24조

	경제파업 시 외부 대체근로
	원칙적 금지
	원칙적 허용(영구 대체도 가능)
	내부 재배치·직접 채용은 허용 공공 중개기관 소개는 제한

	부당노동행위 파업 시 대체
	금지(구분 없이 동일 적용)
	영구 대체 불허 파업종료 후 복직권 보장
	별도 규정 없음(일반 규정 동일 적용)

	파견·도급을 통한 간접 대체
	금지
	허용
	파업 중인 사업장에 신규 파견 제한

	필수공익사업 예외
	파업 참가자 50% 이내 대체근로 허용
	해당 없음(업종별 별도 규율)
	해당 없음

	제도적 효과
	파업권 강화 -&gt; 조업 중단 위협 극대화
	요구가 시장가치 이탈 시 대체 가능 -&gt; 협상력 자동 제어
	자율 해결 존중 외부 개입에 의한 파업 무력화 방지

	한국 시사점
	현행 유지(비교기준)
	쟁의 목적별 차등 규율 도입 검토 근거
	절차 요건 강화 및 외부중개 제한 참고※ 본 표는 CFE Report No.33의 비교법 분석을 기초로 작성하였으며, 각국 제도의 세부 예외·판례는 원문 참고. 원문: https://www.cfe.org/20260528_29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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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item>
<item>
	<title>
	<![CDATA[삼성전자 노사 합의와 대체근로 규제의 법경제학적 고찰]]>
	</title>
	<link>/20260528_29088</link>
	<guid isPermaLink="true">/20260528_29088</guid>
	<pubDate>Thu, 28 May 2026 15:34:04 KST</pubDate>
	<dc:creator>심승규 / 지인엽</dc:creator>
	<description>
		<![CDATA[
		본 리포트는 삼성전자 노사의 2026년 5월 합의를 계기로, 한국 노동법상 대체근로 규제가 대기업 노조의 협상력과 기업의 조업 계속 자유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다. 이 합의는 총파업을 피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파업으로 인한 잠재 손실이 클수록 노조 협상력이 커지는 제도적 역설을 드러낸다. 본 리포트는 노동조합법 제43조의 대체근로 제한이 파업권의 실효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대체 가능한 인력과 핵심 인력의 연대 파업을 통해 임금·성과급 요구를 시장가치와 분리시킬 수 있음을 분석한다. 이어 미국의 경제파업·부당노동행위 파업 구별과 일본의 외부 노동시장 중개기관 제한을 비교해, 파업권 보호와 조업 계속 자유의 균형을 재설계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상징인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이 전면 파업이라는 전대미문의 임계점에 도달했다. 2026년 5월 현재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93.1%의 압도적 찬성률을 바탕으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막판 사후조정을 이어가며 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일 기업의 분쟁을 넘어, 지난 3월 시행된 노조법 제2조·제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의 면책 프레임과 결합되어 있다. SK하이닉스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청구, 카카오 공동체의 파업 가시화, 현대모비스 계열사의 연대 투쟁 등 생태계 전반의 노동계 춘투로 파급되는 양상을 보인다. 따라서 파업의 구조적 쟁점과 파급효과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진단하고 유기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거시경제 안정화를 위해 매우 시급한 과제다.&lt; 한·미·일 파업 시 대체근로 규제 비교&gt;

	구분
	한국
	미국
	일본

	근거 규정
	노조법 제43조(사용자의 체용제한)
	NLRA + Mackay Radio 판례(1938)
	직업안정법 제20조 노동자파견법 제24조

	경제파업 시 외부 대체근로
	원칙적 금지
	원칙적 허용(영구 대체도 가능)
	내부 재배치·직접 채용은 허용 공공 중개기관 소개는 제한

	부당노동행위 파업 시 대체
	금지(구분 없이 동일 적용)
	영구 대체 불허 파업종료 후 복직권 보장
	별도 규정 없음(일반 규정 동일 적용)

	파견·도급을 통한 간접 대체
	금지
	허용
	파업 중인 사업장에 신규 파견 제한

	필수공익사업 예외
	파업 참가자 50% 이내 대체근로 허용
	해당 없음(업종별 별도 규율)
	해당 없음

	제도적 효과
	파업권 강화 -&gt; 조업 중단 위협 극대화
	요구가 시장가치 이탈 시 대체 가능 -&gt; 협상력 자동 제어
	자율 해결 존중 외부 개입에 의한 파업 무력화 방지

	한국 시사점
	현행 유지(비교기준)
	쟁의 목적별 차등 규율 도입 검토 근거
	절차 요건 강화 및 외부중개 제한 참고※ 본 표는 CFE Report No.33의 비교법 분석을 기초로 작성하였으며, 각국 제도의 세부 예외·판례는 원문 참고. &lt;목 차&gt;I. 문제 제기Ⅱ. 한국: 노동조합법 제43조와 대체근로 제한1. 노동조합법 제43조의 내용과 제도적 취지2. 대체근로 금지의 경제학적 문제: 연대 파업과 임금 인상 압력Ⅲ. 미국: 경제파업과 부당노동행위 파업의 구별1. 미국 법제와 판례: 경제파업의 대체근로 허용2. 영구 대체근로 허용의 경제학적 의미Ⅳ. 일본: 일반적 대체근로 금지 대신 외부 중개기관 개입 제한Ⅴ. 한국 노동시장의 거시 맥락1. 개정 조항의 경제적 함의2. 거버넌스 비용의 증가 경로3. 협상 불확실성과 파업 장기화4. 고용 감소와 투자 트레이드오프Ⅵ. 비교와 정책적 함의참고 문헌1. 한국 법령 및 판례2. 미국 법령 및 판례3. 일본 법령 및 자료4. 학술 자료5. 통계 및 공식자료6. 언론 보도 – 잠정합의 및 협상 경과7. 언론 보도 – 비교 사례 및 도미노 효과 

위키: https://www.cfe.org/w/bbsDetail.php?idx=125 
	
		]]>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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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제12회: K-컬처산업의 성장과 정책방향]]>
	</title>
	<link>/20260529_29087</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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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29 May 2026 16:00:00 KST</pubDate>
	<dc:creator>아고라이코노미카</dc:creator>
	<description>
		<![CDATA[
		제12회 아고라이코노미카
일시: 2026년 5월 29일(금) 오후 4시
장소: 푸른홀
주제: K-컬처산업의 성장과 정책방향
발제: 김승년 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 사회: 박명호 세계경제사회연구원 이사장
토론: 전홍택 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 신성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전문위원, 정일정 前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 차현진 호서대 디지털금융학과 교수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류가 드라마와 K-Pop 중심의 문화 현상을 넘어 영화, 게임, 웹툰, 음식, 패션, 관광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며 K-컬처산업이라는 독자적인 산업 영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K-컬처는 콘텐츠 수출에 그치지 않고 소비재 수출, 외래관광 확대, 국가 이미지 제고, 관련 서비스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전후방 파급효과를 갖고 있다는 점이 주요하게 다뤄졌습니다. 아울러 K-컬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산업의 범위와 통계 기준을 명확히 하고, 콘텐츠 경쟁력 강화, 지식재산권 보호, 글로벌 협력 확대, 민간과 정부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시되었습니다.
 
	
		]]>
	</description>
</item>
<item>
	<title>
	<![CDATA[한국환경정책협의회·강원환경비전포럼 반환경 보조금 발굴 공모전]]>
	</title>
	<link>/20260528_29086</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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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8 May 2026 10:37:46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한국환경정책협의회와 강원환경비전포럼은 시민과 연구자의 시각에서 반환경보조금 사례를 발굴하고, 환경적·경제적 문제점과 정책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반환경보조금 발굴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공모전은 잘못 설계된 보조금이 자원 낭비, 폐기물 증가, 생태계 훼손, 시장 왜곡 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되었습니다. 환경과 정책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응모자격
환경에 관심 있는 누구나
※ 개인 또는 팀 참여 가능, 팀은 최대 3인까지

□ 접수기간
2026년 6월 1일(월) 9:00 ~ 6월 30일(화) 17:30

□ 공모주제
반환경보조금(Environmentally Harmful Subsidies) 사례 발굴 및 정책 대안 제시

□ 작성내용
보조금 이름, 해당 보조금의 환경적·경제적 악영향 및 문제점, 제도 개선 방안
※ 보고서 A4 3장 이내, 참고자료 별도 첨부 가능

□ 제출방법
구글폼 접수▶ 응모 페이지 바로가기※ 응모 폼은 2026년 6월 1일(월) 오전 9시 오픈 예정

□ 결과 발표
2026년 7월 31일(금)

□ 시상식
2026년 8월 예정

□ 시상내역 (총 20명 내외)대상 O명 100만원최우수상 O명 50만원우수상 O명 20만원장려상 OO명 10만원 등 총 20명 내외 시상 예정

□ 주최
강원환경비전포럼, 한국환경정책협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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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2026년 봄학기 자유기업원 인턴 수료식(수목)]]>
	</title>
	<link>/20260528_29085</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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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28 May 2026 16:07:40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2026년 3월 18일부터 5월 28일까지 근무한 봄학기 인턴연구원들의 수료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총 8명의 인턴연구원들이 자유기업원과 함께 했습니다.
인턴 연구원들은 카드뉴스와 CM송 등 여러 형태의 컨텐츠를 만들고, 직접 칼럼을 쓰는 등 짧은 시간동안에도 많은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주어진 기간 동안 열심히 일한 인턴연구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일 시: 2026년 5월 28일(목) 오후 4시
장 소: 푸른홀자유기업원 인턴 활동을 통해 시장경제와 사회 이슈를 더 깊이 바라보는 눈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여러 사람들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실무 감각은 물론, 생각의 폭도 한층 넓어졌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값진 배움을 얻었고, 이번 경험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엄서현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인문학을 전공하다 보니 처음에는 경제·시장 관련 지식이 부족해 걱정도 많았습니다.하지만 자유기업원인턴 활동을 통해 새로운 분야를 배우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고, 다양한 사회·경제 이슈를 더 깊이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활동했던 다른 인턴분들 덕분에 많이 배우고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로 의견을 나누고 함께 고민했던 시간들이 인턴 생활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로운 사람들과 경험을 통해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정하현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시장경제 정책의 실무를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정책에 대한 실천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또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협업하고 AI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실무 역량과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던 점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번 인턴십을 통해 넓힌 시야를 바탕으로 향후 어떠한 분야에서든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값진 성장의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최고은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인턴 기간 동안 경제·정책 이슈를 분석하고 이를 콘텐츠 형태로 제작하며, 단순히 글을 작성하거나 자료를 정리하는 것을 넘어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넓힐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자유기업원은 단순히 딱딱한 연구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이를 대중에게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 역시 카드뉴스, 숏폼 영상, 칼럼 등 다양한 방식의 콘텐츠를 제작하며 “어려운 내용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자유기업원께 감사드리며 또한 함께 협력하며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다른 인턴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 지고은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
	</description>
</item>
<item>
	<title>
	<![CDATA[나에게 시장경제란?:2026년 봄학기 자유기업원 인턴(수목)]]>
	</title>
	<link>/20260528_29084</link>
	<guid isPermaLink="true">/20260528_29084</guid>
	<pubDate>Thu, 28 May 2026 10:00:00 KST</pubDate>
	<dc:creator>자유기업원</dc:creator>
	<description>
		<![CDATA[
		 
	
		]]>
	</description>
</item>
<item>
	<title>
	<![CDATA[설탕 없는 시장: 제로 슈거가 증명한 자생적 질서]]>
	</title>
	<link>/20260527_29083</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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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31:34 KST</pubDate>
	<dc:creator>조대형</dc:creator>
	<description>
		<![CDATA[
		오늘날 편의점 음료 매대는 거대한 경제적 실험장이다. 설탕이 듬뿍 든 콜라가 점령했던 자리를 이제는 `제로(Zero)` 라벨이 압도하고 있다. 탄산음료에서 시작된 이 물결은 주류, 과자, 소스류를 넘어 식품 산업 전반으로 번졌다. 많은 이들이 이를 단순한 건강 열풍으로 읽지만, 시장경제의 렌즈로 들여다보면 실체가 선명해진다. 그것은 인위적인 규제나 캠페인이 아닌,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기업의 이윤 동기가 빚어낸 자생적 질서의 결과물이다.소비자 주권이 만든 인센티브시장경제의 핵심 언어는 `가격 신호`다. 소비자들이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에 반응하기 시작하자, 시장은 즉각 신호를 발신했다.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제품에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겠다는 수요가 생겨났고, 이는 기업들에 강력한 혁신의 유인이 됐다. 아담 스미스가 간파했듯, 우리가 제로 칼로리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것은 식품 기업의 자비심이 아니라 이윤 추구 동기 덕분이다. `선택받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경쟁 원리 아래 기업들은 알룰로스·에리스리톨·스테비아 등 대체 감미료 개발에 막대한 R&amp;D를 투입했다. 제로 슈거 혁신은 소비자 주권이 기업의 기술 진보를 이끌어낸 시장 민주주의의 산물이다.규제와 혁신, 대립이 아닌 역할 분담일부는 비만·당뇨라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면 설탕세(Sugar Tax) 같은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물론 영국·멕시코 사례처럼 설탕세 도입 이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성분을 개선한 사례가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규제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강요할 뿐, `더 나은 것`을 창조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세금은 비용 전가를 유도하고, 낮은 소득층의 소비 선택지를 좁힌다. 반면 한국 시장은 규제 이전에 이미 기술적 대안을 찾아냈다. 식약처의 성분 허가 체계라는 최소한의 안전망 위에서, 기업들은 경쟁을 통해 스스로 혁신의 길을 열었다. 시장과 규제는 대립이 아니라 역할 분담이다. 시장이 창조하고 규제는 안전을 보장할 때 가장 효율적인 결과가 나온다.정보 공개가 시장을 진화시킨다제로 슈거 열풍은 정보의 비대칭이 해소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성분표를 분석하고 혈당 지수를 확인하는 `스마트 컨슈머`가 늘면서, 기업은 눈속임보다 실질적 품질 개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여기에는 한계도 있다. 에리스리톨의 심혈관 위험 논란, WHO의 아스파탐 재검토처럼 소비자가 완전한 정보를 갖기 어려운 영역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투명한 성분 공개와 독립적 연구 지원이라는 공적 기반은 여전히 필요하다.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가능하도록 정보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 이것이야말로 시장의 자율성을 가장 잘 보조하는 정책의 역할이다.자유가 빚어낸 달콤한 진보달콤함을 탐닉하면서도 건강하고 싶다는 인간의 모순된 욕망은, 시장이라는 용광로를 거쳐 `제로 슈거`라는 혁신적 결과물로 승화됐다. 이 과정은 정부의 강제 없이도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기업의 이윤 동기가 사회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혁신의 공간을 보장할 때, 우리 사회는 비단 설탕 문제만이 아니라 수많은 난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시장의 자율성이 주는 혜택은 설탕보다 달콤하고, 그 결과는 어떤 규제보다 건강하다. 
	
		]]>
	</description>
</item>
<item>
	<title>
	<![CDATA[보유세의 역설 - 청구서는 누구를 향하나]]>
	</title>
	<link>/20260527_29082</link>
	<guid isPermaLink="true">/20260527_29082</guid>
	<pubDate>Wed, 27 May 2026 15:30:53 KST</pubDate>
	<dc:creator>박정우</dc:creator>
	<description>
		<![CDATA[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은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인간의 사고를 직관적이고 빠른 `시스템 1`과 논리적이고 느린 `시스템 2`로 나눴다. 요즘 보유세 인상 논쟁을 보다 보면 이 구분이 자꾸 떠오른다.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왕창 때리면 매물이 쏟아지고 집값이 잡힌다"는 논리는 분노한 대중에게 확실히 통쾌하다. 정치권도 이걸 모를 리 없다. `사회 정의`라는 포장지를 두르면 반시장주의 정책도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이미 학습했으니까. 그것이 시스템 1의 풍경이다. 문제는 시스템 2로 바라볼 때 보이는 것들이다.보유세 인상의 1차 목표는 단순했다. 수요를 꺾어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 그런데 시장은 그렇게 단선적이지 않다. 세금이 오르면 임대사업자의 기대수익이 내리는 건 당연하고, 그 다음 수순은 신규 공급 축소다. 수요곡선을 왼쪽으로 밀어볼 생각이었는데 정작 공급곡선이 먼저 뒤로 물러난 셈. 여기에 무거운 양도세까지 겹치자 이른바 `매물 잠김` 현상이 터져 나왔다. 세금 내느니 그냥 버티겠다는 거다. 수요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공급이 마르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집값은 오히려 올라갔다. 정책이 의도한 것과 정반대의 결과였다. 시장을 인위적으로 누르면 눌릴수록 어딘가에서 반드시 터져 나오는 게 가격이라는 신호다.더 뼈아픈 건 세금이 결국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느냐다. 조세의 부담은 탄력성이 낮은 쪽, 즉 선택지가 없는 쪽으로 간다. 주거는 필수재다. 세입자는 어떻게든 살 곳이 필요하다. 결과는 뻔했다. 집주인들은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바꾸고 임대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넘겼다. 부의 재분배를 명분으로 물린 세금이, 정작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의 월세 고지서를 불려놓은 것. 역진성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선명하게 드러나는 경우도 드물다. 선의가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 않음을 시장은 냉정하게 증명해 보였다.올해 1분기 법원 신규 경매 신청이 3만 건을 넘었다. 13년 만의 최대치다. 어떤 이들은 이걸 두고 "투기꾼들이 버티다 결국 무릎 꿇었다"며 정책의 성과라고 읽는다. 그런데 경매로 쏟아지는 물건은 시장이 자연스럽게 만든 공급이 아니다. 세금과 금를 버티지 못한 강제 청산의 결과들이다. 임대인이 파산하면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거나, 경매 처분만을 기다릴 사람들이 생긴다. 그게 바로 얼마 전까지 박수 치던 세입자들이다. 도파민은 짧았고, 청구서는 엉뚱한 사람에게 날아든 것이다. 보증금을 떼인 청년 세입자가 다시 같은 보증금을 모으는 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이 정책이 빼앗은 건 한 사람의 몇 년치 인생이다. 월세로 떠밀린 신혼부부는 출산을 미루고, 지방에서 올라온 사회 초년생은 반지하와 옥탑방 사이를 전전한다. 정책이 가장 보호하겠다고 외친 계층이 가장 깊은 상처를 입은 셈이다.결국 가장 크게 무너진 건 계층 이동의 가능성이다. 자산을 조금씩 불려 상급지로 옮겨가려던 중산층은 세금 때문에 발이 묶였고, 서민들은 오른 월세를 감당하느라 저축 여력을 잃었다. 부러진 사다리가 남긴 건 경직된 시장과 대물림되는 가난 뿐이다. 부모 세대가 청년 시절에 가능했던 `월세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자가로`의 성공신화는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전세 시장 붕괴가 월세 수요 폭등으로, 그게 다시 임대료 전반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은 이미 시작됐다. 부동산 정책이 결과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저출생 정책, 가장 강력한 청년 좌절 정책이 되어버린 이 아이러니를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가격은 통제 대상이 아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시장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다. 체온이 높다고 체온계를 부수면 병이 낫지 않는다. 오히려 진짜 병이 어디서 곪고 있는지 놓치게 될 뿐이다. 정부가 시장을 이기려는 순간, 가장 먼저 다치는 건 시장에서 선택지가 가장 적은 사람들이다. 하이에크는 이를 일찍이 `치명적 자만`이라 불렀다. 시장이 만든 가격을 자기가 더 잘 안다고 믿는 설계자의 오만 말이다. 규제와 세금으로 가격을 누르는 일은 직관적으로는 정의로워 보이지만, 그 끝에는 늘 약자에게 향할 청구서가 놓여 있다. 지금 필요한 건 민간의 자율적 공급을 틔워주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이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합리화하고, 임대시장의 거래 비용을 낮추며, 장기 공급 계획에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는 일. 이런 작업들은 박수도 받지 못하고 헤드라인도 장식하지 못한다. 그게 멋없어 보여도, 실제로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는 길은 그쪽에 있다. 
	
		]]>
	</description>
</item>
<item>
	<title>
	<![CDATA[우리가 직구를 누르자, 시장이 움직였다]]>
	</title>
	<link>/20260527_29081</link>
	<guid isPermaLink="true">/20260527_29081</guid>
	<pubDate>Wed, 27 May 2026 15:29:38 KST</pubDate>
	<dc:creator>최유진</dc:creator>
	<description>
		<![CDATA[
		스마트폰을 들고 앱 하나를 켰다. 500원짜리 줄자, 800원짜리 주방 집게. 배송비는 무료다. 알리익스프레스 이야기다. 처음 이 앱을 켰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반신반의했다. 설마 이 가격이 진짜야? 그런데 며칠 후 택배가 도착했다. 진짜였다. 그 순간, 무언가가 바뀌었다.그 앱이 단숨에 11번가와 G마켓을 제쳤다. 수십 년 쌓아온 국내 플랫폼의 아성이, 초저가 배송 하나에 흔들린 것이다. 2024년 한국 쇼핑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중복 이용자를 제외한 두 앱의 순 이용자 수는 약 886만 명에 달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배송이 느리고 품질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받던 플랫폼이, 어느새 수천만 명의 한국인이 매달 들여다보는 쇼핑 창구가 되었다. 소비자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갔다. 국경 따위는 처음부터 문제가 아니었다.많은 사람들이 이를 재앙으로 읽었다. 값싼 중국산이 쏟아지면 국내 유통업계가 무너진다는 공포였다. 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일은 달랐다. 위기를 느낀 국내 기업들이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CJ와 신세계는 쿠팡과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공세에 맞서 전격 물류 제휴를 선언했다.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도 변했다. 롯데·현대백화점은 온라인이 흉내 낼 수 없는 체험과 문화를 앞세워 복합쇼핑몰로 탈바꿈했고, 이마트는 신선식품과 프리미엄 델리 코너를 강화하며 C커머스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을 파고들었다. 외부의 경쟁이 없었다면 이 변화들은 훨씬 더 느리게, 혹은 아예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이것이 시장경제다. 알리가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는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이를 창조적 파괴라 불렀다. 낡은 질서가 무너지는 자리에 더 나은 것이 들어선다. 경쟁자가 없을 때 기업은 굳이 더 잘할 이유가 없다. 소비자가 진짜 대안을 손에 쥐는 순간, 기존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혁신한다. 알리와 테무는 국내 시장을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체된 시장에 혁신의 불씨를 던진 셈이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국경 앞에서 멈추지 않는다.물론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서울시 조사 결과 알리·테무에서 판매되는 어린이 제품 71개 중 41%가 안전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가품 유통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소비자가 선택할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지만, 그 선택이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는 전제는 흔들릴 수 없다. 유해 제품을 걸러내고, 가품을 차단하며, 피해 발생 시 소비자를 구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 바로 그것이 정부가 해야 할 진짜 역할이다. 가격 경쟁에서 뒤처진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그런데 2024년 5월, 정부가 내놓은 대응은 방향이 달랐다. 소비자 안전 강화를 명분으로 150달러 이하 직구 면세 한도를 낮추고, 일부 품목의 직구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소비자들의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선택권 침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논란이 거세지며 해당 방안은 사실상 시행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씁쓸함이 남는다. 그 규제가 진짜 보호하려 했던 것은 소비자가 아니라, 경쟁에서 밀리던 일부 국내 유통업계였기 때문이다. 소비자 보호라는 명분 뒤에 경쟁 제한이 숨어 있었다.알리와 테무가 없었다면 지금의 쿠팡이, 지금의 이마트가 이토록 빠르게 변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경쟁을 막는 규제는 결국 그 비용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한다. 더 비싼 가격, 더 좁아진 선택지, 더 느린 혁신이 그 결과다. 반면 경쟁이 살아 있는 시장에서는 기업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더 나은 것을 내놓는다. 500원짜리 줄자 하나가 이미 그 답을 보여줬다. 보이지 않는 손을 막는 것은, 결국 소비자 자신의 손을 묶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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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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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공짜 지하철의 경제학: 보이지 않는 혼잡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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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8:50 KST</pubDate>
	<dc:creator>임서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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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출근길 지하철은 이미 이동 수단이 아니라 밀집 공간에 가깝다. 서로의 어깨가 맞닿고, 발 디딜 틈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는 묻지 않는다. 이 불편함의 경제학적 이름은 무엇인가.경제학적으로 재화는 공공재, 사적재,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한 준공공재로 나뉜다. 공공재는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을 동시에 갖는다. 국방이나 치안처럼 누군가 이용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이용이 줄어들지 않는다. 반면 지하철은 다르다. 요금을 내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완전한 비배제성은 아니며,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혼잡이 심화되는 명백한 경합성이 존재한다. 이는 공공재가 아니라 ‘혼잡공공재’, 보다 정확히는 뷰캐넌이 설명한 ‘클럽재’의 전형적인 사례다.클럽재의 핵심은 최적 이용자 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용자가 너무 적으면 설비가 비효율적으로 놀고, 너무 많으면 혼잡 비용이 급증한다. 이 균형을 조절하는 장치가 바로 가격이다. 운임은 단순한 수익원이 아니라, 이용자 수를 조절하는 ‘신호’ 역할을 한다.그렇다면 가격이 0에 가까워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경제학적으로 이는 한계비용이 0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이용자는 추가 이용에 따른 비용을 느끼지 못하고, 수요는 과도하게 증가한다. 결과는 명확하다. 혼잡 심화, 서비스 질 저하, 그리고 운영 적자 확대다. 가격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희소성을 전달하는 정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무료에 가까워지는 순간, 시장의 신호 체계는 사실상 작동을 멈춘다.이 관점에서 보면 노인 무임승차 제도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고령층 이동권 보장이라는 목적 자체는 충분히 정당하다. 그러나 연간 수천억 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고, 그 부담이 다른 이용자 요금이나 세금으로 전가되는 구조는 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복지의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교통 시스템 내부에 복지를 삽입하는 방식은 가격 신호를 왜곡하고, 결과적으로 과도한 이용과 혼잡을 유발한다. 더 직접적인 방식, 예컨대 현금 지원이나 교통 포인트 지급이 오히려 효율적일 수 있다.최근 시행된 기후동행카드 역시 유사한 문제를 내포한다. 월 정액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구조는 친환경 교통 유도라는 취지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정액제는 이용자의 한계비용을 사실상 0으로 만든다. 그 결과, 특히 출퇴근 시간대 수요가 더욱 집중되고 혼잡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 의도는 공공적이지만, 설계는 효율성과 거리가 있다.지하철을 공공재로 간주하는 순간 정책은 쉽게 ‘무료’로 향한다. 그러나 지하철은 명백히 경합성을 가진 클럽재다. 이 사실을 인정할 때에만 적정 요금, 적정 혼잡, 그리고 적정 복지의 조합을 설계할 수 있다. 가격 신호를 살리는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부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모두의 편익을 증대시킨다. 보이지 않는 혼잡 비용을 외면한 ‘공짜’는 결국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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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담합은 시장의 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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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8:07 KST</pubDate>
	<dc:creator>신수민</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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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자취 5년차가 되면 마트가 달라 보인다. 신입생 때는 진열대 앞에서 "뭐 먹지"를 고민했는데, 이제는 "얼마지"를 먼저 본다. 라면도 식용유도 설탕도 해마다 가격표가 다시 붙는다. 흥미로운 건 어느 브랜드를 집어도 가격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A사를 내려놓고 B사를 들어도, 옆 매대 PB상품을 봐도, 가격은 약속한 듯 닮아있다. 그 "약속"이 진짜 약속이었다는 사실이 4월 검찰 발표로 드러났다. 전분당 9조 원, 밀가루·설탕까지 합치면 10조 원대 담합. 자취생의 영수증이 무거워진 이유 하나가 매대 위에 적혀 있었다.뉴스가 나오자 여론의 결론은 비슷했다. `역시 시장에만 맡겨두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도 같은 결론에 섰다. 담합 기업에 대한 영구 퇴출과 무제한 신고 포상금 제도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 진단은 절반만 맞다. 담합은 시장경제가 만든 결과물이 아니라, 시장경제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곳에서만 자라는 잡초다.시장경제의 핵심은 가격이다. 그러나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하이에크는 가격을 "분산된 지식이 응축된 신호"라 불렀다. 어느 농부 한 명이 작황이 나쁘다는 사실을 안다. 어느 운송업자 한 명이 유가가 오를 것을 안다. 누구도 한꺼번에 알 수 없는 단편적 정보들이 가격이라는 신호로 모여 시장 전체에 전달된다. 이 메커니즘이 작동할 때 자원은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어느 누구의 자의적 결정도 가격을 좌우하지 못한다.담합은 바로 이 신호 체계를 비트는 행위다. 몇몇 공급자가 가격을 올리기로 합의하면, 가격은 더 이상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카르텔의 의사를 전달한다. 하지만 시장경제는 강력한 자기방어 기제를 가지고 있다. 카르텔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 모든 참여자가 합의 가격을 지켜야 유지되는데, 누구든 단 한 명만 합의를 깨고 가격을 살짝 낮추면 시장 전체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합의를 깬 자가 가장 큰 보상을 받고, 합의를 지킨 자는 손해를 본다.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구조다. 그래서 자유로운 시장의 카르텔은 며칠을 버티지 못한다.그렇다면 의문이 남는다. 왜 제분, 제당, 전분당에서는 카르텔이 수년, 길게는 수십 년간 유지되었나. 답은 시장 구조에 있다. 한국의 밀 자급률은 1%, 그런데 수입 밀 시장은 상위 5개사가 64%를 점유하고, 제분 시장은 7개사가 88%를 차지한다. 더 결정적인 것은 이 원재료들의 B2B 거래 비중이 75~95%라는 점이다. 소비자가 직접 가격을 비교할 수 없는 영역이고, 새로운 사업자가 들어오려면 검역, 유통망, 거래선이라는 두꺼운 벽을 넘어야 한다.진입장벽이 카르텔의 구조적 약점을 가려준 것이다. 자유로운 시장에서는 카르텔의 높은 가격이 곧바로 신규 진입자를 부른다. 새로 들어온 사업자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 카르텔은 무너진다. 그러나 진입이 막혀있으면 높은 가격은 그저 카르텔의 이윤으로만 남는다. 7개사는 서로를 감시하기만 하면 되었고, 새 경쟁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시장경제의 자기방어 기제가 작동하지 않은 게 아니라, 작동할 공간 자체가 봉쇄되어 있었던 것이다.이번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균열을 낸 것이 검찰의 압수수색이 아니라 삼양사의 자진 신고였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카르텔은 결국 내부 배신, 죄수의 딜레마의 본래 결말로 무너진다. 영구퇴출과 거액 포상금은 다음 카르텔을 약간 더 위험하게 만들 뿐, 토양은 그대로 둔다. 처벌은 잡초의 줄기를 자르고, 경쟁은 잡초의 뿌리를 뽑는다. 진짜 처방은 시장의 문을 더 여는 것이다. 식품 원재료 수입 절차의 간소화, 검역 규제의 합리화, 신규 사업자의 진입 비용 인하. 외국 제분업체가 한국 B2B 시장에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다면 국내 7개사의 합의는 다음 분기를 넘기지 못한다.다시 마트로 돌아온다. 진열대의 가격들이 모두 비슷하다는 사실은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경쟁의 부재였다. 자취생의 카트가 무거워진 이유는 시장이 실패해서가 아니라, 시장이 충분히 열리지 않아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시장경제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가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자취생의 영수증을 가볍게 만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처벌이 아니다. 경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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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공짜 와이파이의 역설 — 무료의 숨겨진 비용]]>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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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7:32 KST</pubDate>
	<dc:creator>이내범</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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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어느 날 오후, 노트북을 들고 단골 카페를 찾은 직장인 김씨는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폐업 안내문에는 "그동안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짧은 인사만 남아 있었다. 그 카페가 이 골목에서 와이파이를 처음 설치했던 가게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정부는 최근 전국 공공장소 와이파이 확충에 상당한 규모의 공공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공원, 도서관은 물론이고 상업 지구 곳곳에도 무료 공공 와이파이 안테나가 설치됐다. 정책의 명분은 분명하다. 디지털 격차 해소, 정보 접근성 강화, 국민 편의 증진. 누가 이 목표에 반대할 수 있겠는가.그러나 경제학자 프레데릭 바스티아는 일찍이 경고했다. "좋은 경제학자와 나쁜 경제학자의 차이는 단 하나다. 나쁜 경제학자는 눈에 보이는 결과만 본다. 좋은 경제학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까지 본다." 문제는 우리가 `보는 것`보다 `보지 못하는 것`이 더 크다는 데 있다. 공공 와이파이 정책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무료 와이파이를 누리는 시민만 보고, 그 뒤에서 조용히 문을 닫는 카페들은 보지 못한다.시장경제에서 와이파이는 단순한 통신 서비스가 아니었다. 그것은 차별화의 언어였다. 2010년대 초반, 동네 카페들이 앞다투어 와이파이를 설치했던 것은 자발적 혁신의 결과였다. 빠른 속도, 안정적 연결, 쾌적한 좌석, 합리적인 음료 가격. 이 요소들이 결합되어 소비자는 선택권을 얻었고, 카페는 경쟁력을 갖췄다. 시장의 가격 신호가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런데 정부가 거리 곳곳에 무료 와이파이를 공급하는 순간, 이 경쟁 구조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카페 와이파이의 차별적 가치는 점점 희미해진다. 굳이 커피 한 잔을 사지 않아도 거리에서 노트북을 열 수 있으니, 카페가 제공하던 서비스의 희소성이 사라진다. 그 변화가 카페의 경쟁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분명하다. 카페는 더 이상 와이파이만으로 손님을 끌 수 없고,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은 그대로이다.이는 정부 공급이 민간 시장의 역할을 대체하는 `구축 효과(crowding-out effect)`로 설명될 수 있다. 정부가 무상으로 공급하는 재화는 동일한 재화를 제공하던 민간 시장의 수익 구조를 직접 잠식한다. 무료 공공 와이파이가 확산될수록, 동네 카페·독서실·소규모 코워킹 스페이스가 와이파이를 차별화 요소로 삼아 경쟁하던 구조는, 일부 영역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정부는 혁신의 씨앗에 제초제를 뿌리고 있으면서, 꽃을 심고 있다고 착각한다.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와이파이는 과연 무료인가? 그렇지 않다. 밀턴 프리드먼의 말처럼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공공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다. 시민 A는 세금을 내 공공 와이파이를 지원하고, 그 공공 와이파이 때문에 단골 카페의 경쟁 환경이 악화되며, 폐업한 카페 사장은 다시 복지 지원을 받아야 한다. 세금이 시장을 압박하고, 압박된 시장이 다시 세금을 요구하는 구조다.물론 디지털 취약 계층을 위한 접근성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민간 공급이 부족한 농어촌·저소득 밀집 지역, 공공시설 중심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이미 민간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업 지역까지 정부가 진입하는 것은, 시장 실패를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실패시키는 것이다.김씨가 단골 카페의 폐업 안내문 앞에 선 그날, 거리 건너편 전봇대에는 새 공공 와이파이 안테나가 조용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은, 그 빛이 만들어낸 또 다른 비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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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넷플릭스는 왜 한국 드라마에 돈을 쏟아붓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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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6:52 KST</pubDate>
	<dc:creator>김미영</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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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퇴근 후 소파에 앉아 넷플릭스를 켠 미국인 직장인 사라가 고른 것은 한국 드라마였다. 그녀는 한국어를 모른다. 한국에 가본 적도 없다. 그런데도 그녀는 자막을 읽으며 두 시간을 보냈다. 넷플릭스는 이 선택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다. 한국이 어떤 경쟁력을 가졌는지도.숫자가 먼저 말한다. 넷플릭스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한국 콘텐츠에 약 3조 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이 계획은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 넷플릭스 전체 콘텐츠 중 한국어 콘텐츠 비중은 2020년 2%에서 2024년 6.8%로 뛰었다. 영어와 스페인어에 이어 세 번째다. 인구 5,000만의 나라가 전 세계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에서 이 위치에 오른 것은 단순한 문화적 유행이 아니다. 시장경제가 작동한 결과다.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가 말한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의 원리는 무역의 언어였지만, 지금은 콘텐츠 산업에서도 그대로 작동한다. 비교우위란 절대적으로 잘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더 잘하는 것에 집중할 때 모두가 이익을 얻는다는 원리다. 한국은 할리우드 제작비의 일부로 할리우드 수준에 근접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2024년 기준 한국 드라마 회당 제작비는 평균 31억 원 수준이다. 미국 드라마 대형 시리즈 한 회 제작비가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가성비의 격차는 자명하다. 여기에 반세기 이상 압축 성장을 겪으며 축적된 감정의 밀도, 인물의 섬세함, 사회적 긴장감이 더해진다. 이것이 한국 콘텐츠의 비교우위다. 글로벌 자본이 서울 스튜디오 앞에 줄을 서는 이유다.시장은 정직하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수조 원을 투자하는 것은 자선이 아니다. 그 콘텐츠가 구독자를 묶어두고, 신규 구독자를 끌어들이고, 결국 수익을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보조금도, 어떤 정부 캠페인도 이 구조를 설계하지 않았다. 한국의 창작자들이 더 잘 만들었고, 시장이 그것을 선택했을 뿐이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서울과 실리콘밸리를 연결했다.그런데 지금 이 자생적 경쟁력에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 균열의 진원지 중 하나는 안에서 온다. 정부는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주요 창작자나 주연급 배우의 출연료가 총 제작비의 3분의 1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을 제도화했다. 제작비 거품을 잡겠다는 취지다. 명분은 타당하게 들린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언어로 읽으면 이것은 가격 통제다. 배우의 출연료는 그의 시장 가치를 반영하는 가격 신호다. 글로벌 OTT가 한국 배우를 원하고, 그 수요가 가격을 높였다. 그런데 정부가 그 신호에 상한을 씌우는 순간, 한국 배우들은 가격 제한이 없는 해외 프로젝트로 이동할 유인이 생긴다. 규제가 지키려는 것이 오히려 규제로 인해 빠져나간다.더 큰 위험은 이미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OTT가 막대한 제작비를 부담하는 대신 IP를 독점하고, 마진율을 5~7%로 묶는 구조 속에서 국내 제작사들은 흥행 성공의 과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억 단위 구독자를 끌어모으는 동안, 그것을 만든 제작사의 주가는 내려가고 있다. 비교우위는 있되, 그 수익이 한국 생태계 안에서 순환하지 않는 구조다. 이 구조를 바꾸는 데 정부의 역할이 있다면, 그것은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IP 권리와 수익 배분 구조를 공정하게 재설계하는 것이다.사라가 소파에서 고른 한국 드라마는 어느 창작자의 치열함과 시장의 정직한 선택이 만든 결과다. 그 만남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정부의 기획이 아니라, 정부가 개입하지 않은 영역에서 자라난 경쟁력이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경쟁력을 더 잘 지원하는 제도이지, 그 경쟁력이 작동하는 방식에 가격표를 붙이는 규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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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규제는 부동산과 생산을 잇는 가교인가, 장벽인가?]]>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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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5:59 KST</pubDate>
	<dc:creator>이석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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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최근 한국 금융 시장의 화두는 단연 ‘생산적 금융’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는 가계 대출과 부동산에 편중된 자본의 흐름을 기술 혁신과 기업 성장 부문으로 유도하여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자본이 고착된 자산에서 벗어나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곳으로 흘러가야 한다는 방향성은 시장경제의 역동성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작금의 정책 추진 방식을 들여다보면, 시장의 자율성보다는 규제 중심의 강제성에 집중되어 있다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특히 지난해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위험가중치(이하: RW) 하한 조정은 이러한 정책적 우려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당 정책의 실행 전 내부기준법을 적용한 국내 시중은행의 평균 주담대 RW는 약 16.7%로 세계 시스템 중요은행(G_SIB)의 평균 수치인 14.6%보다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책 당국은 주담대 RW 하한을 20%로 상향 조정하였고, 추가로 5%p 상승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더 큰 문제는 자본 규제의 벽을 높이는 데만 치중할 뿐, 기업 대출에 대한 직접적인 유인책이나 리스크 안정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규제의 대안으로 제시된 ‘주식 RW 조정’이나 최근 발표한 ‘구조적 외환포지션 확대’ 등은 본질적인 리스크 해결보다는 수치상의 비율 조정에 가깝다. 은행 입장에서 담보가 확실한 주담대를 줄이고 리스크가 높은 기업 대출을 늘리는 것은 실질적인 위험 총량의 증가를 의미한다. 단순히 위험가중자산(RWA) 여력을 수치상으로 확보해 주는 것만으로는 민간 은행이 기업 대출을 확대해야 할 직접적인 유인이 될 수 없다. 이는 금융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민간 금융사에 높은 리스크 자산으로의 전환을 강요하는 형국이며, 결과적으로 금융 시스템의 내재적 불안정성을 키우는 ‘숫자놀음’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금융 규제와 맞물린 부동산 대책 역시 시장경제의 원리를 외면한 채 규제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주담대 RW 상향 조정, DSR 규제 강화, 토허제 확대 등 인위적인 대출 억제책은 단기적으로 특정 지역의 가격 하락세를 이끌어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장은 누르는 만큼 다른 곳이 팽창하는 ‘풍선효과’로 즉각 반응하고 있다.대출의 문턱이 높아지자 매매 수요가 규제지역 외 부동산과 임대차 시장으로 급격히 전이된 것이다. 비(非) 강남 지역의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는가 하면, 전세 매물 급감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이 월세까지 자극하고 있다. 월세 상승은 전세 수요를 다시금 자극할 것이고 전셋값의 상승은 전반적인 집값 상승의 트리거(trigger)가 된다. 결국 인위적인 유동성 통제가 일시적인 가격 둔화를 가져올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주거 비용 상승과 부동산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규제의 역설’을 낳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하이에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문제를 푸는 것에 있어 가능한 최대한 사회의 자연발생적 힘을 이용하고, 가능한 최소한의 강제력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시장경제는 어떠한가? 최대한의 강제력이 자연발생적 힘에 도전하고 있지는 않은가? 규제를 통해 부동산 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생산적 금융으로 이어가는 현재의 접근 방식은 시장경제의 핵심인 자율성을 간과하고 있다. 리스크 감수를 종용하거나 사유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거는 방식은 결국 어떠한 형태의 저항을 부를 수밖에 없다. 진정한 체질 개선은 규제를 통한 압박이 아니라,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경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시장 친화적인 인센티브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우리가 바라보는 방향만은 결코 다르지 않음이 분명하다.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한국 경제가 고질병인 가계대출 문제를 해결하고 재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순리와 본질에 충실한 정책적 사고가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견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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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전쟁이 밀어 올린 가격, 시장이 만들어낸 균형]]>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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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4:45 KST</pubDate>
	<dc:creator>손예슬</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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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공항 앱을 열었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는가. 분명 몇 달 전보다 훨씬 비싸진 항공권 가격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유류할증료는 큰 폭으로 인상됐다. 여행을 계획하던 이들에게는 적잖은 부담이지만, 이 현상은 단순한 가격 인상이 아니다. 외부의 충격이 시장을 통해 어떻게 전달되고 소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시장경제의 작동 원리 그 자체다.전쟁이 흔든 비용 구조, 가격이 말하다항공 산업에서 연료는 핵심 생산 요소다. 전쟁으로 원유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항공사의 비용 구조는 즉각 흔들린다. 항공사는 늘어난 비용을 유류할증료 형태로 가격에 반영한다. 이는 기업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선택이지만, 동시에 시장이 정보를 어떻게 전달하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이기도 하다. 유가 상승이라는 신호는 항공사를 거쳐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되며, 그 과정에서 각자의 선택을 이끌어낸다. 경제학자 하이에크가 말했듯, 가격은 어떤 중앙 계획자도 수집할 수 없는 분산된 정보를 압축해 전달하는 수단이다. 전쟁터에서 시작된 충격이 결국 소비자의 스마트폰 화면 속 숫자로 도달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시장이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의 가장 생생한 예시다.가격차별, 불공평한가 아니면 정교한 전략인가항공권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또 다른 특징은 가격차별이다. 같은 비행기, 같은 좌석이라도 예약 시점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출발 두 달 전에는 20만 원이었던 항공권이, 2주 전에는 50만 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출발일이 임박할수록 가격이 오르는 건 긴급한 이동이 필요한 소비자의 지불 의사가 높기 때문이다. 반대로 일찍 예약한 소비자는 낮은 가격 혜택을 누린다.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구분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하늘을 나는 동일한 비행기 안에서, 더 높은 편의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 이러한 가격차별은 얼핏 불공평해 보이지만, 실상은 기업이 수익을 극대화하면서도 다양한 소비자층의 수요를 동시에 흡수하는 정교한 시장 전략이다. 가격차별이 없다면 항공사는 단일 가격만 제시할 수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저가 항공권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는 시장에서 아예 배제될 수도 있다. 가격차별은 시장의 문을 더 많은 사람에게 여는 방식이기도 하다.소비자는 수동적 피해자가 아니다소비자 행동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항공권 가격이 오르자 여행 플랫폼에서는 인접 국가 육로 이동이나 선박 이용을 묻는 검색량이 늘었고, 여행 시기를 비수기로 늦추는 소비자도 증가했다. 심지어 국내 여행지로 목적지를 바꾸는 이들도 생겨났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절약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수요 구조를 바꾸는 집합적 반응이다. 소비자의 선택 하나하나가 모여 항공사의 노선 전략과 가격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소비자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는 대안을 찾고, 시장은 그 반응을 읽으며 다시 조정된다. 시장은 이렇게 수많은 개인의 결정이 얽히고 조율되며 스스로 방향을 잡아간다.경쟁이 만들어내는 혁신, 기업의 대응기업의 대응도 눈여겨볼 만하다. 항공사들은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내 대형 항공사들은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기종 도입을 앞당기고,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정리하는 한편, 얼리버드 프로모션과 마일리지 특가를 통해 조기 예약 수요를 유도하고 있다. 저비용 항공사들은 기내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대신 운임을 낮춰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공략한다. 이처럼 위기 앞에서도 항공사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짜낸다. 이 경쟁의 결과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선택지 확대로 돌아온다. 위기가 혁신을 낳고, 혁신이 경쟁을 부르며, 경쟁이 다시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선순환, 이것이 시장경제가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를 갱신하는 방식이다.가격 통제의 유혹, 그리고 그 대가만약 이 과정에서 가격이 인위적으로 통제된다면 어떻게 될까. 정부가 유류할증료 상한선을 설정하거나 항공권 가격을 규제한다면, 항공사는 비용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일부 노선을 폐지하거나 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는 당장 낮은 가격에 안도할 수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노선과 서비스는 오히려 줄어든다. 공급 부족과 과잉 수요라는 부작용이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가격의 자유로운 변동이야말로 시장의 효율성을 유지하는 핵심이다. 가격을 억누르는 것은 시장의 언어를 막는 일이며, 그 침묵의 대가는 결국 소비자가 치르게 된다.위기 속에서도 시장은 멈추지 않는다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은 분명 시장을 뒤흔든다. 그러나 시장경제는 흔들리면서도 가격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고, 자원을 재배분하며, 스스로 질서를 회복한다. 항공권 가격 상승이라는 불편한 현실은 자본주의 경제의 본질을 드러내는 가장 솔직한 언어다. 가격이 신호가 되고, 선택이 반응이 되며, 그 결과 시장은 쉼 없이 조정된다.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시장경제가 가진 힘이자, 우리가 그 안에서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시장의 주체로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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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규제라는 이름의 포획 — AI와 노동, 두 개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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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3:52 KST</pubDate>
	<dc:creator>문필섭</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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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하이에크의 대표 저서 『노예의 길』에 나오는 문장이다. 막 시행에 들어간 `AI 기본법`과 입법을 추진 중인 `근로자추정제`를 보며 떠오른 단상이다. `보호`와 `안전`이라는 달콤한 수사가 넘쳐나는 이 법안들의 취지는 선하다. 하지만 역사는 냉혹한 현실을 가르쳐 준다. 선의로 포장된 규제가 실제로는 원래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이다. 입법자는 결과가 아닌 의도만으로 평가받길 원하지만, 시장에서 고통받는 것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다. 이러한 `입법 만능주의`는 시장의 자생력을 불신하고 정부가 모든 것을 설계할 수 있다는 `치명적 자만`에 불과하다.먼저 `AI 기본법`을 살펴보자. 인공지능은 이제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전략 자산이다. 전 세계가 패권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은 세계 최초 `AI 기본법` 시행 국가가 되었다. 정부는 산업 진흥에 방점을 두었다고 강변하나, 징벌적 과태료 부과와 기준조차 모호한 `고영향 AI`에 대한 추가 규제는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창의적 실험을 저해하는 거대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다. 규제 준수에 드는 법률 비용과 행정 부담은 대형 플랫폼 기업에게는 감내 가능한 수준이지만, 초기 스타트업에게는 사업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치명적 장애물이 된다. 미국과 중국의 빅테크들이 수조 원을 투입하며 속도전을 벌이는 동안, 우리 스타트업들은 규제 해석에 시간과 자원을 소모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촘촘한 규제는 시장 지배력을 이미 확보한 거대 기업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규제의 포획` 현상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규제의 그물이 촘촘해질수록 그 망 안에서 질식하는 것은 대기업이 아니라 작은 혁신의 씨앗들이다. 혁신은 국가의 통제가 아닌 자유로운 실험 속에서 피어난다.노동 시장을 겨냥한 규제는 더욱 우려스럽다. 플랫폼 기반의 `긱 노동`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많은 이들이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 자율성과 유연성을 이유로 이 방식을 자발적으로 선택한다. 전업 직장과 병행하거나, 육아와 가사 사이의 빈 시간을 활용하거나, 복수의 수입원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으로 긱 노동은 개인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들을 획일적 근로자 틀에 강제로 가두려 한다. 이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을 불신하는 `국가 후견주의`의 발로이자, `계약의 자유`라는 자유주의의 핵심 원리와 정면 배치된다. 근로자성 입증 책임을 기업에 전가할 경우, 기업은 비용 상승과 소모적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해 고용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플랫폼은 인력을 줄이거나 해외로 이전하고, 결국 그 피해는 보호받아야 할 당사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보호하겠다는 바로 그 손이, 청년과 취약계층에게 기회의 문을 닫는 역설을 낳는다.자유주의 경제학의 오랜 통찰은 단순하다. 가격은 수백만 명의 분산된 지식을 집약하는 신호 체계이며, 이를 인위적으로 교란하면 반드시 왜곡과 비효율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규제 당국이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를 갖추고 있어도, 시장 참여자들이 매 순간 축적하는 현장의 지식을 대체할 수는 없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의 규칙을 세우고 그 틀 안에서 개인과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있다.시장은 관료의 책상 위에서 조립되는 기계가 아니라, 수많은 개인의 선택과 교환이 어우러진 살아있는 유기체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법조문이 아니라 더 넓은 자유의 공간이다. 규제를 최소화하고 자율과 창의가 역동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법과 제도를 앞지르는 시대, 시장과 자유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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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시장경제로 다시 쓰는 『총, 균, 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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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3:14 KST</pubDate>
	<dc:creator>백승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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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물류센터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물건이 들어오고 나간다. 끝도 없이 밀려 들어오는 택배 상자들의 바코드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서울 혹은 경기와 같은 수도권이 찍혀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땀이 배어드는 물류센터의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이 거대한 부와 인구의 집중이 과연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에서 인류 문명의 불평등이 인간의 능력이나 선택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지리적 운명)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대의 점점 거대해지는 전 세계의 도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주장은 절반만 맞다. 오늘날 수많은 자원과 인재를 서울로 빨아들이는 현대판 총, 균, 쇠는 그가 주장하는 주어진 자연환경뿐 아니라, 철저히 인간의 이기심과 시장 메커니즘이 빚어낸 합리적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과거에는 총과 쇠가 문명의 운명을 결정했다면, 현대 서울에서 그 역할은 자본과 물류 인프라가 한다. 쿠팡(Coupang) 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보면 물류를 지역별로 구분하여 적재하는 업무가 있다. 그중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이 모두 있지만 수도권은 예를 들어 인천이라는 하나의 지역일지라도 인천 11, 인천 12, 인천 31등 여러 개로 구분 짓는다. 이는 수도권으로 향하는 물량이 압도적으로 많아 그것들을 구분한 것이다. 이 세분화된 지역 코드 체계는 단순한 분류로 그치지 않는다. 수도권으로 향하는 물량이 압도적이기에, 쿠팡은 수도권 곳곳에 물류센터를 추가로 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누군가의 명령으로 수도권에 더 많은 물류센터가 지어진 것이 아니다. 수도권 소비자 밀도가 압도적이므로 소비자가 몰린 곳에 배송망을 깔아야 이윤이 나기 때문에, 자본은 자연스럽게 수도권을 향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프라가 완성되자, 더 많은 판매자와 소비자가 수도권으로 몰려들었다. 즉, 자본이 인프라를 낳고, 인프라가 자본을 불러들이는 이 순환은 누군가의 기획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결과다.병균이 사람과 사람의 접촉으로 퍼지듯, 지식과 혁신도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 가장 빠르게 전파된다. 이제 아르바이트 장소인 물류센터에서 잠시 벗어나 대학교 동아리 방으로 시선을 옮겨보면, 학생들은 그곳에 처음부터 위대한 학술 교류와 같은 것을 위해 동아리 방에 가지 않는다. 보통 공강 시간을 보내거나, 사람들을 만나러 가거나, 공부하러 가는 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로 모여든다. 그런데 동아리 방 소파에 앉아 쉬다 보면 어떠한 과목에 대한 시험 정보, 물류센터가 아닌 더 좋은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는 소식 또는 공모전에 같이 나갈 팀원을 구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간다. 개인의 편의를 위해 모인 좁은 공간에서 의도치 않은 고급 정보가 흐르는 혁신의 생태계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집적경제의 긍정적 외부효과이다. 이것은 비단 동아리 방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백만 명이 밀집한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가 바로 이 동아리 방의 거대한 버전이다. 각자의 이익을 좇아 몰려든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낸 이 혁신의 생태계야말로,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자 하이에크가 말한 자생적 질서의 공간적 발현이다.컨베이어 벨트 위를 쉴 새 없이 지나던 그 택배 상자들의 목적지와 좁게는 동아리 방, 넓게는 서울 도심 전체에서 퍼져 나가는 사람들의 혁신 아이디어가 결국 말해주는 것은 하나다. 다이아몬드가 말한 총, 균, 쇠가 지리적 운명이었다면, 서울의 총, 균, 쇠는 시장이 만든 운명이다. 수십 년간 공공기관 이전과 수도권 억제 정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팽창을 끝내 막지 못한 것은, 이 흐름이 행정 명령이 아닌 수백만 명의 합리적 선택이 만들어낸 자생적 질서이기 때문이다. 문명의 총, 균, 쇠를 인위적으로 되돌릴 수 없었듯, 시장이 만든 질서 역시 규제로 거스를 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 흐름을 막는 장벽이 아니라,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읽고 그 위에 올라타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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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가격은 어떻게 거짓말을 하는가 — 리셀 플랫폼과 시장의 자정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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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2:04 KST</pubDate>
	<dc:creator>조아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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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어제까지 20만 원이었던 운동화가 오늘 갑자기 30만 원이 됐다. 수요가 많아 가격이 오른 걸까, 아니면 누군가 그렇게 보이도록 한 것일까? 스마트폰 하나로 한정판 상품을 사고파는 시대에 가격은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게 공개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될수록 그 가격을 조작하려는 시도도 발생한다.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가격을 "수많은 시장 참여자의 정보가 압축된 신호"라고 표현했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수요가 늘거나 공급이 줄었다는 사실을 시장 전체에 알리는 신호이다.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할 때 시장은 별도의 통제 없이도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리셀 플랫폼 `크림(KREAM)`은 이 가격 신호를 실시간으로 구현한다. 한정판 운동화와 패션 잡화의 판매·구매 희망가가 공개되고, 최근 체결가가 시세로 표시된다. 주식 시장의 호가창과 비슷한 구조이다. 소비자는 이 시세를 보고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하고 구매를 결정한다.신호가 표적이 된다그런데 이 투명한 구조에는 근본적 취약점이 있다. 이른바 `자전거래`다. 다계정, 지인과의 공모로 높은 구매 제안을 반복하면 체결가 즉 시세가 인위적으로 오른다. 일반 구매자는 왜곡된 시세를 진짜 시장 가치로 믿고 높은 가격에 물건을 사게 된다.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는 논문 `레몬 시장`에서 정보 비대칭이 시장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분석했다. 조작자가 시세 정보를 독점하고 일반 구매자는 그 정보를 모른 채 거래에 임하는 구조, 그 비대칭이 극단화되면 소비자는 시장 자체를 불신하게 되고 결국 거래가 사라진다.크림의 경우 실제 물건 인도 없이 판매자와 구매자가 제품을 창고에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이 취약점을 더 심화했다. 2022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정숙 의원은 한 스니커즈 모델의 일일 거래량이 수수료 무료, 적립 포인트 이벤트 기간 중 200건 미만에서 하루 4,700건으로 폭증한 사례를 들며 자전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구조 취약점과 이벤트가 자전거래를 일으킬 때 거래량이 오르고 수요가 오른 것처럼 보여 ‘소비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라는 지적이었다.시장은 먼저 움직였다시장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전거래 의혹이 퍼지자 "제품 가격이 갑자기 치솟는 게 말이 되느냐"는 반응이 나타났고, 시세에 대한 불신은 곧 상품 자체로 번졌다. 2023년 8월 KBS 뉴스가 검수를 통과한 제품에서 하자가 발견된 사례를 플랫폼 이름과 함께 보도하면서 불신은 더 확산했다. 플랫폼은 빠르게 반응했다. 공식 약관에 ‘시세 조작 행위, 자전거래 등의 시도가 확인될 경우 적발 횟수에 따라 제재를 가산한다’라고 명문화하고, 이상 시세 감지 시 거래를 취소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제도는 그 후에 움직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감에서 자전거래 의혹이 제기된 이후 2023년 업무 추진 계획에 리셀을 포함한 개인 간 거래에서의 소비자 보호 방안을 포함했다. 소비자와 플랫폼이 먼저 움직인 뒤 제도가 뒤따른 것이다.소비자의 권익을 지키는 조건가장 먼저, 소비자 자신의 가격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플랫폼이 보여주는 시세는 중립적이지 않을 수 있다. 거래량이 단기간에 급증하거나 특정 시점에 고가 제안이 집중된다면 조작의 신호일 수 있다. 시장 참여자가 가격 신호를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을 갖출 때, 조작의 효과는 반감된다. 현명한 소비자가 가장 강력한 시장 감시자이다.다음은 플랫폼의 책임이다. 체결가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이상 거래를 탐지하고, 제재 기준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플랫폼에서 신뢰는 도덕적 의무이기 이전에 생존의 조건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역할이 있다. 다만 그 역할은 시장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을 보완하는 것이다. 피해가 이미 발생했거나 소비자가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영역에서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의 몫은 시장의 자정 작용이 잘 작동하도록 돕는 것이다. 가격은 신뢰의 결과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시장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서로를 믿는다는 전제 위에서만 정보로 기능한다. 조작이 드러나는 순간 소비자는 선택을 바꾸고, 플랫폼은 구조를 고치고, 제도는 빈틈을 메운다. 그 교정의 첫 번째 주체는 시장 참여자이다. 이것이 시장경제가 불완전하면서도 작동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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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가격이 요동칠 때, 국가는 어떤걸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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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20:58 KST</pubDate>
	<dc:creator>소민영</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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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최근에 차를 타고 밖을 나가면 주유를 하기 위에 주유소가격을 보다 멈칫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휘발유 기준 1,400원, 1,500원 정도를 웃돌던 가격이 2,000원을 넘었다. 올해 2월,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시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 하루에 백몇 척이 오가던 뱃길이 10척 남짓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줄었고,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순식간에 배럴당 100달러를 찍었다. 지난 13일 협상이 깨지면서 하루만에 8%가 더 올랐다. 경유는 최근 1년 간 17%가 올랐다. 전쟁은 이란과 미국이 하고 있지만, 우리의 지갑과 기름값도 전쟁을 시작했다. 그러자 정부가 꺼내든 대책이 2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차량 5부제. 번호판 끝자리에 따라서 그날의 운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26조원 정도를 통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취약계층은 최대 60만원을 지역화폐로 뿌리겠다는 것이다. 두 정책 모두 누군가는 기뻐할 수 있는 방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로 효과가 있을 것인가? 더 깊게 들어가면 이게 맞는 방향일까? 시장은 이미 말하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알아서 움직이려 할 것이다. 교통수단을 이용하려 하거나, 카풀을 하는 사람도 있고, 불필요한 드라이브를 줄인다. 누가 이렇게 하라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제 사정을 고려한 행동이다. 굳이 번호판을 보며 통제할 필요가 없다. 시장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5부제는 이 흐름을 끊는다. 오늘 꼭 차량 이동이 필요한 사람들의 발을 묶고, 차량 운행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허용된 김에 끌고 나올 수 있다. 자원이 필요한 곳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멕시코 시티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했다. 홀짝제를 시행하자 부유층은 그에 따라 번호에 맞게 중고차량을 구입하여 오히려 차는 늘었고 대기오염은 악화됐다. 우리도 과거에 이런 정책이 있었다. 걸프전 때 10부제, 월드컵 때 2부제. 처음엔 효과가 있는 듯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방법으로 찾아 나선다. 지원금도 마찬가지이다. 취약계층이 현재 고유가로 인해서 많이 힘들어졌다는 건 사실이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대 60만원씩이나 현금을 쥐여주는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기름을 더 쓰게 만든다. 이미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기름을 아껴야 한다고 하는 시장의 신호를 당장의 돈으로 덮어버린 것이다. 기름관련 에너지가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이렇게 현금을 국민들에게 쥐여주고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는 것은, 작은 불을 끄기 위해 기름을 부어버리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이런 방식으로 지속되면 지원금으로 인해 초과 수요가 지속될 것이고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 가격은 점점 오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의 한달은 정말 부담 없이 주유를 하며 살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가격이 언제 또 한번 폭등할 지 모른다. 전쟁이 끝났어도 물가 폭등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차라리 공공재인 대중교통을 무료는 힘들더라도 어느정도  가격 할인을 통해서 자가용의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의 이용을 늘려 고유가에 대응하고, 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 문제 해결에도 좀 더 가까워지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의 신호를 덮지 않고 살리며, 취약계층에도 도움이 되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부가 할 일은 따로 있다. 번호판을 단속하는 데에 인력을 늘리기 보다는, 유류세를 조정하고 혼잡통행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차량 유동성이 심한 시간대에는 통행료를 살짝 올리고, 차량이 몰리지 않을 때에는 통행료를 낮추면 사람들은 움직임을 스스로 바꾼다. 대중교통 지원도 마찬가지이다. 강제로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 아닌 유인을 하는 것이다.이러한 방식이 훨씬 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말했다. 이러한 국가 비상시에 정부가 시장을 대신하려 할 때 시장은 반드시 큰 혼란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 상황에서도 맞는 말이다. 인플레이션은 우리에게 메세지를 항상 남긴다. 줄이고, 아끼고, 바꿔라. 시장이 주는 이 신호를 덮어두고 억제하려 하는 순간 우리는 훨씬 더 큰 혼란을 맞닥뜨릴 것이다. 비상 상황일수록 시장의 자유와 균형을 맞춰가는 힘을 믿어야 한다. 개인의 선택이 모여서 만드는 균형은, 정부의 정책보다 훨씬 강하고 유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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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미완성품을 사는 합리적인 바보들: 얼리 액세스 게임이 증명하는 시장의 자율적 질서]]>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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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9:53 KST</pubDate>
	<dc:creator>송민규</dc:creator>
	<description>
		<![CDATA[
		우리는 보통 완성된 영화의 티켓을 사고, 만들어진 재화를 구매한다. 결함이 있거나 아직 제작 중인 미완성품을 제돈 주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게임 시장은 이 상식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는 최근 독특한 거래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정식 출시되지 않은 게임을 앞서 해보는 `얼리 액세스` 게임이 등장한 것이다. 한국의 대학생 인디 팀이 개발한 게임 &lt;산나비&gt;는 얼리 액세스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lt;산나비&gt;는 2022년 얼리 액세스로 처음 선보인 이후, 유저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완성도를 높였고, 정식 출시 후 엄청난 호평을 받으며 대성공을 거두었다.[우리가 어릴 적 자주 하던 게임들을 생각해보자]우리가 어릴 적 &lt;메이플스토리&gt;, &lt;피파온라인3&gt; 등 거대 유통사의 게임을 즐겨 했던 것을 떠올릴 수 있듯이, 게임 시장은 넥슨과 같은 거대 유통사의 자본력에 의존하는 독과점 시장이었다. 소규모 개발사 및 개발자들은 게임을 출시하는 것 그 자체를 거대한 진입장벽처럼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얼리 액세스는 수요자인 게이머가 싼값에 게임을 즐기는 동시에, 초기 자본을 제공하는 투자자의 역할을 겸하게 함으로써 이 장벽을 허물었다. 그 결과, 거대 자본의 논리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얼리 액세스 게임의 위험성]대기업의 독과점적 시장 형태를 깬 이 모델에도 잠재적인 위험이 존재한다. 개발사가 얼리 액세스라는 명목으로 판매 수익만 챙긴 뒤, 돌연 업데이트를 중단해버리는 이른바 `먹튀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 현상의 원인은 정보 비대칭성에 있다. 게임에 대한 완성 의지와 각종 자금 정보에 대해서, 개발자는 완벽한 정보를 쥐고 있지만 게이머는 그렇지 않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극심해질 경우, 조지 애컬로프의 레몬 시장 이론에 따라 진정성 있는 개발자는 떠나고 겉만 그럴싸한 불량품인 레몬 게임들만 시장에 남게 될 것이다. 이후 배신당한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시장 실패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스스로 균형을 찾는 시장]놀랍게도 얼리 액세스 시장은 붕괴하지 않았다. &lt;산나비&gt;처럼, 자본의 한계를 뛰어넘은 새롭고 혁신적인 게임들이 여전히 쏟아져 나오고, 수많은 게이머들이 이를 즐기고 있다. 이는 외부의 강력한 규제 없이, 시장이 스스로 신뢰를 회복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실제 스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유저 리뷰 시스템은 아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개발자가 약속을 어기고 업데이트를 방치할 경우, “압도적으로 부정적”이라는 유저들의 평가가 낙인처럼 찍히며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도태된다. 반면, 진정성 있는 개발자는 주기적으로 패치 노트를 공개하고 피드백을 수용하며 끊임없이 유저들과 소통한다. 이들에게는 “대체로 긍정적”, “압도적으로 긍정적”과 같은 좋은 평가가 주어질 것이다.또한 스팀은 플레이 시간이 2시간 이내일 경우 구매를 철회하도록 도와주는 정책을 운영한다. 우리는 개발자의 행보가 미심쩍을 경우 구매를 철회할 수 있고, 미완성된 게임에 대한 궁금증을 안전하게 해소할 수 있게 된다.[결국 우리가 원하기 때문이다]본질적으로 얼리 액세스 시장을 지탱하는 진정한 힘은 소비자에게 있다. 우리 게이머들은 개발자와 함께 게임을 깎고 다듬는 과정 그 자체에 큰 효용을 느낀다. 게임의 연구, 즉 생산에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서의 자발적 기여는 얼리 액세스 시장의 불확실성을 혁신으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인 것이다.게임 &lt;산나비&gt;는 죽은 후 로봇이 된 아버지와 그를 그리워하는 딸의 기적적인 만남,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여행을 그린다. 이 감동적인 스토리는 결코 개발자 혼자 써 내려간 것이 아니다. 정보 비대칭의 위기를 신뢰로 극복하고, 수년간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함께 게임을 완성해 온 시장의 참여자들이 있었기에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던 것이다.이 시장에서 개발자와 게이머가 함께 만들어낸 것은 단순한 게임을 넘어선, 시장의 자생적 질서 그 자체다. 시장은 오늘도 스스로 길을 개척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질서의 힘을 믿고 다음 혁신이라는 미완성품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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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가격 통제의 역설: 1974년 워싱턴과 2026년 서울]]>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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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8:34 KST</pubDate>
	<dc:creator>조영재</dc:creator>
	<description>
		<![CDATA[
		서울에서 재현되는 52년 전 워싱턴요즘 주유소 앞을 지나다 보면 전광판 숫자에 자꾸 눈이 간다. 리터당 2,000원을 훌쩍 넘긴 숫자는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내 지갑과 얼마나 가까운지 실감하게 한다. 시민들은 주말 드라이브 대신 지하철을 택하고, 카풀 앱을 내려받으며, 전기차 시승 예약에 몰린다. 정부는 지난 3월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정유사 공급가에 상한선을 걸었고, 이번 주 4차 고시를 앞두고 있다. 3차 고시가는 휘발유 리터당 1,934원이지만, 서울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는 이미 2,029원을 넘어섰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벌어진 풍경이다. 이 풍경에는 짙은 기시감이 있다. 1974년 워싱턴에서 실패로 끝난 실험이 지금 서울에서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가격이라는 시장의 언어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시장이 보내는 언어다. 유가가 치솟자 소비자는 자가용 대신 지하철을 택하고 전기차 구매를 저울질하며, 기업은 태양광 투자를 다시 고려한다. 주목할 점은 이 반응들이 누구의 지시도 없이 거의 동시에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며칠 만에 주유소 전광판에 새겨지면, 수백만 명이 각자의 사정에 맞춰 반응한다. 어떤 정부도, 어떤 알고리즘도 이처럼 빠르고 정밀하게 의사결정을 조율할 수는 없다. 전광판의 네 자리 숫자 하나가 수백만 개의 선택을 조용히 조율하는 셈이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라 주유소 전광판 위에서 지금도 구체적으로 작동하고 있다.신호등을 꺼 버린 결과문제는 정부가 이 신호를 인위적으로 억누르려 한다는 점이다. 고시가가 시장가보다 낮으면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공급자는 팔수록 손해이기에 공급을 줄이고, 소비자는 잘못된 신호를 받아 수요를 유지한다. 1974년 닉슨 행정부의 가격상한제가 대표적인 정부실패 사례로 남은 이유다. 당시 미국의 주유소 앞에는 차량이 수 마일씩 늘어섰고, 홀짝제와 같은 배급제까지 등장했다. 반면 통제가 없던 나라에서는 높은 가격이 수요를 억제하고 신규 투자를 자극해 시장이 스스로 균형을 찾았다. 현재의 서울은 그 실패의 전철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다. 정유사 손실이 쌓이자 정부는 고시가 인상을 고민 중이고, 그 손실은 결국 국채로 메워야 한다. 당장의 고통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청구서를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는 셈이다.유류세 인하도 임시방편일 뿐정부는 동시에 유류세 인하 폭을 휘발유 15%, 경유 25%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65원, 경유는 87원 낮아진다. 당장의 부담은 줄어들겠지만, 구멍 난 세수는 결국 다른 세금을 올리거나 국채를 발행해 메워야 한다. 비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만 바꾸어 국민에게 돌아올 뿐이다. 더욱이 유류세 인하의 혜택은 기름을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커진다. 인위적으로 낮춘 가격은 에너지 절약 동기를 꺾고 전기차 전환마저 늦춘다. 선의의 개입이 부작용을 낳는 전형적인 정부실패이다.시장을 억누르지 말고 사람을 지원하라물론 위기의 고통은 현실이다. 난방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저소득 가정, 유류비에 민감한 영세 화물차주의 어려움은 통계가 아니라 일상이다. 그러나 해법은 가격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에너지 바우처 확대, 저소득층 대중교통 할인, 영세 화물차 유가보조금 한시 증액 같은 맞춤형 지원은 시장 원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형평성을 달성한다. 모든 사람의 기름값을 낮추는 게 아니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진정한 복지다. 전자는 시장을 왜곡시키지만, 후자는 시장을 살린 채 사람을 구한다. 전광판의 2,029원은 불편하지만 정직하다. 1974년 닉슨은 이 원칙을 무시한 대가로 주유소 앞에 끝없는 대기 행렬을 남겼다. 2026년 서울이 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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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디지털 `보이지 않는 손`: 가격 차별이 만드는 사회적 후생의 극대화]]>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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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7:31 KST</pubDate>
	<dc:creator>김하나</dc:creator>
	<description>
		<![CDATA[
		 지난 3월 상하이 여행을 준비하며 호텔 예약 사이트를 띄워 놓고 한참 동안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며 최저가를 찾는 전쟁을 벌였다. 예약창에 접근하는 경로에 따라 가격이 계속해서 바뀌었기 때문이다. 포털 검색을 통해 우회 접속했을 때와 앱을 직접 실행했을 때의 가격이 달랐고, 장바구니에 담아둔 채 고민하는 동안에도 숫자는 계속해서 변했다. 처음에는 `나만 비싸게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시장이 나의 지불 용의를 실시간으로 탐색하는 과정이 정말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흔히 공정함의 절대적 척도로 ‘일물일가’를 떠올린다. 누구나 같은 물건을 같은 가격에 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시장경제는 AI를 통해 그 관념을 깨트리고 있다. 최근 한국 시장을 장악한 커머스 플랫폼인 테무가 대표적이다. "10분 내 구매 시 90% 할인" 혹은 "장바구니 상품 3개 13,000원"이라는 푸시 알람들은 언뜻 보면 소비자에게 조급함을 심어주는 상술 같지만, 사실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해 소비자의 유보 가격을 파고드는 초개인화 가격전략이 숨어있다. 테무가 국내 진출 3개월 만에 사용자 수 1위를 기록한 비결은 단순히 싼 가격이 아니라, 각 개인의 한계 효용에 최적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가 느끼는 심리적 저항선을 시장적 해법으로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격 변동성이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것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의 공연 티켓이다. 다이내믹프라이싱 도입으로 티켓 가격이 40배나 치솟자 비난이 쏟아졌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것은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하는 시장의 가장 정직한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수요가 폭주할 떄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원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우선 배분하기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의 해법이다. 만약 가격이 고정되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 혜택은 티켓이 간절한 팬들이 아닌 매크로를 동원한 암표상의 주머니로 들어갔을 것이다. 폭등한 가격은 오히려 암표시장의 기대이익을 상쇄하며 생산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돌려주고 이는 다시 더 좋은 콘텐츠 공급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 즉,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가 강조했듯 시장 참여자들에게 어디로 자원이 흘러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장 강력한 신호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가격 차별은 사중손실을 줄이는 강력한 도구다. 높은 고정 가격 때문에 시장에서 배제되었던 소비자들이 개인 맞춤형 할인을 통해 거래에 참여하게 되면서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초개인화된 가격 책정은 소비자 잉여를 생산자에게 강제로 이전시킨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가격 차별은 기존의 높은 고정가격 체제에서 구매를 포기해야 했던 잠재적 소비자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못해 증발해버릴뻔한 사회적 후생이 보존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유동적인 가격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현대적 버전이 된다. 상하이의 호텔 방부터 런던의 콘서트장까지 가격은 더 이상 멈춰 있는 숫자가 아니다.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 발견 기능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결국 자원 배분을 도와주는 나침반을 고장내는 일과 다름없다. 기술이 이끄는 가격 체계를 신뢰할때, 시장은 비로소 모든 참여자의 바람을 가장 효율적인 지점으로 안내할 것이다. 복잡한 알고리즘 뒤에 숨겨진 시장경제의 원리는 오늘도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순간에도 가장 합리적인 해답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이제 가격의 변동을 불공정이 아닌 최적화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더 풍요롭고 자유로운 시장경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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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1주일짜리 유행이 우리에게 남기는 법]]>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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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6:40 KST</pubDate>
	<dc:creator>김채원</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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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스마트폰 화면을 밀어 올릴 때마다 세상은 참으로 분주하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를 사기 위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던 사람들이, 오늘은 제철의 싱싱함을 담은 ‘봄동 비빔밥’ 레시피를 공유하느라 바쁘다. 그러다 어느 순간 피드는 다시 ‘창억떡’으로 도배된다. 이른바 ‘초단기 유행’의 시대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개 곱지 않다. 주체성 없이 남을 따라 하는 ‘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의 산물이라거나, 자원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소모적인 쏠림 현상이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과연 그럴까? 우리가 이 초단기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무런 실체도 없는 허영에 불과한 것인지 묻고 싶다.경제학적 시각으로 보면, 이 혼란스럽게 쏟아지는 유행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시장을 ‘발견 절차’라고 불렀다. 시장은 멈춰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무엇이 가치 있는지 끊임없이 찾아내고 검증하는 역동적인 과정이라는 뜻이다. 과거의 시장이 거대 기업의 기획 아래 서서히 움직였다면, 지금의 플랫폼 사회는 그 발견의 속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렸다. 두쫀쿠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간식을 사는 게 아니다. ‘식감의 변주’라는 새로운 효용에 대해 자신의 지갑을 여는 것이다. 창억떡의 품절 대란 역시 전통이라는 익숙한 가치가 현대적 감각과 만났을 때 얼마나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비판자들이 내세우는 ‘FOMO’라는 단어도 사실은 억울한 면이 있다. 정보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개인이 모든 선택지의 기회비용을 일일이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때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 즉 유행은 가장 효율적인 ‘정보의 지름길’이 된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해본다”는 말 속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에 의해 1차적인 검증이 끝난 선택지에 올라탐으로써 자신의 실패 위험을 줄이려는 합리적인 경제적 유인이 숨어 있다. 우리는 유행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유행이라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가장 효율적으로 자신의 취향을 탐색하고 있는 셈이다.물론 1주일이면 사그라드는 유행이 남기는 매몰 비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해한다. 하지만 시장의 자생적 질서는 그 숱한 시행착오를 먹고 자란다. 수백 개의 유행이 거품처럼 사라지는 과정에서 비로소 시장은 소비자의 진짜 선호가 어디에 머무는지 학습한다. 이 치열한 유행의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것들이 결국 새로운 산업의 표준이 되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유행은 낭비가 아니라, 진정한 보석을 건져 올리기 위해 시장이 치러야 하는 시행착오에 가깝다.결국 두쫀쿠나 봄동비빔밥을 향한 우리의 유별난 애정은, 플랫폼에서 벌어지는 역동적인 선호 발견 과정이다. 유행의 주기가 짧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소비자들의 아주 세밀한 욕구 변화에도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다.우리는 더 이상 누군가 정해준 유행을 수동적으로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시장에 쉼 없이 신호를 보낸다. “우리는 이런 식감을 원해”, “우리는 이런 감성을 좋아해”라고 말이다. 그러니 초단기 유행을 보며 혀를 찰 필요는 없다. 그 소란스러운 열기야말로 우리 시대의 시장 경제가 얼마나 건강하고 치열하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뜨거운 증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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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케이씨 인증 마크가 가로막은 택배 상자와 소비자 주권의 승리]]>
	</title>
	<link>/20260527_29066</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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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5:40 KST</pubDate>
	<dc:creator>노승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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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몇 달 전 평소 취미로 즐기던 기계식 키보드 조립을 위해 해외 직구 플랫폼에서 특수 스위치 부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뉴스 속보를 접했다.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명목으로 국내 안전 인증인 케이씨 마크를 받지 않은 여든 개 품목의 해외 직접 구매를 전면 차단하겠다는 발표였다. 내가 구매하려던 스위치 역시 전파 인증 요건에 걸려 졸지에 밀수품 취급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국민을 유해 물질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국가의 선의는 겉보기에는 무척이나 따뜻하고 자상해 보였다. 그러나 그 따뜻한 선의의 이면에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참히 짓밟고 시장의 자율성을 억압하는 가장 폭력적인 탁상행정의 민낯이 숨겨져 있었다.정부의 논리대로라면 국가가 인증하지 않은 해외의 모든 공산품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물질이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의 시장은 관료들의 낡은 서류철보다 훨씬 방대하고 복잡하다. 전 세계 수백만 개의 틈새 상품과 부품들에 일일이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드는 국내 인증을 강제한다는 것은 사실상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 더 심각한 모순은 똑같은 해외 제조사의 제품을 국내 수입업자가 들여와 유통 마진을 세 배 이상 붙여 팔 때는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결국 국민 안전이라는 거창한 명분은 허울일 뿐 그 본질은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해외 플랫폼의 공세로부터 경쟁력을 상실한 국내 중간 유통업자들을 보호하려는 시대착오적인 보호무역 조치에 불과했다.과거의 소비자였다면 국가의 강력한 통제 앞에서 불만을 삼키며 비싼 가격에 국내 제품을 구매했을지도 모른다. 국가가 곧 절대적인 정보의 독점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의 소비자들은 달랐다. 정책이 발표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서는 정부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날 선 비판들이 쏟아져 나왔다. 소비자들은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동일한 제품이 국내에서 얼마나 폭리를 취하며 판매되고 있는지 데이터로 증명해냈고 해외 선진국의 안전 인증 표준을 무시하는 갈라파고스적 규제의 맹점을 정확하게 찔렀다. 특정 정치 성향이나 세대를 불문하고 오직 자신의 경제적 권리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수백만 명의 개인이 자발적으로 뭉쳐 거대한 저항의 파도를 만들어낸 것이다.이 거센 파도 앞에서 결국 정부는 불과 사흘 만에 정책을 철회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는 단순히 해외 쇼핑몰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일차원적인 해프닝이 아니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여 소비자의 지갑을 통제하고 무엇을 사고팔지 결정할 수 있다고 믿었던 오만한 관료주의에 대한 시장의 준엄한 심판이자 루트비히 폰 미제스가 강조했던 소비자 주권이 현실에서 완벽하게 승리한 역사적 사건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진정한 권력은 명령을 내리는 정치인이나 법을 만드는 관료에게 있지 않다. 매일매일 시장이라는 투표소에서 자신이 번 돈으로 가장 훌륭한 가치에 표를 던지는 수많은 소비자야말로 경제의 진정한 지배자다.시장은 어리석고 연약하여 국가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아이가 아니다. 수천만 개의 별점 리뷰와 실사용 후기 분석 영상 등 소비자 스스로 구축한 정보의 네트워크가 그 어떤 정부의 도장 하나보다 훨씬 더 촘촘하고 정확하게 불량품을 걸러낸다.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경쟁을 차단하고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낡은 규제는 필연적으로 부패와 비효율을 낳을 뿐이다. 소비자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가장 저렴하고 품질 좋은 재화를 자유롭게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권리야말로 국가의 부를 증진시키는 가장 확실한 동력이다. 내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의 가치는 관료의 책상이 아니라 오직 나 자신의 합리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뼈저리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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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플랫폼 규제,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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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4:24 KST</pubDate>
	<dc:creator>류호익</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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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교통수단과 탑승객들이 만나는 장소를 의미하는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차용한 단어이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어플을 판매하거나 구매하며 디지털 세상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였는데, 이러한 관계들이 다각화되고 발전되어 지금의 플랫폼이란 단어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즉, 교통수단과 탑승객들의 만남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관계를 의미하는 단어로 변모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플랫폼은 ‘여러 경제주체들이 디지털 공간에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체계’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유형의 경제 모델을 탄생시켰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플랫폼 기반의 공유 경제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승자 독식하는 플랫폼 경제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사회적 규제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플랫폼 경제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필자는 플랫폼 경제의 승자독식에 대한 비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승자독식을 옹호하고자 한다. 그리고 플랫폼 경제의 특징을 소개하여 플랫폼 경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자 한다.[플랫폼 경제의 승자독식 문제와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플랫폼 경제를 비판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승자독식이다. 공유경제라는 모델을 차용하면서도, 시장 점유율과 이윤은 왜 공정하게 공유하지 않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플랫폼 경제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에 제기되는 비판이다. 플랫폼 경제는 기본적으로 자원의 희소성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자원 중심의 오프라인 세계와는 달리, 온라인 상에서 정보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업과 소비자가 연결되는 관계 중심의 경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에서는 재화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수가 많아질수록 그 재화의 가치가 증가한다는 네트워크효과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곧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일 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효율적임을 의미한다. 결국 플랫폼 기업의 승자독식은 경제주체들의 합리적인 선택과 시장 자유 경쟁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지, 불공정함의 결과가 아닌 것이다.  경제학자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은 이러한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끊임없이 내부로부터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기존의 구조를 파괴해 새로운 구조를 창조하는 과정”이라는 의미의 ‘창조적 파괴’개념을 주장하였다. 이 개념을 승자독식 문제에 대입한다면, 시장 내 독점기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독점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더 나은 기업이 등장하면 이전의 독점기업은 사라지게 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에서는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 민족을 따라잡는 쿠팡이츠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이처럼 승자독식은 오히려 경쟁과 혁신을 재창조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규제 완화로 인한 수확체증의 법칙과 소비자 후생의 증가]  플랫폼 기업은 생산요소의 투입량이 증가할수록 산출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수확체증의 법칙을 특징으로 갖는다. 특히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온라인상에서 유통되는 정보재의 경우 완전성, 즉시성, 확장성을 기반으로 지속가능성을 예비한다.  ①디지털화(digitalization)한 제품은 복사본을 원본과 똑같이 만들 수 있다. ②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정보재의 완전한 사본을 거의 즉시, 어느 곳에나 유통할 수 있다. ③ 확장성은 완전성과 즉시성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신규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이 정보재의 특징이다. (『플랫폼 승자의 법칙』128쪽)  다시 말해, 플랫폼 기업은 사업 초기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할지는 몰라도, 그 이후에 추가적으로 요구되는 한계비용은 0(영)에 수렴하기 때문에, 기업의 산출량과 그로 인한 이윤이 체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경제가 획기적인 것은 이러한 기업의 이윤의 증가가 소비자의 후생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네트워크 효과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일어나는 현상인데, 소비자가 모일수록, 기업의 가치는 증가하게 되고, 이에 소비자가 또 몰리게 되는 선순환 효과가 발생한다. 한계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기업은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게 되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소비자에게는 소비자 잉여가 증가하게 된다.  플랫폼 경제가 가진 이러한 특징들은 규제가 완화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처럼 플랫폼 경제에 대한 규제는 플랫폼 경제의 순기능이 활성화되고 소비자의 후생이 증가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어 완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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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K 방산의 비상: 쌍방독점의 우물을 넘어 자유 경쟁의 바다로]]>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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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3:24 KST</pubDate>
	<dc:creator>강동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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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지난 2025년 가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ADEX 2025현장의 열기는 무척이나 뜨거웠다. 굉음을 내며 창공을 가르는 KF 21 보라매의 비행과 전 세계 바이어들과 국민이 몰려든 전시장 안의 풍경은 더는 방위산업이 우리만의 안보 산업에 머물지 않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그날 느꼈던 압도적인 기술의 위용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불고 있는 방산주 열풍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주요 기업들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자본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은 방산이 이제 안보 테마를 넘어 실질적인 실적을 내는 신성장동력으로 진화했음을 상징한다. 2025년 수출액 150억 달러 돌파라는 성과는 단순히 지정학적 수혜를 넘어 시장경제의 핵심 원리인 경쟁과 인센티브가 만들어낸 결실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최근의 성과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일시적 공백 덕분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서방 국가들이 생산 능력을 일시적으로 상실한 틈을 타 얻은 운 좋은 결과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시장은 결코 요행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기회는 모든 국가에 공평하게 찾아왔으나 그 기회를 천문학적인 수주로 연결한 곳은 오직 한국이었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국내 시장의 독특한 구조 속에서도 끊임없이 효율성을 갈고 닦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동안 국내 방산 시장은 경제학적으로 쌍방독점이란 한계를 지녀왔다. 국가라는 유일한 구매자가 존재하는 수요독점과 특정 업체가 생산을 전담하는 공급독점이 맞물린 구조 속에서 기업들은 정부가 정해준 비용에 이윤을 더하는 원가보상제에 안주하기 쉬웠다. 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도 다음 계약 금액만 낮아지는 구조는 전형적인 대리인 문제를 낳았고, 기업의 혁신 동기를 억누르는 족쇄가 되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원가보상제도 하의 엄격한 비용 검증 시스템은 기업에 극한의 운영 효율성을 강요하였고 이렇게 축적된 원가 관리 능력은 글로벌 시장에선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내공은 CVP분석 관점에서 놀라운 시너지를 발휘했다. 방위산업은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이 투입되는 고정비 비중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대규모 수출 계약들이 보장하는 조업도는 단위당 고정비를 급격히 하락시키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서방 국가들이 규제와 노후화된 설비로 소량 생산에 머물며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을 때 한국 기업들은 적기 납품과 가성비라는 시장의 요구에 응답했다. 결국 K 방산의 성공은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라 시장의 신호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효율성을 미리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준비된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이 일시적 성공을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방산 선진국인 미국은 시장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인위적인 경쟁을 극대화하는 영리한 시장 설계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무기 체계 도입 시 복수 업체를 경쟁시켜 효율성을 끌어내는 듀얼 소싱 체계나 기업이 예산보다 원가를 절감했을 때 그 이득의 일정 부분을 수익으로 직접 보장해주는 성과 기반 인센티브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들은 기업이 규제 준수라는 수동적 목표를 넘어 스스로 혁신을 선택하게 만드는 강력한 장치이다. 우리 정부 역시 원가 하나하나를 감시하며 비용을 통제하는 관리자에서 벗어나 기업이 혁신을 통해 창출한 가치를 정당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조력자로 거듭나야 한다. 안보라는 공공재의 영역조차 시장경제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할 때 비로소 가장 효율적인 국방력을 담보할 수 있다. ADEX 현장에서 목격한 화려한 기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민간의 창의와 이윤 동기가 산업 전반에 흐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이제 시작일 뿐이며 시장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혁신을 보상하는 시스템의 확립함으로써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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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화물연대의 시위와 노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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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2:09 KST</pubDate>
	<dc:creator>김영신</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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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시장은 가격을 통해 자원을 배분하는 정교한 신호 체계다.화물운송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며, 운임이라는 가격이 수요와 공급을 조정해 물류를 흘러가게 만든다. 그러나 최근 반복되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와 물류 시설 봉쇄는 이 시장 메커니즘 자체를 정면으로 거스르며, 단지 일부 조합원의 이익을 넘어 전체 화물 노동시장의 기반을 침식시키고 있다.화물운송 노동시장을 단순화해 보면, 운송을 의뢰하는 기업과 운송사를 수요 측, 화물차 기사들을 공급 측으로 보는 경쟁시장에 가깝다. 이 시장에서 균형 운임은 운송 수요와 노동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되며, 많은 비조합원 화물 운송 기사들은 그 균형가격에 대체로 만족하며 자신의 선택으로 일을 이어간다. 문제는, 이 균형에 불만을 가진 조합원이 집단행동을 통해 가격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요구할 때 발생한다.화물연대의 파업은 단순히 “일하지 않겠다”라는 차원을 넘어, 주요 물류센터와 공장의 출입을 봉쇄하고, 현장 진입을 시도하는 비조합원 차량에 실질적인 물리적·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자신의 노동 공급을 철회하는 자유로운 선택을 넘어, 다른 공급자의 노동시장 참여 자유를 제약하는 행위다. 그 결과, 원래 균형 운임에 만족하며 일하려던 비조합원 기사들은 자발적인 공급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피해를 당한다.또한 물류 거점 봉쇄는 특정 기업과 산업에 대한 선택적인 공급 차단을 초래하며, 이 과정에서 비조합원 기사들은 새로운 물량을 얻을 기회마저 잃게 된다. 예컨대 편의점 CU의 물류센터와 간편식 공장이 봉쇄되면서 수천 개 점포의 매대가 텅 비고, 가맹점주와 협력업체의 피해가 빠르게 확산한 바 있다. 이때 물류를 대체 운송으로 이어갈 수 있었던 비조합원 기사들도, 출입구 봉쇄와 사실상 강제력 앞에서 추가 운송 수요를 흡수하지 못하고 수입 기회를 상실한다.더 나아가, 반복적인 집단 운송 거부는 국내 물류 전반의 신뢰를 훼손한다. 최근 파업 사례에서도 시멘트·철강·타이어 출하량이 평소의 일부 수준으로 급감하고, 수출입 컨테이너 운송이 지연되는 등 광범위한 경제적 비용이 발생했다. 가격 메커니즘이 아닌 조직력에 의해 물류가 멈추는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생산·투자 환경은 “예측 가능성”을 잃고, 기업들은 장기 투자 대신 단기 회피 전략에 나서게 된다. 이는 결국 전체 산업 경쟁력과 일자리의 총량을 잠식해, 화물 운송 기사 및 경제 전체의 후생을 떨어뜨린다.시장경제의 관점에서 노동조합은 스스로의 노동을 집단으로 공급 조절하는 자유로운 결사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당성의 한계는 분명하다. 첫째,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다른 노동자의 선택을 강제로 제약할 수 없다. 둘째, 사유 재산권과 시설 이용을 물리적으로 봉쇄함으로써 제 3자의 교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 화물연대의 시위가 이 두 가지 선을 반복적으로 넘어서면서, 이는 자발적 교환을 기반으로 한 시장 질서보다, 특정 이해집단이 가격과 거래를 지배하려는 “운송 카르텔”에 가까워지고 있다.균형이 이루어지는 시장은 언제나 완벽하지 않지만, 그 불완전성을 바로잡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경쟁과 정보의 확충, 그리고 진입·이동의 자유 보장이다. 특정 집단이 정치적 힘과 물리적 압력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가격을 강제하는 순간, 시장은 더 이상 분산된 지식을 반영하지 못하고, “크게 외치는 소수”의 의사를 반영하는 체제로 전락한다. 이 과정에서 조용히 자신의 일자리에 만족하며 살아가던 비조합원 노동 공급자들이야말로 가장 먼저 피해자가 된다.시장경제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크다고 해서 더 많은 몫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교통량을 조절하는 신호등을 힘으로 밀어 넘어뜨린다고 해서 도로가 더 안전해지지 않는 것처럼, 가격이라는 신호를 집단행동으로 왜곡한다고 해서 화물 노동시장이 더 공정해지지도 않는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와 봉쇄는, 일부 조합원의 단기 이익을 위해 조용한 다수 노동자와 소비자, 그리고 미래 세대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이며, 시장원리의 관점에서 분명히 비판받아야 할 균형 훼손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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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정책의 대상과 부담자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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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10:46 KST</pubDate>
	<dc:creator>정재민</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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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1. 세금은 누가 내는가?세금을 `부과받는 자`와 세금을 `실제로 부담하는 자`는 다를 수 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조세귀착의 문제라고 부른다. 우리는 흔히 법적 납세 주체를 곧 경제적 부담자로 여기지만, 현실의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세금의 의도와 다르게 부담은 협상력과 시장 구조에 따라 전가되고, 때로는 처음부터 전혀 다른 사람에게 도달한다.2. 관세의 역설: 기업이 내고, 소비자가 부담한다2025년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미국 해방의 날`을 선언하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명분은 분명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불공정 무역을 일삼는 외국 기업에 고통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이 정책에 환호했다. 하지만 그 고통은 실제로 외국 기업에 전해지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분석에 따르면, “관세로 인해 오른 비용의 90%가 결국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고 분석했다. 또한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2025년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기준으로 미국 물가가 단기적으로 1.8% 오르고, 평균 가구당 연간 2,400달러의 실질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관세는 외국 기업에 부과됐지만, 청구서는 미국 소비자의 카드에서 결제됐다.3. 한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그 구조최근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2025년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상승을 막기위해 출범 4개월 만에 세 차례 대규모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다. 그중 10·15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묶는 `3중 규제`로, 역대 정부를 통틀어 전례 없는 강도였다. 갭투자는 사실상 전면 금지됐고, 2026년 5월부터는 4년간 유예됐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재개된다. 정부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게 만들어 부동상 시장을 안정시키고, 상승을 막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조차 2025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일련의 부동산·대출 규제 조치에 대해 `서민의 고통이 수반될 수 있지만’ 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 세금 부담이 서민들에게 전이됐다.4. 수치로 보는 전가의 현실규제의 방향은 다주택자이였지만, 가장 먼저 달아오른 것은 임대 시장이었다. 갭투자 차단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2025년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3.29%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유세 부담도 임대료로 흘러들 채비를 마쳤다. 강남 은마아파트 전용 84㎡의 내년 보유세는 올해보다 42.7% 뛴 1,005만 원으로 추산된다. 집주인이 이 비용을 스스로 흡수할 유인은 없다. 전문가들이 2026년 서울 전셋값 상승률(예상 4.7%)이 매매가 상승률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하는 배경이다. 매매를 막으면 임대로, 전세를 막으면 월세로, 공급이 줄면 가격으로. 시장에는 규제를 돌아가는 회로가 언제나 열려 있다.5. 전가 메커니즘 비교: 관세 vs 부동산 규제두 사례는 같은 메커니즘을 공유하면서도 그 속도와 방식이 다르다. 관세의 전가는 빠르고 가시적이다. 관세 부과 후 7개월이면 가격이 완전히 전가된다는 연준의 분석이 이를 보여준다. 반면 부동산 규제의 전가는 계약 갱신 주기, 매물 잠김, 공급 감소라는 완충지대를 거치며 더 느리고 복잡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방향은 같다. 다주택자를 압박하면 임대 공급이 줄고, 전세 매물이 사라지면 월세 시장이 달아오른다. 전문가들이 2026년 전월세 시장의 불안 요소가 매매 시장보다 더 크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6. 정책의 대상과 부담자는 다를 수 있다트럼프의 관세가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됐듯,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보호하려는 세입자에게 오히려 더 높은 월세 청구서를 안기는 역설을 낳고 있다. 좋은 정책은 `누구를 겨냥하느냐`만큼이나 `비용이 어디에 착지하느냐`를 함께 묻는다. 법적 대상과 경제적 부담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는 한, 정책이 보호하려는 사람이 가장 먼저 청구서를 받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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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사익(私益)이 지배하는 규제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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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09:21 KST</pubDate>
	<dc:creator>한승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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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정부의 규제는 선의에서 출발한다. 자본을 통제하고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분 앞에서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 정치인들은 카메라 앞에서 골목상권을 외친다. 기존 산업 종사자들은 생존권을 내걸고 거리에 선다. 겉보기엔 무척이나 정의로운 풍경이다.그런데 왜, 이 따뜻한 정책들의 끝은 늘 누군가의 독점일까. 정책 시행 이후의 현실을 짚어보자. 약자는 구제받았는가? 시장은 공정해졌는가? 결과는 참담했다. 현실의 입법은 동화가 아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스티글러의 `규제 포획 이론`은 규제의 실체를 잘 보여준다. 규제는 공익을 위해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기존 기득권이 자신의 지대를 지키고 경쟁자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국가의 강제력을 `구매`한 결과물에 가깝다. 약자 보호는 포장지다. 알맹이는 기득권의 사익 수호다. 한국 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수많은 규제 역시 이 덫에 단단히 걸려 있다.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보자. 2012년 정치권은 유통 재벌로부터 전통시장을 지키겠다고 나섰다. 대형마트 문을 한 달에 두 번 닫게 했다. 주말에 장을 보려던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동네 시장으로 갈 것이란 계산이었다. 표를 의식한 정치권과 특정 상인 단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규제는 곧바로 강행됐다.10년이 지났다. 대형마트가 쉬는 일요일, 전통시장은 살아났는가. 대형마트 매출은 꺾였다. 그 발길이 전통시장으로 향한 비율은 20%도 채 되지 않았다. 마트를 찾던 소비자와 전통시장 수요는 애초에 대체재가 아니었다. 나 역시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대형마트에서의 식재료 가격과 품질을 확인하고, 상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전통시장에서 식재료를 사는 방식으로 시장을 이용한다. 또한 소비자들이 마트가 닫힌 일요일에 켠 것은 스마트폰 앱이다. 쿠팡과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이커머스라는 제3의 자본이 반사이익을 챙겼다. 이 규제는 소비자의 주말을 불편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목표했던 지역 상권 부흥은 없었다. 남은 것은 골목상권을 지킨다는 명분뿐이다.대형마트 규제가 과거의 실패라면, 플랫폼 규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혁신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사회는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 소비자가 환호하는 서비스가 나온다. 기존 직역 단체들이 생존권을 이유로 반대한다. 정부와 국회는 갈등을 중재하는 대신, 이익집단의 눈치를 보며 새 기업을 막는 법안을 통과시킨다.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가 그랬다. 심야 시간 승차난에 지친 시민들에게 쾌적한 모빌리티 서비스는 확실한 대안이었다. 택시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국회는 `우버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시민의 이동 편익은 무시됐다. 우리 일상을 생각해보면, 택시가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부터 운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택시가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회식을 한 뒤 집에 가려고 하는 시간에 운행하는 택시도 많지 않다. 이러한 사람들의 택시 이용에 대체를 할 수 있는 `우버’ 플랫폼을 규제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전체적인 효용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법률 플랫폼 `로톡’과 비대면 진료 서비스도 다르지 않다. 정보 비대칭을 줄여 서민들이 쉽게 법률 조력을 받게 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쉽게 의료 서비스를 누릴 길을 열었다. 변호사 단체와 의사 단체는 고발을 이어가며 이들을 쫓아내려 했다.이들이 내세우는 반대 이유는 늘 비슷하다. "소비자 안전이 우려된다", "플랫폼 독점이 문제다", "골목 상권이 죽는다". 포장지를 벗겨보면 속내는 "새 경쟁자가 내 밥그릇을 뺏는 꼴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경쟁으로 서비스 질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시장의 진화를 국가가 막아선다. 특정 집단만 보호하는 `사다리 걷어차기’다. 그 피해는 주말 밤 택시를 잡지 못하는 시민들, 양질의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국민들의 몫이다.국가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이익집단의 로비에 밀려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는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특정 집단의 이윤을 지켜주는 규제 장벽은 허물어야 한다. 누군가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다른 누군가의 혁신을 가로막는 것은 공익이 아니다.모든 주체가 링 위에서 경쟁하도록 도와야 한다. 소비자가 가장 좋은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 그것이 국가의 임무다.기울어진 운동장을 잡겠다며 또 다른 장벽을 세우는 일은 멈춰야 한다. 국가는 기득권의 보디가드가 아니다. 규칙을 어기면 호루라기를 불지만, 경기 자체에는 개입하지 않는 냉정한 룰 메이커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겹겹이 쳐진 규제의 망을 끊고 혁신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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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묵수성규(墨守成規) - 경자유전 이라는 낡은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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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07:08 KST</pubDate>
	<dc:creator>이성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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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유용한 도구가 애물단지가 되는 일은 흔하다. 이는 정부 정책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인데, 경자유전의 원칙이 대표적이다. 경자유전의 원칙하에 진행한 농지 개혁으로 한국 농업 시장은 수많은 자영농이 경쟁하는 완전경쟁시장으로의 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증가한 농업 생산성을 바탕으로 한 인구 부양력의 상승은 산업화에 필요한 인구를 확보할 수 있게 하였고, 한강의 기적의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경자유전의 원칙은 오늘날에는 한국 농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지기도 한다.한국 농업의 문제점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기업농의 부재이다. 사실 현재 한국 농업의 상황은 오히려 기업농이 등장하기에 적절한 상황이다. 기존의 소규모 자영농들이 고령화되어 농업에 종사할 다음 세대가 필요한데, 농업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다. 이는 주인을 잃은 농지를 얻은 자영농이 기업농이 되기에 적절한 환경이다. 하지만, 경자유전의 원칙이 기업농의 등장을 막고 있다. 경자유전의 원칙이 왜 기업농의 등장을 막고 있는지 이야기하기에 앞서 경자유전의 원칙으로 인해 형성된 한국 농업의 진입장벽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경자유전의 원칙으로 인해 농지는 원칙적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으며, 농지의 임대 또한 예외적인 사유를 제외하면 불가능하다. 농지의 매매에도 농지취득자격증명의 취득과 같은 제한이 있다. 특히 기업 규모로 농업을 영위하려면 농업 법인의 설립과 같은 추가적인 절차가 필수적이다. 농업회사법인은 비농업인 출자가 가능하지만, 총출자액의 90%를 초과할 수 없고, 발기인 중 최소 1인은 농업인이어야 한다. 간단히 서술하였지만, 농지 취득을 위한 절차가 무척이나 복잡하다. 이러한 복잡한 농지 취득 절차가 경자유전의 원칙으로 인해 생긴 진입장벽이다. 시장에 진입한 시장 진입자가 규모를 키워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자유롭게 생산수단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의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생산수단에 대한 자유로운 투자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전술하였듯이 경자유전의 원칙은 이러한 생산수단에 대한 자유로운 투자를 막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이 농업에 뛰어들고 성장하여 기업농이 되는 것은 물론, 기존의 기업이 농업에 진출하여 기업농이 되는 것도 무리가 있다. 정리하자면, 정부의 시장 효율화 정책인 경자유전의 원칙이 현재는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정책이 된 것이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완전히 폐지하기에는 여러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경자유전의 원칙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기에, 이를 완전히 폐지하기 위해서는 개헌이라는 매우 어려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현재로서는 농지 임대 요건 확대와 농업회사법인의 설립요건 완화와 같은 방식의 점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진적인 변화만으로도 경자유전의 원칙으로 인해 높아진 농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농지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농업의 진입장벽 중 가장 큰 부분인 만큼, 전술한 변화를 통해 농지 수급 문제만 어느 정도 해결해도 진입장벽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경자유전의 원칙은 분명 좋은 원칙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시장의 발전을 막는 장애물이다. 경자유전의 원칙을 기반으로 한 농지법으로 인해 농업 시장 진입자들은 농지 수급 단계부터 진입장벽을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진입장벽으로 인해 한국 농업 시장은 활기를 잃고 비효율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농지 임대 요건 완화 및 농업회사법인 설립요건 완화와 같은 경자유전의 원칙을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의 변화만으로도 이런 비효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 과거의 성공에 눈이 멀어 이러한 자그마한 변화조차 무시한다면, 한국 농업 시장의 비효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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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노사 갈등을 넘어: 자본 시장은 집안 싸움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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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05:37 KST</pubDate>
	<dc:creator>김남규</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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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반도체 호황에 드리운 그늘, 덮쳐오는 파업의 `계산서`2026년 상반기, 대한민국 산업계는 반도체 호황이라는 낭보 와중에 때 아닌 노사 갈등에 휩싸였다. 삼성 노조가 성과급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것이다. 천문학적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돌리고 상한도 없앤 점이 반도체 업계를 넘어 제조업 전반에 파문을 일으키고, 경쟁사 직원들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고 평가된다. 금년 3월 10일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쟁의행위의 범위를 무리하게 넓히고 사측의 손해배상청구가 크게 제한되어 경영 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던 가운데, 그 계산서가 일찌감치 한국 산업계를 덮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 갈등은 단순한 노사 간의 힘겨루기를 넘어선다. `약간의 지체`가 곧 `회복 불가능한 간극`으로 이어지는 냉혹한 초격차의 전장에서,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뚜렷하게 상징하는 사건이다. 노동 3권은 민주 사회에서 마땅히 존중되어야 할 권리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한국 반도체 산업의 명운이 걸린 지금, 이러한 갈등은 무조건적인 노동자=약자라는 프레임과 자본가의 탐욕이라는 `언더도그마(Underdogma)` 논리를 벗어나, 기업의 생존과 국가 경제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더 거시적인 틀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기회비용의 덫: 유연성 상실과 미래 투자 재원의 고갈기업의 생존 측면에서 파업이라는 단체행동은 필연적으로 막대한 기회비용을 발생시킨다. 반도체와 AI로 대표되는 첨단 산업은 촌각을 다투는 투자 결정과 인력 운용의 유연성이 생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경직된 요구와 실력 행사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내에서 기업의 신뢰도를 추락시킨다. 세계 시장에서 자본은 가장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며, 통제 범위를 벗어난 노사 갈등은 자본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여 궁극적으로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된다. 또한 영업이익의 과도한 비율을 성과급으로 할당할 경우, 기업은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을 잃게 되며 장기적인 성장 동력과 위기 대응력마저 상실하게 된다.위험은 주주가, 과실은 노조가? 이익 배분의 논리적 모순주주와 재산권 보호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단지 노동력만의 결과물이 아니라 막대한 자본 투자의 산물임을 직시해야 한다. 경영진은 이익 배분에 있어 노동자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amp;D), 설비 투자, 주주 배당 등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주주는 기업이 손실을 입더라도 고용과 고정 임금을 보장받는 노동자와 달리, 투자금 손실이라는 중대한 리스크를 직접 감당하는 주체다. 호황기의 과실을 노동자가 독식하려 한다면, 불황기의 막대한 영업 손실 역시 노동자가 분담해야 한다는 논리적 모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단결력의 산물, 획일적 보상 아닌 철저한 성과 중심이어야국가 경쟁력과 경제 질서 측면에서 최고 수준의 인재들이 모인 글로벌 테크 기업의 보상 체계는 집단적 교섭의 산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본질적으로 `개인의 탁월한 기여에 대한 보상`이어야 할 성과급이 정치적 타협과 협상의 전리품으로 전락하는 것은 건전한 거버넌스가 아니다. 집단적 압력에 의한 획일적 보상이나 하향 평준화는 시장의 가격 신호를 심각하게 왜곡하며, 핵심 인재들의 근로 의욕을 꺾어 해외 경쟁사로의 이탈을 부추긴다. 기업 경영에서 진정한 공정성이란, 단결력의 크기에 비례하는 수익의 분할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과 기여도에 따른 엄격한 차등 보상이다.자본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 더불어 생존을 위한 이성적 파트너십물론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은 필히 보장되어야하며,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상 요구는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세계 자본 시장은 노사 갈등으로 멈춰 선 기업을 자비롭게 기다려주지 않는다. 노조는 단기적인 분배의 논리에 매몰되기보다, 기업의 성장이 멈추면 노동의 기회와 권리 역시 모래성처럼 무너진다는 차가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2026년의 파업은 맹목적인 권리 주장을 넘어, 시장의 엄격한 규율 안에서 함께 파이를 키우고 생존을 도모하는 `이성적 파트너십`이 현재 얼마나 절실한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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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마우스 클릭이 허문 국경: C-커머스의 공습과 유통 혁신의 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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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03:42 KST</pubDate>
	<dc:creator>박교희</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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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1. 거시적 탈중국과 미시적 친중국의 아이러니 최근 한국 경제를 관통하는 지표는 흥미로운 불일치를 보여준다. 2025년 기준 미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으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거시 경제적 관점의 `탈중국’ 기조는 우리 국가 통상 전략의 핵심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 일상의 미시적 소비 현장은 그 어느 때보다 중국과 긴밀하다. 이른바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C-커머스 플랫폼의 폭발적인 성장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국가는 미국과 무역의 양을 늘리며 경제적 거리를 두려 하는데, 개인의 지갑은 도리어 중국으로 향하는가? 그 해답은 국가의 거시적 정책보다 강력하게 작동하는 시장경제의 원리, 즉 `개인의 합리적 선택’에 있다.2. 소비자 후생과 보이지 않는 손의 작동나 역시 최근 이러한 C-커머스 열풍의 근원이자 중국 최대의 C2C 오픈마켓 플랫폼인 `타오바오(Taobao)’를 통해 봄옷을 구매하며 이 변화를 몸소 실감했다. 국내 쇼핑몰에서 4만 원대에 판매되던 니트가 타오바오에서는 이미지 검색 한 번에 1만 원대로 내려앉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6년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해외직구 시장 규모는 8조 5,08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으며, 그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5.5%에 달한다. 반면 미국 직구 비중은 전년 대비 17.6% 급감했다.시장경제 체제에서 소비자는 자신에게 가장 큰 효용을 주는 곳으로 물 흐르듯 이동한다. 이를 단순히 `애국심 없는 소비’로 치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는 시장 내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동적인 작동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의 정보 획득 능력이 진화했다는 사실이다. 그간 C-커머스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여겨지던 국내 패션 플랫폼들조차 타오바오에서 수입한 제품에 마진을 얹어 판매하는 구조임이 알려지면서, 영민해진 소비자들은 중간 유통을 건너뛰고 산지로 직접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는 공급자가 독점하던 유통 정보의 장벽이 무너졌을 때 시장이 얼마나 냉혹하게 효율성을 찾아가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3. 생산자 후생의 위기와 역직구의 불균형하지만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 뒤에는 국내 생산자의 깊은 시름이 있다. 시장경제의 건강함은 `사는 것(직구)`과 `파는 것(역직구)`의 균형에서 오지만, 현재 우리 시장은 심각한 비대칭 상태다. K-콘텐츠의 흥행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하고 있으나, 정작 공급 과정에서의 `거래 비용’이 너무 높다.현재 많은 국내 중소 판매자가 직면한 복잡한 통관 절차와 높은 국제 물류비는 상품의 최종 가격을 높여, 우리 상품이 가진 본연의 가치보다 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결국 우리 생산자가 창출한 부가가치가 해외 플랫폼의 수수료와 물류 비용으로 전이되는 결과를 낳으며, 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킨다. 소비만 비대해지고 생산의 출구가 막힌 불균형한 구조는 결국 시장 전체의 후생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4. 유통 혁신과 역직구 활성화를 통한 시장의 진화결국 우리는 `중국 직구의 습격’이라는 현상을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혁신의 인센티브로 삼아야 한다. 시장경제에서의 경쟁은 도태가 아닌 진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첫째, 국내 유통업계는 단순 중간 마진에 의존하던 구시대적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직구가 제공하지 못하는 확실한 품질 관리와 독창적인 브랜드 기획력을 통해 `가격 이상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둘째, 역직구 인프라의 효율화다. 정부와 민간의 물류 혁신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 비용을 낮춰 `비교 우위’에 있는 우리 상품이 정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만드는 시스템의 정비다.소비자의 지갑이 국경을 허물었다면, 이제는 우리 생산자의 상품도 그 허물어진 국경을 타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중국 직구 비중 65.5%라는 숫자는 우리에게 `유통의 민주화’라는 혜택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냉혹한 숙제를 던졌다. 이 신호를 제대로 읽고 역직구라는 활로를 개척할 때, 비로소 우리 시장은 거대 자본의 공습을 이겨내고 한 단계 더 진화한 경제 생태계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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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36.5℃, 시장의 온도를 재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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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02:30 KST</pubDate>
	<dc:creator>박성제</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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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해 질 녘 동네 놀이터나 지하철역 개찰구 앞, 어색하게 서성이는 두 사람 사이로 수줍은 인사가 오갑니다. "혹시... 당근이세요?"라는 이 짧은 한마디는 이제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일상의 대화가 되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모르는 사람과 물건을 주고받는 일은 `벽돌이 배달될까 봐` 가슴 졸여야 했던 일종의 도박과도 같았습니다. 사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신분증을 대조하고, 인증 사진을 요구하던 삼엄한 경계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대신 우리는 슬리퍼를 신고 나가 이웃과 3,000원짜리 화분을 웃으며 거래하고, 덤으로 사탕 하나를 건네는 온기를 나눕니다.단순히 집이 가까워서일까요? 혹은 사람들이 갑자기 착해진 걸까요? 아닙니다. 이 평범해 보이는 풍경 이면에는 시장이 스스로 결함을 치유하고, 무너졌던 신뢰를 회복해가는 아주 영리한 경제학적 설계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하이퍼로컬(Hyper-local)’이라는 새로운 경제 실험의 장 한복판에 서 있는 셈입니다.경제학에는 **`레몬 마켓(Lemon Market)`**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시장에 쓸모없는 물건(레몬)만 남고 우수한 제품(복숭아)은 자취를 감추는 현상을 말합니다. 과거 중고나라로 대표되던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이 전형적인 레몬 마켓이었습니다. 판매자는 물건의 하자를 잘 알지만 구매자는 알 길이 없었고, 익명성 뒤에 숨은 판매자는 사기를 쳐서 얻는 이득이 정직하게 거래하는 가치보다 컸습니다. 결국 불신은 시장을 좀먹었고, 중고 거래는 `조심해야 할 것`으로 낙인찍혔습니다.당근마켓은 이 고질적인 문제를 `지역성`이라는 칼로 잘라냈습니다. 거래 장소가 `우리 동네`로 좁혀지는 순간, 시장의 풍경은 완전히 바뀝니다. 사기를 쳐서 얻는 몇 만 원의 이익보다, 이웃에게 정체가 탄로 나고 평판이 깎이는 **`거래 비용`**이 훨씬 커졌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적으로 볼 때, 당근마켓은 익명의 다수가 참여하는 `일회성 게임`을 이웃 간의 `반복 게임(Repeated Game)`으로 전환했습니다. 오늘 사기를 치면 내일 마트에서 마주칠지 모른다는 무언의 압박이 판매자들에게 정직함이라는 선택지를 강요하게 만든 것입니다.여기에 당근마켓은 `매너 온도`라는 탁월한 장치를 더했습니다. 경제학자 마이클 스펜서가 주창한 `신호 발송(Signaling)`이론은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신의 우월함을 알리는 신호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당근마켓 이용자들은 자신의 온도를 1도라도 높이기 위해 정성스럽게 물건 사진을 찍고, 무료 나눔을 실천하며, 약속 시간을 칼같이 지킵니다.이 36.5도에서 시작하는 온도 지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장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자원인 `신뢰`의 총량입니다. 판매자는 자신의 정직함을 입증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친절을 베풀고, 구매자는 그 신호를 믿고 기꺼이 지갑을 엽니다. 결국 플랫폼이 강제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스스로 높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더 큰 경제적 이득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만든 인센티브 구조의 승리입니다.이 현상이 유독 한국에서 폭발적이었던 이유는 우리의 독특한 주거 형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특유의 고밀도 아파트 단지 환경은 `슬세권(슬리퍼+세권)` 경제가 작동하기 위한 최적의 토양이었습니다. 좁은 지역 내에 수천 가구가 밀집해 있으니 물류 비용은 제로에 가까워졌고, 자원 배분의 효율성은 극대화되었습니다.집에서 잠자고 있던 유휴 자원이 이웃에게 전달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은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인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누군가에게는 짐이었던 아기 보행기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선물이 되는 순간, 사회 전체의 후생은 증가합니다. 이는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시장이라는 장(場)이 제대로 마련되었을 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마법입니다.물론 당근마켓에도 그림자는 존재합니다. 세금을 내지 않는 전문 업자들의 침투나, 개인 간 분쟁 발생 시의 법적 모호함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또한, 인구가 희소한 지방 도시에서는 이러한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시장이 성장하며 겪는 일종의 `성장통`이며, 이를 해결해 나가는 제도적 보완 과정 자체가 시장경제가 진화하는 경로이기도 합니다.결론적으로 당근마켓의 성공은 화려한 IT 기술의 승리라기보다, 시장의 본질인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즉 신뢰를 회복시킨 승리입니다.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차가운 계산기 속이 아니라, 서로가 믿을 수 있는 평판과 제도 위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오늘도 누군가 주고받는 따뜻한 당근 거래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시장경제는 냉혈한들의 계산장이 아니라, 인간적인 신뢰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시장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정직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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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싸게 만들고 덜 쓰라: 정책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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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01:38 KST</pubDate>
	<dc:creator>김준혁</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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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지난 3월,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차량 5부제’를 약 2주 간격을 두고 함께 도입했다. 겉보기에는 두 정책이 서로 충돌한다. 하나는 가격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려는 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 자체를 억제하려는 규제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내리면서 사용은 줄이라고 요구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 모순적 조합은 오히려 시장경제의 작동 원리를 선명하게 드러낸다.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단순한 거래 수단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는 핵심 장치다.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는 사용을 줄이고, 생산자는 공급을 늘리려는 유인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 가격 상승은 소비자에게 “지금은 아껴 써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하지만 정부가 가격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면 이 신호는 왜곡된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단기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 소비를 줄일 유인이 사라진다. 실제로 정책 시행 이후 석유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가격이 오르지 않으니 소비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로 인해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공급부족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통제된 가격 수준에서는 공급을 늘릴 유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통제된 가격하에서 정유사는 원가 상승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손실을 입게 된다. 결국 최고가격제 도입의 주체인 정부는 국내 공급량 90% 유지를 의무화하고 수출을 통제시켜 공급부족에 대처하였고, 이로 인해 발생한 정유사의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는 유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로 이전되는 것에 불과하다. 소비자는 당장의 가격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결국 다른 형태로 비용을 치르게 된다.이러한 왜곡을 보완하기 위해 추가로 도입된 것이 차량 5부제다. 가격으로 수요를 조정하지 못하자, 정부는 행동을 직접 제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특정 요일에 차량 운행을 금지함으로써 석유 소비를 강제로 줄이려는 시도다. 즉, 하나의 정책이 만든 문제를 또 다른 정책으로 보완하는 구조다.그러나 이 역시 완전한 해법은 아니다. 규제가 도입되면 사람들은 이를 회피하려는 행동을 보인다. 일부 운전자는 규제가 덜한 공간을 찾아 이동하고(이를테면 2부제를 시행 중인 청사 주차장 대신 5부제를 시행하는 공원 주차장을 이용하는 등), 따라서 정책 효과는 약화된다. 또한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은 지방에서는 차량 제한이 더 큰 불편과 비용으로 이어진다. 같은 정책이라도 개인의 여건에 따라 부담이 달라지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더 나아가 이러한 일률적 규제는 추가적인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이동 시간이 늘어나고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등 보이지 않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절감되는 연료비보다 더 큰 비용이 생길 가능성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이는 가격을 통한 자율적 조정보다 비효율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결국 두 정책의 병행은 가격과 수량을 동시에 통제하려는 시도다. 시장이 스스로 균형을 찾도록 두기보다, 가격은 억제하고 수요는 행정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단기적으로는 민생 안정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기능을 약화시키고 추가적인 비용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우리 일상에서도 이 원리는 쉽게 확인된다. 할인 행사가 열리면 필요 이상으로 구매하고, 가격이 오르면 소비를 줄이거나 대체재를 찾는다. 가격은 강제하지 않아도 행동을 변화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신호다. 그렇기에 가격 메커니즘을 무시한 정책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기 쉽다.결국 경제적으로 바람직한 선택과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선택은 다를 수 있다. 정부는 단기적 안정과 장기적 효율 사이에서 균형을 고민해야 한다. 시장을 보완하는 개입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장 신호를 얼마나 왜곡하는지, 그리고 그 비용이 누구에게 전가되는지에 대한 성찰이 뒤따라야 한다.시장경제는 완벽하지 않지만 스스로 조정되는 힘을 가진 체계다. 이를 거스르는 정책은 불가피할 수 있으나, 그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가 얻는 편익 뒤에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존재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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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등록금 동결 15년, 정말 대학생을 위한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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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00:41 KST</pubDate>
	<dc:creator>임기성</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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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등록금이 안 올라서 다행이다." 매 학기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솔직히 드는 생각이다. 2009년부터 이어진 등록금 동결 덕분에 우리는 15년 넘게 거의 같은 금액을 내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걸 청년을 위한 성과라고 내세운다. 그런데 가끔 이런 의문이 든다. 등록금은 그대로인데, 왜 대학 생활의 질은 점점 나빠지는 걸까.강의실 의자는 삐걱거리고, 냉난방은 매년 같은 민원이 반복된다. 실험 장비는 10년 전 것이고, 수강 신청 때마다 폐강 공지가 쏟아진다. 사립대학은 운영수입의 절반 이상을 등록금에 기대고 있다. 그 돈이 15년째 묶여 있는 동안 물가는 약 40% 가까이 올랐다. 대학 입장에서 실질 수입이 계속 줄고 있는 셈이니, 어딘가에서 비용을 깎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혜택을 보고 있다는 말은, 적어도 교실 안에 앉아본 사람의 입에서는 쉽게 나오지 않는다.경제학에서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일종의 신호다. 값이 오르면 공급자는 더 좋은 품질로 응답할 유인을 갖게 되고, 값이 강제로 묶이면 품질을 낮춰서라도 버텨야 한다. 등록금 동결이 딱 이 경우다. 실제로 사립대의 전임교원 비율은 최근 몇 년 사이 46% 대에서 42% 대로 떨어졌고, 빈자리를 계약직 강사가 채우고 있다. 빵 가격을 억지로 잡아두면 제빵사가 밀가루 등급을 내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격표는 그대로인데, 우리가 실제로 받는 가치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 호주에는 HECS-HELP 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다. 대학이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정하되, 학생은 재학 중에 돈을 내지 않는다. 졸업 후 연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비로소 갚기 시작하고, 소득이 적으면 상환이 자동으로 유예된다. 이자도 시중금리가 아니라 물가상승률에 연동되니 부담이 크지 않다. 핵심은 등록금 자체를 틀어막는 대신, 갚는 방식을 유연하게 설계했다는 점이다. 대학은 좋은 교육을 제공해야 학생이 오니까 자연스럽게 경쟁이 붙고, 학생은 졸업 후 소득에 맞춰 갚으니 재학 중 부담이 없다. 가격을 통제한 게 아니라 부담의 시점을 옮긴 것이다. 돌이켜보면 꽤 상식적인 발상이다. 교육에 투자한 만큼 소득이 늘면 그때 갚고, 그렇지 못하면 기다려주는 것. 우리가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하면, 이쪽이 훨씬 합리적인 접근이 아닌가 싶다.사실 등록금 동결이 가장 아이러니한 지점은 따로 있다. 이 정책이 지키려는 바로 그 대상,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등록금 수입이 정체되면 대학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것 중 하나가 교내 장학금 재원이다. 국가장학금이 늘긴 했지만, 대학 자체적으로 주는 장학금 여력은 갈수록 빠듯해지고 있다. 모든 학생에게 고르게 돌아가는 `싼 등록금`을 유지하느라, 정작 장학금이 절실한 학생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드는 구조다. 혜택은 모두에게 얇게 퍼지고, 피해는 가장 약한 쪽에 집중된다. 보호하겠다던 사람을 가장 먼저 밀어내는 셈이니, 이만큼 아이러니한 정책도 드물다.물론 등록금 인상은 학생과 가계에 부담이다. 특히 저소득층에게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건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고, 그래서 등록금 동결이 이렇게 오래 유지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을 누르는 것만으로는 답이 되지 않는다. 등록금 동결은 체온계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열이 내렸다"고 안심하는 것과 비슷하다. 숫자는 잡았는데 병은 그대로다. 진짜 필요한 건 대학끼리 교육의 질로 경쟁하게 만들고, 학생이 정보를 가지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등록금 부담은 호주처럼 소득에 연동된 상환 제도와 장학금 확충으로 풀어야 한다. 값을 묶어두는 것보다 선택지를 넓히는 쪽이 결국 더 오래간다.우리가 대학에 내는 돈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다. 그 투자의 가치를 지키는 길이 정말 가격을 묶어두는 것인지, 이제는 솔직하게 물어볼 때가 됐다. `값싼 교육`을 택할 것인가, `가치 있는 교육`을 택할 것인가. 가격을 억누른 대가는 결국 교육의 질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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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축구는 어떻게 세계 시장이 되었는가: 프리미어리그의 성장과 시장경제]]>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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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5:00:00 KST</pubDate>
	<dc:creator>이동우</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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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축구는 90분 동안 진행되는 경기이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더 이상 단순한 스포츠 리그에 머물러 있지 않다. 전 세계 팬들이 같은 경기를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각국 기업은 유니폼과 경기장 광고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선수 한 명의 이적이 세계적인 경제 뉴스가 된다. 프리미어리그는 축구라는 콘텐츠를 중계권, 팬덤, 스폰서십, 관광, 지역경제가 결합된 거대한 글로벌 시장으로 바꾼 대표적인 사례다.프리미어리그의 성장은 시장경제의 핵심 원리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 시장경제에서 상품의 가치는 생산비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얼마나 원하고, 얼마나 희소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께 소비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프리미어리그는 축구 경기라는 콘텐츠에 경쟁, 스타성, 지역 정체성, 글로벌 팬덤을 결합해 하나의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었다.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은 중계권 시장이다. 과거 축구 경기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이 주된 소비자였다. 그러나 방송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으로 소비자는 영국 현지 관중에서 전 세계 시청자로 확대되었다. 프리미어리그는 국가와 지역별로 중계권을 판매하며, 이를 통해 축구 경기를 하나의 글로벌 미디어 상품으로 유통하고 있다. 이는 스포츠 산업에서 수요의 범위가 국내 관중에서 세계 소비자로 확장된 사례라고 볼 수 있다.특히 경기 시간 편성도 글로벌 시장 전략과 연결된다. 영국 현지의 토요일 점심 시간대 경기는 한국과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는 저녁 시간대에 해당한다. 이는 아시아 팬들이 실시간으로 경기를 소비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만든다. 즉, 프리미어리그는 경기장 안의 90분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시차와 방송 편성까지 활용해 세계 각 지역의 팬들이 소비할 수 있는 상품으로 경기를 재구성한 것이다.중계권은 프리미어리그 성장의 핵심 수익원이다. 전 세계 팬들이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수요가 커질수록 방송사와 기업은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리그와 구단의 권리를 구매한다. 여기서 팬들의 관심은 실제 가격으로 전환된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수요와 희소성을 알려주는 신호다. 프리미어리그의 높은 중계권 가격은 전 세계 소비자가 이 콘텐츠에 부여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가격 신호라고 볼 수 있다.이 과정에서 자본의 선순환이 나타난다. 높은 중계권 수익과 상업 수익은 구단의 투자 여력을 키우고, 구단은 우수한 선수와 감독을 영입해 경기의 질을 높인다. 경기의 질이 높아지면 더 많은 팬이 유입되고, 팬덤 확대는 다시 중계권과 스폰서십 가치를 끌어올린다. 결국 수요 증가가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그 수익이 다시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사용되는 구조가 형성된다.프리미어리그의 또 다른 특징은 네트워크 효과다. 스포츠 콘텐츠는 혼자 소비할 때보다 함께 소비할 때 가치가 커진다. 같은 팀을 응원하는 팬이 많아질수록 유니폼, 하이라이트 영상, SNS 콘텐츠, 현지 관광의 가치도 함께 상승한다. 팬은 단순히 경기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견을 나누며, 때로는 영국 현지를 방문해 경기 관람과 관광을 함께 소비한다. 이처럼 프리미어리그는 경기 자체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플랫폼으로 확장되었다.여기에는 규모의 경제도 작동한다. 프리미어리그는 하나의 리그 콘텐츠를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한다. 경기 운영, 선수 영입, 방송 제작, 마케팅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같은 콘텐츠가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소비될수록 단위당 수익성은 높아진다. 같은 경기를 영국, 아시아, 북미, 유럽 등 다양한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리그는 더 큰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콘텐츠 품질 향상에 투자할 수 있다.프리미어리그의 성공은 단순히 축구 실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리그 전체의 브랜드 관리, 안정적인 중계권 판매 구조, 글로벌 팬을 겨냥한 콘텐츠 전략, 그리고 치열한 경쟁 구도가 결합되어 시장 가치를 키웠다. 잉글랜드 축구가 가진 역사와 지역 정체성은 기본 자산이 되었고, 이를 세계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바꾼 것은 시장의 원리와 기업적 전략이었다.프리미어리그의 사례는 한국 스포츠 산업에도 시사점을 준다. K리그 역시 단순히 경기 결과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지역 연고, 선수 스토리, 경기장 경험, 온라인 콘텐츠, 해외 팬과의 접점을 함께 키워야 한다. 스포츠 산업은 더 이상 입장권 판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중계권, OTT, 굿즈, 관광, 지역 상권이 함께 연결될 때 하나의 산업 생태계가 형성된다. 한국 스포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도 경기력뿐 아니라 콘텐츠화와 브랜드화가 중요하다.다만 시장경제가 모든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이 특정 리그와 구단에 집중되면 경쟁력 격차가 커질 수 있고, 중계권 수익에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지역 팬보다 글로벌 소비자를 우선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스포츠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경쟁을 바탕으로 하되, 리그의 공정성, 지역 기반, 수익 재투자 구조를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효율성을 살리면서도 경쟁의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결국 프리미어리그의 성장은 시장경제가 어떻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준다. 축구라는 기존의 스포츠 콘텐츠는 중계권을 통해 미디어 상품이 되었고, 팬덤을 통해 브랜드가 되었으며, 자본과 결합해 글로벌 산업으로 확장되었다. 이 사례는 시장경제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체제가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과 시간, 열정 같은 무형의 가치까지 시장 안에서 거래 가능한 자원으로 바꾸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프리미어리그는 축구가 세계 시장이 된 사례이자, 시장경제의 작동 원리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스포츠 산업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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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연봉을 묻지 않는 사회에서, 학력을 숨기는 사람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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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9:15 KST</pubDate>
	<dc:creator>임수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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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한국에서는 연봉을 묻는 것이 실례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종교나 정치 얘기를 꺼내는 것만큼이나 불편한 화제다. 친한 친구 사이에서도 구체적인 숫자는 좀처럼 오가지 않는다. 물론 어느 사회나 초면에 지갑 사정을 캐묻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서 이 침묵은 더 견고하고 절대적이다. 서구권이 `임금 투명성`을 공정의 가치로 내세우며 제도적으로 연봉 공개를 확장해 나가는 동안, 우리는 여전히 숫자를 감추는 것이 미덕인 사회에 살고 있다. 우리가 하루의 절반을 팔아서 얻는 돈에 대해서 왜 이렇게 쉬쉬하는 걸까. 예의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이 침묵이 너무 광범위하고 너무 일관되게 유지된다. 올해 SK하이닉스가 고졸·전문대졸 대상 생산직 채용을 열자 취준생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4년제 졸업 사실을 숨기고 지원할 수 있을까요. 이유는 성과급이었다.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 올해 전망치를 기준으로 단순히 계산하면 임직원 1인당 수억 원에 달하는 숫자가 돌았다. 더 배운 사람이 학력을 지우고 더 낮은 직급을 노리는 풍경. 필자는 이 장면이 우습기보다 어딘가 서늘하게 느껴졌다. 이건 개인의 기이한 선택이 아니라, 시장이 오랫동안 정보를 숨겨온 대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동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를 모르고 산다. 채용 공고에는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이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얼마인지, 어떤 조건인지는 입사해 봐야 안다. 그러니 구직자는 눈에 보이는 기본급만 비교할 수밖에 없다. 좋은 성과급을 주는 회사는 과소평가되고, 기본급만 높은 회사는 실제보다 좋아 보인다. 노동력은 엉뚱하게 배치된다. 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는 정보가 감춰진 시장에서는 결국 나쁜 상품만 남는다고 했다. 중고차 시장 얘기였지만, 노동시장이라고 다를 이유가 없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규모가 외부에 알려진 순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보면, 그 반대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정보가 공개되자 노동력이 즉각 반응했다. 대졸자까지 달려들었다. 하이에크는 가격이 정보를 전달한다고 했다. 임금이라는 가격이 제대로 보이는 순간, 사람들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시장이 비로소 작동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그 정보가 공개되기 전까지 이 시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성과급을 숨기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내부 불만, 경쟁사의 인재 유출, 협상력 약화. 개별 기업으로서는 합리적인 계산이다. 그런데 그 합리적인 계산들이 모이면 시장 전체가 비효율로 덮인다. 연봉을 묻지 않는 문화, 성과급을 공개하지 않는 관행, 그 안에서 학력을 지워야겠다는 발상이 진지하게 논의되는 커뮤니티. 이것들은 각각 따로 존재하는 현상이 아니다. 정보가 흐르지 못하는 시장이 만들어낸 하나의 연쇄다. 정보가 차단된 시장은 겉보기에 조용하다. 비교도 없고 갈등도 없다. 그러나 그 조용함은 효율의 증거가 아니라 마비의 증거다. 연봉을 말하지 않는 문화가 단순히 예의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성과급을 숨기는 관행도 단순히 기업 문화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이 스스로 작동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집단적 침묵이다. 대졸자가 학력을 숨기는 풍경은 그 침묵이 임계점에 다다랐을 때 터져 나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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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기다리는 시간도 가격이 된다: 테마파크 유료 우선탑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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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8:07 KST</pubDate>
	<dc:creator>이주헌</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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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서론 최근 테마파크의 유료 우선탑승권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누군가는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더 빨리 어트랙션을 이용하는 반면 누군가는 긴 줄을 서야 한다는 점이 불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에게는 경제력에 의한 차별을 보여 준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순한 불만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테마파크에서 가장 희소한 자원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진 한정된 운영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정된 시간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기다림은 왜 상품이 되었는가 테마파크에서 대기시간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방문 경험 전체를 좌우하는 요소다. 김용일의 연구에서 실시한 305명 대상 설문에서도 지각된 대기시간은 부정적 감정을 높이고 수용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1] 이를 통해 대기시간이 방문객의 감정과 전체 경험 평가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빠른 이용 기회 자체를 상품으로 설계하는 것도 무리한 발상이 아닌 혼잡한 수요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방식이다. 인기 어트랙션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때 테마파크가 대기시간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시간에도 가격이 붙는다 유료 우선탑승권은 단순한 특혜라기보다 사람마다 각자 다른 가치와 선택을 반영하는 장치로 볼 수 있다. 돈을 더 내고 인기 어트랙션을 최대한 많이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기다리더라도 최소 비용으로 하루 전체 경험을 설계하려 하는 사람도 있다. 핵심은 모두를 똑같이 기다리게 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시간과 비용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 이 점에서 유료 우선탑승권은 시장경제의 원리를 보여 준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줄을 서는 것이 언제나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며 각자가 기회비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줄어든 대기시간은 다른 경험으로 이어진다 유료 우선탑승권 제도로 줄여낸 시간은 단순히 덜 기다린 시간이 아니라, 다른 경험에 투입될 수 있는 시간이다. 특히 인기 어트랙션과 퍼레이드 수요가 동시에 높은 경우 한쪽에서 줄인 시간을 다른 경험으로 옮겨 쓸 수 있다. 필자 역시 도쿄 디즈니랜드 방문 당시 유료 패스를 이용해 인기 어트랙션의 대기시간을 줄이고, 확보한 시간을 퍼레이드 관람 대기에 활용한 경험이 있다. 유료 우선탑승권의 핵심은 누군가를 먼저 탑승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혼잡한 시간을 다시 배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Li,J와 Li,H의 모형 분석도 Fast Pass를 포함한 설계가 일반 대기열만 있을 때보다 관광객 효용과 테마파크 이익을 함께 개선할 가능성이 제시하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2]그런데 왜 사람들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가 유료 우선탑승권에 대한 반발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누군가가 더 빨리 탄다는 사실만으로 다 설명되지는 않는다. 바로 옆 통로에서 누군가가 줄을 건너뛰는 장면이 반복해서 보일 때, 일반 이용자는 자신의 기다림을 더 큰 손해처럼 느끼기 쉽다. 결국 문제는 제도의 존재 자체보다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체감되느냐에 있다. 일반 대기열의 속도를 지나치게 떨어뜨리거나 차이를 과도하게 드러내는 방식이라면 반발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논란은 효율적으로 배분된 시간과 공정하다고 느껴지는 경험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음을 보여 준다.결론테마파크의 유료 우선탑승권은 비난의 대상이 아닌 희소한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합리적인 도구로 볼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긴 줄을 서는 것이 반드시 더 공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과 비용 사이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편이 시장경제의 원리에 더 가깝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반 대기열 이용자의 박탈감과 공정성 인식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문제는 제도 자체를 부정할 이유라기보다 운영 방식을 더 정교하게 조정할 이유에 가깝다. 결국 테마파크의 유료 우선탑승권 논란은 시장경제가 상품의 가격뿐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의 가치까지 어떻게 배분하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각주[1] 김용일. (2014). 「테마파크 방문객의 놀이기구 관여도에 따른 지각된 대기시간의 효과적인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2] Li, J., &amp; Li, H. (2023). 「Analysis of queue management in theme parks introducing the fast pass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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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일하면 194만 원, 쉬면 198만 원?” - 실업급여의 역설과 노동 유인의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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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7:13 KST</pubDate>
	<dc:creator>윤나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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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최근 “일하면 손해, 쉬면 이득”이라는 실업급여의 역전 현상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며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1995년 고용보험제도의 도입과 함께 시행된 이후 실업급여는 끊임없이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특히 노동시장 참여 유인에 미치는 영향이 주요 쟁점으로 다루어져 왔다. 실업급여란 근로자가 실직하여 재취업 활동을 하는 기간에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실업으로 인한 생계 불안을 완화하고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하는 제도이다. 이는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을 넘어 노동시장의 경제적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시장 경제에서 임금은 단순히 일한 것에 대한 대가를 넘어 노동이라는 인적 자원이 어디로 흘러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가격 신호 역할을 한다. 경제 주체이자 노동력의 원천인 개인은 이 신호에 따라 자신의 노동을 어디에 얼마만큼 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고민하고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보조금이나 급여 체계가 시장 전체의 임금 수준과 동일하거나 이를 초과할 경우 이러한 가격 신호는 왜곡된다. 실업 상태에서 얻는 효용이 노동을 통해 얻는 이득보다 커질 때 노동을 선택할 유인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노동 공급은 줄어들게 된다. 이는 정부의 선의로 설계된 제도가 오히려 노동을 선택하지 않을 때의 기회비용을 낮추어 자발적 실업을 유인하는 역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물론 실업급여에는 긍정적인 기능도 존재한다. 실직자에게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함으로써 노동자가 생계 압박 없이 구직활동을 하도록 돕는다. 이는 장기적으로 노동자와 일자리 간의 직무 적합성을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이직률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이러한 순기능은 비노동 상태에서의 유인이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하다. 현재와 같은 급여 역전 상황에서는 구직의 질을 높이는 탐색의 시간이 아니라 노동시장으로의 복귀를 늦추는 안주의 시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결국 실업급여의 일정 수준을 넘는 소득 보장은 구직활동의 긴급성과 절박성을 낮추고 노동시장 진입을 지연시킨다. 생계유지가 보장된 상태에서 실직자들의 구직 의지는 감퇴되고 이는 시장 전체에서의 노동 공급 감소로 이어진다. 나아가 취업을 미루는 선택이 합리적인 것으로 인식되면서 노동시장 참여 자체가 위축된다. 이러한 현상은 기존 근로자에게도 영향을 미쳐 실직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소득이 보장된다는 기대를 형성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일을 열심히 하려는 근로 의욕이 저하되고 노동의 생산성이 감소하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실업급여는 노동자의 유보임금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업 상태에서도 소득이 보장되기 때문에 노동자는 실업 전보다 더 높은 임금을 기대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그 결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심화되고 고용 창출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이러한 노동 유인의 왜곡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실업급여가 노동시장 참여를 저해하지 않도록 제도 설계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먼저 급여 수준과 지급 기간을 노동시장 상황과 연동하여 실업이 장기화되더라도 노동시장 복귀 유인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현재 한국의 수급 요건이 비교적 짧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근무 기간 요건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반복 수급을 억제하고 성실한 기여자가 더 두텁게 보호받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하한액 규정의 유연화도 필요하다. 현행 제도와 같이 최저임금의 80%로 고정된 하한액 구조에서 벗어나 실제 노동 소득과의 격차나 열등 처우의 원칙을 반영하여 일하는 것이 쉬는 것보다 더 높은 이득을 제공한다는 시장의 가격 신호를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단순 소득 보전을 넘어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구직활동을 전제로 한 조건부 수급을 확대하고 맞춤형 직업 훈련과 구직자의 역량에 맞는 사례관리를 병행함으로써 구직률을 실질적으로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해 실업급여는 생계 지원이라는 기본적인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노동시장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균형 잡힌 제도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실업급여는 얼마를 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주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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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님비를 핌피로 : 우리 동네 쓰레기장과 코즈의 정리]]>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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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6:20 KST</pubDate>
	<dc:creator>김이련</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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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결사반대`, `주민 생존권 위협하는 시장은 물러가라`. 어느 동네든 쓰레기 소각장이나 하수처리장 건립 소식이 들리면 어김없이 거리에 나부끼는 붉은 현수막의 문구들이다. 우리는 흔히 이 익숙한 풍경을 마주하며 `지역 이기주의`, 즉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이라며 혀를 차곤 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누군가는 기꺼이 감내해야 할 희생인데, 시민 의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도덕적 질타도 으레 뒤따른다.하지만 과연 그럴까? 붉은 머리띠를 두른 주민들의 절박한 투쟁은 결코 단순한 몽니나 이기주의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시장의 가격 기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외부효과`라는 거대한 구조적 폭력에 맞서는, 지극히 합리적이고 당연한 경제적 생존 본능이기 때문이다.쓰레기 소각장과 같은 필수 공공 인프라가 들어서면 그 편익은 쾌적한 환경이라는 이름으로 도시 전체 시민들이 골고루 누린다. 반면, 시설 반경에 거주하는 인근 주민들은 악취와 소음, 대형 화물차량으로 인한 교통 혼잡, 그리고 무엇보다 치명적인 재산 가치 하락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홀로 뒤집어쓰게 된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가리켜 `부정적 외부효과`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공익이라는 미명하에 소수에게 일방적인 ‘한계피해’를 강요하고 그들의 기회비용을 착취하는 구조인 셈이다.과거 지자체들의 갈등 해결 방식은 늘 행정 편의주의적이고 관료적이었다. 갈등이 터지면 획일적인 기준표를 들이밀며 행정 구역 단위로 보상금을 `N분의 1`로 기계적으로 쪼개어 던져주듯 지급했다. 오염을 유발하는 측의 편익과 피해자가 잃어버리는 기회비용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 그야말로 엉터리 가격 책정이었다.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질적인 피해액에 턱없이 모자란 보상금은 오히려 `우리를 기만한다`는 불신이라는 기름을 부었고, 이는 고스란히 막대한 사회적 갈등 비용, 즉 막대한 `거래비용`으로 돌아왔다.그런데 최근 이 해묵고 끈질긴 갈등을 `시장의 언어`로 단숨에 해결한 통쾌하고도 우아한 에피소드가 있다. 바로 고양특례시의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선정 과정이다. 당초 이 시설은 입지 공모에서 두 차례나 연속 유찰되며 전형적인 님비의 단단한 벽에 부딪혀 좌초 위기에 놓여 있었다.위기의 순간, 행정은 공권력의 강압이나 허울 좋은 도덕적 설득 대신 `인센티브`라는 시장경제의 마법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기존의 기계적인 일률 보상 방식을 과감히 폐기하고, 세대 수, 생활권별 환경영향도, 시설 밀집도 등 주민들이 입는 `실질적 피해 지표`를 현미경처럼 정밀하게 계량화한 새로운 지원금 산정 공식을 전격 도입한 것이다. 실제로 고양시는 이 새로운 공식을 적용하여, 고양환경에너지시설 반경 300m 이내에 위치한 일산와이시티 2,404가구를 비롯해 윈스턴파크 등 총 2,687세대에게 최근 3년간 32억 5천만 원의 주민지원기금을 피해 정도에 비례하여 정확하게 차등 지급했다.부정적 외부효과를 정교한 ‘피구 보조금’원리로 `가격화`하여 보상하자, 곧바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피해의 대가가 자신이 감수해야 할 한계비용을 상회하는 합리적인 시장 가치로 보전된다는 확실한 경제적 신호가 켜지자, 두 번이나 유찰되던 소각시설 입지 공모에 무려 전국 13개 기초자치단체가 앞다투어 응모하며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모두가 꺼리던 혐오시설이 하루아침에 지역 발전과 확정적인 금전적 이익을 보장하는 매력적인 `유치 희망 대상`으로 신분 상승을 이룬 셈이다. 갈등 회피형 개발이 상생 협력형 개발로 탈바꿈하는 완벽한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널드 코즈(Ronald Coase)는 재산권이 명확하게 획정되고 거래비용이 충분히 낮다면,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 타협을 통해 외부효과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다고 갈파했다. 고양시가 이뤄낸 조용한 기적은 이 `코즈의 정리`가 딱딱한 대학교 경제학 교과서 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행정 속에서 어떻게 꽃피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우리는 종종 시장경제를 차갑고 비정한 약육강식의 이기적인 논리로만 깎아내리고 오해한다. 하지만 정교하고 올바르게 설계된 시장경제의 원리는 그 어떤 도덕적 설교나 공권력의 강제보다도 따뜻하고 공정하게 사회적 상처와 갈등을 치유한다. 누군가에게 억울한 희생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가 치러야 할 기회비용을 정당하게 계산해주며, 합리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스스로 윈-윈(Win-Win)하는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부드럽게 이끌기 때문이다.자본은 비효율을 용납하지 않으며, 깨어있는 합리적 개인 역시 맹목적인 손해를 강요하는 낡은 관행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는다. 2026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진정한 사회적 혁신은 거창하고 추상적인 이념 구호에 있지 않다. 그것은 바로 우리 동네 쓰레기장 앞의 왜곡된 가격표를 제값으로 다시 써 내려가는 작고 치밀한 실천에서부터 시작된다. 사회적 갈등의 상당수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가격을 올바르게 매기는 것, 피해를 정확히 계량하는 것, 그리고 합리적인 인센티브를 통해 자발적 선택을 이끌어내는 것. 그 작은 설계의 차이가 반목과 비용의 연쇄작용을 끊어낼 수 있다.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보이지 않는 손은, 우리가 투명하고 합리적인 인센티브의 룰을 세워줄 때 비로소 그 어떤 관현악보다 아름다운 상생의 교향곡을 연주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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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당근이세요?" : 중고거래가 증명한 시장의 자율적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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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5:05 KST</pubDate>
	<dc:creator>최시은</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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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매너 온도’가 만든 자생적 질서 : 당근거래에서 부활한 보이지 않는 손]오늘날 중고거래는 대한민국 소비 문화의 중심에 서 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2,100만 명 돌파, 연간 중고거래 연결 건수 1억 9,000만 건 기록이라는 수치는 당근이 단순한 앱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시장 생태계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거대한 시장은 과거 경제학자 조지 애커로프가 제시한 ‘레몬 시장’의 전형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본래 중고 시장은 판매자만 물건의 하자를 아는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사기와 불신이 만연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직접적인 보증이나 엄격한 법적 규제만이 유일한 해법이라 믿어왔다. 하지만 당근과 같은 현대적 플랫폼은 공적 규제가 아닌 ‘시장의 자생적 질서’로 이 난제를 정면 돌파했다. 사용자들이 거래 후 남기는 ‘매너 온도’와 상세한 후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시장 내에서 화폐만큼이나 강력한 ‘신뢰 자산’으로 작동한다. 이는 상호주의 원리에 기반한 것으로, 당장의 작은 이득보다 장기적인 평판을 관리하는 것이 개인에게 훨씬 유리하도록 설계된 시장의 묘수다. 정부의 감시망이 미치지 않는 골목 어귀에서도 참여자들이 스스로 정직함을 선택하게 만드는 이 시스템은, 인위적인 규제보다 시장의 인센티브 구조가 얼마나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지를 입증한다.[자원 배분의 최적화와 후생의 증대]시장경제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정된 자원이 그것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흘러가게 하여 사회 전체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베란다 한구석을 차지하는 짐에 불과했던 물건이 다른 이에게는 적절한 가격에 얻은 소중한 생활 필수품이 된다. 이 과정에서 버려질 뻔한 자원은 새로운 가치를 얻고,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가 이득을 보는 ‘경제적 후생’의 총합은 비약적으로 증진된다.중고거래의 활성화는 소비자가 느끼는 `소유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주었다. 과거에는 새 제품을 사기 위해 전액을 지불하고 물건이 폐기될 때까지 소유해야 했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필요할 때 잠시 사용하고 다시 시장에 내놓는 `유연한 소유`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특히 생애주기가 짧은 육아용품이나 계절 가전 등에서 두드러지는데, 시장이 자발적으로 자원 순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사회 전체의 낭비를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 "아껴 쓰고 나눠 쓰자"는 국가적 캠페인이나 도덕적 호소보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개인들의 자발적 의지가 결과적으로 가장 완벽한 자원 배분을 이끌어내는 ‘보이지 않는 손’의 마법이 우리 일상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보호라는 프레임과 규제의 역설]그러나 최근 이러한 시장의 자율성을 위축시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정부는 소비자 보호와 공정 과세를 명분으로 개인 간 중고거래에 대한 개입 수위를 높이는 추세다. 국세청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부터 이용자의 판매 목록 및 결제 대금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영리 목적`의 사업자를 가려내 과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문제는 무엇을 영리 행위로 볼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여전히 부재하다는 점이다. 자유주의 경제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기준의 불투명성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심리적 위축과 거래 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규제의 독`이 된다. 타인의 권리를 직접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한 모든 계약은 당사자 간의 자율에 맡겨져야 한다.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는 행정적 개입은 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규제의 역설’을 낳을 뿐이다. 과세를 명목으로 시작된 개입이 오히려 서민들의 합리적인 경제 선택권을 침해하고, 플랫폼이 스스로 진화시켜 온 신뢰 시스템을 위축시킨다면 이는 전형적인 정부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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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창조적 파괴, 정책은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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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4:29 KST</pubDate>
	<dc:creator>배지호</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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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경제학은 많은 정책에 대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도서정가제, 다양한 보조금,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현실에서 시행되는 정책들은 책에서 배운 시장경제의 논리와는 분명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면 해당 정책들이 사중손실을 야기하며, 결과적으로 사회적인 후생을 감소시킨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책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최근 노벨 경제학상 수상으로도 알려진 창조적 파괴 개념은, 시장경제를 토대로 혁신과 파괴가 반복되며 경제가 성장한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이는 근래에 등장한 개념이 아니라, 20세기 조지프 슘페터에 의해 알려진 개념이다. 즉, 지금까지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잘 설명해 온 개념이다. 따라서 창조적 파괴 개념으로 시장을 들여다본다면, 창조와 파괴는 시장경제의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산출물임과 동시에 성장동력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말인즉슨, 글의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정부가 개입해 이를 거스르려는 시도가 오히려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창조적 파괴 개념으로 시장을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개인을 들여다본다면 다른 해석이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예시로 지난 몇십 년간 영세서점을 운영해 왔고, 지금까지 서점 일 외에는 아무 경험도 없으며,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사람을 보자. 이 사람에게 대형 서점업 및 온라인 서점업의 창조와 그로 인한 영세서점업의 파괴는 삶에 있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크기가 아닐 것이다. 즉, 창조를 통해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대가를 받는 집단이 존재하는 한편, 파괴에 대한 고통을 받아들여야 하는 집단 역시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의 일생은 시장의 존재보다 훨씬 짧기에, 시장이 체감하는 파괴와 사람이 체감하는 파괴는 분명 그 크기가 다를 수밖에 없다. `넛지`의 저자가 인간이 합리적인 의사결정만을 내리는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라고 주장하듯, 예시의 사람 역시 본인의 일자리가 파괴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예측하기 어려울뿐더러, 행동경제학의 현상유지편향은 그 사람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어려움 역시 잘 설명한다.이렇게 상반되는 관점 사이에서 이상적인 정책의 역할은 분명해 보인다. 성장을 최대한 저해하지 않고, 불가피하게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적절한 지원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앞서 언급된 정책들은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서문의 정책들은 모두 유사한 논리를 가지고 있으니 도서정가제를 구체적인 예시로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먼저, 추가적인 유입을 막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선 예시에서는 이미 몇십 년간 영세서점을 운영해 왔고, 다른 일에 대한 경험이 없으며, 나이가 어느 정도 들었다는 가정이 존재했다. 즉, 그 사람은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전제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서정가제가 지속적으로 시행된다는 보장이 존재한다면, 새로운 공급자가 지속적으로 영세서점업 시장에 진입할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서정가제로 인해 이윤이 유지되는 영세서점업이 공급자의 진입 조건을 만족시키게 되기 때문이다. 즉, 창조적 파괴 개념의 경제 성장 논리에 따라 파괴의 대상이 되는 산업들이 사회적 후생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면서 존속된다는 것이다.다음으로, 지원 대상을 개선의 대상이 아니라 단순한 보호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적절한 지원이 아니다. 도서정가제의 경우 도서 판매 시장에서 영세서점업자들의 경쟁력을 확보한다. 달리 말하자면, 이는 영세서점업자들이 도서 판매 시장에 머물 유인을 제공하는 셈이다. 앞선 나이 든 서점업자 외에도 해당 업계에는 재취업이 가능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따라서 해당 집단에게는 보호를 통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머물 유인을 제공하는 것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미래지향적 지원이 더 적절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토대로 해결책에 대한 예시를 들어보자면, 해당 정책들에 시행기간을 설정해 장기적인 시장 진입 유인을 차단하고, 단순한 경제적 지원이 아닌 재취업을 장려하는 교육 지원금을 제공해 새로운 일자리를 탐색하도록 넛지하는 방법이 있다. 이러한 방식은 추가적인 유입을 줄이는 동시에, 파괴된 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의 이동을 촉진해 더욱 효율적인 자원 분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AI의 발전은 앞으로 더 많은 창조와 파괴를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AI로 인한 실업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득표를 위한 정책을 고안하는 것보다 기존 정책들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더 나은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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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신용보증기금은 자선단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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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3:08 KST</pubDate>
	<dc:creator>이현욱</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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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금융박물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전시 설명을 듣던 한 학생이 내게 물었다.“신용보증기금은 자선단체인가요?”나는 잠시 망설였다. 자본이 없는 사람도 어떻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지, 그 원리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문득 지난주 온라인 중고 마켓에서 중고 노트북을 샀던 일이 떠올랐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판매자에게 나는 15만 원을 먼저 송금했다. 왜 그럴 수 있었을까. 그가 약속대로 물건을 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경제는 결국 이 보이지 않는 믿음, 곧 신용 위에서 작동한다.&lt; 거래비용을 낮추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 &gt;우리는 시장경제를 흔히 재화와 화폐가 오가는 체제로 이해한다. 그러나 그 바닥에는 신용이라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놓여 있다. 신용이 없다면 거래는 훨씬 불편하고 비싸지며, 많은 경우 애초에 성립하기조차 어렵다.중고거래를 떠올려 보자. 사기 위험이 존재함에도 우리가 거래를 이어가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은 약속을 지킨다는 기본적인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작업을 먼저 하고 나중에 대금을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계약서가 있더라도 소송 비용이 작업료보다 더 클 수 있다. 결국 거래를 성립시키는 것은 상대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신용이다.동네 식당에서 외상을 할 때도, 온라인 쇼핑몰의 환불 정책을 믿고 결제할 때도 우리는 매 순간 신용에 의존한다. 이런 상호 신뢰가 없다면 모든 거래마다 상대를 검증하고 담보를 요구해야 한다. 거래비용은 치솟고 시장은 빠르게 위축될 것이다.경제학자 조지 애컬로프가 말한 ‘레몬 시장’도 같은 문제를 보여준다. 정보의 비대칭이 심화되면 좋은 상품과 나쁜 상품이 뒤섞이고, 결국 시장 전체의 신뢰가 무너진다. 신용은 이 불신의 안개를 걷어내는 장치다. 시장을 움직이게 하는 윤활유이자, 거래비용을 낮추는 핵심 인프라다.&lt; 미래의 가능성을 현재의 자원으로 바꾸는 힘 &gt;신용의 더 중요한 기능은 미래의 가능성을 현재의 자원으로 바꾼다는 데 있다. 돈이 이미 축적된 과거의 결과라면, 신용은 앞으로 지켜질 약속을 바탕으로 오늘의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아이디어는 있지만 자본이 없는 청년이 있다고 하자. 은행은 그의 상환 가능성과 성실성을 평가해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신용보증기금이 미래의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보증을 제공한다.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 역시 현재의 실적만이 아니라, 창업자가 약속을 이행하고 미래의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한다.이처럼 시장은 단순히 현재 가진 것을 맞바꾸는 공간이 아니다. 신용은 미래의 소득과 성과를 현재의 투자와 연결함으로써 시간의 장벽을 넘어선 자원 배분을 가능하게 한다. 신용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은 자본의 문턱에서 좌절할 것이고, 자원은 이미 담보와 자산을 가진 이들에게만 집중될 것이다. 신용은 이 문턱을 낮추고 시장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핵심 장치다.&lt; 시장을 살리는 신용, 시장을 흔드는 신용 &gt;물론 신용이 언제나 선한 결과만 낳는 것은 아니다. 신용은 시장의 혈액과 같지만, 과도하게 팽창하면 오히려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상환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차입자에게까지 대출이 확대되면서 금융 시스템 전반에 과도한 낙관이 퍼졌다. 그러나 부실이 드러나자 금융기관 사이의 신뢰는 급격히 무너졌고, 신용경색은 실물경제 전반으로 번졌다.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는 순간,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신용보증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정부가 보증을 무분별하게 확대하면 시장의 자율적인 위험 평가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경쟁력이 낮은 기업이 비효율적으로 연명하면, 그만큼 혁신적인 신규 진입자가 얻을 기회는 줄어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신용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하게 흐르도록 만드는 것이다.&lt; 정부의 역할은 ‘선수’가 아니라 ‘심판’이다 &gt;그렇다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부의 역할은 시장의 선수가 되어 직접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신용이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는 규칙을 세우고 지키는 데 있다.첫째, 정보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기업 공시와 회계의 신뢰성이 확보되어야 투자자와 금융기관이 스스로 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 신용은 불투명한 환경에서는 왜곡되고, 투명한 환경에서 비로소 제대로 가격이 매겨진다.둘째, 계약 위반과 사기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약속을 어겨도 대가가 크지 않다면 사람들은 더 이상 타인을 믿지 않게 된다. 중고거래 사기나 전세 사기가 반복될수록 시장 전체의 신뢰 비용은 커진다. 반대로 약속을 어기면 반드시 책임을 진다는 확신이 있을 때, 시장 참여자들은 자발적으로 신용을 지키게 된다.셋째, 금융 소비자 보호 장치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불완전판매, 사기,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감시와 피해 구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때 시장의 신뢰는 더 넓고 두터워진다. 자유로운 시장은 무규칙 상태가 아니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규칙 아래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는 질서다.&lt; 시장경제는 결국 신뢰의 축적이다 &gt;이제 금융박물관의 그 학생에게 나는 조금 더 분명하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신용보증기금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그것은 담보나 실적이 부족하더라도, 아직 완전히 증명되지 않은 미래를 시장이 평가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 장치다. 다시 말해, 시장이 미래의 가능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돕는 공적 신호에 가깝다.온라인 중고 마켓에서 중고거래를 할 때도, 프리랜서가 일을 먼저 시작할 때도,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때도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용의 질서 위에 서 있다.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단지 현금의 축적만이 아니다. 서로의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을 떠받치는 제도와 규칙의 축적이야말로 시장을 전진하게 만드는 힘이다.결국 시장경제의 심장은 자본만으로 뛰지 않는다.신용, 곧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비로소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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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한계기업 퇴출과 투자자 보호의 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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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2:06 KST</pubDate>
	<dc:creator>홍민영</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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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1. 우리 동네의 낡은 간판과 시장의 냉철함 어느 동네나 수년째 손님 한 명 보이지 않지만 낡은 간판만 걸어둔 가게가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잡지 못한 채 활력을 잃은 모습은 안쓰러움을 자아내지만, 시장경제의 원리는 냉정하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는 ‘한계기업’은 경제 생태계의 선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기준을 강화하며 한계기업 정리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장폐지의 절차는 기업뿐만 아니라 그 기업에 믿음을 보냈던 소액주주들에게도 고통을 안겨준다. 2. 자원의 동맥경화와 퇴출 지연 시장경제의 본질은 희소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인 곳으로 배분하는 것이다. 한계기업이 정부의 지원이나 금융권의 연명 치료로 시장에 잔류하면, 한정된 자본과 인력은 혁신 산업으로 흐르지 못하고 그곳에 잠기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의 비용이다. 최근 상장폐지 결정에 불복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전체 상폐 결정 기업의 절반에 달하는 기업들이 법적 대응에 나선다. 일단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상폐 절차는 멈춘다. 가처분이 기각되더라도 기업들이 항고와 재항고를 통해 소송을 이어가면서 최종 상폐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시간 끌기가 발생한다. 이 기간은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일종의 행정적 동맥경화 기간이며, 시장의 기능은 마비된다. 3. 희망 고문과 제도적 경직성의 모순 여기서 시장경제의 또 다른 실패가 드러난다. 바로 제도의 경직성이 역설적으로 퇴출 지연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 중에는 매출액과 순이익이 나오더라도 시가총액이 기준에 미달하면 이의신청 기회조차 없이 즉시 퇴출당하는 규정이 존재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합리적 소명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끼기에 최후의 수단으로 법원의 가처분 신청에 매달리게 된다. 결국 경직된 즉시 퇴출 제도가 기나긴 법적 공방을 낳는 모순을 초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피해는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희망 고문이다. 거래 재개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담보로 소송이 길어질수록 투자자의 자금은 묶이게 되며, 최종 상폐 시 그 손실은 오롯이 소액주주의 몫이 된다. 이는 시장 경제의 기초인 재산권 보호와 자기 책임 원칙 사이에서 투자자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격이다. 4. 창조적 파괴를 위한 전제 조건: 투명성과 합리성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는 낡은 것이 파괴되고 새로운 혁신이 그 자리를 채울 때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현재의 상장폐지 국면은 파괴의 효율성보다 절차의 불투명성과 소송 비용이라는 비효율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 건강한 시장 재편을 위해서는 퇴출의 칼날을 세우는 것만큼이나 정교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무조건적인 퇴출 강화가 아니라, 기업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절차를 마련해 법적 공방으로 인한 불필요한 지연을 줄여야 한다. 동시에 투자자들이 위험을 인지할 수 있도록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불확실성 노출 기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우량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시장경제의 진정한 역할이다.5. 건강한 시장경제 생태계를 향하여 정원사는 꽃을 피우기 위해 시든 가지를 쳐내지만, 살아있는 꽃봉오리까지 꺾이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한계기업의 퇴출은 대한민국 경제라는 정원의 영양분을 보존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끝없는 소송과 희망 고문 속에서 투자자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시장의 신뢰는 무너져버릴 것이다. 시장은 자율과 책임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기업은 혁신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하고, 당국은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원칙을 제공하며, 투자자는 합리적 비판으로 시장을 감시해야 한다. 퇴출의 고통을 넘어 투명하고 신속한 시장 재편이 이루어질 때, 대한민국의 경제 시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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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천 원의 선택과 시장의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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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1:09 KST</pubDate>
	<dc:creator>장원서</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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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번화가를 걷다 보면 인형뽑기 기계 앞에서 발길을 멈추는 사람을 쉽게 보게 된다. 잠깐 망설이다가 천 원을 넣고, 인형이 들렸다가 떨어지는 순간 다시 천 원을 넣는다. 겉으로는 가벼운 오락처럼 보이지만, 그 짧은 장면에는 소비자의 심리와 시장의 원리가 함께 움직인다.인형뽑기방이 늘어나는 첫 번째 이유는 회당 가격의 설계에 있다. 인형뽑기의 단위는 대개 1,000원이다. 사람들은 이를 총지출이 아니라 매번 독립된 선택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행동경제학이 말하는 정신회계가 작동하는 것이다. 한 번에 8,000원을 내고 인형을 사는 일은 비싸게 느껴져도, 1,000원을 여덟 번 쓰는 일은 훨씬 가볍게 인식된다. 지출이 잘게 나뉠수록 총액의 압박은 흐려지고, 소비의 문턱은 낮아진다.두 번째 이유는 인형뽑기가 물건만이 아니라 기대를 파는 오락이라는 점이다. 밥을 사거나 옷을 사면 만족은 결제와 함께 확정된다. 그러나 인형뽑기에서는 결과가 나오기 전의 긴장과 상상 자체가 이미 소비의 일부가 된다. 여기에 근접 실패가 더해진다. 인형이 거의 잡힐 듯하다가 떨어지는 장면은 완전한 실패보다 오히려 다음 시도를 부른다. 손에 남는 것이 없어도 소비가 끝난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런 수요 구조는 공급의 형태도 바꾼다. 게임물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게임제공업소는 2025년 4분기 기준 5,957곳으로 최근 2년간 20% 가까이 늘었으며 코로나 이후 사양세에 접어든 일반 오락실과 달리 새로 생긴 업소 대부분이 인형뽑기방이었다. 수요의 특성과 비용구조가 맞물리자 시장은 빠르게 팽창했다. 누가 설계하지 않아도 수요와 공급의 신호만으로 산업이 형성되는 것, 하이에크가 말한 자생적 질서가 이 골목 안에서도 작동한 것이다.그런데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균열도 함께 드러났다. 국민신문고에는 인형뽑기 관련 민원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집게 힘이 지나치게 약하게 조정되어 있거나, 일정 횟수 이상 돈을 넣어야만 집게가 강해지도록 확률이 설정되어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게임위 조사에서는 사전 심의와 다르게 기계를 임의로 개조한 사례도 확인됐다. 기계 앞에 선 소비자는 동일한 기회를 전제로 천 원을 넣지만, 그 전제가 처음부터 어긋나 있었던 셈이다.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이 시장을 `규제해야 할 유행`으로 볼 것인지, `규칙이 필요한 시장`으로 볼 것인지다. 나는 후자가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시장경제는 진공 상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재산권과 계약, 예측 가능한 규칙이 있어야 소비자의 선택도 시장의 신호도 제 의미를 갖는다. 집게를 조작하는 행위는 시장이 낳은 결과가 아니라, 시장이 서 있는 토대를 무너뜨리는 일이다.그래서 필요한 것은 시장 자체를 틀어막는 포괄 규제가 아니다. 경품 상한을 낮추거나 기계 수를 제한하는 방식은 소비자의 선택지를 줄이고 기존 사업자의 자리만 굳혀줄 뿐이다. 국가의 역할은 플레이어가 아니라 심판이어야 한다. 심의받은 사양대로 기계가 운영되는지, 규칙이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는지를 확인하고 위반을 엄정하게 제재하면 된다. 좋은 시장은 규제가 많아서가 아니라 속임수가 적어서 유지된다.결국 인형뽑기방의 흥망은 천 원짜리 놀이의 이야기가 아니다. 진입이 쉬운 시장은 빠르게 과포화되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점포는 물러나며, 더 나은 운영과 입지를 가진 점포만 남는다. 이것은 실패의 연속처럼 보이지만, 자원이 더 효율적인 곳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시장은 스스로 균형을 찾을 능력이 있다. 다만 그 능력은 공정한 규칙이 살아있을 때만 발휘된다. 자유로운 선택이 존중받으려면, 그 선택이 속임수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천 원이 만드는 시장은, 결국 천 원이 믿을 수 있는 시장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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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노력하면 손해, 이상한 금리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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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50:02 KST</pubDate>
	<dc:creator>손호철</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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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우리는 `약자`라는 단어 앞에서 쉽게 무장해제된다. 약자를 돕는 일은 곧 선한 일이고, 그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냉혹한 것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약자를 돕겠다는 명분 아래 시장경제의 근본 원리를 무너뜨리고 있다면, 그 선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최근 정부의 금융 정책을 살펴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대목이 있다. 햇살론, 새희망홀씨,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같은 정책금융 상품들이 그것이다. 저소득자와 저신용자에게 시장 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우대 금리로, 그것도 더 많은 금액의 대출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언뜻 들으면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는 따뜻한 정책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원리에 비추어 보면, 이는 명백한 모순이다.금리란 본질적으로 돈의 가치이며, 그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는 신용, 즉 상환 능력과 상환 의지에 대한 평가다. 신용이 높은 사람은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위험이 낮기 때문에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반대로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는 부도 위험을 반영한 높은 금리가 책정되는 것이 시장의 원칙이다. 이것은 차별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 돈이 없는 사람에게 더 싸게 파는 가게는 없다. 그런데 유독 금융 시장에서만 이 상식이 뒤집어지고 있다.더 깊이 생각해보면, 금리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경제학자 하이에크가 강조했듯, 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다. 금리라는 신호가 왜곡되면 자원 배분 전체가 흔들린다. 낮은 금리 보조를 받은 저신용자는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받게 되고, 이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과 도덕적 해이를 동시에 심화시킨다. 성실히 신용을 쌓고 상환해 온 사람은 높은 금리를 부담하면서도 대출 한도는 오히려 적다. 과연 누가 신용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겠는가? 열심히 일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구조는 결국 사회 전체의 경제적 활력을 떨어뜨린다. `노력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순간, 시장경제의 근간인 자발적 동기와 공정한 경쟁은 무너지기 시작한다.또한 이런 정책의 재원은 어디서 오는가? 정부가 시장 금리와 우대 금리의 차액을 메워주는 이자 보전분은 사실상 세금으로 충당되는 암묵적 보조금이다. 이는 형식만 대출일 뿐, 실질적으로는 이전지출의 성격을 띤다. 금융기관이 정책적으로 저신용자에게 낮은 금리를 적용하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다른 고객의 금리 인상이나 수수료 확대로 전가된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세금`이다. 선량하게 자기 몫을 다하는 다수의 국민이 소수를 위한 정책의 비용을 조용히 떠안고 있는 셈이다.물론 사회적 안전망은 필요하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은 공동체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장의 가격 기능을 왜곡하는 방식으로 이를 실현하려 해서는 안 된다. 저소득층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 원리를 비틀어 만든 특혜 대출이 아니라, 직접적인 소득 보전이나 직업 훈련·취업 연계 지원처럼 시장 신호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실질적인 자립을 돕는 방식이다.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오래된 격언은 여전히 유효하다.`약자`라는 프레임은 강력하다. 그 앞에서 합리적 비판은 쉽게 `약자 혐오`로 매도당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약자를 위한다면, 그들을 영원히 수혜의 대상으로 고정시키는 정책이 아니라, 시장 안에서 당당한 주체로 설 수 있게 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시장경제의 원리를 존중하는 것은 냉정함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구성원에 대한 깊은 신뢰의 표현이다.약자는 과연 선량한가. 이 물음은 약자 개인의 도덕성을 묻는 것이 아니다. `약자 보호`라는 이름 아래 무비판적으로 쏟아지는 이전지출과 암묵적 보조금 정책이 과연 선량한 결과를 낳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시장의 원칙을 무시한 선의는 때로 악의보다 큰 해를 끼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성적 동정이 아니라, 냉철한 원칙 위에 세워진 진짜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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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밸류업의 역설: ‘강제된 배당’보다 ‘지배구조의 신뢰’가 먼저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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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9:12 KST</pubDate>
	<dc:creator>이다경</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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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 저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환원을 독려하고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다양한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경제의 본질적 관점에서 볼 때, 기업 가치는 정부의 지침이나 법적 강제로 ‘교정’되는 대상이 아니다. 자본은 명령이 아닌 수익성과 안전성을 따라 흐르며, 그 흐름을 결정하는 핵심 기제는 기업의 자율적인 ‘지배구조 신뢰’다.‘대리인 비용’이 갉아먹는 기업의 현금 가치한국은행의 분석(BOK 이슈노트 2025-5호)은 매우 흥미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주주보호가 취약한 기업일수록 그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기업가치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경제학의 고전적 난제인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투자자 입장에서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기업의 현금은 ‘미래를 위한 재원’이 아니라, 지배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해 오용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사장될 ‘리스크’로 인식된다. 즉, 똑같은 1,000억 원이라도 시장이 부여하는 가치는 기업의 지배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시장은 단순히 숫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가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쓰일 것이라는 ‘신뢰’에 가격을 매기기 때문이다.시장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밸류업 강제화’의 함정최근 논의되는 주주환원 강제화나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는 표면적으로는 주주 보호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시장의 자율적 자원 배분 기능을 왜곡할 위험이 크다. 기업마다 처한 산업 주기와 투자 소요는 제각각이다. 한창 설비 투자가 필요한 성장기 기업에 일률적인 배당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시장의 가격 신호를 무시하고 성장의 싹을 자르는 행위다. 자본은 강제할수록 숨어들고, 규제할수록 떠나간다. 정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깊숙이 개입해 배당 비율을 정해주려 하는 것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보다 관료의 ‘보이는 손’이 더 유능하다고 믿는 오만이다. 진정한 밸류업은 규제가 아닌, 기업이 스스로 주주를 존중하는 것이 ‘이득’이 되는 환경을 조성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인센티브를 통한 시장 생태계의 복원성공적인 밸류업 사례로 평가받는 일본의 경우, 강제적 징벌보다 시장 친화적 인센티브에 집중했다. 배당소득세 분리과세와 같은 세제 혜택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명확한 유인을 제공한다. 시장경제에서 공급자(기업)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법적 처벌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자본 조달 비용의 감소와 주가 상승이라는 구체적인 보상이다. 또한, 한국은행의 분석처럼 주주환원 확대가 주주보호 취약 그룹에서 더 큰 가치 제고 효과를 낸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는 개별 기업의 배당 액수를 감시할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도록 유도하고 소액주주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는 공정한 ‘운동장’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자본의 논리에 정직한 시장을 위하여주가는 해당 기업의 경영 방식과 지배구조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 내린 최종적인 판결문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현상은 결국 우리 시장의 신뢰도가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이제 우리는 ‘결과의 평등’을 강요하는 규제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최적의 자본 배분을 결정하게 두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배구조의 결함은 시장의 감시와 인센티브를 통해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 자본의 논리를 존중하고 시장의 자율성을 회복할 때, 우리 자본시장은 비로소 코리아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프리미엄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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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고유가피해지원금]]>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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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8:11 KST</pubDate>
	<dc:creator>홍선기</dc:creator>
	<description>
		<![CDATA[
		 최근 국제 정세의 불안 속에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며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이 봉쇄될 경우 유가는 급등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러한 공급 충격은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직결되며, 서민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고유가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는 타당한 대응처럼 보인다. 급격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고, 단기적으로 소비 위축을 방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처럼 에너지 비용 부담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계층에게는 즉각적인 숨통이 되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지지를 받기도 쉽다. 그러나 이 정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 고유가의 본질은 `공급 부족`이다. 원유라는 필수 자원의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은 상승한다. 이는 시장의 기본 원리이며, 정책으로 억누를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정부가 현금을 지급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민의 구매력은 일시적으로 증가하고, 소비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결국 수요는 유지되거나 확대되는 반면 공급은 제한된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어디서나 통화적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물가 상승은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아니라, 경제 내에서 유통되는 돈의 양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물론 고유가와 같은 공급 충격은 물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결합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공급 충격으로 시작된 인플레이션이 재정 확대로 인해 수요 측 압력까지 더해지면, 물가는 단순한 일시적 상승을 넘어 구조적으로 고착될 위험이 있다. 정부는 이번 지원금을 국채 발행이 아닌 초과 세수와 기금을 활용해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겉으로는 `빚 없는 재정`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금의 출처가 아니라 지출의 효과다. 기금을 사용하든 세수를 활용하든, 결국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면 총수요는 증가하게 된다. 특히 이미 물가 상승 압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재정지출이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가격을 낮추는 정책이 아니라, 고통을 분산시키는 정책에 가깝다. 이는 단기적인 완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소비를 유지시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지탱하는 역할을 할 위험도 존재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정책이 반복될 경우 재정 건전성 문제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은 초과 세수로 대응할 수 있지만, 경기 상황이 악화되면 같은 방식의 대응은 어려워질 수 있다. 재정 여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올 경우, 정부의 대응 능력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국 일시적 처방에 의존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물론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급격한 경제 충격 속에서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다. 그러나 그 방식이 단순한 현금 지급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에너지 구조 개선, 공급망 안정화, 그리고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는 정책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한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분명 `필요한 정책`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충분한 정책`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적 인기보다 장기적 안정이다. 정책의 목적이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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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턴테이블 위에서 돌아가는 보이지 않는 손: LP 가격은 왜 비쌀까?]]>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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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6:19 KST</pubDate>
	<dc:creator>장인혁</dc:creator>
	<description>
		<![CDATA[
		작년부터 음악을 소비하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이면 수천만 곡을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시대를 역행하여, 물리적인 형태를 갖춘 CD와 LP를 수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내 수집품의 가치가 궁금해져 크림(KREAM)에 접속했다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에 구매했던 싱어송라이터 한로로의 `이상비행` LP 중고 거래 가격이 원가 5만 7천원에서 무려 23만 원까지 치솟아 있었기 때문이다. 놀란 마음에 다른 인디 가수들의 LP 가격도 검색해 보았다. 상황은 비슷했다. 검정치마의 `TEAM BABY` LP는 45만 원, 유다빈밴드의 `이그나이트` LP는 11만 원, 윤마치의 `Oh Life` LP는 26만 원 등 최초 발매가를 아득히 뛰어넘는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었다.이 음반들이 이렇게 엄청난 프리미엄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는 이를 두고 음반을 매점매석하여 폭리를 취하려는 이른바 리셀러들의 탐욕 때문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감정적인 잣대를 거두고 냉정한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면, 이 현상은 누군가의 악의가 아니라 시장이 지극히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라고 할 것이다.LP의 높은 가격을 설명하는 핵심은 바로 희소성과 한정된 공급이다. LP는 CD와 달리 한정된 수량을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기획사와 아티스트는 수요에 맞게 예약주문을 받아 한시적으로 생산하는 방식을 택한다. 즉, 시장에 풀리는 LP의 공급량은 사실상 완벽하게 고정되어 있다.이러한 고정된 공급 속에서 아티스트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팬덤이 커지면 어떻게 될까? 수요 곡선은 우측으로 급격히 이동하지만, 공급 곡선은 수직의 형태를 유지하며 꼼짝하지 않는다. 수요는 폭발하는데 공급은 멈춰 있으니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의 첫 장에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또한 시장에서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신호다. 검정치마의 LP에 붙은 45만 원이라는 꼬리표는 시장의 왜곡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그 음반을 소유하는 가치가 45만 원 이상의 효용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해 지갑을 여는 것이 아니다. 아티스트의 철학이 담긴 굿즈,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동경, 그리고 한정판을 소유했다는 심리적 만족감이라는 주관적 가치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가격을 통제하려는 시선에서는 이러한 고가 거래가 불합리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장경제에서 가격이 오르면, 한정된 자원은 그것을 가장 간절히 원하고 그만한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된다. 만약 LP의 중고 거래 가격을 최초 발매가 수준으로 강제하는 규제가 생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고 암시장이 형성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높은 가격은 희소한 자원을 배분하는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장의 조정 장치인 셈이다. 기획사 역시 시장의 합리적인 행위자다. 그들은 왜 수요가 많은데도 LP를 무한정 찍어내지 않을까? 추가 생산에 따르는 시간과 물리적 비용의 한계도 있지만, 한정판이라는 희소성을 유지함으로써 아티스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팬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것이 장기적인 이윤 극대화에 더 유리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역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전략이다. 이처럼 턴테이블 위에서 조용히 돌아가는 LP판 속에는  수요와 공급, 희소성, 그리고 주관적 가치라는 시장경제의 거대한 원리가 CHACHAG 새겨져 있다. 그러니 내가 조심스레 턴테이블에 바늘을 얹을 때마다 흘러나오는 것은 단지 아름다운 음악만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수많은 이들의 열망과 가치가 교차하며 끊임없이 최적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즉 ‘보이지 않는 손’이 지휘하는 지극히 역동적이고도 경이로운 시장경제의 교향곡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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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노란봉투법 – 그 봉투 속에 든 것은?]]>
	</title>
	<link>/20260527_2904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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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4:59 KST</pubDate>
	<dc:creator>박도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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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노란봉투법이 작년 국회에서 통과되고 올해 3월 10일부로 시행되었다. 노란봉투법이란 기업이 파업이나 쟁의행위에 대해 노동자 개인이나 노조에게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노사관계에 있어서 사용자를 기존의 직접적인 고용주체에서 `근로계약의 형식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 또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로 확대한 법안으로 취지는 노동조합 활동의 위축을 막고 간접고용 노동자에게도 실질적 교섭 기회를 부여하려는 것이다.듣기에 너무나도 좋아 보이는 노란봉투법, 시장경제의 측면에서 우려되는 문제점은 무엇이 있을까?  1. 고용활동의 위축노란봉투법은 합법적 파업뿐만 아니라 생산시설 점거, 생산 중단 등 재물 손괴가 없다면 불법적 파업에 대한 책임도 보호를 해준다. 사용자의 범위 확대도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만큼 기업의 책임이 늘어난다. 이것이 기업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면 기업은 자연스럽게 자동화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고용활동은 축소하는 방법으로 비용을 줄일 수 밖에 없다. 노동자들의 월급봉투를 챙겨주기 위한 법이 오히려 일자리를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2. 노조활동의 증가만약 당신이 정상적으로 근무하는데 파업을 하는 사람들의 월급이 변화가 없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모두가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근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업무의 질이 저하되거나 파업에 동참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 업무의 몫은 남은 사람들이 떠맡게 될 것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3. 기업활동의 위축기업은 단순히 현재의 비용뿐만 아니라 미래의 불확실성도 포함하여 의사결정을 한다. 노란봉투법의 시행으로 인해 노동조합의 쟁의활동과 소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된다면 결국 기업은 본래 추구해야 할 영리활동 대신 소송에 업무가 분배되고 파업으로 인해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차질은 기업 제품과 서비스의 질 저하와 소비자의 불만족을 발생시켜 기업 이미지 훼손과 해당 기업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피해가 전달될 수 밖에 없다.  4. 한국 경제의 위험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는 집단이다. 노조의 쟁의 활동을 보호하는 법령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외국계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것을 꺼리게 될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도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나게 된다. 투자자들의 경우에도 선택지가 한국 기업 밖에 없는 것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떠안고 국내 기업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 투자 감소로 인한 국내기업들의 활동 위축은 외국계 기업과 비교하여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고 더 나아가 국내 산업 기반 자체도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5. 실제 현황노란봉투법 시행이 약 50일 정도 되었다. 몇 가지 사례로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CU물류마비와 삼성노조 파업이 있다. 파업에 대해 삼성은 무인공장 공식화로 대응하였다. AI도입이 가속화 되고있는 요즘 노란봉투법은 오히려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앗아가는 지름길이 되고 있는 경우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말한 문제점들로 노동자들의 권리를 억압하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규제가 과도하다면 기업들의 활동은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한 해가 지날수록 노동자들의 권리가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고 그렇기에 시장경제체제에서 심판으로서의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지금의 노란봉투법이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불법 쟁의활동마저 보호하는 기업에게 불리한 법령과 이를 넘어서 한국 경제의 기반 자체가 위험해질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노란봉투법의 취지인 노동자들의 권리 보호와 기업의 목적인 영리추구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살아야 국가가 살고 우리 개인이 사는 것이다. 노란봉투법의 취지 역시 우리 개개인이 살고자 하는 것이다. 기업이 짊어진 무거운 짐을 덜어낸다면 우리 개개인과 더 나아가 국가의 차원에서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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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사라지기에 더 빛나는 가게, 팝업스토어가 보여주는 시장의 진화]]>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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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4:03 KST</pubDate>
	<dc:creator>이윤호</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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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성수동 골목, 평일 오후인데도 100m 가까운 줄이 늘어섰다. 한 의류 브랜드가 단 2주만 운영하는 팝업스토어 앞이다. 며칠 전까지 비어 있던 점포는 지금 도시에서 가장 뜨거운 공간이 되었고, 다음 주면 또다시 사라질 예정이다. "곧 없어질 가게에 왜 그렇게 줄을 서느냐"고 묻는 사람도 있지만, 바로 그 `사라짐`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핵심 동력이다. 더현대 서울이 개점 1년 만에 200회가 넘는 팝업을 열고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것도, 성수동·홍대·한남이 `팝업의 성지`로 거듭난 것도 우연이 아니다. 팝업스토어 열풍은 단순한 마케팅 트렌드가 아니라, 시장경제가 스스로 진화하며 만들어 낸 새로운 균형의 형태다.[희소성이 만든 가치의 재구성]팝업스토어의 본질은 시간의 희소성에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언제든 살 수 있는 매장과 일정 기간 후 사라질 매장에서 얻는 상품의 효용은 결코 같지 않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교차점에서 결정되는데, 팝업스토어는 공급의 시간을 의도적으로 단축함으로써 수요 곡선을 위로 끌어올린다. 또한 소비자는 단순히 상품이 아니라 경험을 산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만 가능한 경험`말이다. 경험재의 시대, 시장은 상품의 물리적 가치보다 시·공간적 한정성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가치에 반응한다. SNS에 공유되는 인증샷 한 장은 광고비 0원의 자발적 마케팅이 되고, 이는 다시 다음 팝업의 수요를 끌어올리는 선순환을 만든다.[부동산·유통·마케팅을 묶어 낸 자율 조정]공실률이 높아진 도심 상권은 유휴 자산을 짧게 임대해 수익을 내는 새 모델을 받아들였고, 브랜드는 수십억 원대 인테리어 비용 없이도 핵심 입지를 며칠 단위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임대인·브랜드·소비자 그 누구도 `팝업 시장을 만들자`고 기획하지 않았지만, 각자의 인센티브가 맞물리며 새로운 거래 방식이 자연발생적으로 정착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21세기 도심에서도 여전히 작동한다. 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을 해결하는 데 정부가 공실세를 매기거나 임대료 상한을 두는 것보다, 시장 스스로 단기 임대라는 새 거래 방식을 만들어 낸 쪽이 훨씬 빠르고 정교했다.[혁신의 비용을 낮추는 실험장]신제품 하나를 정식 매장에 올리는 일은 본래 큰돈이 드는 결정이다. 임대료, 재고, 인력, 광고 어느 하나 만만치 않다. 팝업스토어는 이 비용 구조 자체를 흔들어 놓았다. 두어 주짜리 짧은 매대 위에서 브랜드는 사람들이 어디에 멈춰 서는지, 어떤 진열 앞에서 휴대폰을 꺼내는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반응이 시들하면 조용히 접고 다음 기획으로 넘어가면 그만이다. 가장 크게 웃는 쪽은 자본이 빈약한 신생 브랜드다. 예전이라면 대형 백화점 1층에 한 평을 얻기조차 어려웠을 작은 회사가, 지금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손님을 만난다.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시장은 스스로 혁신의 문턱을 낮추고 들고남의 속도까지 끌어올렸다.[시장은 정답을 만든다]팝업 현상이 던지는 메시지는 의외로 단순하다. 정부 청사진이나 거대 자본의 설계도가 아니라, 무수히 쌓이는 작은 거래들이 도시의 풍경을 다시 그려낸다는 것. 비어 가는 점포, 진입장벽 앞에서 망설이는 신생 브랜드, 한 달이 멀다 하고 변하는 소비자 취향. 성격이 제각각인 세 가지 과제를 시장은 `한정된 시간의 매장`이라는 단 하나의 해법으로 한꺼번에 풀어냈다. 어떤 회의실에서도 결정된 적 없는 답이지만, 거래가 자유로운 곳에서는 늘 이런 식으로 답이 자라난다.5년 뒤 도심에는 또 다른 형태의 가게가 들어서 있을 것이다. 팝업이 내일까지 정답일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풍경이 어떻게 바뀌든, 그 바람을 일으키는 힘은 자유로운 거래와 경쟁, 그리고 그 사이에서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길어 올리는 시장 참여자들의 안목일 것이다. 사라지기에 더 빛나는 그 작은 매장 앞의 긴 줄은, 한국 시장경제가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진화하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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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막을수록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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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2:57 KST</pubDate>
	<dc:creator>김예담</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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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서울 종로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종묘 맞은편에 차단막으로 가려진 공터가 있다. 세운4구역이다. 바로 옆 세운상가 일대는 지어진 지 50년이 넘도록 재개발이 지연되며 건물 곳곳에 균열이 가고 외벽 누수가 이어지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세운4구역은 200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종묘 경관을 이유로 문화재 심의만 수년이 걸렸고, 이후에도 발굴 조사와 고도제한 논란이 겹치며 사업이 반복적으로 지연됐다. 2023년 철거는 완료됐지만 공사는 여전히 시작되지 못했다.문제는 지연 자체보다 그 비용이다. 매달 약 20억 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누적 차입금은 약 7,250억 원에 달한다. 사업이 멈춰 있는 동안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선택지는 줄어들고, 수익성을 맞추려면 더 높은 용적률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용적률은 기존 660%에서 1,008%로 올라갔고, 종묘 바로 앞에 142미터 건물을 세우는 계획이 추진됐다. 지금도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이 충돌 중이다. 세계유산영향평가까지 진행될 경우 2~3년이 추가로 소요될 수 있다. 종묘를 보호하겠다며 걸었던 규제가 사업을 지연시켜 오히려 더 높은 건물 논란을 종묘 앞에 세우는 상황을 만들었다. 규제가 막으려 했던 것을 규제 스스로가 불러들인 셈이다.이와 유사한 구조는 아파트 시장에서도 반복된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조합원 1인당 8천만 원을 초과하는 이익의 최대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는 분양 가격을 제한해 예상 수익을 줄이고, 안전진단·대출규제까지 겹치며 정비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투기 억제가 명분이지만 사업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2026년부터 4년간 서울 아파트 연평균 입주 물량은 1만 4천 가구로, 직전 4년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나쁜 규제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규제다. 세운4구역은 문화재 심의만 5년이 걸렸고, 철거 후에도 3년째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며 7,250억 원의 차입금이 쌓였다. 전국 수만 가구의 정비사업은 층층이 쌓인 규제 앞에 지연되고있다. 문화재 보호와 투기 억제, 하나하나는 그럴듯한 명분이다. 그러나 종묘를 보호하겠다는 규제는 방치 끝에 오히려 더 높은 건물을 종묘 앞에 추진하게 만들었고, 집값을 잡겠다는 규제는 공급을 막아 집값을 올렸다.규제로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현실 앞에서 반복적으로 무너진다. 개발을 막으면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고, 누적된 압력은 결국 더 높은 용적률과 더 높은 건물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폭발한다. 거래와 공급을 옥죄는 규제는 단기적으로 시장을 누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을 줄이고 거래량을 낮춰 결국 가격을 더 끌어올린다. 정부 차원의 과도한 시장 개입은 결국 시장을 더욱 왜곡되게 만든다. 현실을 외면한 정책은 결국 현실의 역습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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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지금 사고 다음 달 내기 : 후불결제가 바꾸는 소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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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2:00 KST</pubDate>
	<dc:creator>이재혁</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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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통장 잔고는 부족했지만 결제 버튼은 가벼웠다. 클릭 한 번이면 물건은 오늘 도착하고, 돈은 다음 달에 빠져나간다. 소비자는 부담을 미루었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은 그 순간 미래의 소득을 현재의 구매력으로 바꾸어 간다. 최근 간편결제 플랫폼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인 BNPL(Buy Now, Pay Later·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는 단순한 후불 편의 기능이 아니다. 그것은 소비의 시간표 자체를 다시 쓰게 하는 새로운 시장 서비스다. 한국의 BNPL 시장은 네이버페이, 토스, 카드사 후불결제 확대와 함께 빠르게 성장 중이며, 글로벌 BNPL 시장 역시 향후 수 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BNPL은 소비자 친화적이다. 당장 현금이 부족해도 필요한 상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고, 신용카드가 없거나 한도가 낮은 청년층도 소액 신용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 접근성을 높이고 구매 결정을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BNPL의 본질은 단순한 결제 편의 서비스가 아니다. 지금까지 신용 서비스는 카드사와 은행이라는 금융기관을 통해 비교적 큰 단위로 공급되었다. 반면 BNPL은 플랫폼이 소비의 순간마다 잘게 쪼갠 초소형 신용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시장은 미래 소득을 하루 단위, 클릭 단위로 잘라 현재의 구매력으로 전환해 주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BNPL은 기존의 할부 결제 서비스와 분명히 구별된다. 할부가 고가 상품을 나누어 갚는 전통적 신용 서비스라면, BNPL은 비교적 작은 금액의 일상 소비까지 후불 구조 안으로 끌어들인다. 커피 머신, 운동화, 화장품은 물론 몇 만 원 수준의 생활용품까지 ‘지금 사고 나중에 내는’ 방식이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는 지출의 즉각적 통증을 덜 느끼게 된다. 시장은 바로 이 심리적 간극을 파고든다. 돈을 쓰는 순간의 부담이 희미해질수록 구매 버튼은 더 가벼워진다. 결국 BNPL은 상품을 파는 서비스가 아니라, 결제의 망설임을 지워주는 서비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소비 확대라는 측면에서 분명한 효율을 가진다. 플랫폼은 결제 문턱을 낮춤으로써 거래량을 늘리고, 소비자는 단기 유동성을 확보한다. 특히 경기 둔화와 고물가 속에서 가처분 현금이 줄어든 소비자에게 BNPL은 일종의 완충장치로 작동한다. 실제로 해외의 주요 리테일 기업들이 BNPL 도입 후 구매 전환율 상승과 객단가 증가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무료배송이 구매를 망설이는 손가락을 움직이게 했다면, BNPL은 부족한 잔고마저 구매의 장애물이 되지 않게 만든 셈이다.   최근 플랫폼 기업들이 BNPL에 주목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후불결제는 단순히 결제수단 하나를 늘리는 서비스가 아니라, 소비자를 플랫폼 안에 더 오래 묶어두는 강력한 락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당장 현금이 부족한 소비자일수록 익숙한 후불결제 시스템이 있는 플랫폼을 반복적으로 찾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재구매율 증가와 객단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시 말해 BNPL은 소비자에게는 편리한 신용 서비스지만, 기업에게는 충성도 높은 반복 소비를 설계하는 수익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효율은 언제나 책임의 문제를 동반한다. 결제가 뒤로 밀릴수록 소비자는 자신의 지출 총량을 체감하기 어려워지고, 작은 후불이 여러 플랫폼에 분산되면 사실상 보이지 않는 부채가 누적될 수 있다. 특히 청년층과 저신용 이용자에게 BNPL이 무분별하게 확산될 경우, 이는 편리한 소비가 아니라 미세한 채무의 상시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실제로 일부 국가에서는 BNPL 연체율 증가와 소비자 보호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그렇다고 해서 BNPL을 단순히 위험한 신용 서비스로만 몰아붙일 수는 없다. 신용의 소액화와 실시간화는 분명 시장이 만들어낸 새로운 금융 혁신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후불결제 자체를 억제하는 일이 아니라, 소비자가 자신의 누적 후불 규모와 상환 시점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정보 투명성을 높이고, 플랫폼 간 경쟁 속에서 과도한 수수료와 불합리한 연체 부담을 줄이는 제도적 질서를 마련하는 일이다. 시장을 멈추게 하는 규제보다 시장이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규율이 필요한 이유다.BNPL 시장의 성장은 단순한 결제 혁신이 아니다. 오늘의 클릭이 내일의 월급을 먼저 호출하는 구조 속에서, 시장은 소비자의 현재 지갑보다 미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유통 경쟁은 더 좋은 상품을 더 빠르게 그리고 더 많이 파는 데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미래의 소득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오늘의 결제로 바꾸어 내느냐가 새로운 승부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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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구독의 늪에 빠진 현대인, ‘한계효용’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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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0:59 KST</pubDate>
	<dc:creator>조언약</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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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구독의 늪에 빠진 현대인, ‘한계효용’은 안녕하십니까? - 스트림플레이션 시대, 시장이 제안하는 새로운 선택의 경제학1. 내 손안의 작은 도시, 구독으로 일궈낸 풍요매달 25일, 스마트폰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린다.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쿠팡 와우, 그리고 무제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도시행정학을 전공하며 현대 도시의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고민하던 나는, 문득 내 스마트폰 속 `디지털 영토` 역시 하나의 거대한 구독 도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이제 소유보다 향유를 선택하며, 클릭 몇 번으로 전 세계의 콘텐츠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하지만 이 풍요로운 디지털 도시에도 최근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이라는 이름의 불청객이 찾아왔다.2. 한계효용 체감과 매몰비용의 늪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이 월 10,450원에서 14,900원으로 약 43% 인상되었다는 공지를 받았을 때,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경제학적으로 소비자는 상품을 하나 더 소비할 때 얻는 추가적인 만족감, 즉 한계효용(Marginal Utility)이 지불하는 가격보다 클 때 구매를 결정한다. 첫 번째 OTT 서비스를 구독했을 때의 감동은 컸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서비스를 추가할 때마다 내가 느끼는 한계효용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물리적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구독하는 채널만 늘어난 탓이다.그럼에도 선뜻 `해지`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매몰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 때문이다. "이미 이번 달 결제가 됐는데, 한 편이라도 더 봐야 본전이지"라는 생각은 합리적 판단을 흐리게 한다.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심리를 정교하게 파악하여 `연간 결제 할인`이나 `가족 결합` 등의 장치를 마련한다. 이는 시장 내에서 고객을 묶어두려는(Lock-in) 고도의 전략이자, 기업 생존을 위한 치열한 마케팅의 산물이다.3. 가격 차별화: 시장이 스스로 찾아낸 효율적 배분최근 기업들이 구독료를 일제히 올리는 현상을 두고 "정부가 개입해 가격을 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볼 때, 가격 인상은 단순한 횡포가 아니라 시장이 스스로 효율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기업은 고품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한계비용(Marginal Cost)을 감당해야 한다.기업들은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광고형 저가 요금제`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는 전형적인 가격 차별화(Price Discrimination) 전략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는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시간 가치가 높은 소비자는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광고 없는 쾌적함을 선택한다. 정부의 강제적인 가격 압박이 있었다면 결코 나오지 않았을,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의 효용을 고려한 시장의 자율적 해법인 셈이다.4. 규제의 펜스보다 무서운 시장의 ‘대체제’우유 가격 연동제가 낙농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사례나, 대형마트 규제가 오히려 전통시장을 외면하게 만든 과거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구독료 역시 인위적으로 억제한다면, 기업들은 콘텐츠 투자를 줄일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질 낮은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소비자에게 돌아온다.시장은 규제보다 무서운 대체제(Substitutes)를 통해 스스로 정화된다. 구독료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지면, 소비자는 언제든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눈을 돌리거나 책 읽기 같은 다른 취미로 기회비용을 옮긴다. 이러한 소비자의 `선택할 권리`가 살아있는 한, 기업은 가격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으며 끊임없이 서비스 혁신을 고민하게 된다.5. 결론: 선택의 자유가 만드는 합리적인 경제 도시구독 경제는 우리에게 무한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에게 합리적인 소비자가 될 것을 요구한다. 나의 한계효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불필요한 매몰비용을 과감히 포기할 때 비로소 건강한 시장 질서가 확립된다.정부의 역할은 구독료를 몇 푼 깎아주는 `플레이어`가 아니라,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소비자가 투명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심판`에 머물러야 한다. 소비자의 자유로운 해지와 기업의 자율적인 가격 책정, 그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디지털 경제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내가 오늘 스마트폰의 해지 버튼을 고민하는 이 짧은 순간이, 사실은 거대한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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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노란봉투법이 놓친 책임의 경계: 선의보다 필요한 예측 가능한 질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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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40:05 KST</pubDate>
	<dc:creator>정시헌</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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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편의점에 가 본 적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도시락도, 생수도, 생필품도 제대로 채워져 있지 않은 장면을 떠올려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편의점의 가치는 단순히 24시간 문을 여는 데 있지 않다. 언제 가도 필요한 물건이 있다는 신뢰에 있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 소비자는 불편을 겪고, 점주는 매출을 잃는다. 최근 CU 물류 파업 논란이 보여준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서울경제신문에 따르면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은 점포는 약 3,000곳으로 추산됐고, 피해 규모도 하루 6억~16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노사 갈등은 기업과 노동조합 사이에서 시작되지만, 그 비용은 공급망을 따라 교섭 당사자가 아닌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까지 옮겨 갈 수 있다.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쟁 역시 단순한 노사 문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예측 가능성과 연결된 문제로 보아야 하는 이유다.노란봉투법의 취지는 하청 노동자처럼 교섭력이 약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데 있다. 그 문제의식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산업 현장에는 원청이 사실상 중요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면서도 법적 책임은 하청업체에 머무르는 경우가 있었고, 이런 구조가 노동자의 협상력을 약화한 측면도 있었다. 따라서 원청의 책임을 일정 부분 인정하자는 주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그러나 선한 취지가 곧 좋은 제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개정법은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원청이라도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경우,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법 조문이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어떤 행위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원청이 작업장 안전을 위해 공통 안전기준을 정하는 것과, 하청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나 근로시간을 사실상 직접 결정하는 것은 책임의 성격이 다르다. 전자는 산업 현장의 안전을 위한 관리 행위에 가까울 수 있지만, 후자는 근로조건 자체를 결정하는 행위에 가깝다. 이러한 경계가 불명확하면 기업은 교섭 자체보다 법적 분쟁과 절차 대응에 더 큰 비용을 쓰게 되고, 그 불확실성이 산업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시장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일이 아니다. 각 경제주체가 자신의 책임과 위험을 예측할 수 있어야 거래가 계속된다. 원청이 어떤 경우에 교섭 의무를 지는지, 교섭 대상이 임금인지 안전관리인지 복지인지가 불분명하면 교섭 요구와 법적 다툼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업은 그 불확실성을 피하고자 투자와 고용 결정을 미루거나, 자동화와 해외 이전을 선택할 유인을 갖게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정작 보호하려 했던 하청 노동자의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또 하나의 문제는 제3자 피해다. 공급망이 촘촘하게 연결된 사회에서는 물류 중단이나 시설 점거가 교섭 당사자가 아닌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 편의점의 빈 진열대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공급망 갈등이 현실에서 어떤 비용을 낳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물류가 멈추면 원청과 노조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다. 제품을 공급받지 못한 가맹점주와 불편을 겪는 소비자도 그 비용을 함께 부담한다. 따라서 법을 설계할 때는 권리 행사의 정당성뿐 아니라, 그 권리가 타인에게 전가하는 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이런 이유로 노란봉투법을 무조건 폐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무조건 확대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모두 성급하다. 필요한 것은 원청 책임을 인정하되 그 범위를 분명히 하는 제도 설계다. 원청의 사용자성은 실제로 원청이 지배·결정하는 근로조건에 한정해야 한다. 예컨대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임금 산정 기준, 근로시간 배치, 작업 지시 방식, 휴게시간 운영 등을 사실상 정한다면 이는 원청의 책임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 반면 납품 기한이나 품질 기준처럼 계약의 결과를 요구하는 수준에 그치거나, 사업장 전체의 공통 안전수칙을 안내하는 정도라면 근로조건을 직접 지배·결정한 경우와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교섭 대상도 이러한 차이를 반영해 임금, 근로시간, 안전관리, 복지 등 항목별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러 하청 노조가 동시에 교섭을 요구할 때는 교섭대표제나 공동교섭 절차를 통해 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 그래야 노동자는 실질적인 협상력을 얻고, 기업도 예측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책임을 질 수 있다.편의점 진열대가 늘 채워져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많은 계약, 물류, 노동, 투자, 신뢰가 맞물려 작동하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은 노동권 보호라는 선의를 담고 있지만, 그 선의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흔들지 않으려면 책임의 경계가 분명해야 한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 노동자를 위한 제도라면, 권리를 넓히는 만큼 그 책임도 예측 가능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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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고환율 시대, 우리의 국민연금은 어디까지 동원될 수 있는가]]>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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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39:03 KST</pubDate>
	<dc:creator>오유빈</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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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지난해 12월 24일, 외환당국의 고강도 시장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넘게 하락하였다. 급등하던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시장에서는 안도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지만, 한편에서는 연말 환율 관리를 위해 단기적으로 끌어내린 것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존재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사실상 환율 방어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막대한 해외 투자 자산을 활용하면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을 늘려 단기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 노후자금을 환율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를 두고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환율 시대, 환율 방어를 위해 소환된 국민연금국민연금이 환율 방어 수단으로 거론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압도적인 규모다. 국민연금은 세계 최대 수준의 공적 연기금 가운데 하나로, 기금 규모는 2026년 현재 1,540.4조 원에 이르렀다. 또한 해외주식 및 채권 투자 규모는 669.6조 원으로, 국민연금의 자산 이동은 외환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경제 주체라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이 원/달러 환율 안정화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 외국환 은행과 환헤지 계약을 맺는 것이다. 환헤지는 미래에 발생할 외화 수익을 현재 시점의 환율로 고정하는 계약을 통해 환율 리스크를 제거하는 전략으로, 동시에 시장에는 달러 매도 압력을 형성하여 환율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는 분명 존재한다. 환율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대규모 달러 공급 자체가 시장 심리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투기적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는 국민연금과 같은 대형 기관의 움직임이 시장에 신호 효과를 주며 환율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환율 방어가 키운 국민의 불안감그러나 국민연금은 단순한 국가 자산이 아니다. 직장인과 청년들이 매달 보험료를 납부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가는 자산이다. 많은 사람들은 월급명세서에서 빠져나가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보며 이를 자신의 미래 자산으로 인식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정책 목적에 따라 활용된다는 사실은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노후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연금의 본래 목적이다. 국민연금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장기 투자 자산이다. 환율 안정이라는 단기 정책 목표가 우선되면 투자 전략이 왜곡될 가능성이 생긴다. 예를 들어 정책적 필요에 따라 자산 매도가 결정된다면 장기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더 큰 우려는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국민연금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는 선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연금 운용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결국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한국 사회가 빠른 고령화 속도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더욱 민감하다. 이미 국민연금 재정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운용돼야 할 자산이 단기 외환시장 조정 수단으로 쓰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단기 환율 안정이 중요하더라도, 그것이 미래 세대의 노후 안전망을 흔드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국민연금의 과도한 동원, 바람직하지 않아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환율 안정화를 위해 막대한 국민연금을 과도하게 동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민연금은 환율 방어를 위한 정책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가 단위의 사회보험이기 때문이다.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일정 부분 보조 수단으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그 역할은 어디까지나 연금의 본래 목적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그러나 지금과 같은 국민연금의 과도한 활용은 국민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정부가 필요할 때마다 국민연금을 손쉬운 정책 카드처럼 사용한다면 연금 운용의 독립성과 국민의 신뢰 역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방식이 반복될 경우,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해야 할 국민연금이 장기적으로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이는 결국 연금정책의 뿌리 자체를 흔드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따라서 정부는 국민연금에 의존하기보다 외환시장 구조 개선과 외환보유 정책의 다변화 같은 근본적인 대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환율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의 미래가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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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내 개인정보의 시장 가격과 정보 비대칭의 딜레마]]>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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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38:26 KST</pubDate>
	<dc:creator>양환근</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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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스마트폰에 새로운 앱을 설치할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스크롤을 끝까지 내리고 `약관에 모두 동의` 버튼을 누른다. 서비스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학의 영원한 격언처럼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우리가 지불하는 것은 화폐가 아닐 뿐, 우리의 위치 정보, 소비 패턴, 검색 기록이라는 `개인정보`라는 새로운 형태의 화폐다. 바야흐로 데이터가 자본이 되는 시대,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매일같이 보이지 않는 데이터 거래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문제는 이 거대한 시장이 철저하게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 속에 있다는 점이다. 중고차 시장의 `레몬`처럼, 기업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어떻게 수익화하는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는다. 사용자는 편리한 무료 앱을 쓴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허용한 날씨 앱의 위치 정보는 대형 유통업체에 팔려 거대한 광고 시장을 형성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부가가치 중 데이터를 생산한 개인의 몫은 `0원`이다. 소비자는 재화(데이터)의 시장 가치를 모른 채 헐값에 넘기고 있는 셈이다.더 심각한 것은 정보보안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외부효과(Negative Externality)`다.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공장이 피해를 주민들에게 전가하듯, 기업의 부실한 보안 관리로 인해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IBM의 데이터 침해 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데이터 침해로 인한 글로벌 평균 비용은 400만 달러를 훌쩍 넘어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완벽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을까? 기업 입장에서는 해킹을 막기 위해 매년 막대한 보안 비용을 지출하는 것보다, 만에 하나 사고가 터졌을 때 솜방망이 과징금을 내는 것이 더 싸게 먹힌다고 계산하기 때문이다.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업에게 수백억 원의 보안 투자는 애초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었다. 즉, 정보보안에 투자할 `경제적 유인(Incentive)`이 부족한 전형적인 시장 실패의 모습이다.흔히 이러한 정보보안의 시장 실패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처벌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규제는 혁신을 저해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진정한 해결책은 오히려 시장경제의 원리 안에서 찾아야 한다.첫째, 개인정보에 대한 명확한 `재산권(Property Rights)`을 확립해야 한다. 마이데이터(MyData) 사업처럼 정보의 주권을 기업에서 개인으로 가져오고, 정보 제공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데이터 거래 시장을 양성화해야 한다.둘째, 보안을 비용이 아닌 `경쟁력`으로 만드는 시장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신용등급처럼 기업의 보안 수준을 투명하게 평가하는 `보안 등급제`를 도입하여 소비자가 안전한 기업을 선택하게 만들고, `사이버 보험` 시장을 활성화하여 보안 사고의 위험 비용을 기업이 정확히 수치화하여 감당하게 해야 한다. 자동차 보험료가 운전자의 사고 이력과 차량 안전장치 유무에 따라 결정되듯, 사이버 보험 역시 기업의 보안 인프라 투자 수준을 철저히 평가해 보험료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보안을 잘하는 기업이 보험료 할인을 받고, 소비자의 선택을 더 많이 받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우리의 개인정보는 더 이상 보호해야 할 수동적인 프라이버시를 넘어, 디지털 시장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핵심 자본이다. 규제의 철창 안에 데이터를 가두는 것을 넘어, 투명한 정보 제공과 합리적 인센티브를 통해 `안전한 데이터 거래`가 기업의 가장 큰 이윤 창출 동기가 되도록 시장을 설계해야 할 때다. 그것이 데이터 경제 시대에 우리가 공짜 점심의 청구서를 현명하게 처리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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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담합은 왜 반복되는가: 규제와 구조가 만든 협력의 유인]]>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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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37:10 KST</pubDate>
	<dc:creator>박아림</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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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많은 소비자는 제품의 가격이 상승해도 유사 제품군의 소비자가가 비슷하면 원가의 상승이 원인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그러나 현실은 거대 기업들의 정보 공유 및 가격 왜곡이 그 원인이다. 최근 몇 달 사이에 밀가루, 설탕, 은행 LTV, 인쇄용지, 전분당 등 여러 산업에서 줄줄이 담합이 적발되어 과징금이 부과되었다.  합리적인 수준의 과징금이 부과되고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와는 달리, 2020년에서 2025년 상반기까지 담합으로 적발된 관련 매출이 90조 이상임에도 부과된 과징금은 약 2조 원에 불과하다. 또 한 번 오른 가격은 쉽게 내리지 않아 실질적인 소비자 후생 개선은 미미하다. 결국, 담합은 관행처럼 반복되고 있다. 담합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지금까지와 다른 접근과 대응이 필요하다.기업이 경쟁하지 않는 이유  기업이 경쟁보다 협력을 선택하는 유인은 무엇일까. 시장 내 과점 체제가 형성되고 진입 장벽이 높을 때 기업은 가격을 낮춰 경쟁하고 성장하려 하지 않고, 다른 기업과 함께 가격을 인상하여 안정적인 이득을 취하려 한다. 특히 설탕, 밀가루 등의 원재료 산업처럼 제품 간 품질 차이가 작으면 경쟁이 치열해진다. 이때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경우, 소모적인 가격 경쟁 대신 협력의 유혹이 증가한다. 현재까지의 낮은 처벌 수위도 담합의 비용보다 이익이 크다는 기업의 계산에 일조한다. 이러한 담합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가격 경쟁이라는 시장의 조정 메커니즘이 기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담합 속 정부 실패  이 지점에서 정부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진입 허가제와 가격 규제의 도입은 오히려 담합을 촉진하는 원인이 되었다. 대표적으로 도서정가제는 출판 산업 보호를 위해서 도입되었으나 실제로는 가격 경쟁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정가를 기준으로 할인율을 제한하면 유통 단계의 가격 조정이 어려워져 제지사의 가격 인상 부담이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었다. 또한, 정부가 제품의 규격이나 조건을 상세하게 규정하면 기업 간 차별화가 사라진다. 혁신과 차별화가 불필요해진 시장에서 기업은 품질 경쟁 대신 손쉬운 가격 담합을 선택한다.담합의 균형  사실 시장 경제에서 담합은 불안정한 약속이다. 기업이 모여 담합을 하려 해도, 각 기업이 다른 기업보다 가격을 낮춰 수요를 독점하려는 유인이 있기에 이는 유지되기 어렵다. 또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으로 가격에 대한 통제력이 약화하고, 대체재가 있는 경우 소비자의 지불의사 이상으로 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가 이동할 위험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시장은 스스로 담합을 깨는 내재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담합은 외부적으로 시장의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환경이 형성되었을 때 유지된다.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거나 진입 시 허가가 필요한 경우와 같이 높은 진입장벽이 경쟁자의 유입을 차단하거나, 정부의 규제 등으로 가격 경쟁 자체가 제도적으로 제한될 때, 역설적으로 담합의 균형이 안정화된다.담합에 대한 대응  현재 담합에 대한 대응은 대부분 사후적 처벌 위주이다. 과징금 부과와 같은 처벌은 단기적인 억제 효과가 있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담합을 예방하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기업의 담합을 신고하면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는 악용되기도 한다. 리니언시 제도에 따라 담합에 참여한 기업이 자진 신고 시 과징금 전액과 형사고발을 면제해 준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기업들이 담합으로 돈을 벌고 적발될 위험이 커지면 그들이 정한 차례로 자진 신고하여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자진신고로만 감면된 과징금이 근 5년 간 약 3,433억 원이다. 그뿐만 아니라 법인 세탁 문제도 크다. 법인 쪼개기나 법인 신설 시 해당 기업의 담합 적발 전적과 과징금 납부 전적이 없다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담합한 기업도 감면을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미 발생한 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존 대응의 효과가 미비하다면 예방적 측면에서 담합이 성립할 수 없는 환경이 필요하다. 즉, 구조적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구체적인 대안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을 지원하고 인허가 규제를 완화하는 등 진입 장벽을 낮추어 기존 기업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켜야 한다. 또한, 관세를 완화하고 수입을 확대하면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 노출되어 국내 시장의 경쟁 압력이 증가한다. 무조건적인 개방은 위험하지만, 담합이 반복되는 산업에 대해 수입을 확대함으로써 담합을 통한 이익을 줄일 수 있다. 즉, 시장이 경쟁을 통해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이 조성되면 결과적으로 시장의 메커니즘이 회복되고 소비자의 선택권과 후생도 확대될 수 있다.  결국 담합 문제의 핵심은 경쟁이 저해된 시장 환경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정부는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고 담합 기업에 대한 처벌 및 감시를 강화하되, 장기적으로는 시장으로의 신규 진입 및 수입 확대를 통해 경쟁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동시에 가격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재설계하여 시장의 조정 기능을 회복하도록 한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자율 경쟁과 상호 견제 체계가 완성될 때, 담합은 스스로 붕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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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AI 규제의 역설: 혁신을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혁신을 죽이다]]>
	</title>
	<link>/20260527_2903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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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36:10 KST</pubDate>
	<dc:creator>김소현</dc:creator>
	<description>
		<![CDATA[
		 AI가 산업 전반을 재편하고 있는 지금, 각국 정부는 앞다퉈 AI 규제 입법에 나서고 있다. EU의 AI Act, 미국의 행정명령, 그리고 한국의 AI 기본법 논의까지, 표면적인 명분은 `안전`과 `공정성`이다. 그러나 경제학적 시각에서 이러한 규제들을 들여다보면, 선의로 포장된 개입이 시장의 자율적 혁신 기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지가 드러난다. 시장경제의 핵심은 가격 신호와 경쟁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다. AI 기술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스타트업은 더 나은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경쟁하고, 소비자는 더 뛰어난 서비스를 선택하며, 자본은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곳으로 흐른다. 이 과정에서 기술 혁신이 창출되고, 비효율적인 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그러나 정부 규제가 이 메커니즘에 개입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EU의 AI Act를 살펴보자. 이 법안은 AI 시스템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고위험 AI에 대해 사전 인증, 데이터 문서화, 투명성 보고 의무를 부과한다. 의도는 좋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는 대형 빅테크 기업에게는 감당 가능한 비용인 반면, 자원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는 시장 진입 자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된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규제 포획` 현상의 전형이다. 규제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로비력을 갖춘 대기업의 이해관계가 반영되고, 결과적으로 기존 강자의 시장 지위를 법적으로 고착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한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AI 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알고리즘 영향평가`, `설명 가능성 의무화` 등의 조항이 거론되고 있다. 개별 조항의 취지를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기술 발전의 속도가 입법 속도를 압도하는 AI 분야에서, 경직된 사전 규제는 필연적으로 기술 중립성을 훼손하고 규제 차익거래를 유발한다. 엄격한 규제를 피해 자본과 인재가 싱가포르, UAE 등 규제 친화적 국가로 이동하는 것은 이미 현실이다. 물론, AI 규제의 필요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 실패가 존재하는 영역—개인정보 침해, 알고리즘 차별, 군사적 오용—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은 필요하다. 문제는 규제의 범위와 방식이다. 사전 허가 방식의 포괄적 규제보다는, 사후 책임 원칙에 기반한 피해 구제 체계가 시장 경쟁을 보존하면서도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 자동차 산업을 생각해보라. 정부는 자동차 설계를 사전에 승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안전을 담보한다. 결국 AI 규제의 역설은 여기에 있다. `혁신을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도입된 규제가, 정작 혁신의 씨앗을 말려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정부보다 빠르게 학습하고, 더 정밀하게 반응한다. 규제의 역할은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공정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더 촘촘한 규제망이 아니라, 자유로운 실험과 창의적 파괴를 허용하는 시장 환경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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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em>
	<title>
	<![CDATA[어른이 되기 싫은 기업들 : `피터팬 증후군`과 규제가 멈춰 세운 성장의 사다리]]>
	</title>
	<link>/20260527_2903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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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35:11 KST</pubDate>
	<dc:creator>김도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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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동화 속 피터팬은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 성장을 거부한다. 그런데, 우리 시장경제 안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관찰된다. 매출이 늘고 사업 규모가 커져 ‘중견기업’이라는 어른의 세계로 진입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기업을 쪼개거나 외형 성장을 인위적으로 늦추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이른바 기업의 ‘피터팬 증후군’이다. 이는 기업가 정신의 부재라기보다, 성장이 곧 ‘혜택의 단절’과 ‘규제의 시작’으로 이어지는 왜곡된 인센티브 구조가 만들어낸 시장의 비극이다.[성장의 문턱에서 만나는 규제의 절벽]시장경제의 가장 강력한 동력은 기업의 성장이다. 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생산성을 높일 때 자본은 효율적으로 배분되며 국가 전체의 부가 증대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법체계는 기업 규모를 기준으로 수많은 칸막이를 쳐두고 있다. 중소기업 기본법상 중소기업 지위를 유지할 때 누릴 수 있는 세제 혜택, 금융 지원, 공공조달 우선 참여 등은 무려 수백 가지에 달한다.문제는 기업이 성장의 문턱을 넘어 중견기업으로 진입하는 순간, 이 모든 지원이 마법처럼 사라진다는 점이다. 단순히 지원이 끊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십 가지의 새로운 규제가 한꺼번에 적용된다.실제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순간, 기업은 마치 ‘규제 감옥’에 갇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우선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누리던 각종 세액 공제 혜택이 줄어든다. 연구개발(R&amp;D) 비용 세액 공제율이 대폭 축소되는 것은 물론, 고용 창출에 따른 법인세 감면 혜택도 대부분 사라진다. 이는 당장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기업의 재무 전략에 큰 타격을 준다.더 심각한 것은 ‘공정거래법’상의 규제다.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경우, 매년 복잡한 공시 의무가 발생하며 내부거래에 대한 엄격한 감시가 뒤따른다. 기업이 성장을 위해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합병을 시도하려 해도,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규제 비용 때문에 차라리 규모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앞서게 되는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 전용 공공조달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것은 물론, 산업안전보건법이나 환경 규제 등에서도 중소기업 때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관리 체계와 비용 부담을 요구 받는다. 기업이 성장을 택함으로써 얻는 기대 수익보다, 이러한 규제 준수를 위해 지출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지는 역설적인 구조인 셈이다.신용분석 관점에서 볼 때, 이는 기업의 재무적 리스크를 급격히 높이는 요인이 된다. 성장에 따른 수익 증가분보다 규제 대응 비용과 세제 혜택 소멸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면, 기업 입장에서 성장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닌 ‘피해야 할 재앙’이 된다.[왜곡된 인센티브가 낳은 비효율적 의사결정]경제학의 대원칙 중 하나는 ‘인간은 인센티브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중소기업 보호 정책은 역설적으로 기업들에게 “더 이상 자라지 말라”는 강력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은 어른이 되어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가는 대신, 아이의 옷에 몸을 맞추기 위해 기업을 인위적으로 분할하거나 설비 투자를 미루는 비효율적 의사결정을 내린다.이 과정에서 시장의 자율 정화 기능은 마비된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 기업들이 보호의 울타리 안에서 연명하는 사이, 혁신적인 신규 기업들이 진입할 공간은 좁아진다. 또한, 기업이 규모를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시기에 ‘우물 안 개구리’로 남는 것을 선택하면서 국가 경제 전체의 잠재 성장률은 잠식된다. 규제가 시장의 시계를 멈춰 세우고, 자본이 `혁신`이 아닌 ‘안주’를 향하게 만드는 셈이다.[결론: 보호를 넘어 성장을 촉진하는 생태계로]시장은 결코 규제의 온실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중소기업 육성은 그들이 영원히 중소기업으로 남도록 돕는 것이 아니라, 강소기업과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다. 성장이 ‘규제의 덫’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 인식될 때, 비로소 기업들은 피터팬의 옷을 벗고 시장이라는 거친 바다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정부의 역할은 특정 규모의 기업을 물리적으로 보호하는 심판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 단계마다 마찰력을 줄여주는 윤활유가 되어야 한다. 성장에 따른 규제 급증을 완화하여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부드럽게 안착하도록 유도하는 슬라이딩 다운(Sliding down) 정책을 확대하고, 규모가 아닌 ‘혁신성’과 ‘생산성’에 기반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들이 성장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업 본연의 야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 우리 시장경제는 다시금 역동적인 성장의 시계추를 돌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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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의 역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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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uid isPermaLink="true">/20260527_29029</guid>
	<pubDate>Wed, 27 May 2026 14:30:05 KST</pubDate>
	<dc:creator>김환희</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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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최근 뉴스에 설탕, 밀가루, 전분당등에 대한 담합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집밥부터 라면, 삼각김밥 그리고 외식물가의 전반에 영향을 끼치니 돈이 궁한 학생의 입장에서 자연스래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담합은 부당공동행위로 인정되며, 담합에 참여한 기업은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응당한 책임을 지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 담합이 반복되지 않고, 물가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필자는 정부주도의 개입이 시장에서 경쟁을 약화시키고 담합형성을 용이하게함을 지적하며, 따라서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할지 짧게 말하고자 한다.담합의 행정적 유인 : 물가 안정을 위한 행정지도(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권고) 가 기업간의 정보교환의 배경으로 이용될 수 있다.담합의 경우 기업들이 어떤 가격을 결정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각 기업들이 동일한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상대기업들의 유인구조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 때, 정부주도의 기업회의나 가격안정 가이드라인은 해당정보에 대한 공유에 있어 용이한 환경을 제공하고, 동일한 가격대의 형성을 유도한다. 즉 가격결정에서 탐색비용을 줄여 담합형성이 용이하도록 한다. 특히 설탕, 밀가루와 같은 원재료 시장에서는 각 기업의 유인구조가 비슷하다. 즉 행정적 권고와 원재료시장의 특징과 만나 담합형성의 용이함을 극대화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본격적인 담합의혹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기 전 2026년 2월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분은 모두 평균적으로 4~5%의 가격인하를 발표했다. 또한 전분당 업계에서도 2026년 1월, 정부의 물가 관리 대상에 포함되면서 기업용 전분당 가격을 약 4%내린 사례가 있다. 한편 정부주도의 가격통제가 실질적으로 담합을 용이하게 하고, 유의미한 소비자 부담증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원자재 파동등의 불안정한 시기가 아니라, 안정적인 상황에서 정부가 지속적으로 가격통제를 실시하였으며, 그 동안에 담합이 발생하였는가 를 보아야 한다.26년 4월 23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보도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담합규모가 가장 큰 전분당 담합은 17년 7월부터 시작되어 25년 10월까지 지속되었다. 담합시기가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22년)과 코로나여파로 인한 해상운임 증가(2020년)시기 이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시기에 정부는 설 또는 추석 대비 물가안정대책 회의에 의한 기업소집과 가격인상 자제 권고등을 지속해왔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분당 담합이 시작된 2017년 7월로부터 불과 1개월 전 17년 6월 8일에 가공식품 물가안정 간담회를 소집하였고, 서민경제 안정을 위해 가격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였다. 해당소집의 참석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 대상, 삼양사 등이 참여했으며, 현재 담합기업으로 조사받는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서민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담합참여자에 대한 책임을 물게 하는것 만큼 중요한 것은 담합형성의 배경이 되는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이다.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한 핵심은 시장의 경쟁을 약화시키지 않는 것이다. 특히 설탕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사건번호2024제카 0515 에 따르면, 설탕시장은 국내설탕 총공급량은 150만톤인데 비해, 내수판매량은 77만톤에 그치며, 공급초과시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가격통제 없이도 소비자 부담을 낮출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필자는 시장경쟁력을 보존하며 담합을 억제하는 전통적인 정책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1. 리니언시 제도 강화2. 일부감면구조인 만큼 부당공동행위에 대한 책임 강화 위 두 정책을 통해, 자진신고의 유인을 높이고, 적발시 행정처벌수준을 강화하여, 담합의 생성 및 유지 억제력을 강화해야한다.3. 외부공급충격에 대한 한시적 가격통제가격통제는 공급충격등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운용해야하며, 그 또한 정부비축량 개방등의 가격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는 피해야 한다. 필자는 정부의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인 가격통제가 정부주도의 기업회의와, 권고안을 통해 담합형성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해왔음을 지적하였다.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장경쟁을 억제하고 가격결정에 개입하던 정부정책이 도리어 담합비용을 감소시켜 담합을 유도할 수 있음을 고려하고, 경쟁을 약화시키지 않는 전통적인 답합억제정책을 강화해야할 것을 강조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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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끊지 못하는 매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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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28:52 KST</pubDate>
	<dc:creator>최인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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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어머니가 거실에서 물었다. "그 드라마 오늘 한다는데, 우리집은 안 나오니?" 나는 말없이 디즈니+ 결제 버튼을 눌렀다. 우리집 카드 명세서에 다섯 번째 OTT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넷플릭스 13,500원, 티빙 7,900원, 쿠팡플레이 와우 7,890원, 유튜브 프리미엄 14,900원, 그리고 새로 더한 디즈니+ 9,900원. 합치면 매달 54,000원. 우리집 한 달 통신비보다 비싸다.통신비를 넘어선 다섯 줄1년 전 우리집은 넷플릭스 하나뿐이었다. 그 사이 아이가 쿠팡플레이로 축구를 보겠다 했고, 아내는 티빙에서 한국 예능을 봤다. 음악은 가족이 공유하는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어머니가 즐겨 보시는 드라마는 또 다른 플랫폼으로. 한 OTT가 모든 콘텐츠를 가지지 않는 시대다. 화면은 플랫폼마다 흩어져 있고, 가족 구성원도 저마다 다른 색의 로고를 누른다. OTT 구독료는 어느새 전기·가스·통신비와 함께 매달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 새 고정비가 되었다.이 시장을 강요한 사람은 없다.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이 만들었다. 시청자마다 다른 취향, 가족마다 다른 화제. 각자의 강점을 따라 우리는 지갑을 열었다. 시장의 분화는 효율을 만든다. 단일 독점이 아니라 분야별 우위가 공존하는 구조, 이것이 경쟁이다.끊지 못하는 세 겹의 닻그러나 진짜 이상한 일은 따로 있다. 매달 안 보면서도 끊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번 달엔 한 번도 안 봤는데"라고 중얼거리며 결제는 또 빠져나간다. 경제학에는 이를 설명하는 오래된 개념이 있다. 전환비용(switching cost)  - 한 서비스에서 다른 서비스로 옮길 때 드는 모든 비용이다.OTT에서 전환비용은 세 겹으로 쌓인다. 첫째, 누적된 시청 기록과 찜 목록이다. 우리집 넷플릭스에는 5년치 데이터가 잠들어 있다. 아이가 어릴 때 보던 만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사극, 내가 별 다섯 개를 매긴 영화 백 편. 끊는 순간 이 기억은 사라지고, 추천 알고리즘은 처음부터 나를 다시 배워야 한다. 둘째, 가족 공유 계정이다. 부모님과 자녀와 배우자가 한 계정에 묶여 있다. 한 사람이 끊자고 해도 나머지 가족이 반대한다. 셋째, 시청 화제다. 회사 동료가 "그 드라마 봤어?" 물을 때 못 봤다고 답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에서 OTT는 사적 소비가 아니라 사회적 화폐다.여기에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가 더해진다. 사용자가 많을수록 콘텐츠 투자가 커지고, 콘텐츠가 좋아질수록 사용자가 더 모인다. 더구나 인기 콘텐츠는 플랫폼 전속이다. 「오징어 게임」을 보려면 넷플릭스, 「무빙」은 디즈니+, 한국 예능 신작은 티빙으로. 어느 한 곳도 끊지 못하고 모두를 따라가게 된다. 결국 월정액 결제는 단순한 가격이 아니라 디지털 닻이 된다. 떠나려 해도 발목을 잡는 무게추. 기업은 이 닻의 무게를 알기에, 가격을 올려도 이탈자가 적으리라 계산한다.규제가 아니라 정보권으로최근 한국에서도 OTT 구독료 부담을 줄이려는 입법 논의가 한창이다. 일부에서는 가격 상한제, 강제 해지권 같은 소비자 보호 장치를 거론한다. 그러나 가격 자체를 통제하거나 해지를 강제하는 규제는 시장 신호를 왜곡한다. 비싼 구독료에는 그만큼의 콘텐츠 제작비와 플랫폼 투자비가 담겨 있다. 그 신호를 누르면 새로운 시즌은 늦게 나오고, 그 부담은 결국 다음 시청자에게로 미뤄진다.정부가 해야 할 일은 다른 쪽에 있다. 소비자가 자신의 전환비용을 정확히 알 수 있게 하는 것. 내가 한 OTT에 몇 시간의 시청 기록을, 몇 편의 찜 목록을 묶어두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표시 의무. 그리고 내 시청 데이터를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있는 데이터 이동권. 이 두 가지가 갖춰지면, 매달의 결제는 비로소 자유로운 선택이 된다.시장은 정부가 가격을 누를 때가 아니라 소비자가 정보를 가질 때 작동한다. 보이지 않는 손이 일하려면, 우리에겐 보이는 명세서가 있어야 한다.월정액의 시대, 보이지 않는 손은 우리의 카드 명세서에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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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6월의 고지서, 평생의 성실함에 매겨진 ‘징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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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28:02 KST</pubDate>
	<dc:creator>이우영</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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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서울 변두리에서 30년 넘게 공직에 몸담으며 근면하게 일해온 김 씨(72)는 요즘 우편함 앞에 서는 것이 두렵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강남의 자산가들이나 내는 ‘남의 일’로만 여겼던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올해는 자신에게도 날아올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퇴직 후 연금 소득이 수입의 전부인 그에게, 정부가 발표한 급격한 공시가격 현실화는 평생의 성실함에 매겨진 ‘징벌적 과세’이자, 내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거주 통행료’와 같다.시장경제의 근간은 사유재산권의 보호에 있다. 개인이 정당한 노동과 절약을 통해 자산을 형성하고, 이를 국가가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을 때 시장 구성원들은 비로소 경제 활동에 매진할 인센티브를 얻는다. 그러나 작금의 부동산 세제는 이러한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흔들고 있다.2026년 공시가격이 서울 핵심지를 넘어 수도권 전역으로 급등하면서, 김 씨처럼 ‘평범한 1주택자’들까지 대거 종부세 사정권에 들어왔다. 집값이 오른 것은 개인이 투기를 해서가 아니라 정부의 공급 정책 실패와 인플레이션 때문인데, 그 정책 실패의 대가인 세금만은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무엇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종부세가 조세의 대원칙인 ‘응능부담(소득 수준에 따른 과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조세는 담세력, 즉 세금을 낼 수 있는 실제적인 경제적 능력에 근거해야 한다. 하지만 보유세인 종부세는 ‘현금 흐름’이 아닌 ‘미실현 이익’에 과세한다. 김 씨처럼 집을 팔지 않고 거주하는 사람에게는 손에 쥐어진 수익이 전혀 없다. 실현되지도 않은 가상의 가치 상승분에 대해 현금으로 세금을 내라는 것은 자본 그 자체를 갉아먹는 ‘원본 잠식’에 해당하며, 사실상 사유재산의 본질을 침해하는 행위다. 소득이 발생했을 때 소득세를 내고, 물건을 살 때 소비세를 내듯, 세금은 ‘실질적인 이득’이 있는 곳에 부과되어야 공평하다.정부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통해 1주택자를 배려한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시장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물가 상승률과 화폐 가치 하락을 고려하면, 수십 년간 보유한 주택의 가치 상승분 중 상당 부분은 명목상의 숫자에 불과하다. 이를 실질적인 자산 증식으로 간주해 징벌적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고정 소득으로 살아가는 노년층의 구매력을 강제로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다. 결국 은퇴자들은 세금을 내기 위해 생활비를 줄이거나, 정든 터전을 떠나야 하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게 된다.또한, 이러한 징벌적 보유세는 시장경제의 핵심인 ‘가격 기제’를 왜곡한다. 세금 부담을 견디다 못한 다주택자들이나 임대인들은 늘어난 세금을 임대료에 전가(Tax Incidence)하기 마련이다. 결국 종부세의 화살은 집주인을 넘어 전·월세 시장의 임차인들에게까지 돌아가 서민 주거 비용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시장 전체의 후생을 감소시키는 ‘사중 손실(Deadweight Loss)’을 발생시킨다.나이가 들수록 병원이 가깝고 익숙한 커뮤니티가 있는 인프라는 생존과 직결된다. 그러나 퇴로가 막힌 고율의 양도소득세와 매년 불어나는 보유세 사이에서 은퇴자들은 고립되고 있다. 이는 경제학적으로 ‘동결 효과(Lock-in Effect)’를 극대화하여 시장의 매물 고갈을 부추기고, 결과적으로 집값을 더 올리는 악순환의 기폭제가 된다.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 기능을 세제가 마비시키고 있는 셈이다.진정한 시장경제는 국가가 세금을 도구 삼아 특정 계층의 삶을 교정하려 들 때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제공할 때 비로소 작동한다. 70대 노인이 자신의 집에서 평온한 노후를 보낼 권리는 헌법적 가치이자 시장의 기본 상식이다. 정부는 6월의 고지서가 국민에게 공포가 아닌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조세 원칙을 재정립해야 한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버리고 시장의 순리를 따르는 세제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우리 사회의 성실한 중산층은 ‘내 집’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국가가 시장에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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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매진된 콘서트 티켓과 300퍼센트의 프리미엄, 암표상을 위한 도발적인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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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27:09 KST</pubDate>
	<dc:creator>노승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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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유명 가수의 연말 콘서트 예매가 시작된 지 단 1초 만에 스마트폰 화면에는 접속 대기자 5만 명이라는 절망적인 숫자가 떠올랐다. 새로고침을 누르며 초조하게 기다렸지만 결과는 당연하게도 전석 매진이었다. 허탈한 마음으로 중고 거래 플랫폼을 검색하자, 정가 15만 원짜리 브이아이피석 티켓이 무려 50만 원이라는 가격표를 달고 수십 장씩 올라와 있었다. 이른바 프리미엄을 붙여 되파는 전문 리셀러들의 게시글이었다. 댓글 창에는 이들을 암표상, 사회의 기생충, 범죄자라며 맹렬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의 분노가 가득했고, 나 역시 순간적으로 불공평하다는 감정에 휩싸였다. 정부가 나서서 저 악덕 상인들을 모조리 구속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어느 네티즌의 주장에 조용히 공감 버튼을 누르기도 했다.하지만 차분하게 경제학의 렌즈를 끼고 이 분노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매도하는 암표상이야말로 자본주의 시장의 가장 핵심적인 원리인 가격 발견 기능을 최전선에서 수행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리셀러라는 존재가 탄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들의 악의적인 탐욕이 아니라, 재화의 극단적인 희소성과 인위적으로 억눌린 최초 가격 사이에 발생하는 거대한 괴리 때문이다. 15만 원이라는 정가는 기획사가 대중적인 여론과 비난을 의식해 시장의 실제 수요보다 훨씬 낮게 책정한 일종의 인위적인 가격 상한선이다. 진짜 시장 가치는 50만 원인데 가격을 15만 원으로 강제로 묶어두니, 그 35만 원의 차익을 노리고 엄청난 수요가 몰려들어 1초 만에 매진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만약 법적인 강력한 규제로 리셀 행위를 완벽하게 원천 차단한다고 가정해 보자. 겉으로는 공정해 보일지 모르지만, 티켓은 오직 운이 좋아 마우스를 빨리 클릭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된다. 정말로 그 가수의 노래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 예를 들어 평생의 소원으로 콘서트에 가고 싶어 하는 칠순의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자녀는 표를 구할 길이 아예 사라져 버린다. 운과 속도라는 맹목적이고 비합리적인 기준이 재화를 배분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리셀 시장이 열려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50만 원이라는 가격표는 그만큼 간절하지 않은 사람들을 시장에서 걸러내고, 그 재화에 가장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에게 티켓이 돌아가도록 만드는 가장 확실하고 객관적인 여과 장치로 작동한다. 한정된 자원이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배분된다는 시장경제의 궁극적인 목적이 정확하게 달성되는 순간이다.현재 정부와 기획사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단속하고 현장에서의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 암표상을 근절하겠다며 온갖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통제는 항상 끔찍한 역효과를 낳는다. 단속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거래는 더욱 깊은 음지로 숨어들고, 리셀러들은 적발될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이른바 위험 수당을 티켓 가격에 추가로 얹어버린다. 결과적으로 암표 가격은 이전보다 훨씬 폭등하게 되며, 익명의 음지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다 보니 돈만 받고 잠적하는 사기 피해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공정이라는 선의로 포장된 탁상행정이 오히려 소비자의 금전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시장의 건전성마저 완전히 파괴하는 전형적인 규제의 역설을 낳는 것이다.우리가 진정으로 비판해야 할 대상은 희소한 자원의 가치를 가격으로 정직하게 환산해내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이 아니다. 오히려 시장의 원리를 무시한 채 도덕적 잣대만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관료들의 오만함이다. 50만 원이라는 티켓 가격은 누군가에게는 부당한 폭리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일생일대의 소중한 기회를 보장받기 위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용이다. 개인의 주관적 가치가 자유롭게 충돌하고 타협점을 찾아가는 공간, 그 역동적인 교환의 현장을 범죄로 규정하는 사회는 결코 유연한 경제적 번영을 이룰 수 없다. 암표상이라는 유령을 쫓는 소모적인 마녀사냥을 멈추고, 그들이 비추고 있는 진실한 가격의 거울을 직시할 때 비로소 우리는 진짜 시장경제의 자생적 질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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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일상의 금융화: 리셀 시장의 성장 및 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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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25:42 KST</pubDate>
	<dc:creator>차민경</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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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최근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급격히 성장하며 다수가 선호하는 제품, 콘텐츠를 소비자층에게 노출하는 알고리즘의 영향이 이전보다 커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대중의 수요가 일정 수준으로 동질화되기 시작했고, 공급 또한 유행하는 트렌드의 아이템을 빠르게 생산하고 폐기하는 방식의 패스트 패션이 주된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스타일 장르의 범주 내에서 획일화가 일어나자 소비자들의 개성을 반영할 수 있는 차별화 욕구가 만족되지 못하면서 소수의 고객 가치가 높은 마니아층에서부터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가 개성으로 반영되었던 빈티지 상품의 수요가 대량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희소성 자체가 효용의 요소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유행하는 디자인의 상품이 아닌 브랜드 헤리티지가 담긴 빈티지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고객 가치가 높은 마니아층 사이에서 상승하였다. 그러나 품절 및 판매중단 상품, 혹은 한정품 등 공급이 제한된 빈티지 상품의 특성 탓에 개별 거래나, 소수의 공급업체를 통해야 소비가 이루어져 접근성이 다소 떨어졌다. 이러한 틈새시장을 파악하여 몇몇 기업은 중개, 검수 역할을 도맡아 리셀을 전문으로 다루는 c2c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 중개 수수료를 통한 이익을 확보하였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사업의 창출을 넘어 리셀 시장의 원활한 거래를 촉구하는 배경으로 자리잡았다.기업의 중개 플랫폼은 안전하고 편리한 거래의 장을 확보해 소비자의 거래비용이 감소시키고, 해당 상품의 지난 거래 가격, 개별 공급자의 wta와 소비자의 wtp를 투명하게 드러내 실시간 가격 정보 공유를 원활히 하였다. 이로 인해 개별 거래가 하나의 가격체계를 형성하며 ‘리셀 시장’이라는 하나의 통합시장으로 전환되었다. 기업의 공적 중개 아래 개별 소비자가 공급자의 역할까지 맡게 되면서, 개인이 빈티지 상품을 판매하면서 차익거래를 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이로써 단순히 품질, 디자인 뿐만 아니라 공급과 수요가 가격에 즉각적으로 반영되며 가격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 따라서 현재의 효용이 아닌 미래 가격 상승 기대에 의한 투자 수요가 시장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소비 시장이 자산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개인은 소비자인 동시에 투자자의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더이상 의류는 단순히 수요자의 효용을 위한 소비재가 아니라 실사용 목적이 아닌 기대 수익이 가격을 결정하는 가격 형성 매커니즘을 바탕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일상의 금융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리셀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에서 발견 가능한 시장경제 원리1.	리셀 시장의 시장 실패 교정민간 기업이 리셀 산업 내에서 중개 역할을 맡기 이전에는 시장 실패의 요소가 리셀 시장에서 존재하였다. 첫째, 소수의 공급업체 및 개인이 공급이 제한된 빈티지 상품을 매입한 후 가격을 결정하여 거래를 이끌었기 때문에 불완전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했다. 둘째, 소비자가 공급자가 제공하는 정보만으로 상품의 진위성을 확인하는 데에 한계가 존재했고, 개인이 가격 형성대를 비교하기 어려운 중고 시장에 위치 했기 때문에 가격 탐색 비용이 높았다. 중고품의 특성 상 비대면으로는 상태 평가를 구체적으로 할 수 없었고, 기업이 아닌 공급자와의 거래에서 구매하는 상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워 가품 혹은 상품이 도착하지 않는 등 중고 사기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시장 전반에 걸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기업이 C2C 거래를 도맡으며 투명한 거래 내역을 공개하고, 전문가를 통해 검수하며, 중개자로서 공급자의 신원을 명확히 보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정보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완전한 경쟁이 가능케하는 환경을 마련되었다. 정보의 제도 설계나 규제 개입보다 먼저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이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시장의 완성도를 보다 높인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시장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해서, 리셀 시장의 가격이 신뢰 가능한 범주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시장 실패의 요소가 플랫폼을 통해 극복된 이후에도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가격 수준에 대한 의문점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	희소성 프리미엄과 기대 프리미엄으로 인한 가격 조정희소성이 효용에 반영되며, 기업은 한정품 등의 마케팅 전략으로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감축하였다. 공급 곡선을 좌측으로 이동시키며 수요와 공급의 격차를 반영하는 희소성 프리미엄을 가격에 내재한 것이다. 수량의 제한으로 인해 해당 상품을 구매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리셀 시장에서 이를 구매한다면 기업이 출시했을 당시보다 높은 희소성 프리미엄을 가격에 반영하게 된다. 하지만 리셀 시장 내에서는 단순히 실사용을 위한 수요 뿐만 아니라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적 수요 또한 활발히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대 프리미엄이 가격에 추가되어 단순히 희소성 프리미엄을 넘어선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대 프리미엄이 희소성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경우, 구매자 입장에서 자신이 지불하는 프리미엄이 희소성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인한 적정 가격인지 투자 수요로 인한 기대 프리미엄이 과열된 결과인지 구분할 수 없다. 그러나 효율적인 시장 가설 입장에서 이러한 현상을 바라보았을 때, 투자 수요 역시 수요자들의 기대심리를 정당하게 반영한 가격으로 현재 시점에서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이것이 과대평가인지는 사후에만 판별한다. 기대 프리미엄이 희소성 프리미엄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상황이라면, 실수요자는 가격이 자신의 효용을 초과했다고 판단해 이탈하고, 차익을 실현하려는 보유자의 매도 물량이 시장에 풀리며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투자 수요로 인한 기대 프리미엄이 붕괴되며 가격이 희소성 프리미엄의 수준으로 스스로 수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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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플랫폼 경제의 동적 가격 책정과 소비자 후생의 양극화]]>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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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24:04 KST</pubDate>
	<dc:creator>정예은</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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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I. 서론: 1급 가격차별의 현실화 전통적인 경제학은 오랫동안 `1급 가격차별’을 이상적 모델로 취급해왔다. 기업이 모든 소비자의 지불 용의(Willingness to Pay)를 정확히 파악하여 각자에게 최대한의 가격을 부과한다는 이 개념은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장벽 앞에서 이론의 영역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배달 앱, 모빌리티 플랫폼, 숙박 서비스의 알고리즘은 장벽을 빠르게 허물고 있다. 데이터가 곧 가격이 되는 시대, 1급 가격차별은 더 이상 교과서 속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다.II. 본론1. 알고리즘이 만들어 낸 보이지 않는 가격표 스마트폰을 열어 배달 앱을 실행하는 순간, 우리는 가격 결정 실험의 피실험자가 된다. 플랫폼은 사용자의 접속 시간대, 위치, 과거 주문 이력, 재주문율, 심지어 배터리 잔량까지 수집하여 개인별 수요 탄력성을 실시간으로 추정한다. 비가 오는 금요일 저녁, 평소 배달비 할증에도 꾸준히 주문해 온 사용자에게는 더 높은 배달료가 책정되고, 가격 탄력성이 높다고 분류된 사용자에게는 쿠폰이 선제적으로 지급된다. 일물일가의 법칙은 이렇게 조용히 해체된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서지 프라이싱(Surge Pricing) 역시 같은 맥락이다. 알고리즘은 도시를 수백 개의 소규모 지역으로 분할한 뒤, 각 구역의 수요와 공급 균형을 수분 단위로 갱신하며 가격을 조정한다. 그 결과, 연말연시 심야 시간대나 폭우, 폭설 등으로 택시 수요가 비탄력적으로 변하는 상황에는 평소 1만 5천원이던 거리가 할증이 붙어 5~6만 원 이상으로 치솟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정 구간을 반복 이용하는 출퇴근 직장인이나 심야 귀가 손님처럼 교통수단이 제한된 소비자의 낮은 가격 탄력성은 알고리즘에 포착되어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2. 소비자 잉여의 침식과 후생의 양극화 전통적 독점 가격 책정에서는 높은 가격이 일부 소비자를 시장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비효율이 발생한다. 반면 알고리즘 기반 1급 가격차별은 소비자의 시장 참여를 극대화하면서 소비자 잉여를 체계적으로 흡수한다. Jean-Pierre Dubé와 Sanjog Misra의 "Personalized Pricing and Consumer Welfare(2023)"는 머신러닝 기반 무작위 통제 현장 실험을 통해 소비자 개인의 지불 용의에 따라 상이하게 책정된 가격이 균일 가격 대비 기업 이윤을 최대 86%까지 끌어올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 동시에 총 소비자 잉여는 감소하지만, 소비자의 60% 이상은 오히려 낮은 가격을 적용받는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개인화된 가격 책정이 지불 용의가 높은 소비자로부터 잉여를 집중적으로 추출하는 반면,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에게는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함을 의미한다. 후생의 총량보다 분배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이다. 나아가 온라인 생활용품 시장의 고빈도 가격 데이터를 추적한 Zach Y. Brown과 Alexander MacKay의 "Competition in Pricing Algorithms(2023)"에 따르면, 알고리즘 경쟁 환경에서 소비자 잉여가 4.1% 감소하는 동안 기업 이윤은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효과를 시장 전체에 적용할 경우, 알고리즘 경쟁으로의 전환만으로 연간 약 3억 달러의 소비자 잉여가 기업으로 이전된다고 추산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소비자에게 전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옆자리 동료와 같은 식당의 같은 메뉴를 주문하면서 서로 다른 배달비를 지불하고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인지하거나 비교할 수단이 없다. 정보 비대칭의 방향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다.III. 결론: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공정성 사이에서 알고리즘 가격 책정의 확산은 이미 정책 영역에서도 뜨거운 현안이 되고 있다. 2024년 영국 경쟁시장청은 티켓마스터의 알고리즘 가격 책정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고, 미국 연방 법무부는 부동산 임대 플랫폼의 알고리즘 가격 담합 혐의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경제의 작동 원리가 기술 권력과 결합할 때, 우리는 효율성과 공정성이 반드시 같은 곳을 가리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 알고리즘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가격표 앞에서, 소비자 주권의 의미와 데이터 투명성의 확보를 뒷받침할 제도적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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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보험은 왜 실패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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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20:42 KST</pubDate>
	<dc:creator>이연주</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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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지난 학기 보험 상품 개발 과제를 수행하며 보험료 산출 방식에 의문이 생겼다. 보험료 예측 서비스를 통해 친구와 함께 보험료를 비교해 본 결과 나이와 생활 습관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예상 보험료에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병력, 건강 상태, 흡연 여부, 직업 위험도 등다양한 요인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개인이 자신의 위험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는다면 이 시장은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가.보험 시장은 정보 비대칭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전제로 작동한다. 보험 가입자는 자신의 위험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반면, 보험사는 제한된 자료와 통계를 통해 이를 추정해야 한다. 이는 시장경제의 기본 전제인 완전한 정보가 성립되지 않음을 의미한다.이러한 환경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역선택이다. 위험이 높은 개인일수록 보험 가입의 유인이 커지고 상대적으로 건강한 개인은 가입을 미루게 된다. 그 결과 시장에는 고위험군이집중되고 보험료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또한 보험 가입 이후에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예를 들어 실손보험 가입자는 의료비 부담이 줄었다고 느끼며 의료 이용을 늘릴 수 있고 자동차 보험 가입자는 사고에 대한 부담 감소로 인해 주의 수준이 낮아질 수 있다. 이처럼보험이 제공하는 보호는 개인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이는 보험금 지급 증가로 이어진다. 이론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보험 시장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의 보험 시장은 쉽게 축소되지 않는다. 보험사는 정보 비대칭을 제거하기보다 이를 전제로 상품을 설계한다. 건강검진, 계약 전 심사, 위험군 분류, 보험료 차등화는 모두 불완전한 정보를 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보험은 완전한 효율을 목표로 하기보다 불완전성을 관리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보험 시장의 비효율은 시장 내부보다 외부에서 더 크게 확대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실손보험이다. 실손보험은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보장함으로써 개인의 부담을 줄여주지만 동시에 의료 이용을 증가시키는 유인을 만든다. 이는 도덕적 해이를 구조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실손보험 시장은 장기간 적자를 기록해 왔고 보험료 인상이 반복되는 구조에 놓여 있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건강한 가입자는 시장을 이탈하고 고위험군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시장 내부에서 관리되던 비효율이 제도 설계에 의해 증폭되는 것이다.국민건강보험 역시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보장성 확대는 의료 접근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의료 이용의 증가를 초래했다.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재정 부담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에서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이 지불하는 비용이 실제 비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때 수요는 과도하게 증가한다. 이는 시장의 자율적 조정 기능을 약화시키고 결국 재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발생한다. 보험 시장의 문제는 과연 시장의 실패인가, 아니면 개입의 결과인가. 보험사는 이미 정보 비대칭을 전제로 다양한 조정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자기부담금, 보장 한도, 위험군 분류는 모두 시장 내부에서 형성된 균형 장치다. 그러나 정부 개입은 이러한 장치를 약화시키거나 왜곡할 수 있다. 특히 가격 통제와 보장성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후생을 높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과잉 수요와 재정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물론 보험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정보 공개, 사기 방지, 취약계층 보호는 필수적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개입의 방향이다.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개입이 아니라 시장의 신호를 대체하는 방식의 개입이 이루어질 경우 비효율은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최근 인슈어테크의 발전은 이러한 문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웨어러블 기기와 건강 데이터 기반 분석은 개인의 위험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보험료를 더욱 정교하게 차등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정보 비대칭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지만 시장 내부에서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결국 보험 시장은 시장경제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 한계를 스스로 조정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완전한 정보는 존재하지 않지만 시장은 붕괴하지 않는다. 대신 불완전성을 전제로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낸다.보험은 실패한 시장이라기보다 실패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된 시장에 가깝다. 그리고 그 균형을 흔드는 것은 정보 비대칭 자체가 아니라 이를 과도하게 교정하려는 개입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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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갈라파고스에서 사막으로, 한국 게임 시장과 새로운 돌파구]]>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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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19:35 KST</pubDate>
	<dc:creator>김건이</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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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1. 동아시아 게임 시장의 동향과 한국 게임 시장의 침체동아시아 게임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 생태계 중 하나다. 그러나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국가별로 확연히 다른 경제적 문법이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일본의 경우, 아타리 쇼크와 버블경제를 먹고 성장한 닌텐도와 소니 같은 굴지의 플랫폼 홀더를 중심으로 강력한 IP(지식재산권)와 콘솔 시장의 전통을 고수하며 콘텐츠 고유의 아우라를 유지해 왔다. 중국은 또 어떤가. 미호요의 `원신`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결합해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콘솔급 경험을 제공하며 글로벌 시장을 맹렬히 장악해 나가는 중이다.그렇다면 인접 국가들의 약진 속에서, 한때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라 불렸던 한국 게임 시장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다소 기묘한 침체기에 빠져 있다.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게임 생태계는 대부분 내수용 MMORPG에만 편중되어 이른바 `갈라파고스화`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과거부터 이어져 온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외부의 규제 압박까지 더해지며 산업 전반의 활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다.무엇보다 치명적인 문제는 경쟁을 부추기는 일명 `리니지식` 과금 모델과 유저를 기만하는 확률 조작 사태가 동시에 맞물렸다는 점이다. 과금을 강요하는 극단적 수익 구조에 더해, 판매자만이 정확한 확률을 아는 `정보의 비대칭`을 악용한 사태는 대규모 유저 이탈과 집단적 반발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얼핏 보면 지나친 과금 유도에 지친 유저들이 떠난 당연한 결과로 보여지지만, 파는 사람만 정보를 독점하는 불투명한 구조는 결국 소비자가 더 이상 상품의 가치를 믿고 구매할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즉, 지갑을 아예 닫아버리는 `레몬 마켓(Lemon Market)` 현상이 도래하면서 한국 게임 시장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2. 시장 정체의 원인 분석과 `붉은사막`이 제시한 돌파구한국 게임 산업의 이러한 정체는 경제학적으로 볼 때 혁신을 포기하고 ‘지대 추구(Rent-seeking)’ 모델에 과도하게 의존한 결과라 볼 수 있다.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새로운 장르나 콘텐츠 개발보다는, 이미 검증되어 획일화된 장르에 사행심을 자극하는 확률형 아이템을 결합해 손쉬운 수익을 거두는 데 집중했다.하지만 자본주의 시장에서 소비자의 욕망은 결코 정체되어 있지 않다. 타인보다 강해지기 위해 끝없이 돈을 지불해야만 하는 P2W(Pay-to-win) 모델에 극심한 피로감과 한계효용 체감을 느낀 유저들은, 이제 맹목적인 스탯 상승이 아니라 게임 속 가상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느끼는 원초적인 재미와 완성도 높은 세계관이 주는 깊은 여운을 찾기 시작했다.이러한 소비 시장의 질적 변화를 감지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게임성으로 무장한 한국발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2023년에 정식 출시되어 누적 판매량 500만 장을 돌파한 `데이브 더 다이버`를 시작으로, `P의 거짓`과 `스텔라 블레이드`가 잇따라 콘솔 시장에서의 흥행 저력을 증명했다. 뒤이어 2025년에 단숨에 전 세계 1,400만 장 판매를 기록한 넥슨의 ‘아크 레이더스`는 한국 게임의 타깃이 이미 세계 시장으로 완전히 옮겨갔음을 확실히 각인시켰다.그리고 이 굵직한 흐름의 상징적인 전환점, 그 정점에는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이 있다. 이 게임은 한국 게임사들의 가장 확실한 캐시카우였던 모바일 MMORPG 문법을 과감히 버리고, 수려한 그래픽과 밀도 높은 액션을 갖춘 ‘AAA급 싱글 플레이 패키지’라는 험로를 택했다. 싱글 플레이 패키지 장르에 처음 도전하는 개발사로서 피할 수 없었던 일부 완성도의 한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흥행 돌풍으로 이어지며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해 냈다.경제적 관점에서 ‘붉은사막’의 성공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는 한국 게임 산업이 단기적인 과금 유도 모델에서 벗어나, 질적인 ‘경험 자본(Experience Capital)’을 본격적으로 축적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순히 과금 효율을 높이는 확률표 기획에 매몰되는 대신, 자체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살아 숨 쉬는 정교한 세계를 구현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인력을 쏟아부었다. 이렇게 쌓아 올린 경험 자본은 유저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몰입감을 제공하며, 다른 게임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굳건한 경쟁 우위를 만들어냈다. 당장 눈앞의 단기 마진을 포기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이라는 거대한 파이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과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합리적인 경제적 결단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3. 소비자가 이끄는 게임 시장의 미래그렇다면, 왜 갑자기 기업들은 그들의 방향성을 바꾸게 되었는가? 앞서 살펴본 기업들의 혁신적인 도전은 결코 게임사들의 자발적인 반성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는 확률 조작을 규탄하며 거리로 나섰던 유저들의 트럭 시위와 능동적인 불매 운동이 만들어낸, 일종의 강력한 시장 자정 작용 덕분이다.유저들이 정보의 비대칭에 분노하며 닫아버린 지갑과 법제화된 확률 정보 공개 의무화는, 게임사들이 더 이상 불투명한 확률표에 의존해 손쉽게 지대 추구를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투명성과 신뢰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낡은 수익 모델을 붕괴시켰고, 고로 기업들이 자본의 크기가 아닌 게임이 가진 진짜 `재미`로 승부하는 바람직한 경쟁의 무대로 나아가도록 이끈 것이다.이제 한국 게임 시장은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시장 경제의 원리는 냉혹하면서도 정직하다. 재미없는 게임은 외면받고, 재미있는 게임만이 살아남는다. 이 거대한 시장의 흐름을 재편하는 것은 공급자의 얄팍한 상술이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와 더 나은 경험을 갈구하는 깨어있는 소비자다. 소비자의 주체적인 주권 행사와 기업의 개선 의지가 맞물릴 때, 한국 게임 시장은 비로소 갈라파고스의 섬을 벗어나 다시 한번 글로벌 게임 시장의 주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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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선의의 역설: 규제의 틈새에서 진화하는 시장경제와 새로운 설계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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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18:07 KST</pubDate>
	<dc:creator>신원근</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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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보이지 않는 손은 시장의 효율성을 상징하지만 현실의 시장은 종종 독점이나 정보 비대칭이라는 시장 실패에 직면합니다. 이때 정부는 공익을 명분으로 보이는 주먹을 휘두르곤 합니다. 코브라 효과나 적기조례는 소비자를 손해 보게 하거나 오히려 문제의 근원을 키우는 결과를 낳음을 보여줍니다.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서 규제의 역설을 분석하고 미래지향적인 규제 설계에 대한 통찰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코브라 효과는 인간이 도덕적 가치가 아닌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뱀을 줄이려 보상금을 주니 뱀을 사육하게 된 인도인들의 행동은 지극히 경제적입니다. 최근에 배달 플랫폼의 무료 배달 경쟁을 살펴봅시다. 정부와 여론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위해 수수료 상한제를 압박합니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코브라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수료가 억제되면 플랫폼은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광고비를 올리거나 배달 품질을 낮추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소상공인은 더 비싼 광고를 사야만 노출되고 소비자는 식어버린 음식을 받게 됩니다. "수단을 규제하면 시장은 우회로를 찾고 그 비용은 가장 약한 고리로 전가된다"는 시장의 원리를 잊어서는 안됩니다.인센티브의 왜곡강의 자료의 코브라 효과는 인간이 도덕적 가치가 아닌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뱀을 줄이려 보상금을 주니 뱀을 사육하게 된 인도인들의 행동은 지극히 경제적입니다.  최근 배달 플랫폼의 무료 배달 경쟁을 살펴봅시다. 정부와 여론은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기 위해 수수료 상한제를 압박합니다. 하지만 이는 또 다른 코브라 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수료가 억제되면 플랫폼은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광고비를 올리거나 배달 품질을 낮추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소상공인은 더 비싼 광고를 사야만 노출되고 소비자는 식어버린 음식을 받게 됩니다. “수단을 규제하면 시장은 우회로를 찾고 그 비용은 가장 약한 고리로 전가된다”는 시장의 원리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적기조례와 타다 금지법영국의 적기조례는 마차 산업이라는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차의 속도를 제한한 지대추구의 전형입니다. 자료 속 경제규제의 포획설 규제 기관이 공익이 아닌 특정 집단의 사익에 포획될 때 국가의 혁신이 어떻게 멈추는지 경고합니다.  몇 년 전 한국 사회를 달구었던 타다 금지법은 현대판 적기조례와 다름없습니다. 기존 택시 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의 진입을 법으로 막았습니다. 그 결과로 심야 택시 대란이라는 소비자 불편으로 돌아왔고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은 지체되었습니다. 시장경제에서 규제는 과거의 질서를 수호하는 도구가 아니라 미래의 경쟁을 촉진하는 촉매가 되어야 합니다. 기득권 보호를 위한 규제는 결국 국가 전체의 파이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합니다.가격 규제의 모순제공된 이미지 속 만화는 가격 설정의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신호등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 신호를 인위적으로 조작할 때 시장은 마비됩니다. 대학가의 착한 임대인 운동이나 임대차 3법을 예로 들어봅시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월세 가격을 강제로 누르면 임대인은 수리비를 아끼거나 아예 매물을 거둬들입니다. 겉으로는 가격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청년들은 살 만한 집을 구하기 위해 더 먼 곳으로 밀려나거나 열악한 주거 환경을 견뎌야 합니다. 가격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무시한 결과의 평등은 시장의 자정 작용을 멈추게 합니다.플랫폼 자사우대이중지위 플랫폼 논의는 매우 세련된 통찰을 제공합니다. 플랫폼이 자기 상품을 우대하는 행위를 무조건 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쿠팡이나 네이버가 자사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는 행위는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낮추는 효율성을 가집니다. 자료의 분석처럼 소비자 잉여가 증가한다면 이는 독점이 아닌 경쟁의 진화입니다. 규제 당국이 주목해야 할 점은 자사우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가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가에 있어야 합니다. 혁신의 결과로 얻은 지배력을 처벌하는 것은 시장의 역동성을 죽이는 행위입니다.규제 패러다임의 전환대회에서 강조해야 할 핵심은 시장은 도덕책이 아니라 생태계라는 점입니다. 시장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코브라를 잡으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코브라가 생기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합니다. 규제는 시장 참여자들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정치적 논리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규제는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를 위축시킵니다.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야합니다. 안 되는 것만 정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야말로 제2의 적기조례를 막는 길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사후 규제를 시행해야합니다. 자료에서 제안하듯이 플랫폼 경제와 같은 복잡한 시장에서는 사전적 금지보다는 경쟁 제한 효과를 면밀히 입증한 후 제재하는 사후적 접근이 필요합니다.시장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불완전함을 메우려는 정부의 손길이 시장의 심장박동마저 멈추게 해서는 안 됩니다. “최선의 규제는 시장의 자율적 경쟁을 돕는 보조제이지 시장을 대신하는 대체재가 아니다”라는 통찰이야말로 오늘날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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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한국의 잃어버린 30년, 이미 시작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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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14:51 KST</pubDate>
	<dc:creator>이대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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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반도체 수출의 힘을 얻은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한 지금, 문득 옆 나라 일본이 떠올랐다. 1990년대 일본은 도쿄 땅값이 미국 전역을 합친 것보다 비싸다는 말이 나오고, 닛케이 지수는 4 만에 육박했다. 그러나 버블이 꺼진 뒤 기다린 것은 일시적 불황이 아니라 30년에 가까운 장기 침체였다.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20년, 30년으로 늘려 가며 성장 없는 사회에 적응해 갔다. 디플레이션, 임금 정체, 고령화, 좀비 기업 문제가 분명했지만, 개혁보다 유지를 택했다.지금 한국을 돌아보면 불길한 데자뷔가 느껴진다. 출산율은 0명대이고,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청년 세대의 미래를 흔들 정도로 올랐고, 성장률은 1~2%대에 머무른다. 각종 규제가 쏟아지는 동안 시장의 활력은 약해지고 있다. 우리는 일본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되묻게 된다. 한국의 잃어버린 30년은 이미 시작된 것은 아닌가.1. 일본은 왜 30년을 잃었는가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버블 붕괴보다, 그 이후의 선택에서 비롯됐다. 자산 가격이 무너지자 일본은 과감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연명을 택했다. 부실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하기보다 은행 대출과 저금리로 떠받쳤고, 부실 은행도 정치 논리에 가려 정리하지 못했다. 한 번의 짧은 충격 대신 오랜 정체를 감수한 셈이다. 저출산·고령화 위험을 알면서도 연금,노동,이민 개혁은 이해관계 때문에 미뤘다. 위기를 계기로 체질을 바꾸는 대신 현상 유지를 선택했다.2.한국에서도 보이는 일본의 그림자문제는 지금 한국에서도 비슷한 징후가 보인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일본처럼 되지 말자”고 말하지만, 실제 정책 선택은 얼마나 다른가. 우리는 부실을 신속히 정리하고 경쟁과 혁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불편한 개혁을 뒤로 미루고 각종 지원으로 연명하는 길을 걷고 있는가. 인구 구조부터 닮아 간다. 합계출산율은 0명대, 생산가능인구는 감소세다. 그럼에도 연금·건강보험 개혁은 정치적 부담 때문에 미뤄진다. 부동산 역시 비슷하다. 수도권 아파트는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기준이 됐고, 집이 있는 세대와 없는 세대의 격차는 벌어진다. 버블 조정 충격을 흡수할 중장기 설계보다 단기 규제·완화 대책이 앞선다. 성장률은 1~2%대에 머무르고, 경쟁력을 잃은 기업들이 각종 지원 속에 시장에 남아 있다는 지적도 많다. 표면적으로는 일본과 다르다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인구·부동산·성장 구조를 뜯어보면, 우리가 일본이 걸었던 길의 초입에 서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수밖에 없다.3.일본과 다른 점, 남아있는 여지그렇다고 한국이 일본과 같은 길을 걸으리라는 단정 지을 수 없다. 중요한 차이와 긍정적 요소도 분명하다.첫째, 위기 경험이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와 기업 구조조정의 고통을 이미 한번 치렀다. 일본이 버블 붕괴 직후 부실을 덮어 둔 것과는 달리 우리는 위기 때마다 비교적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이 기억과 제도는 다시 조정 국면이 다가올 때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이다.둘째, 산업 구조와 기술 역량이다. 일본이 1990년대 이후 IT,디지털 전환에 뒤처졌던 것과 달리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모바일 등에서 글로벌하게 경쟁하고 있다. 규제가 많고, 중국이 치고 올라오는 형국이지만 뛰어난 기술과 인적 자원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다.셋째, 변화의 속도이다. 다양한 갈등, 정치 피로에도, 한국 사회는 한 번 문제의식이 형성되면 정책과 제도가 빠르게 바뀌는 편이다. 느리고 점진적인 일본식 조정보다 훨씬 역동적이다. 이 역동성이 남아 있다면, 인구, 부동산, 재정 문제에서라도 방향 전환을 시도할 여지는 남아 있다.4.한국의 잃어버린 30년을 피하려면결국 이 차이점을 통해 실제 선택으로 이어지는가이다. 한국판 잃어버린 30년을 피하려면 몇 가지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부실기업을 가능한 한 빨리 정리해야 한다. 다양한 이유를 핑계로 퇴출을 미루면 단기 고통은 줄어들지 몰라도, 전체 경제의 역동성은 떨어진다.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묶이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인구구조에 대한 변화도 미룰순 없다. 연금과 건강보험, 노동시장 개혁은 표를 의식해 뒤로 미룰 문제가 아니라, 지금 세대가 책임지고 설계해야 할 과제이다. 늦으면 늦을수록 다음 세대가 감당해야 할 비용은 커진다. 부동산과 금융 정책 역시 단기 가격관리보다 버블과 조정을 흡수할 수 있는 제도 설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대, 계층 간 자산 격차를 완화하면서도 시장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였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호황과 지수 뒤에 가려진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고, 불편한 개혁을 감수할 용기가 있다면, 우리는 잃어버린 30년이 아닌 나아가는 30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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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전기 요금 동결, 미래세대로의 무책임한 부담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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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13:26 KST</pubDate>
	<dc:creator>김민규</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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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었다.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차단하자 LNG 수요가 폭발했고, 아시아 현물 가격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력도매가격(SMP)은 2022년 연평균 196.65원/kWh까지 급등했다. 이는 당시 판매단가(약 120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으나, 한국은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그 결과, 한국전력공사는 수십 조 원의 적자를 떠안았고, 그 적자는 국민의 부채로 쌓였다.2026년 봄, 유사한 상황이 펼쳐졌다. 중동 전쟁으로 인해 동북아 LNG(액화천연가스) 현물 가격 지표인 JKM이 10.72달러에서 최대 22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SMP가 다시 전기요금을 넘어설 경우 우리는 또 선택해야 한다. 에너지 가격 상승분만큼 상승한 전기요금을 감내하거나, 가격 동결로 미래로 그 비용을 전가하거나. 가격 신호를 억누를 때 생기는 일: 이론적 문제점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시장에서 가격은 정보를 전달하는 신호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는 사용을 줄이고, 공급자는 생산을 늘린다. 가격은 시장의 핵심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규제로 전기요금을 동결하면 이 신호가 차단된다. 소비자는 실제 비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민간 발전사는 오른 원가를 판매가로 전가할 통로가 막힌다. 특히 민간 LNG 발전사들은 연료를 직접 조달해 전력을 생산하고 그 전력을 SMP로 판매한다. 그러나 SMP 상한제가 판매가 상한을 정해버리면, 오른 원가를 판매가로 전가할 통로가 없어진다. 원가는 시장을 따라 오르는데 판매 가격은 규제선에 묶인다. 이 경우 마진이 사라지는 정도를 넘어 오히려 손실이 발생한다. 가격에 따른 시장의 핵심 메커니즘이 무너지는 순간이다.2022년, 실제로 일어난 일실제 2022년, 전기요금 동결로 발전 원가와 판매가의 괴리가 극대화되면서, 한전은 2022년 한 해에만 수십 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비용은 즉각적으로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았지만, 누적된 부채는 미래의 요금 인상이나 세금의 형태로 돌아올 운명이다.민간 발전사들의 피해도 컸다. SMP 상한제가 시행된 2022년 12월부터 2023년 2월, 불과 3개월 만에 민간발전사 정산금이 2조 1000억 원 줄었으며, 35%가 실제 적자를 기록했다. 원래라면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국민 모두가 부담했어야 할 비용을, 생산자 소수에게 전가함으로써, 다수를 위해 소수의 고통을 외면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미래 세대에 넘기는 청구서전기요금 동결은 오늘의 갈등을 내일로 미루는 행위다. 한전의 누적 적자는 결국 요금 인상, 세금 투입, 공공 서비스 축소 등 어떤 형태로든 돌아온다. 즉 가격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시장을 왜곡하는 것을 넘어, 우리 다음 세대가 감당해야 할 에너지 비용을 키우는 일이다. 다수의 반발이 두려워 요금을 동결하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정책이다. 전기요금 인상을 감당할 수 없는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 장치는 별도의 지원 체계로 설계하고, 시장 가격 신호는 반드시 살려두어야 한다. 2022년의 청구서가 아직 다 청산되지 않은 지금, 다시 같은 길을 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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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최저임금은 보호막인가, 진입장벽인가]]>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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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12:21 KST</pubDate>
	<dc:creator>가주현</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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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얼마 전, 동네 편의점에 들렀다가 문득 이상한 걸 느꼈다. 예전엔 카운터 안에 대학생처럼 보이는 아르바이트생이 있었는데, 요즘은 사장님으로 보이는 중년 분이 직접 서 계신 모습이 훨씬 많아졌다. 처음엔 그냥 경기가 안 좋아서겠지 싶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단순히 경기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금 구조가 바뀌면서 고용 자체의 방식이 달라진 게 아닐까.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왜 일자리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까?경제학적으로 임금은 노동의 가격이다. 물건에 가격이 있듯, 사람의 노동에도 가격이 붙는다. 그리고 최저임금은 그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놓은 하한선이다. 문제는 이 하한선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균형보다 높게 설정됐을 때 생긴다. 임금이 오르면 일하고 싶은 사람은 늘어난다. 반면 사람을 고용하려는 사업자 입장에선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수요는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일하려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실제로 고용되는 사람은 줄어드는 역설이 생긴다.현장의 사업자들은 이미 조용히 적응하고 있다.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다. 고용 인원을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쪼개거나, 아니면 기계로 대체하거나. 키오스크가 없던 카페에 어느 순간 키오스크가 생기고, 두 명이 돌리던 편의점을 사장님 혼자 감당하고, 단기 알바 공고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 이게 다 그 선택의 결과물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집단은 경력도, 스펙도 아직 없는 사람들이다.같은 돈을 줘야 한다면 사업자는 당연히 더 능숙한 사람을 뽑는다. 처음 일을 배우는 청년, 경력이 단절된 사람, 단순 업무에 익숙한 저숙련 노동자들은 그 경쟁에서 밀린다. 이들에게 일자리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통로인데, 그 통로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최저임금은 임금을 올리는 제도이지만, 동시에 고용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 문장 하나가 이 논의의 핵심을 담고 있다.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는 분명하다. 지나치게 낮은 임금으로 착취당하지 않도록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 그 자체는 누구도 반박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 제도가 작동하는 방식은 이중적이다. 이미 고용된 사람에겐 보호막이 되지만, 아직 진입하지 못한 사람에겐 더 높아진 문턱이 된다. 보호와 배제가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다. 의도는 선했지만, 결과는 복잡하다.결국 핵심은 하나의 숫자로 모든 지역, 모든 업종, 모든 상황을 규율하려는 데 있다. 서울 강남의 카페와 지방 소도시의 편의점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건, 모든 환자에게 같은 용량의 약을 처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최저임금 차등제는 이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응답이다. 지역별, 업종별로 기준에 유연성을 두는 것. 보호의 취지는 살리되, 배제의 부작용은 줄이는 방향이다. 편의점 카운터 안에 다시 젊은 얼굴이 늘어나려면, 지금보다 조금 더 현실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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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착한 수수료의 함정: 가격 통제가 쏘아올린 플랫폼 생태계의 역설적인 위기]]>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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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11:40 KST</pubDate>
	<dc:creator>박준수</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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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2026년 상반기 대한민국 경제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과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이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목적 아래, 정부와 정치권은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율 상한선을 법률로 규정하고 독점 구조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시장을 넘어, 자국 IT 기업을 차별하는 무역 장벽이라는 미국 무역부의 항의를 유발하며 국제적인 통상 마찰로 확대되는 양상까지 띠고 있다.우리는 여기서 소상공인 보호라는 명분으로 정부가 시장의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이 자유 시장경제 원리에 부합하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면 단기적으로는 자영업자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자율성을 배제한 가격 통제는 장기적으로 온라인 시장 전체의 질적 하락과 소비자 편익 감소라는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경제학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교차하며 형성되는 정보라고 할 수 있다. 플랫폼 수수료 역시 그저 중개 비용이 아니라 서버 기반 시설 유지, 물류 알고리즘, 소비자 불만 처리 등에 투입되는 서비스의 종합적인 가치를 반영할 것이다. 수수료 상한제는 시장의 가격 형성 기능을 훼손하는 가격 상한제 규제와 동일하게 작동한다. 가격이 통제되면 기업은 하락한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 품질을 낮추거나 새로운 기술을 위한 투자를 축소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배달 속도 지연, 앱 편의성 저하, 할인 혜택 축소 등으로 이어져 최종 소비자가 누려야 할 효용을 갉아먹는 역설을 발생시킬 것이 분명하다.더욱 우려되는 점은 플랫폼 규제가 시장의 진입 장벽을 오히려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시장 집중도를 해소하겠다는 규제가 오히려 자본력이 부족한 신생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회를 박탈할지도 모른다면? 규제망을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법률 자문 비용과 같은 부가 비용은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는 자본을 가진 대형 사업자만이 감당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과도한 규제는 시장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기업의 등장을 막는 장애물이 된다. 진정한 의미의 독점 해소와 시장 질서 확립은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또 다른 혁신 기업이 자유롭게 진입하여 기존 사업자와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때 가능해진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말이다.글로벌 관점에서의 국가 경쟁력 저하 위기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최근 심화된 미국과의 통상 마찰은 국내 플랫폼 규제가 글로벌 표준과 괴리가 있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팽창이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현 경제 체제에서, 자국 기업의 활동 반경을 제한하는 규제는 글로벌 플랫폼에 국내 시장 점유율을 헌납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이 규제 대응에 자원과 시간을 소모하는 동안 외국계 플랫폼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디지털 관련 주권을 약화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될 지도 모른다.소상공인과 플랫폼 기업이 진정으로 상생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가격 통제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고 파이를 키우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가격표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플랫폼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머물러야 한다. 시장의 자발적 질서와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는 고도화된 현대의 디지털 경제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를 지닌다. 국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을 지양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인 선택과 자정 작용을 신뢰할 때, 소상공인과 혁신 기업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동반 성장하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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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불안이 만든 시장, 정보 비대칭이 부른 `AI 강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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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10:35 KST</pubDate>
	<dc:creator>현종원</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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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스마트폰을 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광고가 있다. "AI 프롬프트 하나로 월 300만 원", "ChatGPT 활용법, 이것만 알면 된다." 클릭 몇 번이면 수십만원짜리 강의가 결제된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이 시장은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성장했을까. 단순히 불확실성을 파는 사람이 늘어난 탓일까? 아니다. 시장경제의 눈으로 보면, 이 현상은 오히려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정보 비대칭이 만든 수요시장경제에서 새로운 시장이 탄생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해결되지 않은 수요와, 그것을 채울 공급자다. AI 강의 시장은 정확히 이 공식을 따른다. ChatGPT가 등장한 순간,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같은 감각을 느꼈다. `이건 중요한 변화다. 그런데 나는 모른다.` 이 불안이 곧 수요가 되었다.경제학에서는 이를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이라 부른다. 구매자는 AI를 모르고, 판매자는 안다고 주장한다. 이 격차가 클수록 소비자는 지갑을 연다. 아직 표준화된 교육과정도, 공신력 있는 자격증도 없는 시장에서 소비자는 가격을 품질의 신호로 삼는다. "비싸니까 좋겠지"라는 심리가 곧 정보 열위 비용(information disadvantage cost)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정보 열위 비용이란 정보를 충분히 갖추지 못한 채 내린 선택이 만들어낸 불필요한 손실, 즉 무지와 불안이 만들어낸 낭비다. AI 강의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치르는 비용의 상당 부분이 바로 이 정보 열위 비용에 해당한다.시장은 자정하는가 — 낙관과 현실 사이그렇다면 이 시장은 스스로 건강해질 수 있을까? 시장경제의 역사는 조심스러운 긍정을 내놓는다. 보이지 않는 손은 작동하지만, 언제나 빠르지는 않다.유튜브에는 수준 높은 AI 활용 콘텐츠가 무료로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축적할수록 정보 비대칭은 서서히 좁아지고, 과도하게 높았던 강의 가격은 수렴하기 시작한다. 공급자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품질이 낮은 강의는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가격을 통해 조정되는 이 과정은, 시장이 스스로 효율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다.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불편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정말 시장만으로 충분한가? 후기 조작, 광고성 리뷰, 플랫폼 알고리즘이 맞물리면 역선택(adverse selection)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 나쁜 강의가 좋아 보이고, 좋은 정보가 묻히는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의 자정 능력을 신뢰하되, 그 속도와 한계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규제보다 소비자의 사고가 먼저다이쯤에서 누군가는 말한다. "정부가 나서서 이 허위·과장 강의들을 규제해야 한다." 물론 명백한 사기는 법의 영역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불안을 이용한 과장 마케팅을 정부가 일일이 규제하려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시장 진입 장벽을 높이고 혁신적인 소규모 공급자들까지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규제의 칼날은 종종 보호하려는 대상보다 시장의 역동성을 더 많이 훼손한다.진짜 해답은 소비자의 사고 방식에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의 사고를 빠르고 직관적인 시스템1과, 느리고 분석적인 시스템2로 구분했다. AI 강의를 충동적으로 결제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시스템1의 산물이다. `지금 안 사면 뒤처질 것 같다`는 불안이 이성적 판단을 앞서는 것이다. 이 강의가 정말 필요한가, 같은 내용을 무료로 얻을 수는 없는가, 후기는 검증된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만 던져도 정보 열위로 인한 손실의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다. 시스템2를 의도적으로 가동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시장은 더 빠르게 건강해진다.불안이 만든 시장, 선택이 정화한다AI 강의 시장은 탐욕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장경제가 불확실성에 반응하는 방식의 산물이기도 하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정보 비대칭은 생겨났고, 그때마다 누군가는 그 격차를 팔았다. 인터넷 초창기에도, 스마트폰 열풍 때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중요한 것은 이 시장이 어떻게 정화되느냐다. 시장의 경쟁과 소비자의 학습이 그 핵심 동력임은 분명하지만, 정보 왜곡이 구조화된 영역에서는 공정거래 질서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도 함께 필요하다.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비싼 강의를 사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스스로 검증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을 갖춘 소비자들이 많아질수록, 불확실성을 파는 시장은 설 자리를 잃는다. 시장경제는 결국 현명한 소비자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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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갭투자, 시장이 던진 신호와 책임]]>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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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09:25 KST</pubDate>
	<dc:creator>하성규</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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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나는 두 아들을 둔 아버지다. 둘째는 40대 초반, 아직 ‘내 집 마련’의 문턱 앞에 서 있다. 몇 해 전 그는 조심스럽게 갭투자 계획을 털어놓았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방식이었다. 순간 나는 망설였다. 그것이 무모한 선택인지, 아니면 시장이 던진 신호에 대한 합리적 응답인지 단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단연 ‘갭투자’였다. 전세 제도라는 독특한 금융 구조를 활용한 이 방식은 누군가에게는 자산 증식의 사다리가 되었고, 누군가에게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앞당기는 전략이 되었다.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갭투자는 저금리와 공급 부족이라는 신호에 반응한 개인들의 합리적 선택이었다. 사람들은 기회비용을 계산하며 각자의 생존 전략을 세운다.  흔히 시장경제를 ‘보이지 않는 손’이 조율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손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금리·공급·가격이라는 구체적 신호의 집합이다. 저금리가 이어지고 공급이 부족하면 자산 가격 상승 기대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전세 제도는 일종의 ‘무이자 대출’처럼 작동해 적은 자기자본으로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 과정에서 전세는 주택 공급을 보조하는 순기능을 했지만, 동시에 과도한 레버리지 위험을 내포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우기도 했다.  갭투자는 단순한 투기가 아니라 제도와 환경 속에서 이루어진 선택이었다. 그러나 선택의 결과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때 우리는 이를 ‘외부효과’라 부른다. 갭투자의 확대는 주택 가격을 밀어 올리고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을 높인다. 더 큰 문제는 레버리지 구조다. 가격이 오를 때는 문제가 드러나지 않지만, 하락기에 접어들면 위험은 빠르게 전이된다. 집값이 떨어지면 세입자의 보증금이 위협받고, 이는 금융 시스템 전체의 신뢰를 흔드는 신용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  여기서 ‘도덕적 해이’의 문제도 발생한다. 손실이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면, 과도한 위험 감수 행태가 반복된다. 시장 참여자 각자가 합리적으로 행동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시장 전체는 불안정해지는 역설이 나타난다. 집은 거주의 공간이자 동시에 투자 대상이 되면서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 놓인다.  그렇다면 해법은 개인의 선택을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시장경제의 핵심은 자유로운 선택이지만, 그 자유는 반드시 책임과 함께 가야 한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위험을 선택하고, 그 결과 역시 스스로 떠안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동시에 시장의 기능을 정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택 공급을 확대해 희소성을 완화하고, 전세 제도의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해야 한다. 인위적인 가격 통제보다는 시장 본연의 ‘가격 발견 기능(Price Discovery)’을 회복시켜 가격 신호가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 처방이다.  해외 사례도 교훈을 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금융 시스템 전체를 위협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일본의 버블 붕괴는 공급·수요 불균형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한국의 갭투자 역시 제도적 안전장치가 없다면 같은 위험을 반복할 수 있다. 따라서 임대차 정보의 투명한 공개, 전세보증보험 의무화, 대출 구조의 건전성 확보 같은 구체적 제도가 필요하다.  결국 시장은 사람들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다시 시장을 바꾼다. 아들의 결심을 통해 나는 깨닫는다. 시장은 차갑지만, 그 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삶을 지키려는 인간의 간절함이다. 그 간절함이 자유와 책임 속에서 건강하게 작동할 때, 비로소 시장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시장의 과열과 혼란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근간은 ‘자유’만큼이나 엄중한 ‘자기 책임’에 있다는 사실이다. 갭투자가 시장의 불안 요인이 되지 않으려면, 투자자가 리스크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는 제도적 투명성과 시장의 자정 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결국 갭투자는 시장이 던진 신호에 대한 개인의 응답이지만, 그 응답이 건강하게 작동하려면 자유와 책임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주택 시장은 투기장이 아닌 안정적인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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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11년 만에 풀린 가격, 시장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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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08:41 KST</pubDate>
	<dc:creator>김준석</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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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지난해 7월 22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 흔히 단통법으로 불리던 법이 11년 만에 폐지됐다. 폐지 직후 신도림 테크노마트에는 사람들이 몰렸다. 출고가 100만 원대 갤럭시 신제품을 10만 원대에 살 수 있고, 일부 구형 모델은 0원에 풀렸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정부가 `공정한 가격`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둔 보조금 상한이 풀리자, 시장은 며칠 만에 가격표를 다시 썼다.단통법은 2014년 10월, 휴대폰 보조금이 매장마다 달라 `같은 폰을 누구는 공짜로, 누구는 100만 원에` 사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됐다. 통신사 공시지원금은 최대 30만 원, 대리점 추가 지원금은 그 15%로 묶였다. 취지는 `모두가 같은 가격에 사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이 법은 11년 뒤 `전 국민 호갱법`이라는 별명만 남기고 사라졌다. 가격을 통제하면 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11년 동안 보여준 셈이다.먼저 가격이 거꾸로 움직였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통신사 지원금을 뺀 단말기 소비자가격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41% 올랐다. 연평균 4%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1.62%의 두 배가 넘는다. 보조금 상한이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라던 예측은 빗나갔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30만 원 넘는 지원금으로 경쟁할 길이 막혔고, 모두가 비슷한 가격을 제시하는 구조에서 굳이 출고가를 내리거나 할인을 늘릴 이유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모두가 공평하게 비싸진 시장이 됐다. 가격을 동결하자 가격을 끌어내리던 경쟁의 동력도 함께 멈춘 것이다.다음은 소비자 보호가 기업 이익으로 흘러간 문제다. 이동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4년 1조 6,108억 원에서 시행 첫해인 2015년 3조 1,690억 원으로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지원금 경쟁이 사라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줄었고, 그 차액이 통신사 이익에 쌓였다. 소비자 후생을 명분으로 도입한 규제가 소비자 부담을 기업 영업이익으로 이전시킨 셈이다. 경쟁이 사라지면 잉여는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이동한다는 시장경제의 기본 명제가 한국 통신시장에서 11년간 그대로 작동했다.가격을 묶자 시장은 우회로를 만들었다. `성지`로 불린 신도림과 강변 테크노마트 일부 매장은 통신사 판매장려금을 불법 보조금으로 돌려 정상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값에 단말기를 팔았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좌표를 공유한 일부 소비자만 혜택을 봤고, 매장을 그냥 찾은 일반 소비자는 정가에 가까운 값을 치렀다. 단통법이 없애겠다던 정보 비대칭은 오히려 더 깊어졌다. 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르면 시장은 그 가격을 피해 갈 경로를 반드시 만든다. 음성거래는 가격 통제의 부산물이다.폐지 1년 차인 지금, 시장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통신사들은 다시 보조금 경쟁에 들어갔고, 100만 원대 신제품을 10만 원 이하에 살 수 있는 매장이 늘고 있다. 페이백은 합법화됐고, 자급제폰과 알뜰폰, 중고폰 시장도 활기를 띠며 선택지가 넓어졌다. 물론 단통법이 풀려 했던 정보 비대칭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 답은 가격 상한이 아니라 비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있다. 시장의 신호를 막는 것이 아니라, 그 신호를 잘 읽을 수 있게 돕는 방향이어야 한다.단통법 11년이 남긴 청구서는 통신비 부담만이 아니다. 공정해 보이는 가격 통제가 결과적으로 누구를 가난하게 만드는지 한 세대가 직접 겪으며 배운 시간이었다.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 경쟁과 혁신, 소비자와 생산자 사이를 오가는 신호다. 그 신호를 정부가 통제하는 순간 시장 전체가 방향을 잃는다. 11년 만에 돌아온 답은 단순하다. 가격은 정치가 아니라 경쟁이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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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무료 주차장이 사라졌다-공유재와 분배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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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06:56 KST</pubDate>
	<dc:creator>김주안</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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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우리 학교 주차장은 오랫동안 무료로 운영되어 왔다. 처음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학생과 교직원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공간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나타났다. 학교 구성원이 아닌 주변 상가 이용자나 주민들까지 주차장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차량은 며칠씩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주차장은 어느새 차량 보관소처럼 변해버렸다.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부른다. 1968년 생태학자 개릿 하딘이 처음 제시한 이 개념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은 자원은 결국 과도하게 소비된다는 원리를 말한다. 공동 목초지에서 각 목동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양을 늘리다 보면 결국 초지가 황폐해지듯, 무료 주차장 역시 개인의 합리적 선택들이 모여 집합적 비효율을 낳는다. 각 이용자는 자신에게 최선인 선택을 했을 뿐이지만, 그 결과는 모두에게 해로운 방향으로 귀결된다.이 상황의 핵심은 가격의 부재에 있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단순히 돈을 주고받는 수단이 아니다. 가격은 자원의 희소성을 반영하는 일종의 `신호`이며, 수요와 공급을 조율하는 메커니즘이다. 주차 공간이라는 자원이 충분하지 않음에도 가격이 0원이라면, 이용자는 그 자원이 희소하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희소성 신호가 사라진 자리에는 과잉 소비만이 남는다. 마치 슈퍼마켓이 모든 상품을 무료로 제공할 경우 진열대가 순식간에 비어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는 올해부터 주차장 유료화를 도입했다. 가격이 생기는 순간, 이용자의 행동은 달라진다. 경제학적으로 이는 `가격 탄력성`의 작동이다. 비용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주차 여부를 다시 따지게 된다. 굳이 차를 가져올 필요가 없는 날에는 대중교통을 선택하고, 짧은 볼일이라면 주차보다 다른 방법을 찾는다. 결과적으로 수요가 조정되고, 주차 공간은 실제로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것이 시장가격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은 거창한 금융시장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주차 요금이라는 작은 가격 신호 하나가 수많은 개인의 선택을 조율하고 자원이 더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우리 학교 주차장도 시장 메커니즘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효율성이 전부는 아니다. 가격 도입은 필연적으로 분배의 문제를 낳는다. 여기서 말하는 분배의 문제란, 가격이라는 동일한 기준이 성격이 다른 이용자들을 구분하지 못한 채 같은 부담을 지운다는 것이다. 학교 주차장은 본래 학교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설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유료화는 외부 이용자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한 수단이면서도, 동시에 그 비용을 정작 이 공간의 정당한 이용자인 학생과 교직원에게도 똑같이 전가한다. 물론 학교 측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학생과 교직원 등의 내부 구성원에게는 정기권을 통한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내부 구성원 입장에서는 이전까지 무료였던 공간에 비용이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시장경제의 원리에서는 이를 `소비자 잉여의 감소`로 설명할 수 있다. 소비자 잉여란 소비자가 어떤 재화에 대해 기꺼이 지불하려는 금액과 실제로 지불한 금액의 차이를 말한다. 무료였던 주차장을 이용할 때 구성원들은 그 편익 전부를 잉여로 누렸지만, 유료화 이후에는 그 잉여의 일부를 비용으로 지불하게 된 셈이다. 교내 커뮤니티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이 문제의 진짜 원인은 단순히 `가격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용 대상의 범위가 관리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시장경제에서 재화는 배제성과 경합성에 따라 구분된다. 배제성이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을 소비에서 제외할 수 있는 성질이고, 경합성이란 한 사람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를 줄이는 성질이다. 무료 주차장은 배제성은 없고 경합성만 있는 상태, 즉 `공유재`로 기능했다. 초반에 언급했듯이, 공유재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한 사람이 쓸수록 다른 사람의 몫이 줄어들기에 과잉 소비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외부인의 접근을 제한하는 방식, 즉 ‘배제성’을 부여하는 것만으로도 과잉 소비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전면적 유료화가 유일한 해법이었는지는 다시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주차장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은 시장경제의 핵심 원리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가격은 희소한 자원을 배분하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형평성의 문제는 별도로 다루어져야 한다. 효율과 공정은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보완하기도 한다. 시장은 자원 배분의 문제를 가격이라는 언어로 해결하려 하지만, 그 언어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읽히지는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이렇듯 시장이 항상 완벽한 답을 주지는 않지만, 시장의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출발점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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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혁신은 왜 조직을 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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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04:01 KST</pubDate>
	<dc:creator>황기란</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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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충주맨으로 알려진 김선태 씨의 퇴사는 한 개인의 이직 소식으로만 보기 어렵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유튜브를 대중적 콘텐츠로 바꾸어 놓았고, 공공기관 홍보의 문법을 새로 쓴 인물로 평가받았다. 딱딱하고 안전한 표현이 익숙한 행정 영역에서 그는 다른 방식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바로 그 사람이 조직을 떠났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혁신은 왜 자신을 키운 조직 안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가. 경제학적으로 개인의 선택은 감정이 아니라 유인에 반응한다. 사람은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어디에 배분할지 끊임없이 비교하며, 그 기준은 기대되는 보상의 크기와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한 조직에 남는다는 것은 다른 선택지를 포기하는 것이며, 그 판단은 현재의 보상뿐 아니라 외부에서 형성되는 가격 신호를 함께 반영한다. 시장에서는 개인의 역량이 수요와 공급을 통해 가격으로 표현되고, 그 가격은 다시 이동을 유도하는 신호로 작동한다. 김선태 씨의 선택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를 받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보상이 결정되느냐’다. 동일한 금액이라도 성과와의 연결이 명확할수록 그 보상은 강한 유인을 갖는다. 반대로 성과와 무관하게 결정되는 보상은 개인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공공조직은 안정성과 형평성을 중시한다. 이는 제도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은 동시에 성과에 따른 차별적 보상을 제약한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공정으로 이해되는 구조에서는, 개인의 한계생산성 차이가 보상에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 조직 안에서는 승진이나 표창이 주요한 보상 수단이지만, 시장에서는 동일한 성과가 광고 수익, 브랜드 가치, 강연, 콘텐츠 사업 등으로 확장되며 더 높은 보상으로 연결된다. 여기서 혁신 인재의 딜레마가 발생한다. 조직은 새로운 시도를 원하지만, 그 성과가 개인에게 온전히 귀속되기는 어렵다. 반대로 실패의 비용은 개인에게 크게 돌아갈 수 있다. 이는 위험 대비 보상의 비대칭을 의미한다. 경제학적으로 이러한 구조는 위험 회피적 행동을 유도하며, 결과적으로 혁신의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 또한 이 문제는 대리인 문제의 관점에서도 해석할 수 있다. 조직은 혁신을 통해 성과를 얻고자 하지만, 그 성과를 만들어내는 개인에게 충분한 유인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개인은 조직의 목표보다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조직을 떠나는 것이 될 수 있다. 이것은 특정 개인이나 조직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조직의 설계 원리와 혁신의 작동 원리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적 결과에 가깝다.공공조직은 예측 가능성과 절차를 중시하는 반면, 혁신은 실험과 속도, 그리고 차별적 보상을 필요로 한다. 모든 사람을 동일한 기준으로 대우하는 구조에서는 성과의 차이가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 반면 시장은 다르다. 시장은 성과를 가격으로 환산하고, 그 가격은 자원의 이동을 결정한다. 수요가 높은 역량은 더 높은 보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해당 영역으로의 자원 배분을 확대한다. 이러한 과정은 중앙의 판단 없이도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 보다 효율적인 자원 배분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보상의 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가격 신호가 작동하는 방식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시장에서는 성과가 곧 신호가 되지만, 동일한 기준을 우선하는 조직에서는 그 신호가 약화된다. 결국 자원은 더 강한 신호를 제공하는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김선태 씨의 퇴사는 공직이 나쁘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혁신 인재는 명분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조직이 인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과와 보상 사이의 연결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보상의 수준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성과가 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문제다. 결국 혁신은 사람에게서 나오지만, 그 사람을 붙잡는 것은 유인 구조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이라도 자신의 한계생산성이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는 곳에 오래 머물기는 어렵다. 김선태 씨의 선택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이루어진 하나의 결과다. 시장은 이 질문에 비교적 명확하게 답한다. 보답받지 못하는 혁신은 언젠가 조직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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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보이지 않는 청구서: 전기요금이라는 미래 부채의 진실]]>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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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02:50 KST</pubDate>
	<dc:creator>주이지</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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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매달 월급 명세서를 받아들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곳이 있다. `국민연금` 공제액이다. 기금이 고갈된다, 덜 받고 더 내야 한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여론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 에어컨을 펑펑 틀었던 지난여름의 전기 요금 고지서 앞에서는 어땠는가. 또 납부해야 한다는 사실에만 잠시 불평할 뿐, 이내 요금을 납부한 뒤 잊어버린다. 국민연금과 전기 요금은 정부의 물가 안정을 이유로 `사용자가 제값을 내지 않은 차액이 빚으로 쌓여 미래에 청구된다`는 점에서 유사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어째서 우리는 연금 부채에는 그토록 분노하면서, 동일한 구조로 팽창하고 있는 전기 요금 부채 앞에서는 이토록 철저히 무감각한 것일까. 이유는 가시성의 착각에 있다. 연금은 명세서에 찍혀 내 수입을 공제하는 것이 보이지만, 전기 요금은 고지서에 적힌 숫자만 내면 거래가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장경제에선 제값을 내지 않은 차액이 허공으로 사라질 수는 없다. 국가가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인위적으로 억누른 전기 요금은 국민을 위한 복지 혜택이 아니다. 그것은 아직 청구되지 않은 거대한 부채일 뿐이다. 2022년 글로벌 에너지 위기 당시, 화석연료 수입 원가가 유례없이 폭등했을 때 시장의 원리대로라면 전력 도매가격의 상승분은 즉각적으로 소매 전기 요금에 반영되어 소비자의 수요를 조절하는 가격 신호로 작동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물가 안정과 악화될 여론을 의식해 요금 인상을 통제하였다. 정치적 논리가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을 덮어버린 결과, 당장 눈앞에 날아드는 고지서의 숫자는 멈춰 섰다. 그렇게 제값을 받지 못해 뚫려버린 원가의 차액은 고스란히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장부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 대가로 현재 누적된 부채는 무려 205조 원. 이는 2026년 대한민국 국가 전체 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문제는 이 빚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일 이자가 붙고, 그 이자 위에 다시 이자가 쌓인다. 보이지 않는 복리가 조용히 작동하는 중이다. 실제로 한국전력공사는 단 6개월 만에 2조 2,11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이자 비용을 추가로 발생시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매일 약 120억 원의 이자가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한 공기업의 재무 위기를 넘어선 거시 경제를 짓누르는 시한폭탄과도 같다.  이 폭탄 돌리기의 끝에 서 있는 대상은 투표권도, 발언권도 없어 저항조차 할 수 없는 미래 세대다. 지금처럼 출생률이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인구 역피라미드 구조가 심화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2060년경 국민 1인당 짊어져야 할 실질 국가채무가 1억 3,000만 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전망은 과장이 아니다. 결국 우리는 현재의 안정을 빚내어 소비하며, 감당할 수 없는 전기 요금 청구서를 다음 세대에게 무책임하게 던져 넣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고통의 회피가 아닌 고통의 정직한 분담이다. 전기 요금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되, 서민과 저소득층의 부담 집중 방지를 위해 그 충격은 선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 또한 정치적 입김을 배제한 독립적인 규제 기관을 설립하여 투명한 원가주의를 회복해야만 한다. 원가와 비용이 정직하게 반영되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부채는 계속해서 다른 형태로 증식할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 일부를 감당할 것인가, 아니면 더 큰 부담을 미래로 넘길 것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후자를 선택해 왔다. 그 결과는 이미 쌓여버린 205조 원의 부채이며, 이 부채의 본질은 숫자가 아닌 책임의 공백이다. 지금도 대한민국에서는 수취인을 비워둔 채 청구서를 발행하고 있다. 단지 그 이름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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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정산서 한 장이 헌법재판소로 가는 길: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가 마주할 네 개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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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01:38 KST</pubDate>
	<dc:creator>정성윤</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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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정산서 한 장이 국회로 가다지난봄 SNS 타임라인에서 한 장의 정산서 사진이 멈춰 세웠다. 자주 시켜 먹는 분식집과 같은 종류의 가게였다. 1만 5,000원짜리 주문에서 사장님 통장으로 입금된 돈은 1만 193원. 중개 수수료, 배달비, 결제 수수료, 부가세까지 합쳐 약 32%가 빠져나간 셈이었다. 사진은 빠르게 퍼졌고, 정치권은 더 빠르게 움직였다.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 직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배달앱에 한정한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국회에는 이미 10여 건의 상한제 법안이 발의돼 있다. 약 2,700만 명이 쓰는 배달앱의 정산서 한 장이 입법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가격을 막는다고 비용이 사라지지 않는다문제는, 정산서의 숫자를 만든 비용은 법으로 지운다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버 운영비, 라이더 인건비, 마케팅 예산, 분쟁 처리 비용은 누군가가 어디선가 회수해야 한다. 가격이 막히면 비용은 형태를 바꿔 다른 항목으로 흘러간다. 광고 단가가 오르고, 무료배달 쿠폰이 사라지며, 노출 알고리즘에 새로운 유료 옵션이 붙는다.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반대쪽이 부푼다. 코로나19 시기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는 배달앱 수수료를 15%로 묶었지만, 결과는 배달료 인상과 주문량 감소였고 상당수 도시가 제도를 철회하거나 완화했다. 국민경제자문회의 의뢰로 작성된 박민수 성균관대 교수의 보고서 역시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헌법재판소가 그어둔 선여기서 잠시 헌법으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한국에서 가격 상한제는 새로 발명된 도구가 아니다. 도서정가제, 전월세 상한제, 휴대전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전력도매가격(SMP) 상한제. 모두 비슷한 명분으로 도입됐고 모두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헌법재판소의 문턱을 넘었다. 헌법재판소는 그때마다 과잉금지원칙이라는 네 개의 관문을 들이밀었다. 입법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 이 네 관문 앞에서 "선한 의도"는 자동 통과권이 아니다.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역시 같은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그 시험대에 서기 전, 입법자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풍선효과로 비용이 결국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되돌아간다면, 이 규제는 과연 `침해의 최소성`을 만족시키는가. 가격이라는 신호 자체를 끊지 않고도 같은 목적을 달성할 다른 수단이 정말 존재하지 않는가.시장의 문제는 다른 시장으로 푼다진짜 해법은 가격 자체를 누르는 데 있지 않다. 가격을 결정하는 정보의 비대칭을 줄이는 데 있다. 첫째, 중개 수수료·배달비·광고비·결제 수수료를 합산한 총비용 공시제를 도입해, 사장님이 정산서를 받기 전에 자신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둘째, 주문·리뷰·정산 데이터를 가맹점이 자유롭게 이전할 수 있는 데이터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데이터가 묶여 있는 한 협상력은 생기지 않는다. 셋째, 신규 플랫폼의 진입 장벽을 낮춰 양강 구도에 새로운 경쟁자를 들여야 한다. 사장님이 떠날 수 있는 곳이 많아질수록, 머무르는 플랫폼의 수수료는 자연스럽게 내려간다.숫자를 가리는 법, 숫자를 비추는 법내가 처음 그 사진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1만 5,000원과 1만 193원, 두 숫자 사이의 거리였다. 그 거리는 분명 아프다. 그러나 그 숫자를 법으로 지우려 하면, 보이지 않는 곳에 더 복잡한 숫자가 새로 적힌다. 가격은 명령이 아니라 신호이고, 신호를 끊는 일은 시장의 시야를 가리는 일이다. 시장경제는 비용을 없애지 않는다. 다만 비용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려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숫자를 가리는 법이 아니라, 그 숫자를 더 선명하게 만드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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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CDATA[`보이지 않는 손`의 귀환, 다이내믹 프라이싱]]>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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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7 May 2026 14:00:43 KST</pubDate>
	<dc:creator>김시윤</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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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ATA[
		참가국 48개국 시대, 전 세계가 2026 월드컵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는 ‘티켓값 논란’이라는 날 선 공방이 존재한다. 국제 축구연맹(FIFA)이 수요에 따라 가격이 요동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전격 도입하면서, 결승전 최고가 티켓이 1만 990달러(약 1,620만원)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미 메이저리그나 항공권 시장에서 익숙해진 이 제도가 유독 월드컵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는 이유는 명확하다. FIFA가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접근성’보다 ‘수익성’을 우선했다는 감정적 반감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감정의 영역을 잠시 걷어내고 이 현상의 본질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결코 ‘상술’이 아니다. 오히려 수요와 공급의 파도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자원 배분의 왜곡을 막는, 시장경제의 가장 정교한 메커니즘이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자원의 희소성과 가치를 실시간으로 연결해주는 가장 정교한 정보 체계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이 체계를 극대화한다. 인기 경기의 가격 상승은 소비자에게 자원의 희소성을 알려주고, 비인기 경기의 가격 하락은 새로운 수요를 유인하는 신호가 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본질은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다.  고정 가격제는 인기 있는 이벤트 시장의 역동성을 담아내지 못하며, 곧 ‘암표’라는 부정적인 지하 시장을 유발하곤 했다. 정가보다 높은 가치를 지불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가 티켓을 구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경제적 순손실을 암표상이 가로채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가격이 수요-공급 곡선의 교차점을 실시간으로 추격하게 함으로써 암표시장의 토대를 무너뜨린다. 초과 이익을 정상 시장으로 흡수하고, 자원을 가장 간절히 원하는 주체에게 우선적으로 배분하는 ‘시장의 자정 능력’을 회복시키는 셈이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은 소비자 후생의 사각지대까지 채운다. 비싼 가격에 가려져 있으나, 다이내믹 프라이싱의 가치는 ‘낮은 가격’의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둔다는 점에도 있다. 수요가 적은 콘텐츠의 과감한 가격 인하는 경제적 여유가 부족했던 팬들에게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공급자가 재고(빈 좌석)를 남기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장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의 자율적 역동성은 최근 우리 사회에 던져진 묵직한 화두에 대한 정답의 실마리를 준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폭등하자, 정부는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석유 최고가격제’ 카드를 꺼내 든 바 있다. 시장의 수급 원리가 아닌, 인위적인 상한선으로 가격을 묶어버리는 반시장적 처방을 선택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의 강제적 규제’는 치명적인 역효과를 부른다는 점이다. 가격이 올라야 소비자가 절약을 실천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신호가 작동하는데, 인위적으로 낮춰진 가격은 소비자로 하여금 위기 상황을 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줄여야 할 소비가 유지되고 수급 불균형은 심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가격 상한선은 ‘높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반드시 기름을 써야 하는 경제 주체’와 ‘가격에 따라 소비를 포기할 수 있는 주체’를 구분하는 시장의 선별 기능을 마비시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유업계의 손실을 보조금으로 메우는 행위는 결국 미래 세대의 조세부담으로 전가된다. 물가를 잡겠다는 선의의 규제가 정작 자원 배분의 최적화에 실패하고, 사회 전체의 비용만 가중시키는 ‘규제의 역설’을 불러온 셈이다. 결국 월드컵 티켓 다이내믹 프라이싱과 석유 가격 상한제는 가격을 ‘역동적 정보’로 보느냐, ‘통제할 대상’으로 보느냐의 차이를 보여준다. 시장은 인위적인 힘에 의해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수요와 공급이 만드는 자율적인 파동 속에서 비로소 최적의 균형을 찾는다. 경직된 통제보다 시장의 유연한 질서를 신뢰하는 것. 그것이 사회 전체의 효율과 후생을 극대화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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