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 연설문에 담긴 `자유헌정론`의 메시지

최동용 / 2023-08-19 / 조회: 3,489       여성경제신문

자유주의 vs 전체주의 차이점은?

타인에 대한 관용, 자유주의 본질

법으로 국가 권력 통제하는 개념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8·15 광복절 기념사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에도 자유를 27번이나 강조했다. 동시에 자유에 반하는 전체주의를 9번 언급하며 극적 효과를 높였다. 그런데 자유란 무엇일까? 쉽지 않은 이야기이다.


누구나 자유를 원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지만 자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 위해서 공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거장'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은 바로 그 입문서다.


먼저 하이에크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을 알아보자. 그가 <자유헌정론>을 저술한 이 시기는 자유와 반자유의 투쟁이 연속되던 대공황 시기였다. 이탈리아는 전체주의인 파시즘이 대두되었고 냉전 체제에서는 사회주의가 만연했다.


자유를 지키기 위한 이념적 투쟁의 역사가 하이에크의 삶이다. 그는 오스트리아학파 소속 학자로서 지적 투쟁을 펼치는 동시에 몽페를랭 소사이어티를 조직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활동도 펼쳤다. <자유헌정론>이 법 제도적 측면의 접근이었다면 <노예의 길>은 전체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한 책이다.


특히 그는 <자유헌정론>에서 인간의 이성을 과도하게 믿는 순간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누구나 당연히 실수할 수 있고 그렇기에 인간은 늘 불완전한 존재이다. 즉 감히 어느 누구라도 한 개인의 자유를 함부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타인의 실수에 너그러울 수 있는 것이 자유주의의 기본 철학이다.


하이에크는 <자유헌정론>에서 이를 받쳐 주는 시스템으로 자유라는 토대 위에 성립된 법치를 강조했다. 사람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 시스템을 말이다. 언뜻 강력한 법에 의한 통치는 전체주의처럼 자유에 대한 억압으로 들릴 수 있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체주의처럼 법에 의한 자유의 억압이 아닌 오히려 법에 의해 국가 권력을 통제하고 자의적인 지배가 배격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법치 시스템이 잘 작동만 한다면 누구든 자유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즉 법치는 이성보다는 인간의 고유한 모습인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법치란 알려진 규칙을 집행하기 위한 경우 외엔 정부가 개인에게 절대로 강제를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입법부를 포함한 모든 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기능이다. 법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원칙이자, 개별법이 가져야 할 일반적 속성에 관한 원칙이다." - 본문 p.323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각국 정부는 점점 비대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이동권이 제한되고 마스크가 배급처럼 공급됐다. 확진자의 이동 동선을 모두 공개하기까지 하였다. 부지불식간에 개인의 자유는 억압됐다.


자유라는 것이 마치 공기와 물처럼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는 결코 손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고대 노예제 사회에서부터 시작하여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 혁명, 미국의 독립혁명까지 자유를 얻기 위해 인간은 무수한 피를 흘려야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오늘날 우리가 얻은 자유가 선열들의 땀과 눈물의 대가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 사회가 보장하는 법적 권리를 충분히 활용하여 교란시키고, 공격하는데 결코 이에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면서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정체성, 국가 계속성의 요체이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동용 자유기업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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