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MB? 미국 재정위기로 복지 이슈 방어막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현재 국면을 ‘연말까지 단기간에 좋아지기 어려운 상황‘으로 규정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금융시장 위기관리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수 차례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선거를 치르는 사람은 오늘이 당장 급하지만 대한민국이 제대로 가도록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복지강화론이 나오는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방어막을 친 것. 미국 재정위기에서 촉발된 전세계적 금융시장 경색이 국내 정치의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리스 학자가 한국이 우리 뒤 따라오는 것 같다더라"
▲ 비상대책회의 직전 참석자들과 환담하고 있는 이 대통령ⓒ청와대
이날 이 대통령은 "과거 외환위기는 우리 자체에 문제가 많았고, 2008년은 미국 리먼 브러더스 때문 아닌가"라면서 "이번에는 미국 재정 건전성 때문이고 유럽도 남유럽이 위기라고 봐야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동아일보>에 보도된 그리스 교수의 인터뷰를 언급하면서 "자기네들이 70년대 이후 고속성장하고, 민주화되고 복지가 확대되다가 위기를 맞았는데 한국이 꼭 우리를 뒤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유기업원 주최 ‘그리스 국가부도 원인과 교훈‘세미나에 참석키 위해 방한한 아테네대 철학·과학사학부의 아리스티데스 하치스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최근 보수진영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대통령도 이에 공감을 표시한 것. 이 대통령은 "이번 위기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부터 "말씀하신대로 ‘글로벌 재정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재정위기의 본질이 정부의 리더십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는 답을 들은 후 "결국 미국 정치의 문제다. 그것이 재정위기로 왔고 건전성 문제가 나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지금의 이런 위기가 연말에는 좋아질 거다‘고 볼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지금의 위기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실물경제에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008년) 금융 위기 극복할 때처럼 점검을 강화하는 체제로 돌아가야 하겠다"면서 "그리스가 10년 전에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지금 고통 받고 있지 않나. 한 번 풀어놓은 것을 다시 묶으려면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입장 표명으로 인해 정부는 지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때 청와대 지하벙커에 경제상황실을 설치한 것과 유사한 ‘비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위기는 곧 기회? ‘포퓰리즘‘ 강조하면 역풍 불 수도…
청와대와 여권이 "전세계에서 한국이 제일 빨리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현 정부의 가장 큰 치적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이 국면은 경우에 따라 이 대통령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국론통일‘을 강조하며 레임덕을 막고 정치권의 복지강화 주장을 ‘선거용 포퓰리즘‘으로 규정해 방어할 수 있다는 것.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편성 기조를 재검토하라"고 참석자들에게 지시했다.
당장 여의도 발 저축은행 피해자 보상안에 청와대와 정부는 강력하게 반대했고 여론도 이번엔 정부 쪽에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긍정적 시나리오는 단기간에, 위기국면을 극복할 경우에나 가능한 이야기다.
게다가 이번 상황과 별개로, 주거·일자리·교육·보육·저출산 문제 등 더 이상 억누르기 힘든 복지수요는 엄존하고 있다. ‘경제를 살려놓고 보자‘면서 복지 의제를 모두 포퓰리즘적 요구로 치부할 경우 더 큰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윤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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