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가 왔다. 고유가, 고물가가 우리 경제를 덮친 상태에서 올 상반기에만 무역적자 폭이 103억 달러에 이르렀다. 주가는 하락하고 기업과 소비자의 활동은 위축되고 있다. 무엇 하나 낙관적인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1970년대 경제위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물가 상승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세계 무역질서의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요인까지 겹치면서 쉽게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위기 상황이 오면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이에 따라 수출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수출 증가는 경제위기를 넘기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 위기에서는 환율이 높아졌지만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코로나 이후의 시장 변화에도 원인이 있지만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그동안 약화되어 온 결과이기도 하다.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말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침체가 동시에 일어난다는 뜻이다. 코로나를 핑계로 풀었던 돈이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정부가 통화를 풀거나 지출을 늘리면 물가 상승은 더 심화될 것이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금리를 올리는 것 외에는 물가를 잡을 다른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남은 방법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공급망을 확충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다. 둘째는 소비를 줄여서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다.
공급망을 확충하고 생산구조를 고도화 하기 위해서는 시장 친화적 정책이 필요하다.
위축된 기업의 생산 구조에 활력을 넣기 위한 규제 완화와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것이다.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다.
아껴 쓰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에 모두가 나서야 할 때이다. 먼저 정부가 씀씀이를 줄이고 예산을 아껴야 한다.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기업의 예산에서 일정 비율을 줄여야 한다. 예산을 모두 쓰지 않고 지출을 줄여야 한다.
내년에는 경상비 예산을 줄여 나가야 한다. 또한 공무원 급여도 동결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낭비 구조를 걷어내어야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민간도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정부가 지출을 더 늘리고 돈을 더 풀어 경제 위기에 대응하자는 주장이 있다. 그 같은 정부의 금융 완화 정책은 일시적인 충격에 신용 경색을 푸는 것처럼 단기적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위기가 구조적인 상황에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경제 위기가 오면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 경제 주체들이 각 부문에서 자발적으로 아끼고 절약하고 고통을 이겨내야만 한다. 그리고 생산성을 높이고 공급을 확충해야 만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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