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서비스 생산성 족쇄 풀고
의료·공유경제 빗장 열어 활로 찾아야
소비자 선택권 넓혀 고부가가치 실현
한국 경제는 겉으로 드러나는 실업률 수치와 달리, 구조적인 일자리 문제를 안고 있다. 공식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여전히 높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는 제한적인 반면, 단기·저생산성 일자리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노동시장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다. 산업 구조와 규제 환경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기존의 정책 대응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그 중심에는 서비스업이 있다. 한국 경제는 그동안 제조업 중심의 성장 전략을 통해 빠르게 발전해왔지만, 이제는 서비스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다음 단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서비스업은 여전히 과도한 규제와 진입 장벽 속에서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원격의료가 제한되어 있고,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차량공유 서비스가 제도와 충돌하며, 숙박·플랫폼 산업에서도 공유숙박이나 플랫폼 기반 서비스가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
금융과 교육 분야 역시 인허가와 사업 방식에 대한 규제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확산을 제약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 분야 전반에서 규제가 혁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제약은 결국 생산성 문제로 이어진다. 실제로 2023년 기준 한국 서비스업의 노동생산성은 약 3,790만 원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전년 대비 증가율도 0.5%에 그쳤다. 지난 10여 년간 평균 증가율 역시 연 0.6%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정체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약 52% 수준에 머물고, 영세 사업체와 대규모 사업체 간 생산성 격차는 3배에 달하는 구조가 고착되어 있다.
경제 구조를 보면 서비스업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수준은 여전히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는 서비스업이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으로는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 저부가가치 서비스업에 고용이 집중되는 반면, 정보통신, 전문과학기술, 디지털 플랫폼과 같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으로의 전환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노동과 자본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면서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낮아지고 성장률 둔화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핵심은 서비스업 전반에 걸쳐 누적된 규제에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을 어렵게 만든다. 디지털 기반 서비스는 기존 산업 간 경계를 넘나드는 특성이 있지만, 규제는 여전히 산업별로 분절된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혁신을 제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산업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서비스업은 아이디어가 곧 경쟁력이 되는 분야다. 그러나 기존 시장의 이해관계자들의 견제와 과도한 사전 규제로 서비스업 분야의 새로운 혁신 시도가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막혀버리기 일수다.
원격의료, 차량공유, 플랫폼 서비스와 같은 혁신 모델이 해외에서는 빠르게 확산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법제도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정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혁신이 축적되기 어렵고, 생산성 향상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플랫폼 규제의 사후규제화, 원격의료·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에어비앤비 허용, 영업시간 및 입지 업종 제한 완화, 개인정보·데이터 활용 규제 정비, 외국인력 활용 등 서비스업 분야 규제합리화가 시급한 현실이다.
규제완화는 서비스업 혁신과 생산성 향상, 소비자 선택권 및 시장 확대를 동시에 이끌어 서비스업을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