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불평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이유

Andrew Lilico / 2018-02-22 / 조회: 13,123

cfe_해외칼럼_18-22.pdf

 

 

영국통계청에서 '영국내 부의 현황’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의 대부분은 부의 분배 상황과 그 추이에 할애하고 있다.


그런데 부의 분배에 대한 연구는 나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부라는 것은 누가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를 알려주는 기준인데, 마치 그 사람의 행위와 관련있다고 곡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유한다는 것은 나의 머리카락이나 시력, 유머감각 등과 같이 행위와 상관없이 그냥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탈모나 시력에 대한 분포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매년 발표한다면,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보다 머리가 덜 빠졌다거나 더 좋은 시력을 가지고 있다고 불평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 불평가들은 탈모가 덜 진행된 사람의 머리를 밀고 시력이 좋은 사람은 안과 검진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주장할 것이다. 이런 조사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의 분배와 관련지어 제기할 수 있는 합당한 질문들은, 조사 대상자들이 부를 소유하는 과정에서 훔치거나 갈취하지는 않았는지 등의 부의 획득경위를 묻는 질문들뿐이다.


그럼에도 부와 관련된 통계는 늘 발표되고 사람들은 당연히 (점잖게든 거칠게든)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재산이 더 많은 것에 대해 “무슨 조치가 필요하다”고 외친다. 그렇다면, 최근의 통계는 어떻게 나왔을까?


영국의 부의 분배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지난 10년간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불평등은 일반적으로 “지니계수”를 이용하여 측정하는데, 완벽하게 평등하면 0이고 한명이 부를 독차지한다면 1이 된다. 영국의 경우 2006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의 지니계수는 0.61을 기록하였고 이후 2년간은 0.61, 그다음 2년간에도 0.61, 다음은 0.63 그리고 최근에는 0.62를 기록하였다. 다시 말해 부의 불평등이 최근에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현재의 분배 정도는 금융위기가 왔던 2008~09년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분위에 따라 소유 재산의 형태가 변하기는 하였다. 금융자산은 이전보다 약간 불균형한 분포를 띠었고 (관련 지니계수는 2006~08년 0.81에서 2014~16년 0.91로 변화) 사적연금자산은 좀더 고른 분배가 이루어졌다 (관련 지니계수가 2006~08년 0.77에서 2014~16년 0.72로 감소.)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변화가 없었다. 좌파들이 늘 주장하는 최근에 급격히 악화된 부의 불평등은 팩트에 기반한 것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그러한 불평등의 심화가 실제로 일어났다고 해서 “문제”될 것도 아니다.)


일부 사람들은 문제의 본질이 부의 불평등 심화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들에 따르면 “본질”은 애초에 불평등이 이미 “심각했고” 소득이 증가함에도 부의 분배가 평등해지지 않는다면 부유층과 빈곤층의 절대적 부의 차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진다는 것이다.


레졸루션 재단(Resolution Foundation)의 임원인 톨스텐 벨(Torsten Bell)은 “소득대비 부의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80년대부터 일관되게)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절대적 부의 차이는 커질 수밖에 없다. 큰 부자가 되려면 일반적인 소득으로나 저축으로는 불가능하고, 태어날 때부터 부자였거나 결혼이나 상속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역설하기까지 했다.


이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지의 여부는 일단 제쳐두고 (당신의 생각처럼 정답이 그렇게 자명하지 않다), 이 주장이 사실인지부터 따져보자. 포브스 지의 2017년 영국내 억만장자 목록에 따르면, 3위는 제임스 래트클리프(James Ratcliffe)로 목수의 아들이고, 4위는 리빙스턴(Livingstone) 형제로 치과의사의 아들들이며, 5위 조 루이스(Joe Lewis)는 요식업자의 아들이다. 7위 바클레이(Barclay) 형제는 외판원의 아들들이고 9위 로렌스 그라프(Laurence Graff)는 양복쟁이의 아들이다. 이걸 보았을 때 영국의 최고 부자들 중 절반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게 아닌걸 알 수 있다.


이들과 같은 억만장자들과 마찬가지로 수천 명의 변호사나 채권트레이더, 의사나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부자로 태어나지도 않았고, 결혼을 통해서 부자가 된 것도 아니고, 상속을 통하지 않고서도 부자가 되었다. 영국은 개천에서 충분히 용이 날 수 있는 곳인 것이다. 오늘날 영국내 계층간 이동과 관련하여 많은 문제점들이 있기는 하나 그것은 결코 부의 불평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부는 소유하는 것이다. 그것이 적법하게 얻은 것인 한, 소유자들은 눈치보지 않고 그 소유물들을 사용하며 즐길 수 있어야 할 것이며 그들의 풍요로움이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잘못된) 주장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할 것이다. 부의 불평등은 좌파들의 주장과는 달리 심화되고 있지 않다. 그리고 부의 불평등은 소위 신분 상승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영국내에 계층간 이동과 관련하여 문제가 있지만 여기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으면 안될 것이다.


본 내용은 https://capx.co/why-wealth-inequality-is-nothing-to-worry-about/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번역 : 박재상

       

▲ TOP

NO. 제 목 글쓴이 등록일자
278 버니 샌더스의 억만장자에 대한 복지비용 과세 정책은 모든 경제논리를 배제한다
Angela Rachidi / 2018-10-19
Angela Rachidi 2018-10-19
277 베네수엘라가 굶주리는 이유
Rafael Acevedo / 2018-10-18
Rafael Acevedo 2018-10-18
276 최저임금 인상은 그들이 도우려한 사람들을 다치게 한다
Ben Eisen / 2018-10-17
Ben Eisen 2018-10-17
275 중국의 위안 평가절하는 큰 실수이다
Daniel Lacalle / 2018-10-16
Daniel Lacalle 2018-10-16
274 5G 무선 기술이 어떻게 미국지역 경제에 혁신을 일으키나
Shane Tews / 2018-10-15
Shane Tews 2018-10-15
273 그래서 아동 빈곤은 어떻게 해야 하나?
Angela Rachidi / 2018-10-12
Angela Rachidi 2018-10-12
272 노숙 문제를 위한 해결책
Jacob G. Hornberger / 2018-10-11
Jacob G. Hornberger 2018-10-11
271 앨버타 주의 민간부문 일자리는 46,000개 이상 사라졌고, 공공부문 일자리는 거의 79,000개나 창출됐다
Steve Lafleur / 2018-10-10
Steve Lafleur 2018-10-10
270 예수를 모방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David Gornoski / 2018-09-21
David Gornoski 2018-09-21
269 버스업도 ‘시장에 맡기는 것’이 답이다.
Harry Phibbs / 2018-09-20
Harry Phibbs 2018-09-20
268 빈곤, 불평등, 그리고 이동성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지 않다.
Gonzalo Schwarz / 2018-09-19
Gonzalo Schwarz 2018-09-19
267 못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왜 해고되지 않을까?
Nat Malkus / 2018-09-18
Nat Malkus 2018-09-18
266 중국의 환율 딜레마
Desmond Lachman / 2018-09-17
Desmond Lachman 2018-09-17
265 진정한 빈곤 퇴치를 위한 슈퍼맨은 존재하지 않는다.
Lloyd Evans / 2018-09-14
Lloyd Evans 2018-09-14
264 조세 개혁은 모든 지역구에 이득이다.
Adam Michel / 2018-09-13
Adam Michel 2018-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