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주의나 무정부주의는 왜 프랑스 합리주의의 한 갈래일까.

자유주의 입문 독서토론모임 / 2023-06-27 / 조회: 5,068

반국가주의나 무정부주의는 왜 프랑스 합리주의의 한 갈래일까.

-자유헌정론 p103,104


자유에 관한 두가지 전통 즉, 영국 전통의 고전적 자유주의와 다른 갈래인 프랑스 합리주의의 전통은 인간의 자부심과 야망에 크게  호소한 덕분에 그 정치적 교리들이 크게 성공을 했습니다. 그로 인해 프랑스 합리주의의 전통만이 자유주의의 내용물인 것으로 오랫동안 오인되기까지 했습니다. 영국 전통의 자유주의는 “모든 법은 자유의 경색(infarction)이므로 모든 법은 악이다.”라는 (자유주의의 근본사상상으로 알려진) 주장과는 매우 거리가 멀었습니다. 진화론적 전통의 영국 자유주의는 우월성이 입증된 도구와 제도의 형태로 세대를 거쳐 전수해온 경험의 총합이 문명이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문명은 인간의 보다 원시적이고 흉포한 본성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 본성은 인간이 설계하지도 통제할 수도 없는 제도에 의해 길들여지고 점검되어가는 상태라고 보았습니다.


이들은 절대로 완벽한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자유방임주의(laissez faire)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프랑스 합리주의 전통의 일부입니다. 즉, 인간의 완벽한 이성이 세상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의 확장이 인간 이성을 옭아매는 제도와 법을 파괴하려는 자유방임주의의 충동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완벽한 이성에 대한 극단적 신뢰가 무정부주의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영국 전통의 고전적 자유주의는 합리적 자유방임주의의 논리적 귀결인 반국가주의나 무정부주의로 결코 흐르지 않았습니다. 국가의 적절한 기능과 국가 행동의 한계를 동시에 고려하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 두 학파 간의 차이는 인간 본성에 대한 가정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합리주의적 설계 이론은 반드시 개인의 합리적 행위 성향과 타고난 지성, 선이 있다는 가정에 기초하는 것입니다.


영국의 자유주의는 인간은 본래 나태하고 낭비하는 존재이며, 경제적으로 행동하거나 목적달성을 위해 수단을 신중히 조정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전적으로 외부환경의 힘에 의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언제나 합리적 선택을 하는 타고난 경제인, 즉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의 개념은 J.S.Mill만이 주장했는데, 이런 관점을 가진 그의 합리주의가 결국 사회주의의 문을 열어 제낀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또한 푸르동 등에 의한 무정부주의의 전통이 프랑스 철학자들 사이에서 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2023.6.27 남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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