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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은 줄고 교부금은 100조 눈앞...`20.79% 자동배분` 끝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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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국세의 20.79%로 자동 배분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는 개정안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직전 연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총액을 산정하자는 구상이다. 교육부는 법정교부율이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지키는 안전망이라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논쟁의 본질은 교육예산을 줄이느냐 지키느냐가 아니다. 학생 수와 실제 교육수요보다 세수 규모가 교육청 예산을 결정하는 현행 구조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의 문제다. 기업 실적과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내국세가 늘면 학생 수가 줄어도 교부금이 자동으로 불어난다. 반대로 경기가 꺾여 세수가 줄면 교육현장의 필요와 무관하게 재원이 출렁인다. 안정성을 위한 제도가 교육재정을 경기와 세수에 종속시키는 역설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미 전망이 아니라 현실이다. 초·중·고 학생 수는 2000년 약 795만 명에서 2025년 약 502만 명으로 293만 명 줄었다. 교육부 추계로는 2031년 약 381만 명까지 감소한다. 불과 6년 사이 다시 120만 명가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반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2019년 60조5000억 원에서 2022년 81조3000억 원까지 급증했고, 2026년에도 71조7000억 원이 편성됐다. 현행 제도를 그대로 두면 내년에는 100조 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늘어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과밀학급 해소, 특수교육, 기초학력, 노후시설 개선과 디지털 교육에는 충분한 투자가 필요하다. 문제는 필요한 사업과 비용을 먼저 따져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세입의 일정 지분을 먼저 확보한 뒤 사용처를 찾는 순서다. 내국세의 20.79%가 교육계의 영구 지분처럼 작동하면 교육성과와 무관하게 예산이 보장되고, 교육청의 지출 책임성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모든 예산에는 기회비용이 있다. 교육청에 자동 배분되는 재원이 늘수록 국방, 연구개발, 산업 경쟁력, 저출생·지방소멸 대응, 고등교육과 직업교육에 쓸 수 있는 재원은 줄어든다.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인공지능과 첨단산업을 둘러싼 인재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초·중등 교육에만 세입 증가분을 고정 배분하는 것은 국가 인적자원 전략과도 맞지 않는다.


개편의 방향은 단순 삭감이 아니라 '자동배분’에서 '수요·성과 기반 배분’으로의 전환이어야 한다. 학령인구를 기본 변수로 삼되 학교 수와 학급 수,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신도시 과밀학급, 특수교육, 기초학력, 시설 노후도 등 지역별 실제 수요를 함께 반영해야 한다. 급격한 재정 충격을 막기 위해 증가율 상한과 조정계수를 두고 충분한 전환기간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울러 교육청의 자율성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기금 적립, 불용액, 중복·현금성 사업과 단기 인기 위주의 지출을 점검하고, 교부금이 학업성취도와 교육격차 완화, 학교 안전과 교육서비스 개선에 어떤 성과를 냈는지 공개해야 한다. 총액을 보장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납세자에게 결과를 설명하는 일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생기는 재정 여력은 국가 차원의 인적자원 투자로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 직업·평생교육, 첨단인재 양성, 국내 인력의 재교육과 전환배치, 다문화 인력의 언어·직무 역량 향상, 해외 우수 인재의 유치와 정착에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교육재정의 목표가 기존 학교체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머물러서는 미래의 산업과 일자리를 지킬 수 없다.


교육재정의 안정성은 특정 세목에 대한 고정 지분에서 나오지 않는다. 객관적인 수요 산정, 투명한 지출, 성과에 대한 책임에서 나온다. 기획예산처의 제안은 완성된 정답이라기보다 왜곡된 자동연동 구조를 바로잡는 출발점이다. 정부와 국회는 교육계의 반발에 밀려 개편을 다시 미뤄서는 안 된다.


학생은 빠르게 줄고 있는데 세금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교부금이 100조 원을 향해 가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육재정의 축소가 아니라 정상화다. 내국세 20.79% 자동배분을 끝내고, 학생과 국가의 미래에 필요한 곳에 재원을 다시 배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