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현 상태론 강남 집값 더 오를 것"

자유기업원 / 2006-06-08 / 조회: 6,234       조세일보, @


"장기적 관점 공급정책만이 부동산 시장 해법"
그린벨트 풀어 택지공급‥선진국형 '전원주택지' 공급해야
"취득세·등록세 존재이유 없어‥폐지 바람직"

김정호 자유기업원장은 그 동안 참여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대책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온 학자이다. 김 원장은 연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거쳐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자유기업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포함한 경제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제기해 왔다.

여당이 5.31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부동산 정책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지난 7일 <조세일보>와 만난 김 원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공급확대 정책만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강남 등 소위 '부촌'의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을 진단한다면?

= 금리가 낮으면(떨어지면)집이나 땅의 가격은 올라가게 되는 것은 철칙이다. 지난 1997년 IMF 체제에 있을 때 집값이 폭락을 했다가 2001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 와중에 저금리가 겹쳐 집값이 많이 올랐고 지금도 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상황은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소형주택(연립주택) 등의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았고 강남, 분당 등 부유층 거주지역의 주택가격만 올랐다. 이는 '서민주거안정'을 최대 목표로 잡았던 정부의 주택정책이 150% 성공했기 때문이다.

서민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주택공급이 서민주택 위주로 이뤄져 왔다. 게다가 정부가 독점적으로 택지공급을 하다보니까 정부의 의지에 따라 들어설 주택의 규모가 결정이 됐다. 결과적으로 서민주택 공급은 성공을 했지만 부자들의 수요인 고급주택(큰 평수)단지 공급이 사실상 전무했다.

1990년대 초반 분당, 일산 등 신도시에 고급주택 단지 공급이 이뤄진 이후 무려 15년 동안이나 고급주택지의 공급이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올라가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시장원리이기도 하다.

고급주택 공급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이러한 현상을 가져왔다고 보는 것인가?

= 서민주택 공급만 열심히 하다보니까 고급주택 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그 루트 자체도 막아놨다. 고급주택 공급의 루트는 정부가 공영개발로 내주는 신규택지 말고도, 재건축, 또는 주상복합 등이 있는데 이마저도 다 막아놓은 형편이다.

유일한 출구는 기존의 고급주택 가격이 뛰는 것 뿐이다. 유일한 출구로 돈이 몰렸기 때문에 고급주택 가격은 계속해서 오른 것이다. 고급주택 공급 문제가 핵심이지만 이 말을 하기가 참 거북스럽다. 그러나 진실을 따져보라. 왜 강남의 고급주택만 값이 오르겠느냐. 답은 너무 뻔하다.

정부는 (고급주택 등의)보유세를 올리면 강남 등 주택보유자가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다.

=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올라가는 세금의 가치만큼 주택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실상을 따져보면 가격이 떨어졌다고 볼 수 없다. 기존의 집 주인 혹은 건설업자에게 가야할 돈을 정부가 가져가는 것 뿐이다.

다시 말해 2억원 정도 가격이 떨어져도 그 돈을 모두 세금으로 정부에 낼 것을 생각하면 결국 매수자의 부담은 같다. 세금에 의한 가격 하락은 일종의 '착시현상'에 불과하다.

여당은 조세를 포함한 부동산 정책이 지방선거 패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동의를 하는 것인가?

= 정부가 세금을 거둘 때는 조심스러워야 되고 국민들에게 사정을 해야 한다. 기업이 물건 값을 올릴때도 마찬가지다. 주머니 속의 돈을 더 내라고 할 때는 말 그대로 읍소를 해도 모자르다. 그런데 이 것을 마치 '벌금'을 부과하는 것처럼 '맛 좀 봐라' 식으로 정책을 시행하니 유권자들이 좋아할 리가 만무한 것이다.

전체 10명 중에서 2명만 골라내 공격하는 정부는 매우 위험한 정부다. 편가르기를 해서 다수에 묻혀 소수를 공격하는 것은 인민재판이나 다름없다. (이번 선거에서)그것에 대한 벌을 내린 것이라면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다.

결과적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세제가 다시 논란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 우리 나라 전체 세수 중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쓸 수 있는 세금은 5%정도도 안 된다. 그 것이 바로 토지관련 세금이다. 그것을 중앙정부가 가져가 버렸다. 그래 놓고 지방분권을 논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이야기다.

애초부터 종합부동산세는 부자동네의 집과 땅에서 나오는 돈을 빼앗아 가난한 동네에 나눠준다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세금이다.

표현하자면 사슴(부자들) 동맥에다 빨대를 꽂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빨아먹게 한 것이다. 현 시점에서 이 정책을 없애려고 한다면 가난한 동네에서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위험한 발상이 현실화 된 것이다.

그렇다면 종부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가. 여당이 1주택자 종부세 감면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라고 보는 것인가.

= 당연히 없어져야 할 '빨대(종부세)'였기 때문에 재론의 가치가 없다. 자치단체가 쓸 수 있는 5%를 왜 중앙정부가 가져와서 나눠주는 것인가.

발상부터 잘못된 것이다. 중앙정부가 걷는 세수의 일부를 나눠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새로 세금을 거두지 말고 중앙정부가 쓸 것을 줄여 지방에 주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다.

정부에서는 8.31대책 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장혼란이 야기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을 하고 있다. 작동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가.

= 이미 작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 다만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종부세 강화 등 정책이 100% 작동해도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효과는 나타났고 더 나타날 것도 없다고 본다.

부동산 시장도 자산시장이다. 참여자들은 미래예측을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부가 "집값이 꼭짓점에 다다랐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단순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본다.

현재 집값이 비싼 이유는 투기 때문이 아니며 수요공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고급주택 공급이 십 수년간 이뤄지지 않았는데 그 값이 오르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이상하지 않는가.

자동차의 예를 들어보면 그동안 소형차에서 대형차로 베스트 셀러카가 변화해 왔다. 그만큼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구매력이 커졌다. 그런데도 국민주택 규모는 예나 지금이나 (25.7평)똑같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고급주택의 공급이 받쳐 주질 않는다면 그런 주택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취득세와 등록세,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인하 목소리가 높다.

= 취득세와 등록세 등은 사실상 존재 이유가 없다. 한가지 이유가 있다면 (세무당국 입장에서)걷기가 쉽다는 것 뿐이다. 차제에 아예 폐지해야 한다. 물론 등기수수료 등은 남겨둬도 상관은 없다.

물론 거래세 인하는 필수다. 거래를 활성화해야 현재의 시장상황을 바꿔놓을 수 있다. 정부가 하는 방식대로 거래는 막아놓고 보유에 대한 세부담만 올린다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이 될 수 없다.

다만 거래세를 폐지하면 세수일실이 막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보유세 강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양도소득세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의미만 다를 뿐 같은 '소득'에 속한다. 부동산을 팔아 남긴 소득에 대해서 종합소득세로 내게 하면 된다.

강남 집값이 실제로 거품이 낀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인가. 만약 버블이라면 버블이 터지고 난 뒤 일본식 장기불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

= 버블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소한 버블이라고 하려면 '이유'가 없어야 된다. 다시 말해 왜 가격이 오르는지 어떠한 이유로도 설명이 불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 부동산 시장은 다르다. 최소한 저금리만 가지고도 가격 상승 현상을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다.

현 상태만 놓고 보면 강남 같은 경우에는 더욱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많다. 정부가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고강도 세금정책이 작동하면 가격이 내려갈 것(버블이 터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금정책을 가지고 버블이 터질 것이라고 생각하
는 것은 넌센스에 불과하다.

설령 버블이 있더라도 세금이나 정부의 협박으로 붕괴되지는 않는다. 가장 좋은 해법은 시장작동을 원활히 하는 것이다. 특히 시장에 부동산의 근본가치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많이 유통되는 등 활성화가 된다면 버블의 가능성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버블이 없기 때문에 버블붕괴로 인한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0%다.

강남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논란의 소지는 분명하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 현 상황에서 유일한 방법이다. 물론 시민단체 등에서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풀어야 한다. 지금 이 상태로 간다면 고급주택 공급이 더욱 척박해 지기 때문에 '버블 7'이 아닌 '버블 10', '버블 12' 등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재건축을 풀어내면 재건축 대상 주택 가격이 폭등하기 때문에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예를 들어 13평짜리 아파트가 재건축 대상이 되어 10억원으로 올랐다고 치자. 그러나 이는 13평짜리 아파트의 가치가 아닌 재건축된 새 주택의 가치인 것이다.

말 그대로 집값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일 뿐인데도 불구하고 '불로소득'이라는 등 배아파하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나오게 된다. 정부가 배아파하는 이들을 달래줘야 하는 것은 맞지만 (세금 등으로)빼앗아서 나눠주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분양가 원가공개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분양가 원가공개는 효과가 없다. 분양가 공개는 따지고 보면 책정된 시장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특혜'를 달라고 하는 것이다. 특정계층(아파트 분양권 당첨자 등)에게만 특혜를 줄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건설사 등의 분양가 책정의 구조적 문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현 체제는 정부가 (농민들의 토지를 수용해서)공영개발택지를 마련해 도시민들에게 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건설업체 등에게 싼 가격으로 일반인들에게 공급하라는 차원에서 시가보다 한 참이나 낮은 감정가격으로 택지를 제공하게 된다. 그러나 건설업체들이 그렇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시가 또는 시가보다 높게 책정한 가격으로 팔아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정부가 건설사 등에 특혜를 주는 것이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현재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이 있다면.

=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 집값 등 문제는)지난 십 수년간 쌓여온 문제라고 본다. 다만 현 정부들어 부자들의 축재를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심화된 것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으로 봐야 한다. 최소한 10년은 걸린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강남보다 더 좋은 주택지를 10개, 20개 만들어 공급해야 한다.

선진국처럼 '전원주택지'를 많이 공급해야 한다. 애석하게도 대한민국에서 아직까지 '전원주택'이라 하면 노후에나 옮기는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국에는 도심에서 다소 벗어난 전원주택지에 일반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 나라도 장기적으로 그렇게 가야 한다. '비닐벨트(비닐하우스 등 설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그린벨트를 대거 풀어 선진국형 주택지(전원주택지)를 마련하고 교통, 교육 등 사회인프라를 확실하게 만들어 수요의 고급화에 대응해야 한다.

최근에도 고급아파트 등이 표방하는 것이 '친환경' 경향이 뚜렷하다. 그 동안의 대한민국 녹지정책은 '멀리 두고 보는' 정책방향이었지만 이제는 직접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 택지 공급만 이뤄지면 공원 같은 주거지가 대거 공급될 것이다.

다만 시작은 부유층 위주로 이루질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10년 정도 지나면 중산층과 서민층에게로 그 혜택이 퍼져 나갈 것이다. 과거 '부자'들만 살았던 빌라가 이제는 서민층의 주요 주거공간으로 변모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린벨트를 풀어 난개발 위험 등이 우려될 경우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개발하면 문제의 소지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땅은 얼마든지 있다. 놀고 있는 땅을 도시용도로 사용한다면 부동산 가격은 파격적인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조세일보 / 김진영 기자 jykim@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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