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기본 생리대` 나올까… "싸기만 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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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1-26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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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기본 생리대 무상공급 검토"
여성환경연대 "안전 우려가 가격 요인"
"철저한 조사 통해 생산 체계 구축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생리대 가격이 비싸다"고 거듭 지적하며 무상 생리대 공급 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국가가 만든 생리대가 나올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방자치단체장 시절 추진했던 '기본 소득' 등에 빗대어 '기본 생리대' 정책이라는 이름을 벌써 붙이고 있다. 다만 여성계는 생리대 제품에서 가격만큼 중요한 게 안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성평등가족부는 22일 내부 회의를 열고 국내 생리대 가격 문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성평등부는 현물 제공과 바우처 지원 방안 외에 이 대통령의 지시한 위탁생산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기본적인 수준의 품질을 가진 생리대를 위탁생산해 무상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기본적인 품질의 무상 생리대 만들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공정거래위원회·성평등부 업무보고에서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비싸다는데 그 이유를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여성환경연대가 2023년 5월 발표한 '일회용 생리대 가격·광고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가격은 해외보다 약 39% 더 비쌌다.
이 대통령은 현금성 지원 위주의 정책으로는 시장 가격을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그는 "정부에서 (생리대 비용을) 지원하는 건 속된 말로 바가지 씌우는 데 도움만 준 꼴"이라며 "(대신 정부가) 아주 기본적인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서, 일정 대상에게 무상 공급하는 것을 검토해 보라"고 했다.
기본 생리대, 값만 싸고 안전하지 않을 우려
여성환경연대는 23일 논평을 통해 "생리대 문제는 국민 절반의 위생과 건강이 달린 존엄의 문제"라며 "무상공급 방안 검토 등 적극적 해결 의지를 보인 것을 환영한다"며 반겼다.
다만 이들은 생리대 가격이 높아진 결정적인 요인은 안전성 우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생리대 가격은 원자재 가격 상승뿐 아니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담보로 한 마케팅 구조 위에서 형성됐다"며 "다수 여성이 (건강상) 부작용을 줄이고자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 같은 유기농·친환경 등 이른바 '프리미엄 생리대'를 선택한 결과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단순한 저가 생리대가 아니라 안전하고 저렴한 생리대를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상 공급' 전에 가격 상승 원인 파악부터"
시장 논리를 중시하는 진영에선 다짜고짜 무상 공급이 시행되면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자유기업원은 "유통 단계, 수입 규제, 인증·표시 제도 등 가격을 왜곡하는 구조적 요인에 대한 점검 없이 '무상 공급'부터 제시하는 것은 정책 순서가 거꾸로 된 것"이라며 "품질 기준과 가격을 국가가 설정하는 순간, 소비자는 그 '표준’에 맞추는 수동적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생리대 가격 상승을 유발한 정확한 시장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여성환경연대는 "공정위가 생리대 가격을 철저히 조사해 문제의 원인과 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또 여성들의 실제 사용 경험, 구매 과정에서의 부담, 선택 제약 조건 등을 포괄한 종합적인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생리용품 노출·독성평가 시행 및 안전관리 기준 강화 등을 더해, 국가 책임하에 생산·관리·유통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