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진짜 문제점

Oliver Wiseman / 2018-09-07 / 조회: 1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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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 뉴욕 주 민주당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극좌성향의 28세 민주당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가 20년간 하원의원직을 지켜오던 조 크롤리(Joe Crowley)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트럼프가 공화당 내에서 해낸 일이 민주당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이다.


그 주 후반 유럽연합 정상들이 모인 브뤼셀에서의 회의에서는 난민문제가 논의의 주를 이뤘다. 이탈리아에서 극우성향의 마테오 살비니(Matteo Salvini)가 부총리로 당선되는 등,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과 같은 기성 정치권의 입지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요일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가 멕시코 대선에서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선동정치(rabble-rousing)는 그의 당선을 가능케 했지만 결국 상황을 악화시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정리하자면 좌파 정권이 되었든 우파 정권이 되었든, 전 세계적으로 대중영합주의의 행진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격동의 원인을 일부는 경제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을 테지만, 많은 사람들은 불평등을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런데 불평등과 정치의 역학관계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수하는 점이 빈부격차의 크기만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을 흥분케 하는 것은 지니계수가 아니라는 증거가 숱하게 많다. 실제로 불평등을 인정할지 말지의 여부는 이 불평등한 상황이 공평한지 혹은 불공평한지를 판단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달려있다.


불평등에 대한 분노는 결국 불공평함(unfairness)에 대한 분노다. 그렇기 때문에 납세자들의 돈으로 지불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은행가들의 보너스 규모에 관해서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최근까지 실제로는 불평등의 정도가 심해지지 않은 영국과 같은 국가에서도 정치적 중요성을 띠기 시작한 것이다.


불공평한 불평등(unfair inequality)은 사람들을 분노케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응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의 상실은 위험을 감수하고,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어 혁신과 성장을 이끌어내는 유인을 사라지게 한다.


불평등은 어떻게 측정되는가?


그런데 만약 불공평한 불평등이 진짜 문제라 하더라도 그것만을 따로 측정하려는 시도는 아주 적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공평함(fairness)을 판단할 때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측정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그럼에도 독일 노동연구소(Institute for Labor Economics; IZA) 소속의 경제학자들은 바로 그것을 측정하고자 시도하였다.


그들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고 모두가 수입과 지출을 맞출 정도로 산다면 불평등의 수준은 공평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들은 사람들이 공평함 때문에 자신들의 결정에 따른 일생에서의 결과들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만, 누구의 잘못이든지 간에 그 결과들이 너무 좋지 못해 도덕적 의무감이 개입해야 할 정도일 때에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따라서 그들은 현행 소득 불평등 측정치 이외에도 두 가지를 더 측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두 가지는 기회의 평등과 빈곤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여기에 입각해, 보고서 내 복잡해 보이는 수식들을 지나 유럽 내 31개국의 조사결과를 찾을 수 있었다. 국가들의 불공평한 불평등 정도가 총 불평등의 평균 17.6%를 차지한 것으로 계산되었다. 더 구체적으로, 이러한 불공평한 불평등은 이탈리아(31.6%)와 루마니아(29%)에서 가장 심각했던 반면, 소득이 가장 고르게 분배된 국가는 네덜란드(7%)와 핀란드(9.3%)이었다. 영국은 집단에서 중간 정도였다. 유럽 이외에서는 미국이 특히나 수치가 좋지 못했다(32%.)


그들의 방법론을 약간 매만져 본 저자들이 산출해본 결과, 불공평한 불평등은 고(高)소득분위와는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상위 1%에 온갖 관심을 집중하는 현실과는 달리 진짜 문제는 중위권과 하위분위와의 격차였던 것이다.


이번 연구에 대해 철학적 그리고 기술적 반발이 분명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어떠한 종류의 불평등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지목과, 이에 대한 측정을 시도한 훌륭한 연구다. 또한 온갖 터무니없는 정책제안서들의 서문을 장식하던 모호한 불평등에 대한 불만으로부터 마침내 벗어날 수 있는, 환영할 만한 변화라 하겠다.


또한, 최소한 이번에 측정을 진행한 선진국들의 결과를 보았을 때, 대부분의 불평등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더 공평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자 꼭대기와 밑바닥의 격차를 보고 우려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 수 있었다.


본 내용은 https://fee.org/articles/what-s-really-wrong-with-inequality/를 번역한 내용입니다.


번역 : 박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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