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경쟁인가 경쟁부정인가?

김기림 / 2020-12-08 / 조회: 415

얼마 전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현재 중소기업벤처부의 결정에 따라 현대차의 시장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현대차가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분명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서 자신들의 경쟁력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소비자는 더 좋은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경쟁은 필수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2019년에 중고차 시장 소비자 인식 조사결과 약 76.4%가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매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질이 떨어지는 중고차를 강매시키는 이야기는 뉴스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차 거래는 신차보다 약 1.44배로 더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진출을 막는다면 소비자는 계속해서 질 낮은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다. 

 

현대차는 이미 미국, 유럽, 인도 등 해외에서 연식 5년·주행거리 10만km 수준의 차량을 대상으로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연간 8만대 가량의 중고차를 판매하는데 이는 신차 판매량의 10% 수준에 달한다. 이미 해외의 소비자들은 품질을 인정받은 중고차를 공급받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기업들의 경쟁을 통해 좋은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경쟁자가 아닌 경쟁을 보호해야 한다. 공정한 경쟁의 결과로 소비자의 만족은 물론 생산성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경쟁자를 보호하려는 정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도입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다. 유통정책이 소비자를 생각하지 않고 전통시장을 보호하려는 취지가 너무 앞서 대형마트를 규제했고, 이는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또한, 전통시장의 매출 증가는 예상과 달리 큰 효과가 없었다. 대형마트 휴업으로 전통시장에 방문한 횟수는 연간 0.9회 정도로 1회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대형마트는 쾌적한 실내와 대량의 물건을 담을 수 있는 카트, 그리고 주차장까지 편리한 시설이 있는 반면에 전통시장은 환경이 열악하다. 그래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전날에 미리 장을 보기 때문에 효과가 없는 것이다. 또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로 인해서 마트 직원들의 급여가 줄어들기 때문에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경쟁을 피하고 경쟁자를 보호하려 한다면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경쟁은 단순히 규모로 하는 것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에서 세계적인 유통 공룡 윌마트를 인수한 이마트를 보면 알 수 있다. 현지화에 소홀히 한 윌마트는 창고형 매장을 고집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백화점 형태로 운영하던 한국의 이마트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이처럼 아무리 규모가 큰 기업과 경쟁을 하더라도 자신들만의 방법을 통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기존 중고차 업체들 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높은 현재 시장에서 대기업과 함께 경쟁하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서 중고차 거래를 망설이던 소비자들도 관심이 생기게 되어 중고차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 


여전히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경쟁을 통해 자신들의 경쟁력을 높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독점적이고 우월적 시장 지배력을 통해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며 신차 가치를 올리기 위해 중고차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대기업이 중고차 가격을 올린다고 하더라도 기존 중고차 업체들이 허위매물과 강매를 하지 않고 정직한 검차를 거쳐서 질 좋은 중고차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면 된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굳이 비싼 가격의 대기업 중고차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 중고차 업체들은 ‘생계형 소상공인’이라는 핑계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소상공인을 보호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명확히 나타나는 시장에서 개선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할 기본적인 서비스조차 잃게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와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중고차 시장의 변화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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