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없는 세상에선 삶을 잃습니다

이명재 / 2020-12-04 / 조회: 504

나는 평생 최고가 되고 싶지 않다. 그냥 최고들과 함께이고 싶다. 아마 남들이 나를 최고라 불러도 난 가만히 받아들이지 않을 성싶다. 항상 주변의 뛰어난 사람들을 찾아 배움을 갈구할 것이다. 자연스러운 경쟁과 배움 속에서.


자본주의, 시장경제, 기업경제 그리고 자유 사회. 모두 현재 우리네 상황을 설명하는 단어이다. 이 칼럼을 읽는 분들은 자유와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리라 믿고 출발하겠다.  위의 체제, 즉 우리 삶은 자생적이다. 물론 국민은 정부와 공존하겠지만, 현 체제는 인류 역사상 가장 발달했으며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인간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그 기틀로서는 인간 세상의 상호 규칙과 도덕이 있다.


그럼 시장경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경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경쟁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무한경쟁, 약육강식, 냉혹함... 심지어 잔혹함까지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전 필자는 시장경제가 세워진 기틀에 규칙과 도덕이 있다고 했는데, 어째서 "경쟁"은 사욕을 위해 규칙과 도덕조차 무시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까? 이유는 간단하다. 경쟁은 삶 그 자체이고 삶은 고통의 연속이며, 살아내는 것은 힘이 들기 때문이다. 고로 "경쟁은 힘들다."


그렇게 경쟁은 힘든 것이다 보니 쉽게 비판의 대상이 되고 경쟁에서 밀린다는 생각이 들면 남 탓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오랜 시간 선전·선동과 힐링의 구호로 경쟁의 이미지는 나빠져 왔다.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힘든 청년들, 청년들이 힘든 것은 기성세대인 어른들의 탓이다, 괜찮다 그만하면 됐다 힐링이 필요하다." 등과 같은 구호가 떠오른다. 하나 같이 가슴 아픈 현실과 경쟁에 비판적이고 힘들어하는 청년을 토닥이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경쟁은 나쁘지 않다. 경쟁은 상호 그리고 다수 간에 일어난다. 일대일, 또는 일대 다수. 대부분의 경우는 다수가 동시에 경쟁한다. 필자가 강조하는 것은 경쟁을 좋고 나쁨이 아니라, 경쟁이라는 게 삶 그 자체라는 것이다. 좋든 싫든, 미우나 고우나 우리 곁에 있다. 그런데도 시장경제에서 사람들이 흔히 하는 걱정은 경쟁 후의 승자독식 시장, 즉 20 : 80의 사회를 넘어 소수의 회사가 시장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게 되는 현상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독과점이 되겠다.


흔한 걱정인 독점의 상태는 한시적이다. 그리고 독점 자체가 나쁠 수는 없다. 독점시장이라 해도 사회 후생은 얼마든지 극대화할 수 있다. 한번 생각해보라, 정부라는 허구의 존재는 국가를 얼마나 긴 시간 독점하고 있는지. 물론 이때 정부도 하는 짓에 따라 얼마든지 사회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만, 반대로 나라를 말아먹을 수도 있다.


정부의 역할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하고 튼튼한 사회 안전망을 잘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크게 보았을 때, 제일 밑에서부터 가족과 친인척, 지역사회 공동체 및 종교, 그리고 정부의 순서로 사회 안전망은 작동한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집단에서도 알아서 할 수 있고 해결되는 것들은 정부라는 허구의 권력 집단이 건드리면 안 된다. "정부가 하면 된다"라는 발상은 굉장히 권위적이고 무책임할 수 있다. 그래서 함부로 나서지 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함이 중요하다.


다시 경쟁 이야기로 돌아가서. 필자는 바둑을 즐겨 둔다. 현재 '타이잼’이라는 바둑 사이트에서 1단~2단을 왔다 갔다 한다.  면대면으로 두는 일은 거의 없고 온라인으로 바둑을 둔다. 얼마 전에 바둑을 두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무한 경쟁이로구나..." 연승을 하다가도 연패를 하게 되고, 승단을 목전에 두고도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다 이겼다고 생각했던 판도 잠깐 방심하면 반집 차이로 지고 만다. 순간적으로 열불이 오를 때도 있지만, 참아야 한다. 안 그럼 바둑 망친다. 승단과 기력 상승을 위해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바둑은 그야말로 경쟁의 장이다.


바둑인의 로망이라고 하면, 자신보다 기력이 센 바둑 친구를 사귀는 것일 테다. 조금 더 나가면, 프로기사에게 한 수 배우는 건 가문의 영광이다. 바둑에서는 기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대국을 한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바둑인이라면 자기보다 잘 두는 사람과 대국을 하고 싶어 한다 (물론 안 그런 사람도 있음). 왜냐하면, 그게 실력을 늘리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자꾸 지더라도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실력, 즉 경쟁력이 는다.


물론 대국에서 지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바둑에는 이런 말이 있다. "아플수록 복기하라." 이긴 바둑은 기분 좋게 그러려니 하면서 복기하겠지만, "진 바둑은 그때 왜 그랬지... 여기서 이렇게 두면 안 됐는데..." 자책하며 복기하게 된다. 진 바둑, 즉 실패를 복기하는 것은 마음이 아프지만,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똑같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실력을 늘리고 성장하고 싶다면, 고수를 찾아가야 하고 많이 깨져봐야 한다. 그리고 패배와 실패는 언제나 가슴 아프지만, 아플수록 복기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안 진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경쟁력이 생긴다.


그러나, 지는 게 싫다고 하수만 찾아다니고 힘들고 아프다고 복기하지 않으면, 평생 승단할 수 없다. 시장경제의 경쟁 상태와 비교하자면,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지 않으며, 힐링만 찾게 되는 경우일 테다. 그런 마음가짐이 한 번 자리 잡으면 습관이 되어 몸에 밴다.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 뻔한 말이지만 계속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뒤처지게 된다. 왜냐하면, 바둑이나 시장에서 다른 사람들은 경쟁하며 위로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삶이 그냥 그러하다. 그런데 이런 자연 현상을 배제하면서 경쟁은 힘들고 낙오자를 만드니까 "다 같이 하지 말자! 또는 모두 평등(?)하게 나눠 갖자!" 이런 마인드를 사람들에게 주입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면 안 된다)


시장경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경쟁"을 무서워하고 회피하기만 한다면, 삶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한다. 취업 시장에서의 경쟁,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 심지어는 공무원 시장에서의 경쟁까지도. 인간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쟁과 친하게 지냄이 바람직하다. 필자는 시장경제의 경쟁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자유 사회에서 누구든지 마음껏 도전하고 배우며 성장의 즐거움을 만끽했으면 좋겠다.


"바둑판은 우리 삶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그리고 바둑판은 바둑돌로 채워진다. 마치 우리가 삶을 하나씩 채워가듯. 그렇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힘들다. 그리고 앞일은 아무도 모른다. 예측한다 해도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바둑을 한 판, 두 판 끝내고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다 보면, 일련의 성장 과정을 지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다. 경쟁을 통한 성장의 즐거움, 최고이기보다는 최고들과 함께 하는 삶. 생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시장경제의 꽃 “경쟁” 있는 세상에서 삶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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