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공모전들과 그 속에 담긴 시장경제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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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재완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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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다양한 공모전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 이번 시장경제 칼럼의 주제에 대해 고민하다가 문득 내가 참여하고 있는 공모전 속 시장경제의 원리에 대해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공모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학연, 지연, 혈연이 아닌 공정한 경쟁을 통해 수상자가 결정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인데, 어쩌면 시장경제의 원리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 보았다. 현재 공모전 시장은 사회, 정책, 기술 추세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실제로 시장경제 원리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시장경제는 수요와 공급, 가격, 경쟁, 희소성, 정보 비대칭 등의 요소를 기반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선택 및 배분하는데, 공모전 역시 동일한 논리 속에서 운영된다. 개인이 여러 공모전에 참여하는 행위는 창의적 자원을 공급하는 과정이며, 평가기관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를 사는 구조로 볼 수 있다.
많은 공모전을 접하며 나는 우선 수상자 수와 상금에 주목했는데, 이는 희소가치를 반영한다. 수상자가 소수이고 상금이 많을수록 시장에서 인증 효과가 강해지며, 그만큼 경쟁 강도가 높아진다. 이는 일자리 수가 제한되고 연봉이 높을 경우 지원자가 몰리는 현상과 같다. 특히 최근의 경기 침체와 채용 시장 위축으로 공모전 경쟁률은 더 증가했고, 이는 희소성에 따른 가치 프리미엄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한편, 상금과 혜택은 가격 신호로도 기능한다. 2022년 이후 정부와 지자체가 ESG, 인구절벽 대응, 디지털 전환 관련 공모전을 주도하면서 상금 규모가 확대되었고, 이는 참가자 공급 증가를 촉진했다. 또한 취업 연계형 수상 특전, 창업 지원 등 비금전적 인센티브가 강화되며 개인의 참여 유인이 높아졌다. 이는 시장에서 보상이 단순 금전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주제 추세는 시장의 수요 변화를 반영한다. 예를 들어 2022년에는 ESG, 탄소중립, 메타버스 관련 공모전이 급증하였고, 2023년에는 지역 소멸, 인구 감소 해결, 지방 균형 개발 이슈가 확대되었다. 2024년에는 인공지능, 데이터 윤리 분야에 관심이 집중되었고, 2025년에는 국가 브랜드, 저출생 대책 확산, 관광 관련 아이디어 공모전이 확대되고 있다. 참가자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주제 선택을 전략화하며, 이는 노동시장에서 기술 변화에 맞춘 직무 적응 능력과 유사하다.
시기적 요인도 공급 규칙을 좌우한다. 대부분의 공모전은 회계연도 예산 집행이 집중되는 5~11월에 몰리며, 국가 기념일, 정책 시행 직전 시점에 공모가 증가한다. 예를 들어 지역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지자체들이 축제를 준비하면서 공모전을 시행한 때도 많았는데 상주 모자 축제, 완도 장보고 축제 등이 있었다. 이는 사계절 상품 수요 변화와 동일한 경제 메커니즘이며, 참가자는 시간과 창작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해야 한다.
모든 공모전 시장이 이상적 경쟁으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공공기관 주도 공모전에서는 정책 홍보 성격이 강해, 주제의 다양성이 제한되고 참가자의 창의적 선택권이 축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심사 기준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는 경우, 정보 비대칭이 심화하며 시장 투명성을 저해할 위험이 존재한다. 과도하게 누적되는 스펙 경쟁 역시 인적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정보 공개와 경쟁 규칙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공모전 결과는 상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상 실적은 이력서에서의 시장 신뢰 인증서로 기능하며, 취업 및 진학 시장에서 교환 가능성이 높다. 이는 신호이론의 전형적인 적용 사례로, 공모전은 개인의 역량을 시장화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종합하면 공모전 참여는 2022~2025년 사회 추세, 정책 수요, 기술 확산을 반영하는 창의적 자원의 시장 경제적 거래이며, 수상자는 희소성 프리미엄을 보유한 경쟁력 인증 상품으로 변한다. 주제는 사회적 수요 신호, 상금은 가격 인센티브, 시기는 자원 배분, 추세는 미래 시장 방향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모전 참여는 개인이 시대 변화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적 경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공모전 시장은 창의성과 아이디어라는 무형 자산을 거래하는 플랫폼이며, 공정한 심사와 투명한 정보 공개는 시장경제의 핵심 가치를 보장하는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