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겹겹이 쌓인 규제 적정한가…자유기업원, `잣대`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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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2026-09-03 , ap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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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신문 = 강소은 기자] 자유기업원이 최근 각종 규제 논쟁의 중심에 선 쿠팡 사례를 통해 공정거래위원회의 플랫폼 규제와 대기업집단·동일인 제도, 개인정보 관련 제재 등 서로 다른 규제수단이 중첩 적용되는 현행 규제체계의 적정성을 들여다본다. 개별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과 별개로 여러 규제기관과 규제수단이 동시에 작동할 경우 비례성과 일관성, 예측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자유기업원과 좋은규제시민포럼은 오는 4일 오후 2시 푸른홀에서 ‘플랫폼기업 규제 평가와 대안’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공동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특정 기업에 대한 규제 찬반을 넘어 성장한 혁신·플랫폼기업을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규율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쿠팡은 전자상거래와 물류·플랫폼 혁신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와 기업집단, 개인정보, 노동·유통 등 여러 영역의 규제 논쟁에 직면해 있다.
주제발표는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명예교수가 맡는다. 발표 주제는 ‘쿠팡 사태로 본 플랫폼 기업 규제의 구조적 한계와 대안’이다.
이 교수는 공정위의 쿠팡 자체 브랜드(PB)와 자사우대 관련 제재를 비롯해 기업집단·동일인 규제, 개인정보 관련 제재, 다수 정부기관의 조사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각 규제의 타당성을 개별적으로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규제가 한 기업에 동시에 적용될 때 디지털 플랫폼기업의 경영활동과 시장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짚는다.
◆ 재벌 규제에서 플랫폼 사전규제까지…“기존 규제틀 재검토해야”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공정위의 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제도다. 동일인 제도는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을 지정해 대기업집단 규제의 기준점으로 삼는 제도다.
이 교수는 현행 동일인 규제가 과거 국내 재벌 중심의 기업집단 구조를 전제로 설계된 만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춘 디지털기업에도 같은 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기업집단 규율의 필요성과 별개로 기업 지배구조와 자본시장의 변화가 기존 제도의 전제와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사전규제 확대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영업방식과 정산기한, 결제대금 관리 등 사업 운영 방식을 사전에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실제 경쟁제한 행위와 소비자 피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식보다 적절한지 살펴본다.
플랫폼 규제가 공정거래 영역을 넘어 노동과 유통으로 확대되는 데 따른 영향도 함께 다룬다. 긱 이코노미 확산에 따른 노동규제를 비롯해 새벽배송 등 새로운 유통서비스를 어떤 기준으로 규율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 규제를 추가하는 방식만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의 형평성을 맞추는 접근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한다. 플랫폼의 새벽배송이나 새로운 영업방식을 제한해 기존 유통사업자와 규제 수준을 맞추기보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규제를 함께 개선해 시장 전체의 경쟁 조건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자에게 기존 규제를 추가하는 하향식 규제보다 온·오프라인 사업자 모두가 자유롭게 혁신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기존 규제까지 함께 손질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기업 크기보다 경쟁제한 효과 봐야”…적법절차·제재방식도 손질
이 교수는 대안으로 플랫폼기업의 규모나 시장 지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실제 경쟁제한 효과와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효과 기반(Effects-based)’ 규제체계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시장점유율이나 기업 규모만으로 규제 강도를 정하기보다 특정 행위가 경쟁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실질적으로 막았는지, 소비자 선택권과 가격·서비스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플랫폼산업의 빠른 변화와 사업모델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획일적인 사전규제가 새로운 서비스의 출현이나 시장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논리다.
규제 집행 과정에서 기업의 방어권과 적법절차를 강화하는 방안도 주요 개선 과제로 제시한다. 이 교수는 공정위 조사와 의결 과정에서 기업이 충분히 소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하는 한편 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제도를 포함한 기존 규제체계도 글로벌 기업환경 변화에 맞춰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기업활동에 대한 형사처벌 중심의 규율 방식 역시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경제활동에서 발생하는 위법행위의 성격과 피해 정도를 따져 형사처벌을 과도하게 확대하기보다 과징금과 행정벌, 민사적 책임 등을 중심으로 제재수단을 합리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발표 이후에는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한다.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정회상 강원대학교 경제학전공 교수, 김주찬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해 플랫폼 규제의 적정성과 경쟁정책, 정부 규제의 범위와 대안을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한다. 개회식에서는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과 강영철 좋은규제시민포럼 이사장이 인사말을 한다.
자유기업원과 좋은규제시민포럼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책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여러 규제기관과 규제수단이 중첩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비례성·일관성·예측가능성과 적법절차라는 규제 원칙을 토대로 시장경쟁과 혁신, 소비자 후생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플랫폼 규제체계의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