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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연임 앞둔 KB금융··· 정부 `3연임 제한` 변수 되나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8-05 , 그린포스트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면서 금융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번 조치가 당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직접 막는 것은 아니지만,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KB금융을 비롯해 금융권 전반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민간 사기업 최고경영자(CEO) 인사권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자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3연임 제한’… 무슨 내용?


정부와 정치권은 금융지주 회장이 세 번째 임기를 맡지 못하도록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같은 사람이 오랫동안 회장직을 맡으면서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고, 이사회가 회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문제를 막겠다는 취지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이 몇 번까지 연임할 수 있는지를 정한 법은 없다. 각 금융지주의 이사회가 경영 성과와 능력 등을 평가해 회장 후보를 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을 의결하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처음 3년의 임기를 마친 뒤 한 차례 연임하면 두 번째 임기, 다시 연임하면 세 번째 임기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방안은 두 번째 임기를 마친 회장이 다시 선임돼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등 여러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는 그룹의 본사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KB금융지주 아래에는 KB국민은행과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이 있다. 은행장은 은행 한 곳을 책임지지만 금융지주 회장은 그룹 전체의 사업 방향과 계열사 운영을 총괄한다.


금융지주 회장의 영향력이 큰 만큼 정부는 장기 재임을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문제가 있는 회장을 이사회와 주주가 교체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모든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를 같은 기준으로 제한하는 것은 지나친 개입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차기 회장 선임 중인 KB금융… 금융권 "가장 민감"


금융권에서는 이번 제도 개편 논의에 가장 민감한 곳으로 KB금융을 꼽는다.


KB금융은 국민은행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 등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최대 금융그룹 가운데 하나다. 현재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정부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사로 거론된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2023년 11월 취임해 현재 첫 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임기는 3년으로 오는 11월 만료될 예정이며, 현재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서 첫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양 회장은 아직 첫 임기 중이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는 3연임 제한의 직접적인 대상은 아니다. 이번에 연임하더라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것이어서 3연임 제한과 당장 충돌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KB금융이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에 정부가 금융지주 CEO의 연임 문제를 제도화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더라도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의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권에서 나온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양 회장의 연임 여부와 별개로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시점에 정부가 CEO 임기 제한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KB금융의 이번 회장 선임 과정이 향후 다른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논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한·우리 회장은 두 번째 임기… 다음 연임 때 영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정부의 제도 추진 방향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 회장은 2023년 3월 처음 취임한 뒤 올해 3월 연임을 확정했다. 현재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며 새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임 회장도 2023년 3월 취임한 뒤 올해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 회장 역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으며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따라서 두 회장이 현재 세 번째 임기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다만 2029년 이후 한 차례 더 연임해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하려 할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 등 다른 금융지주도 이번 논의를 주시하고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특정 금융사뿐 아니라 모든 금융지주의 회장 후보 선정과 장기 경영 전략에 같은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장기 집권 견제” 취지에도… 정부가 임기까지 정해야 하나


정부가 3연임 제한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금융지주 내부의 폐쇄적인 인사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당국 업무보고에서 일부 금융인이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 등을 오랫동안 맡으며 소수 인맥이 지배권을 행사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정부는 회장의 장기 재임을 막아 새로운 후보에게 기회를 주고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장기 재임의 부작용과 연임 횟수를 법로 일괄 제한하는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지주 역시 주식시장에 상장된 민간 기업이다. 회장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은 원칙적으로 이사회와 주주에게 있다. 내부통제에 문제가 있거나 실적이 부진하다면 이사회가 후보에서 제외하고 주주가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실적이 좋고 주주가 경영의 연속성을 원하더라도 법이 세 번째 임기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면 회사가 적합한 경영자를 선택할 권리가 제한될 수 있다.


해외 사업이나 인수·합병처럼 성과를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회장 교체 시기가 법으로 정해지면 장기 사업을 추진하던 중 경영진이 바뀌면서 전략의 연속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연임 여부는 경영 성과와 내부통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사회와 주주가 판단할 문제"라며 "정부가 민간 금융회사의 CEO 임기를 법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기업의 자율적인 경영권과 주주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연임 제한은 주주 권한 침해…관치금융 우려"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은 정부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민간 기업 CEO의 연임 여부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주주권과 경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업의 공공성이 다른 산업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정부가 규제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며 "연임 여부는 주주의 고유한 권한이자 이사회가 판단해야 할 문제인데, 이를 정부가 법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주주권과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총선에 출마하는 국회의원도 연임 제한이 없는데, 주주자본주의 체제에서 민간 기업 CEO의 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부가 금융을 통제할 수 있다는 관치금융적 발상에서 나온 접근으로 보이며, 그런 철학 자체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거나 회장 승계 절차를 더 투명하게 만드는 방향의 제도 개선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기업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개선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연임 횟수까지 직접 규제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도 정부가 획일적으로 연임 횟수를 제한하기보다 이사회와 주주의 판단이 존중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공공성과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묻는 것과 모든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를 법로 똑같이 제한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정부가 횟수를 정하기보다 이사회와 주주가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선임 절차와 정보 공개를 강화하는 방향이 시장 원칙에도 더 맞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