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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임기 내 단기 처방적 세제개편 보다 단순하고 예측가능한 세제가 필요하다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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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 지원의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선별적 조세지원은 최소화해야
— 주택 수 기준 폐지는 타당하나 거주 중심 과세 강화는 시장 경직 우려
— 넓은 세원·낮은 세율·예측 가능성의 조세원칙으로 돌아가야

정부가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잠재성장률 반등 지원, 민생·지방 지원, 공정과세를 위한 조세개혁, 세제 합리화와 납세편의 제고를 4대 방향으로 제시했다. 국내생산세액공제와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고 근로장려세제와 월세세액공제를 확대하는 한편, 종합부동산세와 가업상속공제, 비과세·감면제도를 폭넓게 손질하는 내용이다.

성장잠재력 확충과 민생부담 완화를 세제개편의 전면에 내세운 방향은 긍정적이다. 국내 생산과 연구개발·투자를 촉진하고 벤처기업의 업력 요건을 완화한 것은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지원하는 조치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세제지원이 급격히 사라지는 문턱을 완화한 점도 기업의 성장을 저해해 온 제도적 단절을 줄인다는 의미가 있다.

근로장려금의 소득요건과 지급액을 확대하고 월세세액공제 한도를 높인 조치도 고물가와 주거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배달라이더 등 인적용역 사업자의 원천징수세율을 낮춘 것은 실제 납부세액의 감면이라기보다 과도한 선납을 줄여 현금흐름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개편안은 시장 전체의 세 부담과 규제를 보편적으로 낮추기보다 정부가 선정한 산업과 금융상품, 지역과 주거 형태에 차등적인 혜택과 부담을 부여하는 성격이 강하다. 특정 분야에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집중하고 생산적금융 ISA와 BDC에 별도의 과세특례를 제공하는 방식은 정부가 유망한 산업과 투자처를 선별한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부가 선택한 산업이 미래의 승자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특정 산업에 세제지원을 집중하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기업과 산업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기업의 투자 판단이 시장의 수요와 생산성보다 세제혜택에 좌우될 수 있다. 세제는 기업의 사업계획을 유도하는 산업정책 수단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하고 중립적인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부동산세제에는 합리화 요소와 시장을 경직시킬 우려가 있는 조치가 함께 담겼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체계를 보유 주택 수가 아닌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는 것은 여러 채의 저가주택 보유자를 일률적으로 중과해 온 문제를 완화한다는 점에서 타당하다. 거주용 1주택의 기본공제를 확대하고 고령 1주택자 등의 납부유예를 보완한 조치도 실거주자의 유동성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사실상 장기거주공제로 전환하고 공제한도를 신설하는 것은 주택 보유자의 거주 형태를 세제로 유도하려는 접근이다. 직장 이동, 가족 돌봄, 자녀 교육과 생업 등의 이유로 자신의 주택에 거주하지 못한다고 해서 투기적 보유자로 단정할 수 없다. 보유기간의 경제적 의미를 크게 줄이고 거주기간만을 우대하면 주택의 임대·매각 결정과 노동·주거 이동이 왜곡될 수 있다.

또한 비거주 1주택의 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세액공제 한도 신설과 임대주택 특례 축소가 중첩되면 일부 납세자의 부담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일시적 2주택 특례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줄이는 조치도 정상적인 이사와 주택 교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주택 수 기준 중과는 폐지하되 보유·거주기간을 함께 반영하고, 기존 임대주택과 일시적 2주택자에게 충분한 경과조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

가업상속공제는 공제한도를 높이고 제3자 사업승계 지원을 신설한 점에서는 진전이 있다. 그러나 가업의 범위와 대상 업종을 좁히면서 경영기간과 사후관리 요건을 강화하면, 한도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 가능한 기업은 줄어들 수 있다. 기업의 지속과 고용 유지보다 정부가 인정한 가업의 형식과 업종을 중시해서는 안 된다.

지역별 R&D·투자세액공제와 중소기업 취업자 감면을 차등하는 지방우대세제의 취지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의 입지는 세금뿐 아니라 시장 접근성, 인력, 교통·물류, 교육·주거 여건과 규제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복잡한 지역등급과 차등세율을 확대하기보다 지방의 규제를 개선하고 기반시설과 생활 여건을 확충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번 개편안은 성장, 민생, 지방, 부동산, 기업승계와 조세탈루까지 서로 성격이 다른 문제를 세액공제․감면․중과와 같은 직접적 세제수단으로 한꺼번에 해결하려 한다. 정부가 임기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내고자 하는 의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과 국민의 선택을 빠르게 바꾸기 위해 혜택과 부담을 촘촘하게 설계한 이번 개편에는 장기적인 제도 안정성보다 단기 성과를 앞세운 조급한 접근이 드러난다.

구조적 문제는 규제와 제도 개혁으로 풀고 세제는 단순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기업과 국민이 세제혜택을 찾아 움직이는 경제가 아니라 생산성과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투자하고 거주할 수 있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2026. 8. 4.

자 유 기 업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