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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증세론의 문제점과 정책 대응과제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6-10
  • 이슈와자유 제18호, 보유세 증세론의 문제점과 정책 대응과제.pdf

1. 문제 제기

최근 부동산 세제 개편 논의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는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을 내세워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비거주 1주택자 세제 혜택 조정, 고가주택 및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율을 직접 올리는 방식뿐 아니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 등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한 방식도 함께 거론된다.

그러나 보유세 증세론은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명분과 달리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보유세는 주택을 처분하거나 소득이 발생했을 때 부과되는 세금이 아니라, 단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반복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특히 종합부동산세는 재산세를 이미 납부한 부동산에 대해 다시 한 번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세 부담이 과도해질 경우 국민의 사유재산권, 주거 선택의 자유, 자산 형성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약할 수 있다.

종부세는 도입 초기 '소수 고가주택 보유자 대상 세금’으로 설명되었으나, 2017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 공시가격 인상, 세율 인상, 다주택자 중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이 결합되면서 과세대상과 세액이 급격히 확대되었다. 2017년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33.2만 명, 총세액은 0.39조 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과세인원 약 120만 명, 총세액 3조 원 이상 수준으로 확대되었다(자유기업원, 2022; 국세청, 2023). 서울의 경우 2022년 기준 주택소유자의 22.4%가 종부세 과세대상에 포함되었다(자유기업원, 2022).

이후 2023년 세율 인하, 기본공제 상향, 공시가격 하락, 공정시장가액비율 60% 유지 등으로 종부세 부담은 크게 줄었으나, 2024년과 2025년에는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2025년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54.0만 명, 세액은 1.7조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3%, 6.3% 증가했다(기획재정부, 2025). 이는 보유세 부담이 제도 변경과 자산가격 변동에 따라 언제든 다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최근의 보유세 증세론은 단순히 다주택자나 초고가주택 보유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자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가 국민의 주택 보유 목적과 거주 방식을 판단하고, 세금으로 자산 보유 행태를 조정하려는 정책이다. 자유시장경제 관점에서 보유세 증세론은 조세원칙, 시장질서, 임대차 시장, 세입자 부담, 주거 이동성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2. 보유세 증세론의 주요 쟁점

최근 논의되는 보유세 증세론은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고가주택 및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부담 강화이다. 이는 종부세 세율을 직접 조정하는 방식뿐 아니라 과세표준을 높이는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특히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상향하면 세율을 건드리지 않고도 과세표준이 증가해 실질적인 보유세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


둘째,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실거주 요건 강화이다. 현재 부동산 세제는 일정 기간 주택을 장기 보유한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을 완화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실거주 여부를 핵심 기준으로 삼게 되면, 주택을 오래 보유했더라도 거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제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 이는 근무지 이동, 자녀 교육, 가족 돌봄, 지방 거주, 해외 체류 등 다양한 생활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셋째,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이다. 정부는 실수요 중심 과세를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실거주와 비거주의 구분이 매우 복잡하다. 직장·교육·간병·전세 계약·일시적 이전 등으로 인해 본인 소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거주를 곧바로 투기적 보유로 간주하는 것은 과도한 일반화다.


넷째, 재산세와 종부세를 포함한 전체 보유세 부담의 단계적 인상이다. 보유세 인상론자들은 한국의 보유세 부담이 주요국보다 낮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 취득세·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이 높고, 종부세라는 별도 누진 보유세까지 갖고 있다. 보유세만 따로 떼어 국제 비교하는 것은 전체 부동산 세제 구조를 왜곡할 수 있다.

3. 국내 종부세 확대 경험과 해외 보유세 사례의 시사점


◩ 국내 종부세 확대 경험: '부자세’에서 중산층 보유세로


종부세는 2005년 과세가 시작된 이후 약 20년 동안 부동산 정책의 핵심 쟁점이 되어 왔다. 도입 당시에는 고가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완적 과세로 설명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주택가격 상승과 제도 변경이 결합되어 과세대상은 크게 확대되었다.

특히 2017년 이후 2022년까지의 종부세 확대는 보유세 증세론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2017년 33.2만 명에서 2022년 약 120만 명 수준으로 증가했고, 총세액도 0.39조 원에서 3조 원 이상으로 확대되었다(자유기업원, 2022; 국세청, 2023). 1인당 평균세액도 2017년 116.9만 원에서 2021년 473.3만 원까지 증가했다(자유기업원, 2022).

수도권 집중도도 높았다. 2022년 기준 수도권 종부세 과세인원은 96.1만 명으로 전체 과세대상의 약 78.8%를 차지했으며, 서울의 경우 주택소유자 대비 종부세 과세인원 비중이 22.4%에 달했다(자유기업원, 2022). 이는 종부세가 더 이상 극소수 고자산가만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이라고 보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물론 2023년에는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었다. 2023년 주택분 종부세 고지인원은 2022년 119.5만 명에서 41.2만 명으로 감소했고, 세액도 3.3조 원에서 1.5조 원으로 줄었다(국세청, 2023). 이는 기본공제금액 상향, 세율 인하,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중과 폐지, 공시가격 하락, 공정시장가액비율 60% 유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2024년과 2025년에는 다시 증가세가 나타났다. 2024년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은 46만 명, 세액은 1.6조 원이었고, 2025년에는 과세인원 54.0만 명, 세액 1.7조 원으로 증가했다(기획재정부, 2024; 기획재정부, 2025). 특히 2025년 개인 주택분 과세인원은 48.1만 명으로 전년 대비 19.9% 증가했고, 1세대 1주택자 과세인원도 15.1만 명으로 늘어났다(기획재정부,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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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흐름은 두 가지 점을 시사한다. 첫째, 종부세는 제도 설계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따라 과세대상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 둘째, 한 번 강화된 보유세 체계는 납세자의 생애주기와 현금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중산층과 1주택 실수요자에게까지 부담을 확산시킬 수 있다. 보유세 증세론은 항상 '소수 고가주택 보유자’ 또는 '투기적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기본공제, 세율 조정 등을 통해 중산층 납세자에게까지 확대될 수 있다.

◩ 국내 경험이 보여주는 보유세 강화의 3가지 문제


첫째, 보유세 강화가 부동산 가격 안정에 결정적 효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종부세 도입 논의 단계에서는 기대 효과로 인해 주택가격상승률이 일부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으나, 실제 제도 도입 이후 서울 지역 및 아파트 가격상승률에는 유의미한 영향이 확인되지 않았다(최승문·신상화, 2018; 자유기업원, 2022). 주택가격은 보유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금리, 대출 규제, 공급, 인구 이동, 지역 인프라, 교육·교통 여건, 시장 기대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2021년 이후 가격 조정 역시 보유세 강화보다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 여건 변화의 영향이 더 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둘째, 보유세 강화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제한적이다. 주택은 소득이 아니라 자산이며, 자산가치와 현재 소득은 일치하지 않는다. 은퇴 후 소득이 감소한 고령층이 과거에 구입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종부세 대상이 되는 경우, 보유세는 오히려 저소득·고령층에게 역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 연구도 자산보유과세 강화가 기대만큼의 소득재분배 효과를 내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역진적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지적한다(박명호, 2019; 성명재, 2022; 자유기업원, 2022).


셋째, 보유세 부담은 임대시장으로 전가될 수 있다. 임대인이 보유세 부담 증가를 전세보증금 인상, 월세 전환, 반전세 확대 등의 방식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대차 시장이 공급 부족 상태이거나 임대차 규제가 강한 상황에서는 조세 전가 가능성이 더 커진다. 보유세 증세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책처럼 보이지만, 다주택자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자의 역할도 한다. 이들의 보유 부담이 늘어나면 전세 물량 감소, 월세화 가속, 청년·신혼부부·무주택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임동원, 2021; 자유기업원, 2022).

◩ 해외 보유세 사례: 단순 세율 비교보다 제도 구조를 봐야 한다


보유세 증세론자들은 종종 “한국의 보유세 부담은 주요국보다 낮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외 사례를 검토할 때는 단순히 보유세율이나 보유세 수입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 각국의 부동산 세제는 취득세, 양도소득세, 상속·증여세, 지방재정 구조, 공시가격 평가 방식, 납세자 보호 장치와 결합되어 운영되기 때문이다.

OECD는 모든 회원국이 부동산 보유에 대한 반복적 과세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OECD, 2022). 그러나 각국의 보유세는 지방정부 재정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고, 과세표준 평가 방식과 납세자 보호 장치가 다양하다. 또 OECD의 재산 관련 세금 분류는 반복적 부동산 보유세뿐 아니라 부동산 이전, 상속·증여, 금융·자본거래 관련 세금까지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보유세가 낮다”는 단일 지표만으로 한국의 증세 필요성을 주장하기 어렵다(OECD, 2025).

미국의 경우 주별로 재산세 구조가 다르지만, 보유세가 지방정부 재정과 직접 연결되어 있고 납세자 보호 장치가 발달해 있다. 예컨대 캘리포니아의 Proposition 13은 일반 재산세율을 평가액의 1%로 제한하고, 소유권 이전이나 신축이 없는 경우 과세표준 상승률을 연 2% 이내로 제한한다(California State Board of Equalization, 2024). 이 제도에 대해서는 주택 이동성을 낮추는 '락인 효과’와 세대 간 형평성 논란이 있지만, 적어도 납세자에게 세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점은 중요하다(NBER, 2005).

일본의 경우 고정자산세가 존재하지만, 토지와 주택의 평가액은 원칙적으로 3년에 한 번 재평가된다(Kanazawa City, 2023; World Bank, 2025). 매년 시장가격 변동을 곧바로 과세표준에 반영하기보다 일정한 평가 주기를 두어 세 부담 급등을 완화하는 구조다. 즉, 보유세를 부과하더라도 납세자가 장기적으로 예측 가능한 세 부담을 지도록 설계한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있다.

해외 사례의 핵심은 “보유세가 있으니 한국도 더 올려야 한다”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보유세가 존재하더라도 세 부담을 예측 가능하게 관리하고, 과세표준 급등을 완화하며, 지방정부 서비스와 납세자 부담 사이의 연계를 높인다는 점이다. 반면 한국의 종부세는 중앙정부가 부동산 가격 안정, 재분배, 투기 억제 등 여러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기본공제, 다주택자 중과 등 여러 요소가 정치적·정책적 판단에 따라 급격히 바뀌면서 납세자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훼손되었다.

◩ 국내외 사례의 종합 시사점


국내 종부세 확대 경험과 해외 보유세 사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보유세는 가격 안정 수단으로서 효과가 제한적이다. 부동산 가격은 세금보다 금리, 공급, 금융규제, 지역 수요, 기대심리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따라서 보유세 강화만으로 집값 안정을 달성하겠다는 접근은 정책 효과가 불확실하다.


둘째, 보유세는 납세자의 현금흐름을 고려하지 않으면 응능부담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 자산을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소득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고령 1주택자, 장기보유자,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는 자산가치가 높더라도 실제 담세능력이 낮을 수 있다.


셋째, 보유세는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세금이 임대 공급자에게 집중되면 임대료 상승, 반전세·월세 전환, 전세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청년·신혼부부·무주택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


넷째, 해외 사례는 증세의 근거가 아니라 제도 안정성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미국과 일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주요국은 보유세를 운용하더라도 납세자 보호 장치, 평가액 상승 제한, 평가 주기 조정, 지방재정 연계 등을 통해 세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중시한다.


다섯째, 한국은 보유세만 낮은 나라가 아니다. 한국은 취득세·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 등 자산 관련 세 부담이 높고, 재산세에 더해 종부세라는 별도 누진 보유세가 존재한다. 따라서 보유세만 따로 떼어 국제 비교한 뒤 증세를 정당화하는 것은 부동산 세제 전체 구조를 왜곡하는 접근이다.

4. 보유세 증세론의 근본적 문제

◩ 미실현 이익에 대한 반복 과세


보유세는 소득이 실현되지 않았음에도 부과되는 세금이다. 주택가격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주택을 팔지 않은 사람에게 현금 소득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 특히 고령 1주택자, 은퇴자, 장기 거주자는 자산가치가 상승했더라도 실제 현금흐름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세를 급격히 인상하면 납세자는 주택을 보유하기 위해 다른 소득이나 저축을 동원해야 한다. 이는 조세가 국민의 재산 형성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산 형성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세금은 국가 재정 운영을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그러나 조세가 특정 자산 보유를 징벌하거나 국민의 소유권 행사를 실질적으로 압박하는 수준에 이른다면, 이는 조세의 본질을 넘어선다. 주택 보유 자체를 정책적으로 벌주는 방식의 세금은 자유시장경제와 사유재산권의 원칙에 부합하기 어렵다.

◩ 실거주 중심 과세의 위험성


최근 논의되는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은 겉으로는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가가 국민의 주택 보유 목적을 실거주와 비실거주로 나누고, 비실거주 보유에 더 큰 세 부담을 부과하는 방식은 주거 선택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다.


현실에서 주택 소유와 거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직장 이동으로 다른 지역에 거주할 수 있고, 자녀 교육이나 부모 부양, 임대차 계약 관계, 해외 체류 등 다양한 이유로 본인 소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무시하고 비거주 보유를 투기적 보유로 간주하면 정상적인 생활 선택까지 세금으로 제약하게 된다.


부동산 세제는 국민의 생활 형태를 획일적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세제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해야 하며, 다양한 주거 형태와 생애주기 변화를 존중해야 한다.

◩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의 예측 가능성 문제


보유세 증세론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 곱해 과세표준을 산정하는 비율로, 세율을 직접 올리지 않아도 세 부담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다. 문제는 이 비율이 시행령 개정으로 조정 가능하다는 점이다. 법률 개정에 비해 정치적 부담은 작지만, 납세자 입장에서는 세 부담이 행정부 판단에 따라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보유세는 매년 반복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므로 납세자가 장기적인 주거·노후·자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공제액을 빈번하게 조정하면 조세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되고, 시장 참여자는 세금 리스크를 가격과 임대료에 반영하게 된다

5. 정책 대안 및 결론

보유세 증세론은 부동산 시장 안정과 조세 형평성을 명분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종부세 확대 경험과 해외 보유세 사례를 종합하면, 보유세 강화는 가격 안정 효과가 불확실하고, 미실현 이익에 대한 반복 과세로 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고령·저소득 1주택자에게 역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보유세 부담은 임대시장으로 전가되어 청년·신혼부부·무주택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해야 할 방향은 보유세 증세가 아니라 부동산 세제의 합리화와 시장 기능 회복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대안이 필요하다.


첫째, 보유세 증세 논의는 중단하고 세제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세율,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기본공제액을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은 납세자의 신뢰를 약화시킨다. 특히 공정시장가액비율은 법률 개정 없이도 세 부담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핵심 변수이므로, 단기 세수 확보나 부동산 가격 억제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보유세는 국민의 주거 및 노후계획과 직결되는 세금인 만큼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준 아래 운영되어야 한다.


둘째, 종부세는 축소·완화하거나 재산세와 통합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종부세는 이미 재산세를 납부한 부동산에 대해 다시 누진적으로 과세하는 구조다. 이는 이중 부담 논란을 낳고, 특히 1주택 장기보유자와 고령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종부세를 재산세와 통합하여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보유세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적어도 1세대 1주택자, 고령자, 장기보유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부담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


셋째, 실거주 여부를 과세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접근은 신중해야 한다. 실거주 중심 과세는 실수요 보호라는 명분을 갖지만, 현실의 다양한 생활 사정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비거주 1주택자를 일률적으로 투기 수요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직장 이동, 자녀 교육, 부모 부양, 임대차 계약, 해외 체류 등으로 주택 소유와 거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세제가 국민의 생활 방식을 획일적으로 강제해서는 안 된다.


넷째, 거래세 인하와 공급 확대를 우선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보유세 강화보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정비사업 규제 완화, 민간 공급 활성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거래세 부담이 높으면 주택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된다. 이는 시장의 자발적 가격 조정 기능을 약화시키고, 특정 지역 주택에 대한 수요 집중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세금 압박이 아니라 충분한 공급과 원활한 거래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섯째, 임대차 시장 정상화가 필요하다. 보유세 증세는 임대시장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세입자 보호를 명분으로 한다면 보유세를 올릴 것이 아니라 민간 임대 공급을 위축시키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전세와 월세의 선택지를 넓히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자율적으로 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민간 임대공급자가 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세제와 규제 환경을 안정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세입자에게도 유리하다.


여섯째, 보유세 국제 비교는 전체 자산과세 구조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은 보유세만으로 부동산 세제를 구성하고 있지 않다. 취득세, 양도소득세, 상속세, 증여세, 재산세, 종부세가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보유세 부담만 따로 떼어 “한국은 낮다”고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국제 비교는 보유세뿐 아니라 거래세, 자본이득세, 상속·증여세, 공시가격 평가 방식, 지방재정 구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보유세 증세론은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책 효과는 불확실하며, 국민의 사유재산권과 주거 선택의 자유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종부세 확대 경험은 보유세 증세가 처음에는 소수 고가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시작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중산층과 1주택 실수요자에게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23년 일시적 완화 이후 2024년과 2025년에 주택분 종부세 과세인원과 세액이 다시 증가한 점은 이러한 위험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한다.

세금은 국민의 재산 형성을 방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조세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며, 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부합해야 한다. 정부가 진정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원한다면 보유세 강화가 아니라 공급 확대, 거래세 완화, 임대차 시장 정상화, 종부세 합리화로 가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유세 증세가 아니라 국민의 재산권과 시장 기능을 존중하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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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자유기업원(2022), 「최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논란과 당면 대응과제」, 이슈와 자유 제3호.
∙ 최승노(2021), 「종부세, 이대로 괜찮은가」, 브릿지경제 칼럼.
∙ 국세청(2023), 「2023년 종합부동산세, 12월 15일까지 납부하세요」.
∙ 기획재정부(2024), 「2024년도 종합부동산세 고지」
∙ 기획재정부(2025), 「2025년도 종합부동산세 고지」.
∙ 박명호(2019),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의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한 분석」, 2019 경제학공동학술대회 발표논문.
∙ 성명재(2022), 「재산세의 소득재분배 효과와 탄력성 요인분해 분석을 통한 재분배 기여도 분석」, 재정학연구 15권 2호.
∙ 임동원(2021), 「종합부동산세의 국제 비교 및 시사점」, 한국경제연구원 KERI Brief 21-07.
∙ 최승문·신상화(2018), 「부동산 보유세의 세부담 및 경제적 효과 분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보고서 18-06.
∙ OECD(2022), Housing Taxation in OECD Countries.
∙ OECD(2025), Revenue Statistics 2025.
∙ California State Board of Equalization(2024), California Property Tax: An Overview.
∙ NBER(2005), The Lock-in Effect of California’s Proposition 13.
∙ Kanazawa City(2023), Fixed Asset Tax Guide.
∙ World Bank(2025), Property Tax Practices in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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