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요동칠 때, 국가는 어떤걸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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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소민영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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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차를 타고 밖을 나가면 주유를 하기 위에 주유소가격을 보다 멈칫한 적이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휘발유 기준 1,400원, 1,500원 정도를 웃돌던 가격이 2,000원을 넘었다. 올해 2월,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시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막혔다. 하루에 백몇 척이 오가던 뱃길이 10척 남짓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줄었고,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순식간에 배럴당 100달러를 찍었다. 지난 13일 협상이 깨지면서 하루만에 8%가 더 올랐다. 경유는 최근 1년 간 17%가 올랐다. 전쟁은 이란과 미국이 하고 있지만, 우리의 지갑과 기름값도 전쟁을 시작했다.
그러자 정부가 꺼내든 대책이 2가지 정도가 있다. 하나는 차량 5부제. 번호판 끝자리에 따라서 그날의 운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26조원 정도를 통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취약계층은 최대 60만원을 지역화폐로 뿌리겠다는 것이다. 두 정책 모두 누군가는 기뻐할 수 있는 방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로 효과가 있을 것인가? 더 깊게 들어가면 이게 맞는 방향일까?
시장은 이미 말하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 사람들은 알아서 움직이려 할 것이다. 교통수단을 이용하려 하거나, 카풀을 하는 사람도 있고, 불필요한 드라이브를 줄인다. 누가 이렇게 하라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경제 사정을 고려한 행동이다. 굳이 번호판을 보며 통제할 필요가 없다. 시장은 본인이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5부제는 이 흐름을 끊는다. 오늘 꼭 차량 이동이 필요한 사람들의 발을 묶고, 차량 운행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허용된 김에 끌고 나올 수 있다. 자원이 필요한 곳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멕시코 시티에서도 똑같은 실수를 했다. 홀짝제를 시행하자 부유층은 그에 따라 번호에 맞게 중고차량을 구입하여 오히려 차는 늘었고 대기오염은 악화됐다. 우리도 과거에 이런 정책이 있었다. 걸프전 때 10부제, 월드컵 때 2부제. 처음엔 효과가 있는 듯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른 방법으로 찾아 나선다.
지원금도 마찬가지이다. 취약계층이 현재 고유가로 인해서 많이 힘들어졌다는 건 사실이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대 60만원씩이나 현금을 쥐여주는 방식은, 아이러니하게도 기름을 더 쓰게 만든다. 이미 기름값이 많이 올라서 기름을 아껴야 한다고 하는 시장의 신호를 당장의 돈으로 덮어버린 것이다. 기름관련 에너지가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이렇게 현금을 국민들에게 쥐여주고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는 것은, 작은 불을 끄기 위해 기름을 부어버리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이런 방식으로 지속되면 지원금으로 인해 초과 수요가 지속될 것이고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 가격은 점점 오를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장의 한달은 정말 부담 없이 주유를 하며 살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가격이 언제 또 한번 폭등할 지 모른다. 전쟁이 끝났어도 물가 폭등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차라리 공공재인 대중교통을 무료는 힘들더라도 어느정도 가격 할인을 통해서 자가용의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의 이용을 늘려 고유가에 대응하고, 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 문제 해결에도 좀 더 가까워지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의 신호를 덮지 않고 살리며, 취약계층에도 도움이 되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부가 할 일은 따로 있다. 번호판을 단속하는 데에 인력을 늘리기 보다는, 유류세를 조정하고 혼잡통행료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차량 유동성이 심한 시간대에는 통행료를 살짝 올리고, 차량이 몰리지 않을 때에는 통행료를 낮추면 사람들은 움직임을 스스로 바꾼다. 대중교통 지원도 마찬가지이다. 강제로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 아닌 유인을 하는 것이다.이러한 방식이 훨씬 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학자 하이에크는 말했다. 이러한 국가 비상시에 정부가 시장을 대신하려 할 때 시장은 반드시 큰 혼란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 상황에서도 맞는 말이다. 인플레이션은 우리에게 메세지를 항상 남긴다. 줄이고, 아끼고, 바꿔라. 시장이 주는 이 신호를 덮어두고 억제하려 하는 순간 우리는 훨씬 더 큰 혼란을 맞닥뜨릴 것이다. 비상 상황일수록 시장의 자유와 균형을 맞춰가는 힘을 믿어야 한다. 개인의 선택이 모여서 만드는 균형은, 정부의 정책보다 훨씬 강하고 유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