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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기업 살리고 중산층 키우는 ‘상속세 개편‘, 더는 늦출 수 없다

글쓴이
최승노 2026-02-09 , 브릿지경제

상속세 개편을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기업의 투자확대와 현 정부가 표방하는 '실용적 먹사니즘'이 상속세 개편이라는 하나의 접점에서 만나고 있다. 이제 상속세는 단순히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업 생존과 중산층 생활 안정을 결정짓는 민생 경제의 핵심 과제가 되었다. 낡은 상속세 프레임에서 벗어날 때다. 징벌적 기능 대신 상생으로 가는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 상속세는 부의 대물림을 막는 '사회적 정의'의 수단으로 여겨졌으나, 지금 60%에 육박하는 징벌적 세율은 기업가정신을 꺾고 자본의 해외 유출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는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국경의 장벽은 허물어진 지 오래다. 자본은 수익과 안정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며, 국가 간 세제 경쟁은 기업과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 되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징벌적 상속세’는 우리나라를 투자하기 좋은 나라가 되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이유이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거나 무리한 배당을 강행하면서 기업의 재무 구조는 악화된다. 결국 국내 투자 위축과 일자리 창출 저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상속세 개편은 필수적이다.

현행 제도 아래서 대주주에게 주가 상승은 곧 상속세 폭탄을 의미한다. 대주주가 기업 가치를 높이기보다 주가를 억제하려는 유인을 갖게 되는 '역선택'이 발생하는 이유다. 이런 왜곡된 구조는 주식 투자자들이 염원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가로막는다. 기업이 세금 부담 때문에 경영권을 포기하거나 공장을 매각하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 승계는 단순히 '부의 세습'이 아닌 '일자리와 기술의 계승'임을 인식해야 한다. 기업이 지속 가능해야 국가 경제도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중산층까지 확대된 상속세 부담 구조를 이제는 실용적 차원에서 현실화하는 변화가 요구된다. 상속세는 더 이상 '금수저'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정부 지적대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인기 지역의 아파트 한 채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조차 상속세 대상자가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비정상적인 과세 체계를 정상화하는 '민생 처방'이 시급하다. 1주택 실거주자에 대한 상속세 부담을 파격적으로 줄여 중산층의 자산 형성 사다리를 복원해야 한다.


세금 때문에 기업을 팔거나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국가에 미래는 없다. 상속세 개편은 결코 부자 감세가 아니다. 자본이 국내에 머물며 재투자되고, 기업이 백년 기업으로 성장하여 더 많은 고용과 세수를 창출하게 하는 '국가 생존 전략'이다. 기업 활력과 민생 안정의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된다.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타이밍이다. 기업계의 애로사항인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요건을 완화해, 기업이 상속세 걱정 없이 신규 투자와 고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경제 선순환을 위한 '구조적 결단' 필요하다. '상속세 개편은 부자 감세'라는 이념적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은 경영권 안정화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국민은 정당한 노력으로 일군 자산을 보호받는 시장과 민생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본질이다. 정부가 실용적 관점을 적극 수용해, 대한민국 경제의 백년대계를 위한 합리적인 상속세와 증여세 개편안을 신속히 도출하길 바란다. 징벌적 상속세라는 낡은 장벽을 허물 때, 비로소 우리 경제는 새로운 도약의 다리를 건널 수 있을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