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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구속력 없는 노란봉투법 지침에 현장은 `물음표`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2-03 , EBN 산업경제

교섭창구 단일화, 소수 노조 권리 위축 우려
단일화 원칙 속 가려지는 교섭 참여권 문제
현장 "노노 갈등 키울 수 있어" 경고


고용노동부가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지침을 두고, 유권해석의 불명확성이 오히려 노사관계를 법원 판결과 소송 중심 구조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혼란과 법적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기업원은 미래노동개혁포럼과 지난 2일 '노란봉투법 시행령·해석지침의 법·경제적 평가 및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정부가 제시한 시행령 개정 방향과 해석지침이 노동시장과 산업 현장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고용노동부가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제시한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지침을 중심으로, △사용자 개념 확대 △노동쟁의 대상 범위 변화 △교섭 구조 재편이라는 세 가지 축이 노사관계에 가져올 구조적 변화를 법적·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파트너 변호사는 개정 노조법이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를 사용자에 포함시킨 점을 핵심 변화로 지목했다.

정 변호사는 정부 해석지침이 '구조적 통제'라는 판단 요소를 제시한 점은 일정 부분 의미가 있지만, 이는 법률에 명시된 기준이 아니라 행정 해석에 불과해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사용자성 판단은 사후적 판정과 소송을 통해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기업의 정상적인 계약 관리나 경영 판단이 분쟁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현장 관점의 우려도 제기됐다. 이어 발제에 나선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원청 사용자성이 폭넓게 인정될 경우 다수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동시에 몰릴 수 있다"며 "이를 조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소수 노조의 교섭 참여권이 오히려 제약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은 "이 법이 대기업 대 노동자 구도가 아니라 노동 내부의 교섭권 불균형, 즉 '노노 갈등'을 심화시키는 구조로 작동할 수 있다"며 산별·초기업 교섭이 확대될 경우 개별 사업장의 특수성과 현장 노동자의 자기결정권이 약화될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토론에서는 제도 변화가 가져올 거시적 영향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이승길 미래노동개혁포럼 대표는 "디지털 전환과 산업 구조 변화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용자 범위 확대와 노동쟁의 대상 확장은 노사관계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시행령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교섭단위 분리 기준을 폭넓게 제시해, 결과적으로는 교섭 구조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환웅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노란봉투법 개정의 효과를 권리 확대의 문제라기보다 제도 설계에 따른 거래비용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사용자성 판단 기준이 추상적이고 개방적일수록 '누가 사용자냐'를 둘러싼 분쟁과 소송이 급증할 수 있다"며 "교섭 비효율을 줄이려는 취지와 달리, 법적 불확실성이라는 새로운 거래비용이 더 크게 늘어나는 전형적인 트레이드오프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유기업원은 "노란봉투법의 취지인 노동권 보장이라는 가치와, 기업 경영의 예측 가능성·법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세미나는 찬반을 넘어 제도 설계가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를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