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이 살아나야 경제도 선순환한다"
-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5-10-27 , 주간조선
-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가정신’을 되살리는 일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십 년간 고도성장을 이끌던 동력이 약화하고, 규제와 경직된 제도는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가정신이야말로 한국 경제 재도약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한다.
자유기업원은 지난 10월 21일 서울 영등포 사무실에서 '기업가정신으로 여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 세미나를 열고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현실을 진단하는 한편,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해법을 모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학계·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석해 기업가정신의 의의를 재조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한국형 지표 개발 결과를 공개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대기업의 활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이 약화한 현실을 지적하며 “대기업 비중이 작아지고 근로 여건이 불안정해 근로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 있어야 안정된 일자리와 활력이 만들어진다”며 “기업이 단순히 돈만 버는 존재가 아니라 기업가정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곳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제도적 환경과 사회적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웅희 한국경영인학회 회장은 경제의 본질을 교환(exchange)에서 찾으며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제의 기본 원리는 교환이며, 사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것이 기업가정신의 출발점”이라면서 “기업가정신이 매력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고, 그것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선순환 성장을 이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 사회에 팽배한 포퓰리즘 경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회장은 “경제의 출발점을 혁신이나 기업가정신이 아닌 소득주도성장처럼 소득 지급에 둔다면 혁신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며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발명할 때 노동자를 위한 임금 정책부터 고민했다면 더 빠른 마차를 만드는 데 그쳤을 것이고, 자동차는 발명되지 못했을 것이다. 혁신은 언제나 소수의 기업가정신에서 나오며 다수결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21일 '기업가정신으로 여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 세미나’에서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이 발표하고 있다. photo 서하나 기자
“혁신 기업 많이 나와야”
기업가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제도적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원소연 한국행정연구원 실장은 “정치적 이념을 떠나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제도를 연구해야 한다”며 “혁신 기업이 많이 나오도록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유기업원은 이어 자체 개발한 '기업가정신 종합지수’를 발표했다.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은 “2000년대 금융위기와 코로나19를 거치며 한국 경제는 최근 10년간 저성장에 머물러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가정신의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는 지수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을 설명해온 주요 학자들의 논의를 소개하며 “나이트는 불확실성을,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를, 커즈너는 기민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과도한 규제로 기업가의 기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유기업원은 투자·노동·생산·규제·태도 등 다섯 영역을 반영해 지수를 설계했고, 각 영역에 20%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고 실장은 “한국경제인협회의 글로벌 지표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가정신은 세계 4~5위로 평가되지만, 실제 체감과 괴리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국내 통계를 활용한 한국형 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기업원은 기업가정신 종합지수를 도출하기 위해 투자, 노동, 생산, 제도적 환경, 태도 등 지표에 각각 20%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기업가정신 종합지수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급락했고, 2008년 금융위기에도 소폭 하락했다. 결국 기업가정신이 활발한 시기에 경제성장률이 높았고, 기업가정신의 하락은 경제성장률의 하락으로 나타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합리적이고 유연한 규제 필요”
정책적 제언도 쏟아졌다. 교육과 인재 양성, 스케일업과 투자환경 조성, 노동시장 개혁과 노동생산성 제고, 규제 개혁, 조세개혁과 상속세 완화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무엇보다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가정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를 바꾸고, 기업가정신을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심우현 한국행정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은 규제의 역설과 정부 실패 사례를 들어 규제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그는 “영국 런던 켄싱턴 거리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했지만, 운전자들이 안심해 속도를 높이면서 교통사고가 오히려 늘어난 것은 규제가 기대와 정반대의 효과를 낸 대표적인 사례”라며 “명령지시적 규제, 사전적 규제, 포지티브 규제 등 전통적 규제를 대안적·사후적·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소한의 안전망만 확보해 기업들이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먼저 내놓을 수 있도록 허용한 뒤 필요하면 규제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토론에서는 규제와 혁신, 사회적 인식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배관표 좋은규제시민포럼 홍보협력위원장은 “한국은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점진적 혁신에 머물렀을 뿐 기존과 다른 파괴적 혁신이 부족했다”며 “볼링에서 '킹핀’이 쓰러져야 나머지도 쓰러지는 것에 비유하면, 기업가정신은 경제성장의 킹핀”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업가정신 종합지수를 산정할 때 가중치 설정이나 타당성 문제 등을 고심해야 하며, 매년 지수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태준 한양대 창업융합학부 교수는 “한국이 국제사회와 단절된 '갈라파고스화’가 될 우려가 있다”며 “중국은 오히려 명확한 규제를 통해 스타트업 열풍을 일으켰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는 기업가정신을 평가절하하고 대기업 혁신을 조롱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제도 당국은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유기업원 “저성장 돌파구는 기업가정신 회복”
- 자유기업원, ‘기업가정신으로 여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 세미나 개최
- "기업가정신이 성장의 엔진"...자유기업원 `기업가정신으로 여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 세미나 개최
- [세미나] 기업가정신으로 여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자유기업원 ,한국규제학회, 한국경영인학회, 좋은규제시민포럼 주최 세미나
- [세미나] 기업가정신으로 여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
-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유일한 길은 기업가정신의 회복에 있어
- 우리나라 기업가정신 종합지수 개발 및 시사점
- 제9회: 기업가정신 고양, 한국 경제 재도약의 전제조건
- 왜 다시 기업가정신이 필요한가?...기업가정신의 위기와 한국경제의 저성장 극복 과제
- [세미나] 기업가정신으로 여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