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아 <법>-7차

자유주의 입문 독서토론모임 / 2020-12-27 / 조회: 2,610

2020년 12월 27일 (월) 7회


<법> 독서토론 7차 온라인 모임: 강영, 모리, 태준, 유론


P93 인간의 본성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보전과 자기개발을 열망한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성향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인간은 남들을 희생시켜서라도 자기의 생존과 발전을 꾀하려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것이 진실임

좋은 것은 취하고 나쁜 것은 피하려는 원초적이고, 보편적이며, 극복하기 어려운 정서반응, 즉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비롯된다.


P94 재산과 약탈


인간은 끊임없는 노동, 즉 끊임없는 생산과 이용을 통해서만 생존할 수 있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재산의 기원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타인의 노동의 결과를 차지함으로써 자신의 생존을 유지하고 삶을 즐기는 것 또한 가능하다. 그성이 바로 약탈의 기원이다.


종교도 도덕도 인간의 그러한 성향을 막지 못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 약탈을 멈출까? 약탈이 노동보다 어려울 때에야 비로소 인간은 약탈을 멈추게 된다.


약탈로부터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법의 정당한 목적이어야 함은 명백하다.



많은 종교와 사회규범은 인간의 이러한 본성을 다스리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더불어 소수의 몇 안되는 개인들은 자신의 본성을 다스리고 더 높은 인격 함양을 추구하며, 타인의 귀감이 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평범한 인간은 그 본성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바스티아가 언급 했듯이, 할 수 만 있다면 소위 악행이라 불리는 것을 태연히 실행할 수 있는 이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보편종교를 지향한 그리스도교, 불교가 인류 역사에 나타난지 2000년이 지났음에도, 인간 본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보인다. 단지 이를 활용하여 zero-sum이 아닌 positive-sum이 되도록 만드는 시장의 역할이 점차 더욱 커져오며, 과거에 비해 더 나은 세상으로 점진적으로 변화했다고 보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인간 본성을 이기심으로 본다는 것에 대해, 혹은 “이기심”이라는 말 자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통념에 대한 얘기를 잠시 나누었었다.


이기심은 스스로를 위한 합리적 선택이며, 합리적이라 함은 단기, 중기 그리고 장기적 결과를 고려하며 선택한 것이다라는 유론님의 얘기에 수긍하였다.


개인의 이기심과 이기심의 접점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며, 그러한 “거래”가 일어나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모든 “거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기심에 기초하여 이루어 진다.


아주 쉽고 대표적인 사례가 내가 종종 애용하는 “당근마켓”에서의 중고거래이다. 그 앱에 들어가서 보면 수많은 물건들의 거래가 자발적으로 이루어 진다. 누군가는 자신 소유의 물건을 현금으로 바꾸고자 하며, 누군가는 자신의 현금을 타인이 소유한 물건으로 바꾸고자 한다.


서로가 원하는 가격에 차이가 있다면, 그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지만, 이기심에 따른 조정에 따라 접점이 생기며, 그 접점가격에서 두 개인은 “거래”를 한다. 각자는 자기의 이기심을 충족시켰고 이에 충분히 만족한다. 누군가의 강제도 없었으며, 하기 싫은 거래를 억지로 하지도 않음에도 그리고 사회전체적으로 본다면 생산물의 증가가 하나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각 개인의 후생은 늘어났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판 이는 새로 생긴 현금 덕분에 자신의 이로움을 증진시킬 수 있다. 그리고, 새 물건을 사는 대신 중고물품이라도 자신의 이로움 증진을 위해서 동일한 효과라 생각하고, 더 싼 가격으로 물건을 산 사람 역시 자신의 이로움을 증진시켰다.


이것이 바로 “거래”자체가 이끌어낸 Positive-sum인 것이다.


사회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단순히 각 자원들이 재분배 되었을 뿐인데, 후생은 늘어났다. 이러한 후생 증가를 국가가 더 잘 해줄 것이라 믿는 이들이 사회주의자이다. 즉,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국가의 소유로 바꾸고 국가가 그 자원을 잘 배치한다면, 더 나은 결과가 이뤄질 것이라 믿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당연히 이를 믿지 않고 역사적으로 이는 불가능함이 증명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각 개인이 자신의 사유재산을 완전히 소유하고, 이를 거래해 가면서 사회적 후생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자유주의자이다. 바스티아는 인간은 개별성(생명), 자유(재능), 재산(생산)을 가지고 있으며, 이 자체가 인간 그 자체라 얘기한다.


자신의 생명, 자유, 재산이 소중하듯, 타인의 그것도 소중하기 때문에, 이를 지킬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만이 제대로 된 “법”이라고 이야기 한다.


태준님은 이러한 인간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지키고 높여가고자 하는 높은 정신문화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더 높은 물질문화가 이루어져 왔다는 설명을 해주셨다.


모리님은 조선시대 성립시기의 성리학이 폭력을 종식시키는 사회 시스템이었음을 언급하였다. 비록 사농공상으로 구분되는 신분제 사회이기도 했으나, 왕과 신하가 서로 견제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었고, 계급을 통한 시스템으로 사회의 안정을 추구 할 수도 있었다.


자유주의자들이 간혹 받는 질문은 “자유”의 개념을 자꾸 아무것이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낮은 수준으로 치부하며, “낙태”, “동성애”, “성매매” 등에 대해 모두 허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것이다.


이에 대해 모리님은 사회적 관습과 입법된 법을 구분하고, 입법된 법에 대한 저항정신을 가지는 것이 자유주의자의 자세라 얘기하셨고, 나 또한 이에 대해 동의하였다. 많은 낙태반대론자들은 기본적으로 낙태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갖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일 지라도, 만일 자신의 딸이 어떠한 이유로 낙태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이를 법으로 못하게 하는 것에는 분명히 다른 저항감을 느낄 것이다.


비슷한 사례에 대해서 모리님이 말씀해주셨다.


과거 아편은 아이들을 재울 때 사용될 정도로 널리 사용된 적이 있었다. 그러다 아편의 부작용이 인식되며 금지시키자는 청원운동이 30년간이나 지속되고 난 후에야 법으로 규제 되었다. 지금은 아편의 나쁜 점을 대부분의 사회와 구성원들이 인지하고 이를 기피하며, 법으로도 규제하고 있다.


1830년대 아편규제에 이어, 노예제도 규제 더 나아가 금주법까지도 제정된 것이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모든 것이 법으로 제정하고 하지 말라고 안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후, 금주법의 제정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었다기 보다는, 더 음지로 스며들고, 마피아의 세력을 확장시켰으며, 더 큰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런 점들을 보았을 때, 무엇이 완벽한 법인지는 분명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단지 “자유”의 관점에서 예민하게 관찰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만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얘기가 나와 이에 대한 얘기와 역사의 흐름등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다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다. 그래서 몇페이지 읽지 못했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위해서는 역사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침 ‘설민석’이라는 가짜 역사학자에 의해 역사적 사실들이 왜곡되는 상황이 만천하에 드러나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지난주부터 “자유”가 어디로부터 주어진 것인지,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 그에 합당한 답을 찾으려는 과정을 지속해 오고 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쉽게 답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한 고민은 더 옳은 것을 어떻게 찾아갈 것인지에 대한 안내서 역할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2020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 어느해보다 개인적인 성취가 많은 시기였다고도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코로나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온라인으로 독서 모임을 하는 시도를 감히 시도해보지 못했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 희망찬 2021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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