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첫 영리법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이 개설 허가를 받았다. 2002년 김대중 정부에서 영리병원 설립을 검토 한 지 16년 만에 첫 결실을 맺은 것이다.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반쪽짜리 허가이지만 낙후된 방식에 머물러 있는 의료 시스템이 투자개방형으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영리법인이라는 말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뜻한다. 현행 병원들이 투자폐쇄형이었기에 자본의 투자가 쉽지 않았고 이는 의료 비효율과 낙후성의 원인이 되어 왔다. 의료관광은 주변국 병원에 빼앗겨 왔으며, 병원들은 불필요한 약을 처방하면서 소비자 후생은 외면한 채 수익만을 추구해왔다. 비록 제주도의 한 개 법인에게만 허가된 것이지만 의료분야에 투자를 제한해 온 규제를 해소한 것은 다른 병원에게도 자극을 줄 수 있어 의료 전반의 효율성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어 기대된다.
모든 병원이 투자폐쇄형의 낙후된 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과 정상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는 병원이 있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투자의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어느 것이 더 나은지 비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의료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이들이 투자개방형 병원을 극렬히 반대하는 것은 이처럼 더 나은 방식이 하나라도 있으면, 폐쇄적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을 걱정해서 일 것이다. 어느 분야든 다양성이 인정되는 열린 방식이어야 소비자뿐만 그 분야의 종사자도 닫힌 시스템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
자본 투자가 용이해지면 의료서비스의 질적 개선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의 비용도 낮아질 수 있어 의료소비자의 편익이 제고될 것이다. 반대론자들은 자본투자가 되면 의료비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어느 분야에서든 자본투자가 용이해 지면 시장에서 투자 활동이 활발해 그 분야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가격 하락 현상이 발생한다. 자본의 투자는 비용을 낮추거나 편익을 높이게 되고 이는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와, 결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을 낮추게 마련이다.
이번에 제주도에 허가된 영리병원은 해당 지역의 고용을 늘리고 의료관광이라는 새로운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들은 의료사회주의 세력과 기득권을 옹호하는 일부 의사들의 반대 주장에 막혀 지역발전이 방해받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영리병원이 문을 열게 되면 앞으로 의료공공성과 건강보험체계의 선진화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 의료기기와 기술을 개발하고 촉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양질의 서비스로 나아갈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의료는 본질적으로 민간영역에 해당한다. 민간병원이 90% 이상이며, 국공립 병원은 10%미만이다. 물론 국공립병원도 적자 상태에서 영업을 하기는 어렵다. 정상적인 투자활동을 통해 의료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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