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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투자, 정치 논리보다 입지경쟁력 봐야 한다

글쓴이
최현조 2026-07-28 , 마켓뉴스

산업통상부, 수도권에서 멀수록 과감한 지원 예고, 지원 규모만으론 입지경쟁력 보완에 한계 / 안정적인 전력 공급, 물류 접근성, 교육·의료·주거·문화 기반 개선이 지역 정착 가져온다 / 정책 목표--기업에 현금 투하가 아닌 지방에서 감당해야 할 비용 낮추어야


지난 7월 6일, 산업통상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지방투자기업 유치에 대한 국가의 재정자금 지원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 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기존사업장 유지의무를 완화하고, 업력 1년 미만의 신설 계열사까지 보조금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올해 2월에는 국비 지원 한도를 투자 건당 15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기업당 20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상향했다.


당시 산업통상부는 앞으로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과감한 지원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지방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지원 대상과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액을 늘리는 방식이 기업의 입지 선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적 필요와 기업이 실제로 입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투자 촉진 보조금은 2004년부터 2025년까지 총 1596개 기업에 약 2조7439억원이 투입돼 이 기간 지원 대상 기업의 투자액은 약 36조 원, 고용은 8만 1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는 보조금을 지원받은 기업의 전체 투자와 고용을 합산한 것으로, 보조금이 없었을 경우 발생하지 않았을 순증 투자와 고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0년 넘게 제도를 운영하고도 지원 한도를 높이고 대상을 계속 확대해야 한다면, 지원 규모만으로 지방의 입지경쟁력을 보완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른 지역산업 지원제도의 성과도 재정·세제 혜택만으로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1~2025년 지역 산업클러스터 예산 규모는 약 6조 5000억 원에 달하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생산·소득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지역혁신 클러스터 육성 사업도 국비 10억 원당 특허와 논문 성과가 감소했다. 조세와 부지 혜택을 제공하는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기업 투자액 역시 2019년 2조 9000억 원에서 2022년 2조 2000억 원으로 줄었다. 이들 사례는 재정지원이 필요할 수는 있어도 전력·물류·인력·시장 접근성과 같은 입지조건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부는 균형발전과 지역소멸 대응이라는 정책적 필요에 따라 수도권에서 먼 지역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은 정책적 배려보다 생산비용, 인력 확보, 시장 접근성, 전력 공급, 물류와 규제환경을 기준으로 입지를 선택한다. 보조금이 이러한 조건의 차이를 일시적으로 상쇄할 수는 있지만, 입지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지는 못한다. 지방투자가 기대만큼 늘지 않는 현상은 단순히 보조금이 부족하다는 신호가 아니다. 해당 지역에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물류비와 인력 확보 비용, 전력 공급의 제약, 시장 접근성, 인허가 지연과 규제 불확실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보조금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구조적 비용을 낮출 수 없다.


보조금은 투자 결정 단계에서 작동하지만 기업의 생산활동은 장기간 이어진다. 지원 기간이 끝난 뒤에도 기업은 전력을 공급받고, 제품을 운송하며, 필요한 인력을 계속 확보해야 한다. 결국 기업의 장기 정착을 결정하는 것은 일회성 지원보다 지속 가능한 입지 조건이다.


정책의 우선순위는 지방의 입지 비용과 불확실성을 직접 낮추는 데 두어야 한다. 전력망을 확충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고, 도로·철도·항만 등 물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교육·의료·주거·문화 기반을 개선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중복 인허가와 획일적인 토지이용 규제를 정비하고, 산업단지 입주업종 제한과 각종 행정절차를 합리화해야 한다. 규제의 수준과 인허가에 필요한 시간 역시 기업의 입지를 결정하는 핵심 조건이다.


기업은 비용과 불확실성이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정책 목표는 기업에게 현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지방에서 감당해야 할 비용을 낮추는 것이어야 한다.



최현조 자유기업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