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대한 비난? 새로운 보수주의의 탄생

자유경제원 / 2017-01-28 / 조회: 9,750       미디어펜
어느 원로교수의 트럼프에 대한 변호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에 대해 국내외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취임 초기에 의례 그러듯이 새로운 미국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이례적으로 불만과 항의 시위가 적지 않다. 미국의 주류언론들은 트럼프가 역대 대통령 중에서 취임 초기에 최악의 지지율, 반면에 오바마는 퇴임 시에 최상의 지지율을 받는 대통령 중 한 사람임을 애써 부각하는가 하면, 트럼프 시대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보도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서방세계의 언론도 같은 보도 자세를 보이고 있고, 이런 경향은 한국의 경우에 더욱 심하다. 트럼프에 대한 비판과 항의는 정당한가? 얼마나 진실을 반영하는가?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이번 미국 선거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트럼프는 선거인단수에서 압도적으로 클린턴을 이겼을 뿐 아니라, 공화당은 커다란 차이로 하원과 상원 의석을 확보하였고, 주지사와 지방의회선거에서도 압승하였다. 클린턴이 유권자 수에서 트럼프를 200만 표에 가까운 다수표를 얻었다는 반론도 있지만, 그것은 민주당에게 '묻지 마’식 몰표를 던지는 대도시 인구밀접지역을 포기한 선거전략 때문이었고, 트럼프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민심을 얻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런 트럼프 현상은 결코 비정상적인 포퓰리즘 따위로 폄하해서는 곤란하다. 
 
트럼프에 대한 비난은 크게 보아 다음의 두 가지다. 첫째는 그가 대통령으로서는 인격적으로 부적합한 인물, 인종주의자, 여성 혐오자, 외국인 혐오자 또는 백인우월주의자라는 낙인 때문이고, 다음은 그가 反이민 성향의 국수주의자이며, 자유무역보다는 보호주의 정책을 선호하는 중상주의자라는 인식이다. 전자의 비판은 근거 없는 감성적 편견, 선동적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실제행위가 이런 특성을 드러낸 경우를 찾기 어렵고, 이혼 경력에도 불구하고 건실한 가정을 유지해왔으며, 소수인종, 여성, 외국인을 차별하지 않고 우대해왔던 사실이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워싱턴에서 일어난 여권주의자들의 항의시위는 이런 편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수십만 명이 갖가지 과격한 플래카드나 피켓을 들고 운집한 이 집회에서 한 유명 여자가수는 군중들을 향해 “(트럼프가 만드는) 이 엄혹한 암흑의 순간을 우리가 깨어나 서 규탄해야 한다”고 외치며, 저주와 욕설을 퍼부어 댔다. 비슷한 항의시위가 유럽의 도시에서도 일어났다고 한다. 마치 한국식 촛불시위를 보는 듯했다. 이를 같이 지켜본 미국인 친구는 내게 “저 사람들이 트럼프를 싫어하는 건 알겠는데, 어떤 정책에 대해 왜 항의하는지는 모르겠다” 고 말했다.  

  
▲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에 대해 국내외의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취임 초기에 의례 그러듯이 새로운 미국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이례적으로 불만과 항의 시위가 적지 않다./사진=도널드 트럼프 공식트위터

 
그는 이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적이 없고, 다만 무제한적 불법이민의 유입 반대와 통제강화를 내세우고 있을 뿐이다. 그가 고립주의자이거나 보호무역주의자라는 비판도 과장된 측면이 있다. 무역협정에서 불공정한 관행을 깨야 한다는 주장, 자국 산업 보호내지 국내유치 정책은 과격한 면이 있지만, 그는 스스로 자유무역을 옹호자며, 기업규제를 해소하고 법인세를 감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는 본질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신봉하는 자유시장주의자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강조하는 공정한 무역, 미국 국익우선주의도 자유시장의 원칙이라는 틀에서 벗어난다고 단정하거나 부정할 근거는 없어 보인다. 상대국의 입장에서 보면 불편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원망만 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런 입장에 맞서거나, 필요하다면 협력하면 그만일 터이다. 같은 맥락에서 동맹국에 대한 안보상 책임전가 문제도 지나치게 과민 대응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자주국방의 의지를 다질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그가 천명하는 외교정책도, 단순한 고립주의에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국제정치 환경에 대한 전략적 대응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터이다.
 
무엇보다도 주목해야할 점은 트럼프와 트럼프 현상의 대두가 단순히 정치 신인의 등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의 등장은 지난 수십년간 진행되어온 좌파이념의 확산에 대한 반작용의 성격이 강하다. 그것은 좌경화한 정치적, 사회적 환경, 좌편향이 심화된 언론과 학계에 대한 시민적 저항을 반영한다. 현재의 상황은 국내적으로는 사회주의 성향 (Socialization), 대외적으로는 국제주의화 (Globalization)의 강화로 자유와 주권의 침해되어가는 현상에 대한 반발을 의미한다. 트럼프의 등장을 미국 공화당의 몰락이나 미국적 고립주의로 회귀가 아닌, 공화당의 재건, 새로운 보수주의의 탄생으로 보는 시각도 이를 반증한다. 지난 수 개월동안 연달아 일어난 영국의 브랙시트, 트럼프의 압승은 이것을 확인시켜준 구체적인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 필자는 테레사 메이 영국수상이 며칠 전에 브렉시트의 정신을 천명한 명연설에서, 간결하지만 분명한 트럼프의 취임사에서 확인하였다고 믿는다. /장대홍 한림대 명예교수

  
▲ 트럼프에 대한 비판과 항의는 정당한가? 얼마나 진실을 반영하는가?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이번 미국 선거는 트럼프와 공화당의 압도적인 승리였다./사진=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공식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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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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