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E Home

AI 시대 전력수요 급증…"원전 중심 무탄소 전략 필요"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6-18 , 포인트데일리

◆ 원전 중심 기술중립 전원믹스 필요성 제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 구축이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만을 목표로 한 정책에서 벗어나 원전을 축으로 한 기술중립적 무탄소 에너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유기업원과 우재준·김소희 국회의원, 한국환경정책협의회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환경과 기업을 살리는 중장기 무탄소 에너지 전략’ 정책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행사에는 조성봉 숭실대 초빙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형건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종호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객원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토론에는 고범규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원, 박상덕 전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장, 김범철 강원대 환경학과 명예교수가 참여했다.


우재준 의원은 서면 축사를 통해 “에너지 정책은 특정 발전원에 치우치기보다 과학적 근거와 기술중립 원칙, 산업 현장의 현실을 반영해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도 “핵심 과제는 어떤 발전원을 더 늘리느냐보다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공급 구조와 신뢰할 수 있는 시장 규칙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발제에 나선 김형건 교수는 AI 시대 산업 성장의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전력 공급을 꼽으며 실현 가능한 시장 제도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간 대규모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는 현실성이 떨어지며 수도권 데이터센터 계통 접속 문제와 송전망 부족 사례에서 보듯 전력망 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해결 방안으로 송전망 확충과 자원 적정성 관리, 시장 중심의 전원 선택 확대, 시간·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 직접전력거래(PPA) 활성화, LNG와 소형모듈원전(SMR) 등 안정적 전원의 기술중립적 활용 등을 제안했다. 특히 원전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메우기 위해 LNG를 과도기적 전원으로 활용하되 명확한 전환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교수는 우리나라와 같은 독립계통 국가에서는 미래 전력수요와 계통 특성을 함께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저장장치 비용 등을 포함한 전체 시스템 비용을 기준으로 분석할 경우 2050년 원전 비중을 50%, 재생에너지를 30% 수준으로 구성했을 때 전기요금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전 비중이 크게 줄고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요금 부담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안정성과 경제성, 공급 가능성을 모두 고려한 무탄소 에너지 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고범규 연구원은 유럽에서 장기간 태양광과 풍력 발전량이 급감했던 ‘재생에너지 가뭄’ 사례를 소개하며 우리나라 역시 이에 대비한 안정 전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상풍력의 발전 효율과 건설비용을 감안하면 원전이 무탄소 전력 공급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재생에너지가 이를 보완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박상덕 전 원장은 ‘에너지 전환’이라는 개념을 ‘무탄소 전환’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예비전력 확보 등 추가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발전단가뿐 아니라 시스템 전체 비용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원전을 무탄소 전원의 핵심 축으로 유지하면서 수소, 탄소포집저장(CCUS), ESS, 수요관리 등을 기술중립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범철 명예교수는 국내 수력발전 비중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장기간 가동이 중단된 도암댐의 발전 재개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력이 탄소 배출이 거의 없고 단시간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 온실가스 감축과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도 활용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AI와 첨단산업 시대에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며, 설비 확대 목표에만 치우치기보다 시장 원리와 기술중립성을 바탕으로 한 중장기 무탄소 에너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