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100GW 비현실적"... 무탄소E 전략 재설계론 부상
-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6-17 , 시장경제신문
-
우재준·김소희, 자유기업원·환경정책협의회 공동 토론회 / "AI 시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2030년 2배 급증 전망" / "원전 중심 기저전원·재생E 보완... SMR 생태계 구축 시급" / "LNG, 전환기 교량 전원... CCUS·수소혼소로 청정화 결합"
AI 시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정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정책 기조에 도전하는 무탄소 에너지 로드맵이 본격 가시화했다. 원전 비중을 35~50% 수준으로 확대하고, LNG를 전환기 교량 전원으로 활용하면서 SMR(소형모듈원전) 생태계를 본격 구축하는 무탄소 에너지 전략 재설계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것이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과 김소희 의원은 17일 자유기업원·한국환경정책협의회와 공동으로 '환경과 기업을 살리는 중장기 무탄소 에너지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사실상 정부의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를 정조준한 셈이다.
◆ 우재준 "기술중립적 판단으로 환경·산업 함께 살릴 해법을"
우재준 의원은 에너지 정책의 설계 원칙부터 짚었다.
그는 "앞으로의 에너지 정책은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기술중립적 판단, 그리고 국내외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며 "지금 우리는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외면할 수 없으면서도, 동시에 산업 경쟁력과 전력 안정성이라는 현실적 조건 역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에너지 정책은 환경과 산업을 서로 대립하는 가치로 볼 것이 아니라, 두 가치를 함께 살리는 지혜로운 해법 위에서 설계되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략은 국민의 삶과 기업의 현장, 그리고 국가 경제의 미래를 함께 지켜내는 실천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 의원은 "오늘 세미나가 주목하는 무탄소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 수소, CCUS 등 다양한 무탄소 전원을 기술중립적으로 검토하고,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비용 부담, 산업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는 오히려 환경 목표를 지속가능하게 달성하기 위한 보다 현실적이고 책임 있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경쟁력 측면에 있어서는 "기업의 입장에서 에너지 전환은 곧 핵심 경쟁력 확보와도 직결된다"며 "전기요금, 공급 안정성, 규제의 예측 가능성은 기업의 투자와 고용, 나아가 지역경제의 활력과도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탄소 에너지 전략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역, 산업과 민생이 함께 납득할 수 있는 전략적 전환의 틀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 김소희 "원전 중심 기저전원에 SMR까지"
김소희 의원은 AI 시대 전력 경쟁의 구조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김 의원은 "지금 전 세계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전환기인 'AI 대전환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다"며 "AI 생태계를 떠받치는 핵심 토대이자 글로벌 기술 주도권 경쟁의 가장 치열한 승부처는 다름 아닌 '전력'"이라고 했다.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불과 수년 사이에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짚었다.
전력 경쟁의 규칙 자체가 바뀌었다는 진단도 내놨다. 그는 "과거에는 '누가 더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하는가'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대규모 전력을 24시간 끊김 없이 무탄소(Carbon-Free)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가 국가와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국내 상황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가을 보였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역시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으로 전례 없는 전력 수요 증가에 직면해 있다"며 "그러나 송전망 확충 지연, 전력시장 제도의 한계, 불확실한 에너지믹스 정책은 우리 산업 경쟁력과 전력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안으로는 원전 중심의 에너지믹스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AI 시대가 요구하는 24시간 안정적인 기저전원으로서 원자력 발전을 중심축으로 하면서 재생에너지를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안정적인 에너지믹스 체제를 확고히 해야 한다"며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흐름에 발맞춰 SMR을 적극 활용한 원전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환기 전원 활용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가교 역할을 할 가스터빈(수소혼소) 및 LNG 백업 설비를 Bridge 전원으로 활용하고, 이를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과 결합해 청정화하는 정교한 무탄소 전환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계통 혼잡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조달할 수 있도록 PPA(전력구매계약) 제도를 획기적으로 활성화하는 등 전력시장 규칙 전반을 AI 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에너지 정책은 더 이상 '환경'과 '기업'을 대립시키는 이분법적 도구여서는 안 된다"며 "이념에 치우친 실현 불가능한 재생에너지 목표가 아니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국제적 규범을 준수하면서도 우리 제조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뒷받침하는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무탄소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고 다짐했다.
◆ "재생E 100GW 비현실적... 시장 규칙 마련해야"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정부 목표의 현실성을 지적했다.
최 원장은 "정부가 제시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도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계통 부족, 비용 부담, LNG 의존 심화라는 현실적 한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지키기 어려운 목표는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기업의 투자 판단을 불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법으로는 기술중립 원칙을 제시했다. 최 원장은 "무탄소 에너지 전략은 기술중립적이어야 한다"며 "원전,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 고효율 전력망, LNG 등 다양한 수단을 과학적 사실과 경제성, 계통 안정성의 관점에서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원전은 안정적인 무탄소 기저전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LNG는 전환기의 현실적 교량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수소혼소와 CCUS 등과 결합해 무탄소 전환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특정 전원을 정해 시장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송전망과 계통 안정성, 자원 적정성, 예측 가능한 가격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정부 역할도 분명히 했다.
◆ "설비 목표 아닌 시장 규칙 논의 필요"
한국환경정책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범철·이운영 대표도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4년 내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이라는 물리적으로 달성하기 힘든 비현실적인 목표는, 오히려 한정된 국가 자원을 묶고 잘못된 신호를 주어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막대한 비용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아무리 발전소를 짓더라도 이를 수송할 송전망 등 전력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고 평했다.
재생에너지 의존의 한계도 짚었다. 두 대표는 "재생에너지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에너지 믹스는 간헐성 문제와 더불어 막대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운영 비용을 동반해, 결국 국가 경제와 산업에 큰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며 "반면 원전 등 무탄소 전원이 풍부한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전력을 공급하며 산업 경쟁력을 굳건히 지켜내고 있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무엇을 더 지을 것인가'라는 단순한 설비 목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어떤 규칙으로 움직일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제도의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논의의 틀 자체를 재정의할 것도 제안했다.
두 사람은 "환경과 경제성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서는 원전의 비중을 35~50% 수준으로 적절히 확대하는 비용 효율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원전 추가 건설에 소요되는 시간적 공백기에는 천연가스(LNG)를 한시적이고 현실적인 교량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지킬 수 있는 시장 가격 규칙을 확립하고 요금을 정상화해 올바른 투자 신호가 시장에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자원경제·공공경제 분야의 김형건 강원대 경제·정보통계학부 교수와 첨단 기술과 산업 현장에 정통한 이종호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객원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이어진 토론에는 ▲고범규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박상덕 전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장 ▲김범철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명예교수가 참여했다.
대부분은 원전 35~50% 비중 확대와 SMR 생태계 구축, LNG의 한시적 교량 활용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언급된 내용들이 향후 22대 국회 에너지믹스 정책 논의에서 야당의 핵심 정책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