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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소송법` 부작용 경고한 곽규택 의원 "남소 우려… 기업에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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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2026-04-28 , 월간중앙

2026년 4월 27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는 최근 기업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관심받는 '집단소송법 제정안’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과 비영리 재단법인 '자유기업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정책세미나는 제정안이 가진 법리적 쟁점을 진단하고 오남용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 집단소송법에서 '소급 적용’ 필요할까


법리적 쟁점 중 이날 세미나 참석자들이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제정안 부칙에 명시된 '소급 적용’ 조항이다. 만약 제정안이 이 조항을 가진 채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법 시행 이전에 발생한 사유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진다.


좌장을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부진정 소급입법에 대한 무지”라며 “형식은 절차법이나 실질적으로는 기업의 권리와 의무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며, 기업을 하루아침에 소멸시킬 가공할 위력을 가진다”고 경고했다.


발제자인 한석훈 연세대 교수 역시 “이미 형성된 법적 지위를 사후 입법으로 박탈하는 것은 신뢰 보호와 법적 안정성을 내용으로 하는 법치국가 원리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식 '제외신고(옵트아웃·Opt-out)’ 제도의 도입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옵트아웃은 본인 동의 없이 판결 효력이 미치는 것을 뜻하며,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자동으로 소송 결과에 귀속되는 것을 뜻한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러한 옵트아웃이 우리 민사법의 대원칙인 '처분권주의(민사소송에서 절차의 개시·종결과 심판의 대상·범위를 당사자에게 맡기는 원칙)’와 개인이 소송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사적 자치의 원칙’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재열 경희대 교수는 “낮은 소송 비용 장벽과 옵트아웃 방식이 결합하면, 실제 피해자 구제보다는 대형 로펌의 수수료 수익을 위한 '소송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영기 고려대 연구교수는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들며 “대륙법계 국가들이 '옵트인(Opt-in)’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 정치권 신중론 확대, “남소와 부작용 막을 것”


이날 세미나에서는 기업 현장의 목소리도 생생하게 전달됐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옵트아웃 방식이 적용될 경우 중견기업 A사는 약 3060억원, 스타트업 B사는 약 1600억원의 배상액이 추산되어 존립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보안 인력이 부족한 절대다수의 중소·중견기업들은 기획 소송의 파고를 견디지 못하고 연쇄 도산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곽관훈 선문대 교수는 “손해배상의 목적은 위법행위를 '사회적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지 기업을 위축시켜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다”라며, 무분별한 남소를 방지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한 점을 강조했다.


나경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소비자 보호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우리 법체계와 경제 현실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같은 당 신동욱 의원은 “집단소송제가 설계 방식에 따라 경제 활력을 꺾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책임 있는 논의를 약속했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곽규택 의원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억울한 피해자는 구제되어야 하지만, 좋은 목적이 나쁜 설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오늘 제시된 전문가들의 고견을 바탕으로 남소와 부작용을 막는 균형 잡힌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