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산업안전 규제, 처벌보다 예방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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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4-09 , 시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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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버넌스 통합·집행체계 전문화·규제 수단 합리화 중심으로 개선해야
대한민국 산업안전 규제 체계를 거버넌스 통합, 집행체계 전문화, 규제 수단 합리화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좋은규제시민포럼, 한국규제학회, 자유기업원 등은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산업안전 규제,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하다’ 세미나를 주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산업안전 규제체계 진단과 개선방안’을 발제한 이혁우 좋은규제시민포럼 규제모니터링위원장(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은 “처벌의 두려움은 서류를 완벽하게 만들지만 현장을 안전하게 만들지는 못한다”며 “현장 주도로 위험 관리를 할 수 있는 예방 중심 자율 규제로 본질과 책임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현재 산업안전 관련 기능은 항공·선박·철도·원자력·고압가스·건설 등 분야별로 여러 부처와 기관에 흩어져 있어 총괄 관리가 어렵다며,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의 '한국형 산업안전보건청’으로 통합해 정책·감독·연구·집행 기능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영국이 개별 법령과 조직을 통합해 HSE(Health and Safety Executive, 산업안전보건청) 체계를 만든 사례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산업안전 분야에 생애 주기형 전문 규제관을 육성하고, 이공계 전문가와 자격 보유자 중심으로 현장 위험 발굴과 컨설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목표를 제시하고 수단은 현장이 설계하되, 정부가 이를 승인·감독하는 자율 규제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위험성 평가도 설계·제조 단계까지 확장하고, 위험 업무의 일률적 도급 금지보다 원청 책임과 협력업체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중대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즉각적 처벌 요구와 입법이 반복되면서 현장의 규제 준수 부담은 커지고 형식주의는 심화했지만, 본질적인 위험 방지는 가려졌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영국도 기업 과실치사법으로 처벌을 강화했지만 안전 성과 개선은 제한적이었다”며 “산업안전은 처벌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설계와 인센티브, 집행체계 전반을 함께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 후 진행된 토론에서는 산업안전 규제가 처벌보다 예방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진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한국 산업안전 규제 비용과 행정 인력은 크게 늘었지만 효과는 낮은 고비용·저효과 구조”라며 “대기업 처벌보다 산재가 집중되는 중소기업 예방에 행정 역량을 돌려야 하며 감독관 조직도 수사보다 예방 중심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윤명오 좋은규제시민포럼 안전규제위원장은 “현 산업안전 규제체계는 국가 관리의 아마추어리즘, 사고 뒤 규제를 덧붙이는 실적주의, 부처별 조직 이기주의가 만든 결과”라며 “규제를 쌓는 방식만으로는 안전도 기업 경쟁력도 지키기 어렵고, 실제 위험이 큰 현장에 작동하는 '규제 침투성’과 전문적·효율적 조직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동영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한국 산재가 더 줄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으며, 중대재해처벌법도 산재 감소와 처벌 실효성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며 “산업안전보건법 목적에 자주적·자율적 활동을 반영하고, 수단지시형 규제에서 위험관리형 규제로 전환해 산업계가 기준과 가이던스를 만들고 정부가 승인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은경 고용노동부 산업안전정책과장은 “국가 차원의 위험성 평가, 현행 보호 체계의 사각지대 보완, 규칙 중심에서 목적 중심으로 전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다만 영세사업장에서는 자율 예방 체계가 공백이 될 수 있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으며 올해 정책 핵심을 '위험 격차 해소’로 두고 소규모 사업장 점검·기술지도·재정지원과 한국판 로벤스위원회 추진에 나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