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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추진 행정분권을 넘어 `경제 분권`으로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4-09 , 한경국립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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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과 광주가 행정구역 분리 40년 만에 다시 하나의 지방정부로 재탄생한다. 지난 3월 1일(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광주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두 지역은 오는 7월 1일 통합특별시로 공식 출범한다.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 속 추진된 이번 통합은 광역지자체 간 행정 통합이 별도 특별법을 통해 현실화한 첫 사례로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광주특별시가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새로운 지방자치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자유기업원 고광용 정책실장을 인터뷰했다.

광주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이번 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합치기를 넘어 한국 지방자치의 작동 방식을 바꾸는 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산업구조 쇠퇴로 기존 광역시와 도 체계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광주와 전남은 행정 단위 통합이 아니라 광역경제권 단위 자치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책학적 관점에서 이번 광주특별시의 핵심은 권한 확대보다 정책 기능의 통합에 있다. 고 정책실장은 “그동안 광역시와 도가 따로 추진해 온 산업정책·도시계획·교통정책·인구정책이 하나의 광역 정책 시스템으로 묶일 수 있다. 광역 산업 전략·광역 교통망·인구 대응 전략을 단일한 정책 단위에서 설계한다면 정책 효율성과 전략성이 동시에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통합 시 가장 즉각적인 효율화가 기대되는 분야는 산업정책, 도시·국토 계획, 복지 정책이다. 현재는 두 지자체가 각각 산단 조성이나 기업 지원 정책, 투자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통합이 이뤄지면 소모적인 경쟁이 사라져 선택과 집중이 가능해진다. 고 정책실장은 “장기적으로는 행정 비용 측면에서만 최소 수천억 원 규모의 효율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통합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고 정책실장은 “행정 통합의 가장 큰 리스크는 공무원 조직 갈등, 지역 정치 갈등, 정책 공백 세 가지다”라고 짚었다. 인사 체계 통합 과정에서 승진 구조와 조직 위계, 발령 문제가 충돌할 수 있고 청사 위치와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지역 간 이해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통합 준비 과정에서 일정 기간 정책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고 정책실장은 “이를 줄이기 위해 조직 통합과 조직 안정화 기간을 충분히 두고 정치권 밖에서 작동하는 독립적 인사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주특별시는 GRDP가 약 159조 원대에 이르는 초광역 경제권으로 평가되지만 재정자립도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고 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지방재정은 국세 중심 구조라 지역 경제 규모가 커져도 재정 자율성이 자동으로 확대되지 않는다. 경제 규모와 재정 권한이 어긋난 구조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통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행정 통합에 그치지 않고 경제 분권과 재정 분권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다. 고 정책실장은 이를 위해서는 “광역 산업 전략을 통해 자체 세원을 늘리고 지방소비세·지방소득세 비중 확대와 에너지·지역경제 관련 세원 신설 권한 이양, 나아가 지역 금융 기능 강화까지 포함하는 경제 분권 패키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특별시는 새로 청사를 짓는 대신 기존의 광주와 무안, 순천 청사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치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현실적 절충이지만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는 분명한 과제가 있다. 고 정책실장은 “행정조직이 물리적으로 흩어지면 정책 조정 비용과 의사결정 시간이 늘고, 기획·예산·산업 전략 등 핵심 기능은 나뉠수록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분산 청사는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도 존재한다. 고 정책실장은 “기능별 분산 모델을 명확히 설계하고 디지털 행정 시스템으로 거리 문제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행정 중심 도시를 분명히 정하는 논의를 피할 수 없지만 핵심은 어디에 두느냐보다 어떤 거버넌스를 설계하느냐에 있다”라고 말했다.

행정 효율, 경제 성과, 정책 통합은 출범 이후 1년 안에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단기간에 모든 결과가 나오지는 않지만 중복 정책 통합률, 조직 통합 완료율, 행정비용 절감 규모 같은 지표는 1년 내 확인할 수 있다. 신규 투자 유치, 기업 이전, 일자리 창출도 중요한 초기 성과지표다. 고 정책실장은 “무엇보다 광역 산업 전략, 광역 교통계획, 인구 대응 전략이 실제로 수립됐는지가 중요하다. 행정 통합의 목적은 조직 합치기가 아니라 광역 정책 역량을 키우는 데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고 정책실장은 광주특별시가 새로운 지방자치 모델이 되기 위한 필수 과제로 “광역 경제권 중심 행정 체계, 경제·재정·금융 분권, 기초단위 재편”을 꼽았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인구 약 700만 명 규모의 광역 경제권 7~8개로 행정단위 재편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광역 통합 이후 인구 100만 명 이상 단위로 기초지자체를 통합하는 논의도 필요하다. 행정 권한만 내려보내는 분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고, 경제와 금융까지 포함한 실질적 분권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국내 최초의 시도 단위 행정 통합인 동시에, 다른 지역의 메가시티 구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등에서 행정 통합·특별지방자치단체 논의가 이어진 만큼 광주·전남의 성패가 향후 논의를 가르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 정책실장은 “이번 통합이 성공하면 대한민국도 광역경제 중심의 분권 국가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 개편에 그치지, 한국형 지방자치의 새 모델을 여는 출발점이 되지는 앞으로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