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E로고
정보
네트워크
교육
FreeTube
오디오클립
도서
CFE 소개
ENG Facebook YouTube search

브런치 카페에서 배운 기다림의 경제학

오인경 / 2025-05-20 / 조회: 33

주말 아침, 성수동의 한 브런치 카페 앞. 긴 줄이 골목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SNS에서 핫하다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적게는 30분, 많게는 한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놀라운 풍경은 아니다. 요즘 서울의 인기 카페들은 대기 시간마저 하나의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 장면은 시장경제의 중요한 원리를 떠올리게 한다. 바로 ‘기회비용’이다.


기회비용은 어떤 선택을 할 때, 포기해야 하는 가장 가치 있는 대안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성수동 브런치 카페에 40분을 기다리는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그 시간 동안 누릴 수 있었던 다른 경험(예를 들어 조용한 카페에서 편하게 앉아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기다림은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치른 ‘비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이 대기 시간을 감수할까? 답은 간단하지 않다. 시장에서의 ‘가치’는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에만 달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맛있는 음식, 감각적인 인테리어,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는 사진, ‘유명한 곳에 갔다’는 심리적 만족감까지...이 모든 요소가 소비자에게 하나의 ‘종합적인 효용’으로 작용한다. 이처럼 소비자가 얻는 만족은 복합적이고 주관적이다.


결국 우리는 각자의 기준에 따라 비교하고 선택한다. 맛, 분위기, 시간, 대화, 사진, 비용. 이러한 요소를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하며, ‘이 정도 기다림이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다. 이때 우리는 시장경제의 핵심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효용이 비용보다 크다고 판단되면, 줄을 서는 선택은 합리적이다.


물론, 이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에게는 30분의 여유가 더 소중할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그 유명한 카페에 다녀왔다’는 만족감이 더 큰 가치일 수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다양한 선택과 다양한 가격, 다양한 만족이 공존하게 된다.


이처럼 일상의 아주 사소한 선택 속에도 경제학은 살아 있다. 우리가 어디서 밥을 먹을지, 어떤 옷을 살지, 어떤 일을 선택할지 결정할 때마다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은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성수동의 브런치 카페는 단지 식사 공간이 아니라, 개인의 취향과 가치 판단,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는 작은 경제 시스템이다.


다음에 유명한 카페 앞에서 줄을 서게 된다면, 한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지금 어떤 가치를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가?”

이 질문 속에 시장경제의 원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TOP

NO. 수상 제 목 글쓴이 등록일자
45 최우수상 자영업 부채, 예견된 미래
이승환 / 2025-05-20
이승환 2025-05-20
44 최우수상 주식과 시장경제, 두 개의 커넥션
오동석 / 2025-05-20
오동석 2025-05-20
43 최우수상 오늘 주문, 내일 도착 – 시장경제가 만든 시간 혁명
이찬영 / 2025-05-20
이찬영 2025-05-20
42 최우수상 코로나 이후 관광 가이드의 생존법: 시장경제가 가르쳐준 적응의 지혜
박홍구 / 2025-05-20
박홍구 2025-05-20
41 최우수상 플랫폼 시대, 경쟁을 제대로 마주하라
이규호 / 2025-05-20
이규호 2025-05-20
40 최우수상 전기차 보조금과 시장왜곡: 친환경 정책은 경제 원칙과 조화를 이루는가?
정나래 / 2025-05-20
정나래 2025-05-20
39 최우수상 ott 플랫폼 자본주의와 극장의 생존
이안 / 2025-05-20
이안 2025-05-20
38 최우수상 줄 서는 빵집, 가격보다 강한 질서
김태훈 / 2025-05-20
김태훈 2025-05-20
37 최우수상 K-POP 아이돌 마케팅 전략과 시장 경제
전준상 / 2025-05-20
전준상 2025-05-20
우수상 브런치 카페에서 배운 기다림의 경제학
오인경 / 2025-05-20
오인경 2025-05-20
35 우수상 선물의 경제학: 효용과 감정 사이에서
우여진 / 2025-05-20
우여진 2025-05-20
34 우수상 전시로 보는 시장경제 : 실패전
김기태 / 2025-05-20
김기태 2025-05-20
33 우수상 지구 온난화, 언제까지 규제로만 막을래?
최세은 / 2025-05-19
최세은 2025-05-19
32 우수상 자취생의 소비법: 예산은 그대로, 만족은 두 배
배아현 / 2025-05-19
배아현 2025-05-19
31 우수상 서울 버스 파업이 던진 질문, 공공성과 시장경제는 공존할 수 있을까?
연예은 / 2025-05-19
연예은 202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