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보호하자, 환경을 살리자.’
자주 듣는 구호대로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을 살리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호하고 어떻게 살릴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자는 주장이 많지만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은 원시적인 방법이고, 방치하는 일이다.
북한은 민둥산이 많은데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자연보호일까. 중국에 사막화하는 땅이 늘어나면서 우리나라가 매년 황사 피해를 입고 있다. 그 땅을 자연 그대로 방치하기보다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막아야 사람들이 살 수 있게 된다.
자연을 더 자연답게 만들고, 환경을 제대로 살리려면 자본을 투입해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자연=자원’이라는 분명한 의식을 갖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발전시키고 개발해 나가야 더 깨끗하고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다.
2023년 여름, 극한 폭우로 강이 범람해 큰 피해를 입었다. 하천은 시간이 갈수록 퇴적물이 쌓이는데 계속 그대로 두기보다 준설을 해야 한다. 하천에 자본을 투입해 제때 준설을 하고, 필요한 곳에 보를 설치하고, 둑을 튼튼히 해야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하천은 물이 흘러가는 길이다. 물이 잘 흘러가 하천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자연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일이다.
하천관리를 위한 4대강 사업은 매우 훌륭한 결정이었다. 4대강 사업을 한 곳에 홍수 피해가 나지 않았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다음 단계로 지천 관리를 해야 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끝나면서 그 사업이 이어지지 않았다.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한 데다 지속적인 공격이 이어지면서 중요한 사업이 중단된 것이다. 지천이 방치되면서 극한 호우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자원을 투입해 체계적인 지천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하천을 물류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관광배가 들어올 수도 있고 수상택시가 다닐 수도 있다. 하천을 자원으로 보고 관리하고 개발해야지, 방치하면서 보존의 대상으로만 삼는 건 중요한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다.
물류나 교통망의 핵심인 바다와 하늘도 하천과 마찬가지로 자원이다. 바다에 항만을 건설하고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거대한 공항이 있어야 세계와 연결이 가능하다. 항만과 공항이 없다면 갇힌 사회가 되고 만다. 바다와 하늘을 자연으로 생각하여 개발하지 않았다면 고립사회가 되었을 것이다.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항만과 공항을 파괴해 하늘길과 바닷길을 막는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도로, 항만, 공항은 모두 사회간접자본이다.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식을 만들어 내고 그걸 통해서 편리한 삶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
도로를 없애고 그 자리를 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청계천을 조성할 때만 해도 삼일고가도로를 없애도 교통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엄밀히 따지면 삼일고가도로 철거는 도로를 없앤 것보다 청계천을 복원에 더 무게가 있다.
하지만 서울역 고가차도를 공원으로 만들고 서대문 고가차도를 없애면서 그 구역이 만성 정체구간이 되었다. 광화문에 한쪽 도로를 없애고 공원을 만든 것도 잘못된 판단이다.
무슨 일을 할 때는 그 다음을 대비하여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도로를 줄이면 모두가 불편을 겪게 된다. 도로를 줄이려면 지하도로로 먼저 만들고 시행하는 게 마땅하다.
하천 개발, 하늘길과 바닷길, 도로 건설, 건물, 이 모든 것을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자연스러운 게 최상이 아니라 자연을 자원으로 바라보며 자본을 투입하여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천도 자원이라는 관점으로 세상을 해석하면, 진정한 자연보호와 환경 살리기의 해법이 보일 것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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