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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순환경제 정책은 폐기물 발생을 감소시키는가?

글쓴이
시장경제콜로키움 2026-09-18
  • [발제]순환경제 정책은 폐기물 발생을 감소시키는가.pdf

제17회 시장경제콜로키움
일시: 2026년 9월 18일 오전 11시
장소: 푸른홀
주제: 순환경제 정책은 폐기물 발생을 감소시키는가?
발제: 김기만 좋은규제시민포럼 사무저창
토론: 안재욱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 정윤석 명지전문대학교 교수 외 4인


순환경제 정책은 폐기물 발생을 감소시키는가?

           김기만 좋은규제시민포럼 사무처장


1. 연구 배경 및 문제의식

■ '재활용의 역설(Recycling Paradox)’과 문제 제기

자원순환 및 순환경제 정책의 고도화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발생 절대량이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기존 정책은 '재활용률 제고’를 핵심 성과지표로 삼아왔으나, 정작 재활용률 상승이 원천적인 폐기물 발생 감축으로 직결되는지에 대한 엄밀한 실증적 검증은 부족했다. 일각에서는 재활용이 소비자와 기업에 환경적 면죄부(Moral Licensing)를 부여하여 원천 소비와 배출을 정당화한다고 지적한다.

■ 기존 연구의 한계

① 단선적·평균 중심 분석
국가나 지역 단위의 집계 자료(총량 평균)만 활용하여 소득, 소비 구조, 산업 구조 등 잠재적 교란 요인이나 구성 효과(Composition Effect)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했다.

② 재활용률 지표의 왜곡
재활용업체 반입량 기준으로 측정되는 등 실제 재생원료 생산 및 투입량과의 괴리가 존재한다.

③ 다차원 데이터 구조의 소거
폐기물 데이터는 '지역(시군구)’과 '품목(종이, 플라스틱, 음식물, 유리, 금속)’이라는 독립적인 두 차원이 교차하는 다층 구조를 지님에도, 이를 단일 차원으로 단순화하여 집계 편향(Aggregation Bias)을 야기했다.

■ 연구 목적

본 연구는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 존재 여부를 검증하고, 재활용률과 폐기물 발생량 간의 실제 구조적·미시적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데이터 및 연구 방법론

■ 분석 데이터

① 국제 패널
* OECD 50개국 × 9년(2015~2023년)
* 총 408개 관측치

② 국내 시군구 패널
* 환경부 원자료 기반 229개 시·군·구 × 10년(2015~2024년)
* 총 2,290개 관측치의 균형패널

③ 국내 품목별 패널
* 생활폐기물 주요 5개 품목: 종이, 플라스틱, 음식물, 유리, 금속
* 시군구 × 연도 × 품목
* 총 11,435개 관측치

■ 주요 연구 방법론

① 고정효과 모형(Fixed Effects Model)
개체 고유의 시간불변 특성을 통제하여 개체 내 시간 변화 효과(Within Variation)를 식별한다.

② Mundlak Within/Between 분해
동일 개체 내 시간적 변화 효과(Within Effect)와 개체 간 구조적 수준 차이 효과(Between Effect)를 명시적으로 분리하여 추정한다.

③ 교차분류 다층모형(Cross-Classified Multilevel Model, CCMM)
지역(공간 계층)과 품목(물질 계층)이 교차하는 복합적 데이터 구조를 모형화하여 표준오차의 과소추정 문제를 극복하고, 모수 추정의 효율성과 검정력을 향상시킨다.


3. 주요 실증분석 결과

(1) 거시·총량 수준 분석: 총량 차원의 '재활용의 역설’ 재현

■ 국제 패널 분석(OECD 50개국)

총량 수준에서 재활용률과 1인당 폐기물 발생량 간에는 유의한 양(+)의 관계가 관찰되었다(Mundlak Within β = +0.0050, p < 0.05). 이는 소득 증가 및 소비 확대라는 공통의 경제적 요인에 의해 두 변수가 동반 상승한 결과이다.

■ 국내 시군구 총량 분석

시군구 패널 고정효과 회귀분석 결과 역시 동일 시군구 내 재활용률 증가가 폐기물 발생 증가와 동반되는 양(+)의 관계를 보였다(β = +0.005, p < 0.01). 시군구 내부 변화 사분면 분석에서도 재활용과 폐기물이 동시에 증가하는 '역설 영역(우상단)’이 4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 교차분류 다층모형(CCMM) 분석: '심슨의 역설’과 실제 효과 도출

■ 분산 분해(ICC)

폐기물 발생량 변동의 71.1%가 품목(Item) 차원에 의해 결정되며, 시군구(지역) 차원의 설명력은 5.9%에 불과했다. 이는 품목별 구조적 이질성을 반영한 분석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 심슨의 역설(Simpson's Paradox) 검증

시군구×품목 다층 구조를 반영한 CCMM 통합 모형(M1)에서는 재활용률의 내적 효과(Within Effect)가 음(-)의 관계로 부호가 완전히 역전되었다(β = -0.0023, p < 0.001).

즉, 총량 수준에서 관찰되던 양(+)의 관계는 재활용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지역 간·인프라 간 수준 차이(Between Effect)가 품목 내부의 실제 발생 억제 효과(Within Effect)를 가리면서 발생한 집계 편향(Aggregation Bias)의 산물임이 실증되었다.

(3) 품목별 이질성 및 메커니즘 분해

■ 플라스틱: 가장 강한 감량 효과

Within 계수가 -0.017(p < 0.01)로 5개 품목 중 가장 강한 발생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플라스틱은 재활용 체계 구축이 사후 처리를 넘어 원천 발생량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함을 보여준다.

■ 유리 및 종이

유리는 Within 계수 -0.004(p < 0.01), 종이는 -0.003(p < 0.01)으로 유의미한 폐기물 발생 감량 효과를 보였다.

■ 음식물: 역설의 주요 원인

Within 효과는 -0.003(p < 0.1)으로 미미한 반면, Between 효과는 +0.016(p < 0.01)으로 매우 높게 측정되었다. 소득과 인프라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음식물 발생량이 높은 구조적 특성이 총량 분석에서 역설 현상을 주도한 핵심 원인이었다.

■ 금속: 시장 특성 반영

Within(+0.005)과 Between(+0.005) 모두 양(+)의 부호를 보였다. 금속캔 등은 회수의 경제성이 높아 소비 증가가 발생량과 재활용량의 동반 상승으로 귀결되는 시장 구조적 특성을 지닌다.

4.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① 성과평가 체계의 근본적 전환

총량 재활용률 중심의 단일 성과지표 평가에서 벗어나 품목별 이질성과 Within 성과, 즉 품목별 발생 억제율을 반영한 다차원 성과평가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② 품목 특성에 맞춘 차별화 전략

▲ 플라스틱
발생 억제 잠재력이 가장 높으므로 재생원료 수요 창출, 처리 인프라 확충, 사전 감량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 음식물
이미 재활용률이 포화 상태(약 89~93%)에 도달했으므로 단순 재활용 확대보다 원천 감량(Source Reduction)에 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③ 실질 지표 정비 및 발생 억제 중심으로의 전환

OECD의 실질 재활용(Actual Recycling) 기준을 도입하여 측정의 정확성을 확보하고, 순환경제 정책의 최종 목표를 단순한 재활용 증대가 아닌 '폐기물 발생의 절대적 감량’으로 재정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