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욱 랜선경제] 제5강 - 가치는 주관적이다

안재욱 / 2020-05-07 / 조회: 4,040

자유기업원의 새로운 경제 강좌 시리즈!

[안재욱 랜선경제] 제5강 - 가치는 주관적이다


* 주관적 가치설

* 선호는 주관적이기에 재화와 서비스에 부여하는 가치 역시 개인마다 다릅니다 (예: 경매)

* 객관적 가치설

* 노동 가치설의 오류

*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그것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아닌

   그것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부여하는 가치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번에는 세 번째 주제인 ‘가치는 주관적이다’에 대해 설명해보죠. 우리는 앞에서 사람들은 선택할 경우 자신의 선호체계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것부터 차례차례 선택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좋아하는 것은 주관적(subjective)인 것으로 개인마다 다 다릅니다. 주호는 초콜릿 아이스크림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하지만, 지연은 바닐라 아이스크림보다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할 수 있죠.


여기서 여러분들이 주의해야 할 점은 선호체계는 목표들의 순위만을 나타내는 것이지 특정 숫자로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호가 초콜릿 아이스크림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선택할 때 주호의 행동은 그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말해줄 뿐이죠. 우리는 주호가 초콜릿 아이스크림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얼마나 더 좋아하는지는 측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이 어떤 선택으로부터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편익이나 만족감을 경제학자들은 효용(utility)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초콜릿 아이스크림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더 많은 효용을 주기 때문에 주호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선택한다고 표현하죠. 그렇다고 해서 효용은 무게나 높이를 나타내는 단위인 kg나 m처럼 객관적인 단위로서 표시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경제학에서 수학적인 효용함수를 사용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선호의 순위를 묘사하기 위한 하나의 편리한 방법이지, 심리적 만족감을 측정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의 선호를 측정할 수 없으므로 두 사람이 같은 선택을 하였을 경우 우리는 개인의 선호를 비교하여 누가 더 많이 좋아하는지, 누가 덜 좋아하는지를 말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주호의 친구 현준이 자신은 초콜릿 아이스크림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약간 더 좋아한다고 말하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선택했을 경우 우리는 단지 주호와 현준이 모두 초콜릿 아이스크림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뿐, 주호가 현준이보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선호가 주관적이기 때문에 재화와 서비스에 매기는 가치 역시 개인마다 다릅니다. 다시 말하면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 역시 주관적이라는 것입니다. 경매장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매에 내놓은 품목에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각자가 다른 가격을 부르지 않습니까?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주관적 가치설과 대비되는 주장이 있죠. 바로 객관적 가치설입니다. 대표적인 객관적 가치설이 노동가치설입니다. 노동가치설은 카를 마르크스가 주장한 것이죠. 재화의 가격은 생산에 투입한 노동량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노동가치설입니다. 노동가치설에 따르면 가치의 유일한 창출자가 노동자입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생산에 이바지한 만큼 보수를 받아야 하고, 그 보수는 재화의 가격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업주는 가격만큼 보수를 주지 않고 이윤으로 자기 몫을 챙기고, 겨우 먹고살 정도의 임금만을 주면서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이러한 구조에서 노동자가 해방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하죠. 


그러나 이러한 노동가치설이 오류임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같은 크기와 품질을 가진 두 개의 다이아몬드가 있다고 합시다. 하나는 우연히 다이아몬드 광산 초입에서 발견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100m 이상의 갱도를 파고 들어가서 채취한 다이아몬드라고 합시다. 광산 초입에서 발견한 것은 별로 노동력이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100m 이상의 갱도를 파고 들어가서 채취한 다이아몬드는 많은 노동력이 들어갔을 것입니다. 이제 이 두 다이아몬드가 똑같이 시장에 나왔다고 합시다. 노동가치설에 따르면 후자의 가격이 전자의 가격보다 더 비싸야 합니다. 그래서 초입에서 발견한 다이아몬드보다 100m 갱도에서 채취한 다이아몬드에 높은 가격을 붙였다고 합시다. 어느 다이아몬드가 팔리겠습니까? 당연히 가격이 싼 초입에서 발견한 다이아몬드일 것입니다. 이것은 재화의 가격은 투입된 노동량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그것을 생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이 아니라 그것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그것에 부여하는 가치에 따라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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