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E Home

사립대 적립금 9조6000억원 … 자유기업원 "쌓아두기보다 교육·연구 투...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11-02 , 워크투데이

◆ “운용·사용 규제 정비하고, 공시·설명 책임 바탕으로 대학 자율성 넓혀야”


대학 재정의 안전판 역할을 해온 적립금을 교육·연구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운용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다만 대학별 재정 여건과 운용 역량을 고려해 자율성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투명한 공시와 사후 설명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유기업원은 선애경 고려대 공학교육혁신센터 연구교수가 작성한 정책리포트 ‘대학 적립금 운용의 쟁점과 개선방향’을 발간하고 이 같은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고 2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학의 교비회계 적립금은 2016회계연도 8조231억원에서 2025회계연도 9조6228억원으로 10년간 19.9% 증가했다.


그러나 물가 상승을 반영하면 실질 적립금 규모는 오히려 1.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적립금 총액만으로 대학의 재정 여력이 개선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선 교수는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가 맞물린 상황에서 적립금이 재정 위기에 대응하는 완충 장치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적립금 규모를 늘리거나 줄이는 접근보다는 대학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운용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현행 제도는 적립금의 예치 중심 운용을 유도하고 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적립금은 기금으로 예치·관리해야 하며, 등록금회계 전출액을 제외한 적립금에 대해서만 2분의 1 범위에서 증권 취득이 허용된다.


이 같은 규제가 대학의 적극적인 자산 운용을 제약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특히 투자 손실은 사후 점검과 비판의 대상이 되는 반면 저금리 예치로 발생한 기회비용은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구조도 문제로 꼽았다.


이에 따라 운용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기보다 투자 결정 당시 확보한 정보와 의사결정 절차가 적절했는지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적립금의 목적별 용도 제한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현재 적립금은 연구·건축·장학·퇴직·특정목적 등으로 구분돼 있어 특정 분야의 지출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다른 분야로 재원을 옮기기 어렵다. 보고서는 목적별 목표 잔액과 사용 시점, 인출 기준을 명확히 해 계획적인 적립과 사용 계획 없는 자금 축적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사례에서도 투자 대상 자체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신중한 의사결정 원칙과 운용 과정의 투명성을 중시하는 흐름이 확인된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일본, 영국의 제도를 참고하되 국내 대학의 재정 구조와 운용 여건에 맞는 방식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는 적립금 예치 원칙을 신중한 자산 운용 원칙으로 전환하고, 일정 수준의 운용 역량과 공시 요건을 갖춘 대학에는 증권 취득 한도 적용을 면제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사회 의결과 사전 공시를 전제로 평상시 적립금의 목적 변경을 허용하고, 운용 판단의 적정성을 결정 당시의 정보와 상황에 근거해 평가하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봤다.


자율성 확대에 상응하는 정보 공개 체계도 요구했다. 예치 조건과 자산 배분, 운용 성과, 향후 사용 계획 등을 대학 간 비교가 가능한 형태로 공개하고, 운용 인력이 부족한 소규모 대학에는 공동운용이나 외부 전문기관 활용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현저히 불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예치하는 등 관리 부실에 대해서는 별도의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대학 적립금을 단순한 보유 자산이 아닌 미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재원으로 전환하자는 데 있다.


대학별 재정 규모와 운용 능력에 차이가 큰 만큼 일괄적인 규제 완화보다는 역량에 따른 차등 적용과 투명성 확보를 병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대학 적립금은 얼마나 쌓였는지보다 어떤 원칙으로 운용하고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며 “공시와 설명 책임을 바탕으로 대학별 여건에 맞게 운용·사용의 자율성을 넓혀 적립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 재원으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