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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정책, 처리량보다 감량 효과를 봐야

글쓴이
최현조 2026-10-22 , 그린포스트

재활용은 환경정책의 대표적인 수단이다. 분리배출을 확대하고 재활용률을 높이면 자원 사용과 폐기물 처리에 따른 환경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실제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분리배출 체계를 확대하고 관련 시설과 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


그러나 재활용률이 높아졌다고 해서 폐기물 발생량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OECD에 따르면 2023년 회원국의 도시폐기물 발생량은 7억7천만 톤을 넘어섰고, 1인당 평균 발생량은 552kg이었다. 이는 2015년보다 39kg 늘어난 수준이다. 재활용과 회수는 확대됐지만 전체 폐기물 발생량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재활용률 하나만으로 순환경제의 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재활용의 효과를 판단하려면 품목별 특성과 비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폐기물을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하느냐이다. 종이와 플라스틱, 음식물, 유리, 금속은 생산과 소비 구조, 회수 가치, 재활용 기술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모든 품목에 동일한 재활용률 목표를 적용하고 그 수치만으로 사업 성과를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플라스틱은 재활용의 효과를 높일 여지가 큰 분야다. 혼합 배출된 플라스틱을 정교하게 선별하고 재생원료의 품질을 높이면 새 원료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회수는 많이 했지만 오염이나 품질 문제로 실제 원료로 사용되지 못한다면 높은 재활용률도 실질적인 환경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결국 수거량 자체보다 회수된 자원이 실제 생산 과정으로 얼마나 돌아가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물 폐기물은 접근법이 다를 수 있다. 이미 상당량이 재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재활용률을 몇 퍼센트 더 끌어올리는 것보다 애초에 버려지는 음식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수거와 운송, 처리시설을 추가로 확대하는 데도 비용과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정된 재원을 투입한다면 재활용률을 조금 더 높이는 사업과 발생 자체를 줄이는 사업 가운데 어느 쪽의 환경효과가 더 큰지 비교해야 한다.


재활용에도 비용은 발생한다. 수거와 운송, 세척, 선별, 가공에는 인력과 설비, 에너지가 필요하다. 재활용이 무조건 환경비용을 줄인다고 전제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재활용을 통해 절감되는 자원·환경비용을 함께 살펴야 한다.


따라서 재활용 사업의 평가 기준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처리시설에 얼마나 많은 폐기물을 보냈는지, 재활용률이 몇 퍼센트 높아졌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 폐기물 발생량이 얼마나 줄었는지, 회수된 폐기물이 재생원료로 얼마나 활용됐는지, 신규 원료를 얼마나 대체했는지, 그리고 그 성과를 얻는 데 얼마의 비용이 들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정책의 우선순위 역시 이런 기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재생원료의 품질 개선과 시장 확대가 실제 자원 절감으로 이어지는 분야에는 투자를 집중할 수 있다. 반면 이미 재활용률이 높아 추가적인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은 분야는 원천 감량이나 다른 정책수단의 효과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재활용은 목적이 아니라 환경부담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재활용 사업은 처리량이나 재활용률이 아니라 실제 폐기물 감량과 자원 절감 효과, 투입 비용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효과가 큰 사업에는 자원을 집중하고, 한계효과가 낮은 사업은 원천 감량이나 다른 방식으로 전환해야한다. 중요한 것은 재활용률 자체가 아니라 비용 대비 환경성과다.



최현조 자유기업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