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전기료 선납 아이디어, ‘임진각 장어집’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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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10-12 ,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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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코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국회는 호통과 비난으로 가득 찬 공간입니다. 그러나 의원들에게 권력을 맡긴 국민들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대부분 그 호통과 비난의 뒤편에서 벌어집니다. 법안에 어떤 문구 하나가 포함되느냐, 빠지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의 생계가 위협받기도 하고, 새로운 유망 산업이 생기기도 합니다. 900조원에 육박하는 예산안에서 수십억원이 어디서 늘어나고 줄어드느냐도 누군가에겐 생사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폴리코드: 정책 속 정치〉는 법안과 예산안의 조합·해체·확대·축소 과정을 추적합니다. 누가 왜 법과 예산에 어떻게 손대는가. 그 불편한 힘의 뒤얽힘을 편안한 언어로 풀어내 보려 합니다.
폴리 코드: 정책 속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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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황재훈 변호사(K-정책금융연구소 부소장)와 박정(경기 파주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파주 임진각 근처 한 장어집에서 막걸리 잔을 맞댔다. 파주 평화마을양조장이 생산한 ‘알이백’(RE100). 주조 전 과정을 재생에너지에 의존해 만든 전통주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친(親) 원전 인사인 황 변호사에게 자신이 개최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시대, 법정기금의 역할’ 토론회의 좌장을 맡겼다. 민통선 인근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자는 박 의원의 지론을 구현할 정책 수단을 찾기 위한 토론회였다. 황 변호사는 “저는 친원전파인데, 박 의원이 ‘알이백’ 막걸리를 따르면서 같이 잘 해 보자고 하더라. 에너지는 실사구시여야 한다는 데 뜻이 맞았다”고 말했다.
만남은 4개월 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전기요금 선납제를 공론장으로 끌어내는 동력이 됐다. 한전은 7월 9일 비공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기료 선납을 제안했다. 5년치(2027년~2031년) 전기요금 26조원(제안서 기준 : 삼성전자 20조원, SK하이닉스 6조원)을 1년간 매월 12회에 걸쳐 선납하면, 연 이자율 3.82%(국고채 2년물 금리에 0.15%포인트 가산)를 적용해 반기마다 전기요금을 감면해준다는 내용이다. 양사는 9월 “내부 검토 결과 참여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선납제의 설계자는 황 변호사다. 카이스트에서 수리과학, 원자력 및 양자공학을 전공한 황 변호사는 이후 서울대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가 됐고, 파리13대학교에서 민법 박사 학위를 받았다. 카이스트와 서울대에서 에너지법 강의도 하는 그는 2023년 3월 선납제 구상이 담긴 ‘한국전력공사를 돕기 위한 국민참여운동 제안’을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건넸다. 같은 해 6월 국민의힘 원외 청년 정치인들의 에너지 토론회와 8월 자유기업원 자유주의정책심포지엄 등에서도 선납제를 제안했지만,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황 변호사가 파일 속에 잠자던 선납제를 다시 꺼내게 만든 건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17일 국무회의에서 “송·배전망 구축에 필요한 50조~60조원을 한전 돈으로 하긴 어렵다”며 국민성장펀드 활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발언을 접한 황 변호사는 기획안을 다시 정돈해 같은 달 30일 ‘에너지고속도로 조기추진을 위한 전기요금 선납제도의 도입(안)’이라는 제목을 달아 박정 의원에게 전달했다. 기획서를 받아든 박 의원은 “당장 추진하자. 토론회부터 하자”고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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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에 26조 삥뜯냐”…조급한 한전 ‘전기료 선납제’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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