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업원 "공공기관 109개 통폐합, 숫자 줄이기가 목표 돼선 안 돼"
-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9-07 , 워크투데이
-
◆ 발전 5사·항만공사 등 대형 통합엔 "신중해야"
자유기업원이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개편 방안에 대해 대형 기관 통합을 개혁의 성과로 곧바로 연결짓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자유기업원은 7일 입법정책 이슈보고서 '이슈와자유' 제30호 ‘공공기관 109개 감축, 통폐합이 능사는 아니다’를 통해, 정부가 내놓은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공공기관 DIET 2026)'을 평가하며 ”공공기관의 몸집 팽창과 중복 기능을 정리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대형 기관 통합 자체를 성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방안에서 전략적 구조개혁 15개, 유사·중복기능 일원화 11개, 자회사·소규모기관 통합 83개 등 모두 109개 기관·조직을 감축·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자유기업원은 ”단순히 기관 숫자를 줄이는 것보다 각 기능의 필요성과 경쟁을 통한 편익, 민간 대체 가능성, 통합 후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 등을 기준으로 개편안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발전 5사,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4개 항만공사, 석유공사·가스공사, 코레일·SR의 통합 추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이들 분야는 단일 법인화로 규모의 경제를 얻는 것보다 기관 간 비교와 경쟁, 지역·사업별 전문성, 책임성을 유지하는 편익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자유기업원은 ”발전 5사는 2001년 전력산업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 위해 분할된 만큼, 다시 하나의 대형 공기업으로 합칠 경우 기관 간 성과 비교와 경쟁 압력이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또 ”재생에너지 공동투자나 연료·정비자재 공동구매 같은 사업은 법인을 합치지 않고도 공동사업이나 협약 방식으로 얼마든지 추진할 수 있다“며 ”발전 5사의 분리·경쟁 체제는 유지하되, 공동조달이나 공동 연구개발 등 선택적 협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한“고 제안했다.
4개 항만공사 역시 항만별로 배후산업과 화물구조, 지역전략이 다른 만큼 일괄 통합보다는 각각의 독립 운영체제와 물동량·서비스 경쟁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도 조달시장과 가격구조, 인프라, 사업위험이 서로 다른 만큼 전문성과 책임성은 분리해 유지하면서 국가 에너지전략 차원의 협업만 강화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코레일과 SR의 고속철도 운영체계 일원화에도 반대 뜻을 밝혔다.
좌석 연계나 환승, 운임·마일리지 호환 문제는 시스템 연동과 협약만으로도 개선할 수 있는 반면, 조직을 통합하면 서비스 품질과 운영혁신을 둘러싼 경쟁이 약해지고 오히려 독점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공항 부문에서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분리 체제를 유지하면서 지방공항별 특화 전략과 필요한 협업을 함께 강화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 석탄공사 청산·LH 기능 분리엔 "긍정적"
반면 사실상 기능을 다한 대한석탄공사의 청산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모든 광업소가 문을 닫은 상황에서 기관을 계속 유지하면 관리비와 이자비용만 쌓일 수 있는 만큼, 부채와 잔여자산·인력 처리 기준을 투명하게 마련해 기능 종료와 함께 청산하는 것이 실질적인 공공부문 기능감축이라는 게 자유기업원의 설명이다.
LH에 대해서는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과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을 각각 별도 공사로 분리하는 방향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개발사업의 수익성·속도와 주거복지의 공공성은 목표와 성과 기준이 다른 만큼, 한 조직 안에서 두 기능을 충돌시키기보다 기능과 회계, 책임을 나눠 각각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자회사·소규모기관 83개 정비와 중·대규모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관별로 별도의 경영진과 인사·회계·감사체계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같은 시설관리나 고객관리, 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중복 관리비용을 줄일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시설관리, 미화, 고객지원, 일부 교육·컨설팅·유통지원처럼 이미 민간 공급자가 존재하는 영역은 공공기관 간 통합에만 그치지 말고 민간위탁이나 경쟁조달, 시장개방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유기업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공공기관 기능개혁이 일회성 조직개편에 그치지 않도록 6가지 후속 정책과제도 함께 제안했다.
자유기업원은 "109개라는 숫자는 정책의 목표가 아니라 점검표의 첫 줄이어야 한다"며 "다음 줄에는 실제로 폐지된 기능과 민간으로 넘어간 사업, 줄어든 관리비용과 부채, 개선된 서비스, 유지된 경쟁의 정도가 채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기관 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덩치 큰 공기업 몇 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은 남기고 불필요한 기능은 걷어내면서 경쟁과 책임을 동시에 살리는 방향으로 공공부문을 다시 설계하는 데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자유기업원 고광용 정책실장이 집필했으며, 지난 3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중심으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