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홈플러스 회생은 시장에 맡기고, 정부가 할 일은 유통규제 정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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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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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잔존 사업의 회생 가능성을 강조하며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상품 공급 정상화 이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출이 회복된 것은 일부 사업 부문에 여전히 소비자 수요와 사업적 가치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단기간의 매출 반등만으로 홈플러스 전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입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 회생 가능성은 할인행사 매출이 아니라 영업이익과 현금흐름, 신규 투자자의 참여 의사, 인수·합병 가능성 등을 통해 시장에서 검증돼야 한다.
온라인 쇼핑과 새벽배송, 근거리 배송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사업 환경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소비자의 구매 방식이 변하고 유통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점포가 폐점하고 기업이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은 불가피한 시장의 구조조정이다. 모든 기존 기업과 점포를 인위적으로 존속시키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수는 없다.
따라서 홈플러스의 고용 규모와 협력업체 피해 가능성을 이유로 정부가 운영자금이나 정책금융을 투입해 회생을 지원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 정부 지원은 기존 주주와 채권자가 부담해야 할 손실을 국민에게 전가하고, 경영 실패의 책임과 시장 규율을 약화할 수 있다. 홈플러스의 존속 여부는 최대주주와 채권자, 신규 인수자가 사업성과 위험을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 회생 가능성이 충분하다면 그 가능성은 정치적 호소가 아니라 민간 자본의 실제 투자로 나타나야 한다.
다만 정부가 아무 역할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특정 기업을 세금으로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 유통환경에 맞지 않는 규제를 걷어내고 공정한 경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해 의무휴업일과 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소비자를 전통시장으로 이동시키기보다 온라인 쇼핑과 이커머스 이용을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온라인 유통기업은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SSM만 영업을 제한하는 제도는 유통산업의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대형마트 규제가 골목상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하지도 못하면서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경쟁력만 약화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다. 대형마트의 영업을 제한한다고 해서 온라인 중심의 유통시장 재편이 멈추는 것도 아니며, 경영이 어려워진 대형마트가 폐점하면 근로자와 입점업체, 납품업체와 지역 소비자도 함께 피해를 입는다.
정부는 홈플러스 한 기업을 인위적으로 살리는 데 개입할 것이 아니라,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와 SSM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을 비롯한 사전적 영업규제를 정비하고, 온·오프라인 유통기업이 동일한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상화해야 한다.
기업의 회생과 퇴출은 시장이 결정하되, 정부는 경쟁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제거해야 한다. 홈플러스 사태의 교훈은 부실기업에 더 많은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변화한 소비환경을 외면한 채 특정 유통업태를 차별해 온 규제체계를 이제는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6. 6. 19.
자 유 기 업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