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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임대차 규제의 역설로 더 커진 주거 불안

글쓴이
엄서현 2026-06-17 , 마켓뉴스

거래량 줄고 계약 지연 사례,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비중 확대 부작용 / 임대차 규제가 시장의 작동 방식과 충돌, 가격 왜곡, 일부 거래 제도 밖으로 밀려나 / 계약의 자율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 조정해야, 임대인과 임차인 간 자유 계약 보장


최근 임대차 시장을 둘러싼 정책 효과를 두고 다시 논쟁이 커지고 있다. 전월세 신고제의 계도기간이 종료되며 2025년 6월 이후 계약부터 과태료 부과가 시작됐고, 계약갱신청구권 역시 시행 이후 시장에 미친 영향이 점차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임차인 보호와 시장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지만, 그 부작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겉으로 보면 정책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낸 것처럼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월세 신고 건수는 누적 500만 건을 넘어섰고, 거래 정보도 과거보다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이 줄고 계약이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비중 확대라는 부작용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엇갈린 결과는 임대차 규제가 시장의 작동 방식과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대차 시장은 다양한 조건의 계약이 맞물리며 형성되는 영역인데, 정책이 이를 일정한 틀 안에서 관리하며 시장이 스스로 조정하던 기능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거래 위축이다. 신고 절차와 규제가 추가되면서 계약 과정에서 부담해야 할 시간과 비용이 늘어났다. 거래 비용이 높아지면 시장에서는 거래를 미루거나 줄이려는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정보 확보를 위한 규제가 오히려 거래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기존 임차인의 거주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임대인의 선택권은 그만큼 제한됐다. 그 결과 신규 계약에서는 보증금 인상이나 월세 전환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임대인은 향후 가격 조정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초기 계약에서 가격을 높게 설정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결국 신규 임차인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또 다른 문제는 물가나 시장 상황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임대료 인상 폭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금리 상승이나 물가 변화가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로 인해 기존 계약에서는 가격이 억제되는 대신, 신규 계약에서는 더 큰 폭의 가격 인상이 나타나는 왜곡된 흐름이 만들어진다.


시장 안에서는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신고 기준을 맞추기 위해 계약 금액을 나누거나 임대료 대신 관리비를 높이는 방식이 활용되며, 결국 정보를 확보하려던 정책이 오히려 정보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금의 임대차 규제는 보호와 투명성이라는 목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유연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거래는 줄고, 가격은 왜곡되며, 일부 거래는 제도 밖으로 밀려나는 흐름이 나타난다. 특히 기존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간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정책이 의도한 임차인 보호 효과도 충분히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가격을 직접 통제하기보다 계약의 자율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현행 5% 인상 상한을 물가와 지역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전월세 신고제는 신고 기준 상향과 절차 간소화를 통해 거래 부담을 줄여야 한다.


동시에 신고 정보가 세금이나 추가 규제로 즉시 연결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간 자유로운 계약을 보장할 때, 비로소 장기적이고 더 안정적인 임차인 보호가 가능해지며 세입자의 주거 불안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엄서현 ]



엄서현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