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률적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한계와 현실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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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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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와자유 제21호, 일률적 최저임금 결정구조의 한계와 현실화 전략.pdf
1. 문제 제기: 최저임금 1만 2,000원 요구와 결정 기준의 균형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심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 2,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2026년 적용 최저임금 시급 1만 320원보다 1,680원 높은 수준이며, 인상률로는 16.3%에 해당한다. 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월 250만 8,000원이다(최저임금위원회, 2025a; 고용노동부, 2025; 경기일보, 2026.6.15.).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은 최저임금 제도의 중요한 목적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생계비만으로 결정되는 복지급여가 아니다. 최저임금은 노동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제도이며, 기업과 소상공인의 인건비 부담, 고용 유지 가능성, 업종별 생산성, 가격 전가 능력, 노동시장 진입 기회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뿐 아니라 생산성, 지불능력, 고용효과, 업종별 현실을 함께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4조는 최저임금을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조항은 사업의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하여 정할 수 있는 근거도 두고 있다(최저임금법 제4조 제1항; 법제처, 2026). 이는 최저임금 결정이 생계비 하나만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과 경제 여건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최저임금이 이미 시급 1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두 자릿수 인상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가볍게 볼 수 없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표면적으로는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높이는 정책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고용 축소, 근로시간 단축, 가격 인상, 자동화 대체, 가족노동 증가, 비공식 고용 확대, 최저임금 미준수 증가로 나타날 수 있다.
최저임금의 명목 수준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근로자 보호가 실현되지 않는다. 실제 현장에서 지킬 수 있는 제도여야 한다. 최저임금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는 고용이 유지될 때 혜택을 얻는다. 그러나 사업장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단시간 일자리를 줄이거나 기존 근로자의 근로시간을 축소하면, 취약근로자는 오히려 일자리 기회를 잃게 된다. 이제 최저임금 논의는 단순히 “얼마를 올릴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가”, “업종별 현실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제도의 수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의 문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림 1]에서 보듯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에서 2026년 1만 320원으로 상승했다. 2027년 노동계 요구안인 1만 2,000원이 적용될 경우 최저임금은 다시 한 번 큰 폭으로 오르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인상 속도가 업종별 생산성, 영세 사업장의 지불능력, 고용시장 여건과 조화를 이루는지에 있다.

자료: 최저임금위원회(2025a), 고용노동부(2025), 경기일보(2026.6.15.)를 바탕으로 작성
주: 2017~2026년은 공식 최저임금, 2027년은 노동계 최초 요구안
2 현행 최저임금 논의의 핵심 쟁점
현재 최저임금 논의의 핵심은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최저임금 1만2,000원 요구가 우리 경제와 고용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의 문제다. 둘째, 모든 업종에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일률 체계가 여전히 타당한지의 문제다. 셋째, 결정 기준이 매년 노사 간 힘겨루기와 정치적 압박에 좌우되는 구조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의 문제다. 넷째,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직접 부담하는 소상공인의 비용 구조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의 문제다. 다섯째, 현행 법률상 가능한 업종별 구분 적용을 실제 제도 운영에서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지의 문제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의 주요 근거로 생계비 부담, 실질임금 하락, 소득분배 개선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밑돌았고, 현재 최저임금 월 환산액이 생계비에 미달한다는 점도 주요 논거로 제시되었다(경기일보, 2026.6.15.). 이러한 문제의식은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생계비는 중요한 고려 요소일 뿐, 최저임금 결정의 유일한 기준이 될 수 없다. 생계비만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할 경우 최저임금은 노동시장 제도가 아니라 사실상 소득보장 정책으로 변질될 수 있다. 최저임금은 정부가 직접 지급하는 급여가 아니라 민간 사업주가 부담하는 법정 임금 하한이다. 따라서 인상 수준을 결정할 때는 그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의 지불능력과 고용 유지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한다.
최저임금의 비용은 정부 재정이 아니라 개별 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이 직접 부담한다. 특히 최저임금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은 대기업·고부가가치 업종이 아니라 숙박·음식점업, 편의점, 영세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 저부가가치·노동집약 업종이다. 이들 업종은 매출 변동성이 크고 인건비 비중이 높으며, 가격 인상 여력도 제한적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 사업주는 고용을 줄이거나 근로시간을 조정하거나 가족노동과 자동화로 대체할 가능성이 커진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 과정 역시 생계비만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지 않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심의 과정에서 임금실태 분석, 생계비 분석, 최저임금 적용효과 분석, 외국의 최저임금제도 조사, 주요 노동·경제 지표 분석, 현장 의견 청취 등을 수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최저임금위원회, n.d.). 이는 최저임금 결정이 다양한 경제·노동 지표를 종합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최저임금 논의에서 다음의 원칙을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은 선의의 크기로 결정하는 제도가 아니다. 생계비, 생산성, 지불능력, 고용효과, 소상공인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경제제도다.
<표1> 현행 최저임금 핵심 쟁점별 문제점 및 정책대응 방향
쟁점 | 현황 | 문제점 | 정책적 대응 방향 |
최저임금 1만 2,000원 요구 | 현행 대비 16.3% 인상안 | 생계비 중심 논리로 지불능력·생산성 고려 부족 | 급격한 인상보다 고용 안정과 현장 수용성 우선 |
일률 적용 방식 | 모든 업종 동일 최저임금 적용 | 업종별 생산성·부가가치·인건비 부담 차이 미반영 |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 본격화 |
결정 기준의 불명확성 | 매년 노사 힘겨루기 중심 심의 | 정치적·상징적 인상 경쟁 반복 | 객관적 결정 산식과 영향평가 도입 |
소상공인 부담 | 인건비·임대료·수수료·규제비용 동시 부담 |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흡수할 여력 부족 | 비용 구조 개선 중심의 규제개혁 병행 |
법·제도 운영 문제 | 법상 업종별 구분 적용 가능 | 실제 심의에서는 사실상 회피 |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구조 및 고시 기준 개선 |
3 일률 최저임금의 한계와 업종별 지불능력 격차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은 사실상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2026년 적용 최저임금도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없이 모든 사업장에 대해 시간급 1만 320원으로 고시되었다(최저임금위원회, 2025b). 그러나 현실의 노동시장은 동일하지 않다. 제조업,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 숙박·음식점업, 편의점, 택시업, 돌봄서비스업은 생산성, 부가가치, 영업이익률, 인건비 비중, 가격 전가 가능성이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모든 업종에 같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생산성이 낮고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더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같은 최저임금 기준이라도 고부가가치 업종에는 감당 가능한 비용일 수 있지만, 영세 서비스업에는 고용 유지 자체를 어렵게 하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동일한 규칙이 항상 공정한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일률 최저임금은 형평성을 높이는 제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업종 간 지불능력 차이를 무시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불공정할 수 있다. 고부가가치 업종과 저부가가치 업종에 동일한 임금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같은 규칙처럼 보이지만, 그 부담의 크기는 전혀 같지 않다. 결과적으로 영세 업종은 최저임금 준수 자체가 어려워지고,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아지며, 비공식 고용이나 근로시간 조정이 확대될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보고서 관련 보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는 제조업과 금융·보험업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한 숙박·음식점업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87.1%로 전업종 평균 62.2%, 제조업 54.4%, 금융·보험업 43.6%보다 높게 제시되었다. 최저임금 미만율 역시 숙박·음식점업은 31.6%로 전업종 평균 12.4%, 제조업 3.7%, 금융·보험업 6.1%보다 높았다(한국경영자총협회, 2026; 데일리안, 2026.6.14.).

특히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업종은 단순히 법 위반이 많은 업종으로만 볼 수 없다. 물론 법 준수는 중요하다. 그러나 특정 업종에서 최저임금 미만율이 구조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면, 이는 현행 최저임금이 해당 업종의 지불능력과 괴리되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지킬 수 없는 기준은 제도의 권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제도의 실효성을 약화시킨다.
최저임금 제도의 목적은 명목상 높은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보호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현장 수용성이 낮은 최저임금은 미준수, 비공식 고용, 근로시간 쪼개기, 고용 회피를 유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호 대상인 저임금 근로자를 제도 밖으로 밀어낼 수 있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최저임금 제도의 후퇴가 아니다. 오히려 최저임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보정 장치다. 현행 최저임금법도 사업의 종류별로 최저임금을 구분해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다. 따라서 업종별 구분 적용은 법체계 밖의 예외적 주장이 아니라, 이미 법이 예정하고 있는 제도적 선택지다.
문제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차별”로만 몰아가는 프레임이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저임금 근로자를 차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업종별 생산성·부가가치·지불능력·최저임금 미만율 차이를 반영해 제도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모든 업종에 같은 기준을 강제해 일부 업종에서 대규모 미준수와 고용 축소가 발생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결과다. 다만 업종별 구분 적용은 임의적·정치적으로 설계되어서는 안 된다. 객관적 기준과 투명한 절차가 필요하다. 업종별 노동생산성,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 영업이익률, 인건비 비중, 최저임금 미만율, 고용탄력성, 사업체 규모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또한 구분 적용은 특정 업종을 영구적으로 낮은 임금 구조에 묶어두는 방식이 아니라, 급격한 임금 충격을 완화하고 고용 유지와 제도 준수율을 높이는 방식이어야 한다.
4 법·정책적 쟁점: 입법보다 먼저 제도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새로운 입법 없이는 불가능한 제도가 아니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며,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는 근거도 두고 있다. 즉 업종별 구분 적용은 법체계 밖의 예외적 주장이 아니라, 현행 법률이 예정하고 있는 제도적 선택지다(최저임금법 제4조 제1항; 법제처, 2026).
문제는 이 제도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한국은 장기간 단일 최저임금 방식을 유지해왔다. 그 결과 업종별 지불능력 차이, 사업체 규모 차이, 노동생산성 차이, 지역별 영업환경 차이가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최저임금 수준이 낮았던 시기에는 일률 적용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았을 수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이미 시급 1만원을 넘어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따라서 우선 필요한 것은 법률 신설이 아니라, 현행 법률상 가능한 제도를 실제 심의와 고시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지에 대한 제도 운영의 정상화다. 첫째,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서 “인상률”과 “구분 적용 여부”를 분리해 심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최저임금 논의는 매년 최종 시급을 둘러싼 노사 간 힘겨루기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업종별 구분 적용은 최저임금 수준과 별개의 제도 설계 문제다. 구분 적용 여부, 적용 대상 업종, 적용 기준, 적용 기간, 사후 평가 방식을 별도 안건으로 체계적으로 심의해야 한다. 둘째, 업종별 구분 적용 판단을 위한 법정 지표 또는 심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현행법은 구분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어떤 업종을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구분 적용 논의가 매년 정치적 찬반 논쟁에 머물고 있다. 업종별 최저임금 미만율,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 인건비 비중, 영업이익률, 고용 감소 위험 등을 포함한 객관적 기준표가 필요하다. 셋째, 최저임금 결정 전 사전 영향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비용, 물가, 고용, 소상공인 영업환경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인상률 결정 전에 업종별·규모별·지역별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특히 최저임금 영향률과 미만율이 높은 업종에 대해서는 별도의 현장 실태조사와 비용 부담 분석이 필요하다. 넷째, 최저임금 고시 과정에서 업종별 구분 적용의 적용 기간과 재검토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영구적 예외가 아니라 일정 기간 적용 후 재평가하는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 예컨대 2년 또는 3년 단위로 적용하고, 최저임금 미만율·고용률·사업체 생존율·근로자 임금수준 변화를 평가해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다섯째, 필요하다면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해 업종별 구분 적용의 심의 기준을 명문화할 수 있다. 현행법상 구분 적용은 가능하지만, 적용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제도 운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법 개정 방향은 “구분 적용 금지”가 아니라 “구분 적용 기준의 객관화”가 되어야 한다. 제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법률상 가능한 제도가 자의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기준을 세우는 것이 규제개혁의 방향이다.
최저임금 문제는 노동정책인 동시에 규제정책이다. 최저임금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는 강행규범이며, 사용자의 인건비 결정에 직접 개입하는 가격규제다. 따라서 최저임금 논의는 단순한 임금 인상 논쟁이 아니라 규제의 적정성, 예측가능성, 차등성, 집행가능성의 관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규제개혁의 핵심은 현실에 맞지 않는 일률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모든 업종에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최저임금 역시 업종별 생산성과 지불능력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일률 규제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첫째, 최저임금 결정에 경제지표 기반의 기준선을 도입해야 한다. 물가상승률, 노동생산성 증가율,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 고용률, 소상공인 영업환경 등을 반영한 기준 범위를 마련하면 매년 정치적 협상에 따라 결정되는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최저임금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경제적 기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둘째, 업종별 구분 적용을 규제개혁 과제로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모든 업종에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규제개혁의 핵심은 현실에 맞지 않는 일률 규제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역시 업종별 생산성과 지불능력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일률 규제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셋째, 소상공인 지원은 임금 인상분을 재정으로 보전하는 방식보다 비용 구조를 낮추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뒤 정부 재정으로 일부를 보전하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임대료 부담, 카드수수료, 각종 인허가·영업규제, 세 부담, 인력운영 규제 등 소상공인의 비용 구조를 완화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넷째, 근로시간과 임금체계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최저임금이 상승할수록 영세 사업장은 근로시간 운용에 더 민감해진다. 획일적 임금규제와 경직적 근로시간 규제가 결합하면 현장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직무·성과 기반 임금체계, 탄력적 근로시간 운용, 단시간 근로의 합리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다섯째, 최저임금 미준수에 대한 단속 중심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법 위반 단속은 필요하지만, 미준수가 구조적으로 높은 업종에서는 왜 지키기 어려운지에 대한 정책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단속을 강화한다고 해서 지불능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제도의 목표는 처벌 확대가 아니라 준수 가능한 기준을 만드는 데 있어야 한다.
5 정책 제언 및 결론
2027년 적용 최저임금 1만2,000원 요구는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안정이라는 명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생계비만으로 정할 수 없다. 최저임금은 노동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이며, 생산성, 지불능력, 고용효과, 업종별 현실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최저임금이 이미 시급 1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모든 업종에 동일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숙박·음식점업, 편의점, 영세 도소매업 등은 고부가가치 업종과 생산성·부가가치·인건비 부담 구조가 다르다. 업종별 현실을 무시한 일률 최저임금은 형평이 아니라 현실 외면일 수 있다. 그래서 본 이슈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을 제안한다.
<표2> 최저임금 결정체계 현실화를 위한 정책과제
정책과제 | 주요 내용 | 기대효과 |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 2027년 최저임금은 두 자릿수 인상보다 고용 안정과 수용성 우선 | 고용 축소 및 소상공인 부담 완화 |
업종별 구분 적용 도입 | 숙박·음식점업 등 수용성 취약 업종부터 객관 기준에 따라 검토 | 제도 준수율 제고, 미만율 완화 |
사전 영향평가 의무화 | 인상 전 업종별·규모별·지역별 고용·비용 영향 분석 | 정치적 결정 완화, 증거 기반 심의 |
결정 기준 객관화 | 생계비 외 생산성·지불능력·중위임금 대비 수준 반영 | 예측가능성 제고 |
심의구조 개선 | 인상률 심의와 구분 적용 심의를 분리 | 제도 설계 논의 강화 |
규제비용 완화 | 카드수수료, 영업규제, 세 부담, 인력운영 규제 개선 | 소상공인 비용 구조 개선 |
사후평가 제도화 | 최저임금 결정 후 고용·근로시간·미만율 변화 점검 | 제도 개선의 환류체계 구축 |
첫째,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은 급격한 인상보다 고용 안정과 현장 수용성을 우선해야 한다. 시급 1만2,000원 요구는 저임금 근로자 보호라는 명분을 갖지만, 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종과 사업장에는 고용 축소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저임금 결정은 생계비뿐 아니라 생산성, 지불능력, 경기 여건, 소상공인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둘째,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를 제도권 안에서 본격화해야 한다. 최저임금법상 가능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사실상 회피되어 왔다. 그러나 최저임금 수준이 이미 1만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모든 업종에 동일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은 한계에 도달했다. 숙박·음식점업, 편의점, 영세 도소매업 등 최저임금 영향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객관적 기준에 따른 구분 적용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셋째,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매년 노사 간 힘겨루기와 정치적 압박에 따라 결정되는 방식은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떨어뜨린다. 노동생산성, 물가상승률,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 업종별 지불능력, 고용효과 등을 반영한 산식 또는 기준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경제적 기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넷째, 소상공인 지원은 임금 인상 보전 방식이 아니라 비용 구조 개선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뒤 재정으로 일부 보전하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임대료, 카드수수료, 각종 규제비용, 세 부담, 인력운영 규제 등 소상공인의 비용 구조를 완화하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영세 사업장의 노동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로시간 운용의 유연성, 직무·성과 기반 임금체계, 디지털 전환 지원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최저임금 미만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명목 수준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근로자 보호가 실현되지 않는다. 실제 준수율이 높아져야 제도가 작동한다. 지불능력을 초과하는 기준은 미준수를 늘릴 수 있다. 최저임금 제도는 “높게 정하는 것”보다 “지킬 수 있게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위원회 사용자위원 구성에서 소상공인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사용자위원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출신 위원이 2명 배정되어 있는 반면, 최저임금 인상의 직접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소상공인 현장의 대표성은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최저임금은 대기업보다 영세 사업장, 자영업자,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 노동집약적 업종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사용자위원 구성에서도 대기업·중견기업 중심의 사용자단체뿐 아니라 소상공인 현장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적어도 경총 출신 사용자위원 2명 중 1명 이상은 소상공인연합회 추천 인사로 대체하거나, 이에 준하는 방식으로 소상공인 대표 몫을 명확히 배정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정 단체의 이해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실제 지불능력과 현장 수용성을 더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제도개선 과제다.
업종별 구분 적용은 최저임금 제도의 후퇴가 아니다. 현행 법률이 이미 예정하고 있는 제도적 선택지이며, 최저임금 제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보정 장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아니라 최저임금 결정체계의 정상화다. 최저임금 논의가 정치적 구호나 선의의 경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본다. 최저임금은 생계비뿐 아니라 생산성, 지불능력, 고용효과, 업종별 현실을 함께 보는 경제제도여야 한다. 일률 최저임금의 한계를 인정하고,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것이 근로자 보호와 고용 유지, 소상공인 생존을 함께 고려하는 현실적 해법이다.
◩ 참고자료
∙ 경기일보. (2026.6.15.). 「노동계, 2027년 최저임금 시급 1만2천원 요구…올해 대비 16.3% 인상」.
∙ 고용노동부. (2025). 「2026년 적용 최저임금안 시간급 10,320원」 보도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 「최저임금법」 제4조: 최저임금의 결정기준과 구분.
∙ 데일리안. (2026.6.14.). 「경총 “업종별 격차 심각…최저임금 구분 적용해야”」.
∙ 「최저임금법」.
∙ 최저임금위원회. (2025a). 「연도별 최저임금 결정 현황」.
∙ 최저임금위원회. (2025b). 「2026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
∙ 최저임금위원회. (2026). 「심의 및 결정과정」. 검색일: 2026.6.16.
∙ 한국경영자총협회. (2026).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적용의 필요성과 시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