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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증세, 집값 못 잡고, 중산층·실수요자 부담만 키운다"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6-10 , 그린포스트

보유세 증세가 부동산 시장 안정의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민간 경제연구기관으로부터 제기됐다. 자유기업원은 10일 온라인 입법정책 이슈보고서 『이슈와자유』 제18호 "보유세 증세론의 문제점과 정책 대응과제"를 발간하고, 최근 고가주택 및 다주택자를 겨냥한 보유세 강화 논의가 내포한 구조적 문제점을 조목조목 분석했다. 보고서는 종합부동산세 합리화와 시장 기능 회복을 우선 과제로 제시하며, 실효성 없는 증세 대신 공급 중심의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은 "보유세는 자산을 처분하거나 소득이 발생했을 때 부과되는 세금이 아니라 자산 보유 사실 자체만으로 반복 부과되는 성격의 세금"이라며 "특히 종부세는 이미 재산세를 납부한 부동산에 다시 누진 과세하는 이중 부담 구조를 갖고 있어 납세자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부자세'에서 중산층 보유세로 변질된 종부세의 경험


보고서에 따르면 종부세는 도입 초기 ‘소수 고가주택 보유자 대상 세금’으로 설명됐으나, 2017년 이후 주택가격 상승과 공시가격 인상, 세율 인상 등이 결합되며 과세 대상과 세액이 급격히 확대됐다.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2017년 33.2만 명(총세액 0.39조 원)에서 2022년 약 120만 명(총세액 3조 원 이상)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특히 서울의 경우 2022년 기준 주택 소유자의 22.4%가 종부세 과세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후 2023년 기본공제 상향과 세율 인하 등으로 세 부담이 일시적으로 줄었으나, 2024년과 2025년에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5년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54.0만 명, 세액은 1.7조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3%, 6.3% 증가했으며, 1세대 1주택자 과세 인원도 15.1만 명으로 늘어났다. 고 실장은 “보유세 증세는 처음에는 소수 부자나 다주택자를 겨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중산층과 1주택 실수요자에게까지 부담이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보유세 강화의 3대 문제점…‘가격 안정·소득재분배’ 효과 불확실


자유기업원은 보유세 강화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부동산 가격 안정에 결정적인 효과를 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주택가격은 세금뿐만 아니라 금리, 대출 규제, 공급, 인구 이동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결정되기 때문에 세금 압박만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접근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소득재분배 효과가 제한적이며 저소득·고령층에게 역진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택은 소득이 아닌 자산이므로 은퇴 후 소득이 감소한 고령층의 경우 주택 가격 상승으로 종부세 대상이 되면 현금흐름이 부족함에도 세 부담이 커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보유세 부담이 임대차 시장으로 전가되어 세입자의 부담을 키운다는 점도 지적됐다. 임대인이 늘어난 세 부담을 전세보증금 인상이나 월세 전환 등의 방식으로 전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해외 사례, ‘증세’보다 ‘세 부담 예측 가능성’ 중시


보고서는 일부 보유세 인상론자들이 “한국의 보유세 부담이 주요국보다 낮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해외 주요국은 보유세를 운용하더라도 납세자 보호 장치와 세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중시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프로포지션(Proposition) 13’을 통해 일반 재산세율을 평가액의 1%로 제한하고, 소유권 이전이 없는 한 과세표준 상승률을 연 2% 이내로 제한해 납세자에게 세 부담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한다.


일본 역시 고정자산세 토지와 주택 평가액을 원칙적으로 3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매년 발생하는 시장가격 변동에 따른 세 부담 급등을 완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 등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급격히 바뀌면서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꼬집었다.  


시장 기능 회복 위한 6대 정책 대안


자유기업원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세금 압박이 아닌 시장 기능과 국민 재산권을 존중하는 세제 정상화가 필요하다며 여섯 가지 정책 대안을 내놓았다.


첫째는 보유세 증세 논의 중단 및 예측 가능성 제고다.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시행령 개정으로 빈번하게 조정하는 방식은 납세자의 생활 설계를 불안정하게 만들므로,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준 아래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종부세 축소 및 재산세 통합이다. 이미 재산세를 납부한 부동산에 다시 누진 과세하는 이중 부담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두 세목을 단일화하고, 1세대 1주택자와 고령자, 장기보유자의 세 부담은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다.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부모 부양 등 다양한 사정으로 소유와 거주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에서 비거주 1주택자를 일률적으로 투기 수요로 간주해 세금으로 생활 방식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넷째는 거래세 인하와 공급 확대 우선이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부담을 완화하고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 민간 공급을 활성화함으로써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고 시장의 자발적 가격 조정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는 임대차 시장 정상화다. 보유세 증세는 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므로, 민간 임대 공급을 위축시키는 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자율적으로 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방향이다.


여섯째는 자산과세 전체 구조를 고려한 국제 비교다. 한국은 취득세와 양도세, 상속·증여세 등 자산 관련 세 부담이 전반적으로 높은 구조이므로, 보유세율 지표 하나만 떼어 국제 비교한 뒤 증세를 정당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세금은 국민의 재산 형성을 방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며 납세자의 부담 능력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원한다면 보유세 강화가 아니라 공급 확대와 거래세 완화, 임대차 시장 정상화, 종부세 합리화로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보유세 증세가 아니라 국민의 사유재산권과 주거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부동산 세제 정상화"라며 "부동산 시장을 세금으로 압박하기보다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