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식민지화 벗어나자" 지역순환경제학회, 6.3 지방선거 의제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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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2026-05-13 , 고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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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지역의 자본과 통제 권력이 수도권으로 모두 빨려 들어가는 이른바 '서울 식민지화'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학계와 활동가들이 뭉쳤다.
한국지역순환경제학회는 11일 국회에서 창립 선포 정책세미나를 열고,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서 '지역순환경제' 담론을 핵심 의제로 전면화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물리적 인프라 확장을 넘어 대자본의 권력 분산, 독자적 경제분권 등 실질적인 권력 재배치를 통해 지역소멸의 근본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송재봉, 이강일 국회의원이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전국 각지의 전문가들이 모여 부의 지역 내 선순환 구조 구축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자본과 권력의 '서울 식민지화’ 현상 비판
기조 발제에 나선 양준호 한국지역순환경제학회장(인천대 교수)은 현재의 지역 불균형 문제를 단순한 경제 침체가 아닌, 자본주의 축적 메커니즘에 따른 '서울 식민지화’로 진단했다. 양 교수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자본의 생산 거점은 울산, 거제 등 지역에 있지만, 기획·재무·R&D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이른바 '구상 기능’과 본사는 모두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며 "지역은 실행과 생산만 담당하고 창출된 이익과 통제 권력은 서울로 빨려 들어가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중은행 자금의 역외 유출 문제도 제기됐다. 양 교수는 "인천 지역의 경우 은행 자금 120조원 중 35%가 서울로 유출되고 있다"며 "지역민의 예금을 바탕으로 한 금융 수익조차 지역 내에 재투자되지 못하고 중앙으로 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 교수는 역대 정부와 현 정치권이 추진해 온 '메가시티(초광역 통합)’나 공공기관 이전 중심의 하드웨어적 균형발전 정책의 한계도 꼬집었다. 그는 "광역 교통망을 깔고 덩치를 키우는 물리적 인프라 확충만으로는 중심부와 주변부의 수탈적 관계를 끊을 수 없다"며 "오히려 초광역권 내에서 자본이 중심 도시로만 쏠리는 새로운 내부 불균형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한 실천적 대안으로 대자본 본사 기능의 지역 재배치 유도, 지역공공은행 설립, 지역재투자법 제정 등을 통한 '권력 기하학의 재편’을 강조했다. 자본의 흐름을 통제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력 자체가 비수도권 지역으로 분산되어야 실질적인 지역순환경제가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중심의 다각적 접근 필요성 대두
이어진 토론에서는 기조 발제의 거대 담론을 보완하는 구체적인 대안들이 제기됐다. 강승호 강원대 교수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라는 17개 광역 시·도 중심의 이분법적 접근을 넘어, 불균형이 심각한 기초 단위(시·군)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기업 본사의 수도권 집중을 단순한 수탈 구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정보와 지식 네트워크를 지역 대학 및 중소기업과 연계해 새로운 자생적 질서를 창출하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교수는 지역순환경제의 목표가 단순히 지역 내 경제 규모(GRDP)를 키우는 '완결적 경제 축적’으로만 오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후 문제, 에너지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산업폐기물 처리 문제 등 위기에 대응하는 대안적 경제 실천 전략으로서 지역순환경제가 기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적 경제분권과 상생 거버넌스 구축
시장경제 관점에서의 토론도 눈길을 끌었다.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은 "대기업을 비판의 대상으로만 삼기보다는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 유인책을 통해 지역 투자를 이끌어내는 공동의 주체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 실장은 "현재의 균형발전 재정은 중앙정부가 통제하고 평가해 예산을 내려주는 종속적인 구조"라며 "지방정부가 스스로 산업을 기획하고 독자적인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산자부·중기부 등)의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실질적인 '경제분권’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송지현 교수 역시 "과거 재정 분권을 통해 지역으로 전달된 예산이 지역 발전보다는 복지 재원으로 소진되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별도의 입법과 시각에서 명확히 분리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