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삼성전자 노조 성과급 요구, 주주권 침해와 투자 고갈 악순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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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정하현 2026-04-28 , 마켓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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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영업이익 15% 성과급 재원 설정과 상한선 폐지 요구--최대 40조원대 / 주식회사 영업이익-주주의 투자에서 발생, 배분과 활용은 경영진이 판단해야 / 이익배분 구조-기업 가치와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 변동성 큰 반도체 산업-선제적 투자 중요, 호황기 이익은 다음 투자로 연결해야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논쟁은 단순한 임금 인상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성과급을 '당연히 받아야 할 몫’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성과에 따라 사후적으로 결정되는 보상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기업 이익을 누가, 어떤 기준과 권한으로 배분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설정하고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성과급 규모는 최대 40조 원대에 이를 수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의 배당금과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회사 역시 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성과급 구조 자체의 변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갈등은 단순히 보상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이익 배분 방식과 기준에 대한 충돌로 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먼저 짚어볼 것은 이익의 성격이다. 삼성전자와 같은 주식회사의 영업이익은 주주의 투자에서 발생한 결과이며, 그 배분과 활용은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은 이익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설비 투자, 재무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장기 전략을 설계한다.
첫째, 주주권과 재산권의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노조 요구안 규모는 40조 원대까지 거론됐고, 이는 지난해 배당금과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상장기업의 이익은 특정 집단이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자원이 아니라, 주주의 재산권과 기업의 장기 전략에 따라 배분되는 자원이다.
특히 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미래 투자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과 주주에게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이익 배분 구조는 교섭 결과에 의해 선점되기보다 기업 가치와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정 이해집단이 협상을 통해 과도한 비중을 확보할 경우, 이는 장기 경쟁력뿐 아니라 소유권 질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성과급의 성격 역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과급은 기본급과 달리 기업의 실적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변동 보상이다. 즉 사전에 확정되는 임금이 아니라, 성과가 발생한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지급되는 구조다. 그런데 이를 일정 비율로 고정하려는 방식은 성과급을 점차 고정적인 몫처럼 인식하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성과급은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기보다 협상을 통해 확보되는 몫에 가까워진다. 보상의 기준 역시 성과보다 협상 결과에 더 영향을 받게 되고, 이는 기업 내부의 성과 중심 보상 체계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산업 특성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성이 크고, 선제적 투자가 중요한 분야다. 호황기에 확보한 이익을 다음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가 중요한 만큼, 단기 성과를 기준으로 이익을 과도하게 분배할 경우 장기적인 대응 여력이 약화된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영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성과가 높은 인력에 대한 보상 강화는 필요하지만, 그 기준이 직무나 기여도보다 집단적 협상 결과에 좌우될 경우 보상 체계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이 확산되면 기업 간 경쟁 역시 생산성보다 분배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성과급은 원래 노사 간 합의된 기준에 따라 설계되며, 실제 지급은 기업의 성과가 확인된 이후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성과급은 기업 이익을 먼저 나눈 뒤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경영 판단의 마지막 단계에서 결정되는 보상 수단에 가깝다.
결국 이번 논쟁은 '얼마를 더 받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이익을 어떤 기준과 구조 속에서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다. 성과급 역시 고정된 권리가 아니라 성과와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보상이라는 점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할 때, 성과급 제도의 의미 역시 보다 분명해진다.
정하현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