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공짜 공공생리대? 여성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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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유기업원 2026-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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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나온 생리대 무상공급 검토 발언은 여성의 생활비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로 포장돼 있다. 그러나 이는 여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할 뿐만 아니라 복지라고 하기엔 전형적인 포퓰리즘적 접근이라는 우려를 낳는다.
생리대는 분명 필수 소비재다. 하지만 필수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정부가 직접 공급해야 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왜 비싼가이다. 원자재 가격, 유통 단계, 수입 규제, 인증·표시 제도, 과도한 행정 규제 등 가격을 왜곡하는 구조적 요인에 대한 점검 없이 '무상공급’이라는 결론부터 제시하는 것은 정책의 순서가 거꾸로 된 것이다.
무상공급은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정책이다. 지원 대상이 저소득층이든 청소년이든, 결국 “필수재는 공짜로 줘야 한다”는 논리가 확대되기 쉽고, 곧바로 보편 공급 요구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되면 지속적인 재정 지출과 행정 비용은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비용은 미래 세대와 다른 국민에게 전가된다. 복지는 선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재정 지속 가능성을 외면한 채 확대되는 복지정책은 결국 모두에게 부담을 남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기본 품질의 생리대’를 정하고 공급하겠다는 발상이다. 품질 기준과 가격을 국가가 설정하는 순간, 시장의 경쟁은 약화되고 기업의 혁신은 위축된다. 다양한 브랜드와 가격대, 기능을 비교·선택하던 소비자는 국가가 설계한 '표준’에 맞춰야 하는 수동적 존재로 전락한다. 민간 생리대 시장은 위축되고, 공급과 예산을 둘러싼 로비와 비효율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여성을 위한 정책의 핵심은 '공짜’가 아니라 선택과 자율의 확대에 있다. 정말 지원이 필요한 계층의 생리대 가격부담을 낮추고 싶다면, 현물 무상공급이 아니라 소득 기준에 따른 바우처나 현금 지원 방식이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공짜 공공생리대는 따뜻한 구호일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여성에게도, 시장에도, 재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26. 1. 21.
자 유 기 업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