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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업원 "검증 없는 유통 규제 연장, 오프라인 산업 소멸 가속화"

글쓴이
자유기업원 2025-12-19 , EBN 산업경제

대형마트·전통시장 '동반 침체' 초래

유통산업의 패러다임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한 낡은 규제가 실질적 검증 없이 연장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자유기업원은 지난 18일 이슈보고서 '이슈와자유 <반기업법안 리뷰> 제3호'를 발간하고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문제점 분석과 후속 입법 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고광용 자유기업원 정책실장은 이번 개정안을 "규제 효과에 대한 엄밀한 검증 없이 반기업적 규제가 관성적으로 연장된 사례"로 정의했다.

보고서는 무엇보다 이번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의 '절차적 부실'을 강하게 질타했다. 해당 법안은 국회 상임위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전 과정에서 단 한 차례의 찬반 토론도 거치지 않았다.

일몰제의 본래 취지는 기간 만료 시점에 규제의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것이나 이번 조치는 사실상 공론화 과정이 생략된 '자동 연장'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규제 연장의 근거가 된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용역 결과가 논리적 허점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487개 대형마트 중 단 8곳(1.6%), 1806개 SSM 중 9곳(0.5%)만을 표본으로 추출해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현행 제도 유지'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은 대표성이 결여된 '형식적 검증'이라는 평가다.

보고서는 대형마트 규제의 핵심 전제인 '대형마트 대 골목상권'의 대립 구도 자체가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고 짚었다. 한국경제연구원 등의 연구를 인용해, 대형마트(대량·계획 구매)와 중소 슈퍼마켓(빈번한 소량·근거리 구매)은 소비자 이용 패턴상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현실적인 데이터는 규제의 실패를 증명하고 있다. 대형마트 점포 수는 2017년 424개에서 392개로 줄었고, 매출은 5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규제의 반사이익이 전통시장으로 흐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형마트와 SSM, 전통시장이 동시에 침체를 겪는 사이 온라인 유통 비중만 급격히 확대됐다. 규제가 전통시장을 보호하기보다 오프라인 유통 생태계 전체의 회복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SSM 규제 현장에서 나타나는 '역설'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현재 전국 SSM의 절반가량은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 형태의 소상공인 사업장이다. 고 실장은 "브랜드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소상공인들이 대기업 계열 간판을 달았다는 이유로 규제 족쇄를 차고 있다"며 "보호를 명분으로 실제 소상공인을 규제하는 정책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기업원은 단순한 제도 연장이 아닌 '규제 리셋'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후속 입법 과제로는 △독립적·객관적 규제 영향 평가를 통한 일몰제 실질화 △대형마트·SSM에 대한 획일적 영업 규제 완화 △규제가 아닌 직접 지원 중심의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 △온·오프라인 산업 간 경쟁 중립성 회복 등을 제안했다.

고광용 실장은 "대형마트 규제일몰 4년 연장은 변화한 유통 환경을 외면한 채 오프라인 산업의 위기를 제도적으로 고착화하는 결정"이라며 "이제는 낡은 규제의 유지가 아니라, 시장 원리에 기반한 규제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